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81 온천으로(1)
    2022년 10월 24일 09시 24분 4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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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4568el/89/

     

     

     

     "온천이 있다고?"

     

     내게 그렇게 전한 것은 다름 아닌 라이사였다.

     

     "그래요, 여왕 폐하. 듣자 하니 동부상업연합 북부의 섬에 온천이 있대요. 경치가 좋고 피부에도 좋다네요. 가보실래요?"

     

     라이사는 그렇게 말하며 나를 온천으로 권유했다.

     

     경치 좋은 노천탕. 확실히 매력적이다. 일을 내팽개치고 가보고 싶어진다.

     

     "하지만 라이사. 해야만 할 일이 여러 가지로 있단 말이다."

     그렇다, 지금의 나는 나름대로 바쁜 것이다.

     

     닐나르 제국의 다음 공격에 대비해서 군대를 움직이고, 동부상업연합의 재건 작업을 위해 파견된 워커 스웜의 수를 조절하며, 여태까지의 전투에서 사용한 자원의 보충을 해야만 한다.

     

     덤으로 말하자면, 나 자신도 마술을 배울까 생각 중이다.

     

     닐나르 제국은 다시 침묵에 들어갔지만, 그 나라는 기발하게 움직인다. 린트부름이라는 괴물까지 추가된 상태에서는 이 전쟁의 승패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런가요...... 아쉽네요......"

     라이사가 내 말에 어깨를 축 떨구자, 슬픈 감정이 집합의식을 통해 그대로 전해지고 만다.

     

     하아. 그렇게까지 하면 어쩔 수 없겠네.

     

     "라이사. 알았다. 온천에 가자. 온천의 장소는?"

     "여기요! 여기에 온천시설과 숙박시설이 있대요!"

     내가 묻자, 라이사가 기뻐하며 지도를 펼쳤다. 전부터 준비했던 모양인지, 여러 가지로 메모가 적혀있는 것이 귀엽다.

     

     "섬인가. 섬이라면 운송수단이 필요할 텐데, 그 준비는 되었나?"

     "아, 아마 섬으로 향하는 배가 있겠죠. 그것에 탄다면......"

     이것 참. 우리 엘프 양반은 그걸 생각하지 않은 모양이다.

     

     "배를 1주일 이내에 찾으면 생각해 보지. 그것이 다른ㅡㅡ"

     우리가 그런 대화를 하고 있을 때, 내가 사령부로 삼고 있는 천막 앞에 폭풍이 몰아치며 뭔가가 내려왔다. 갑작스러운 일에 라이사는 활을 들었고, 나도 무슨 일이 일어나도 도망칠 자세를 취했다.

     

     "여왕 폐하! 이것 좀 보십시오!"

     하지만, 어느 경계도 불필요했다.

     

     폭풍을 일으킨 범인인 그리폰을 데리고 온 것은 세리니안이었던 것이다.

     

     "세리니안. 그 그리폰은 전의 그 그리폰인가?"
     "예, 전하. 원래는 반년 있다가 전환로에 넣어야 했지만, 이 녀석은 아무리 먹어도 계속 잘 크길래 그만 너무 키워버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 자들이 있다면 공중에서의 승리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우리들은 슈트라우트 공국의 모험가길드에서 그리폰 정벌의 의뢰를 받았었는데, 그때 세리니안이 세 마리의 새끼를 얻었다. 언젠가 전환로에 넣기로 하고서 세리니안이 돌보기로 했었는데, 어느 사이엔가 엄청난 크기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이건 쓸만하겠어."

     

     내 머릿속에서 온천여행과 그리폰이 이어졌다.

     

     "세리니안. 그 그리폰에 우리가 탈 수 있을까?"
     "예! 그 부분은 제대로 교육시켰으니까요! 어디든 날아갈 수 있습니다! 이걸로 여왕 폐하의 이동도 편해질 거라 생각합니다!"

     "좋아. 결정이다. 라이사, 배는 준비하지 않아도 돼."
     "그렇다는 말씀은?"

     내가 말하자, 라이사가 그리폰을 바라보았다.

     

     "그래. 그리폰을 타고 가는 거다. 저거라면 오고 가기가 편하겠지. 약간의 휴가라면 이동시간도 아껴야 하니까."

     

     나는 그렇게 말하고서 아직 무슨 일인지 갈피를 못 잡는 세리니안을 바라보았다.

     


     

     동부상업연합 근해 1km.

     

     "오오! 오오!?"

     나는 스웜화한 그리폰을 타고서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세리니안은 그리폰 스웜의 첫 출진이 온천여행이라는 것에 약간 실망한 기색이었지만, 이 그리폰 스웜은 정말 도움이 된다. 리퍼 스웜보다도 빠르고 힘도 있기 때문에 각지를 도는데 적합하다.

     

     "여왕 폐하! 괜찮으십니까!?"
     "괘, 괜찮다. 문제는 없어."

     세리니안이 부르자, 난 가까스로 그렇게 대답했다.

     

     세 마리의 그리폰이 있으니 하나에 한 명씩 타면 되지 않나 생각했던 나였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었다.

     

     그리폰이 하늘을 나는 속도는 내가 경험했던 것을 뛰어넘어서, 때때로 크게 흔들리는 일도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나는 그리폰에서 떨어지려고 하는 것이다. 어째서 나는 한 명씩 타자고 제안했을까. 지금 와서는 후회된다.

     

     "여왕 폐하! 고삐를 제대로 붙잡고 그리폰을 자극시키지 말아 주십시오! 그것만으로도 꽤 안전해집니다!"
     "그, 그래, 세리니안! 힘내 보겠다!"

     

     그렇게는 말했지만 이 그리폰은 내가 아무 말 안 해도 재빨리 이동하려는 것이다. 나는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싶지만, 그리폰의 말은 이해할 수 없어서 집합의식을 통해서도 빨리 날고 싶다는 감정만이 넘쳐나고 있다.

     

     "어쩔 수 없지.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나는 체념하고서 현실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다른 쪽의 그리폰에 타고 있는 라이사는ㅡㅡ

     

     "이거, 정말 기분 좋네요! 최고예요! 그리폰에 타는 날이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지 뭐예요!"

     라이사는 기분 좋아하고 있다.

     

     그녀는 그리폰에 타는 게 처음인데도 정말 재밌다는 듯 하늘의 여행을 만끽하고 있다. 저 정도로 즐거워해 준다면 그리폰으로서도 기분 좋은 일일 것이다.

     

     "라이사. 즐거운가?"

     "네! 정말 그래요! 바깥세상에는 이런 즐거운 일도 있었네요!"

     엘프의 숲이라는 폐쇄된 장소에서 바깥으로 나온 라이사한테는, 보는 것 전부가 신기할 것이다. 그녀는 언제 어느 광경을 보아도 신선함을 느끼고 그걸 즐긴다. 조금 부러울 정도다.

     

     "세리니안. 네 덕분에 라이사가 즐거워하고 있다. 고맙구나."
     "그, 그런! 저는 단지 전력증강을 생각했을 뿐이며, 결코 하늘을 날며 즐기려는 마음은......"

     

     세리니안, 부끄러워하고 있구나.

     

     "그래서, 앞으로 얼마나 가면 도착하는 거지?"
     "10분 정도 남았습니다. 아아, 벌써 보이는군요. 저 섬입니다."

     내가 묻자, 세리니안이 먼 곳을 가리키며 고했다.

     

     여기서 멀리 떨어진 장소에 섬이 떠 있다. 수증기가 솟아나 있고, 언덕 주위는 나무로 둘러싸인 섬이다.

     

     "착륙할만한 곳은? 갑자기 그리폰이 여관 앞에 내려오면 가게 사라들이 깜짝 놀랄 테니, 조금 떨어진 장소에 내리고 싶은데."
     "그럼, 저 트인 장소가 좋겠지요. 다행히 다른 것은 없는 모양입니다."

     내가 섬의 상공에 다가가면서 말하자, 세리니안이 섬의 한쪽을 가리켰다.

     

     확실히 트여있고, 야채 등을 재배하는 느낌도 아니다. 더 말하자면 그리폰이 좋아하는 소나 말의 모습도 안 보인다. 착지 지점으로서 적절한 장소다.

     

     세리니안과 라이사는 부드럽게 낙하하며 착륙했지만, 내 그리폰 스웜만은 계속 날기만 하고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다. 섬의 상공을 선회하기를 40분이 지나서야 겨우 지상에 내려가긴 했지만, 잘 모르는 밀림 속에 내려버렸다.

     

     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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