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78 프리스 강 재공격(2)
    2022년 10월 23일 16시 15분 3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4568el/84/

     

     

     

     프리스 강은 긴 강이다.

     

     여태까지 운하로 이용해왔던 만큼 잘 정비되어 있으며, 선착장 등이 다수 마련되어 있다. 그렇다는 말은 도하하기도 쉽다는 뜻이다.

     

     하지만 넓은 강의 전부를 제압하려면 린트부름이 100마리가 있어도 부족하다. 린트부름은 상륙 후 분산해서 배치되었고, 제각각 지휘관 아래서 그 맹위를 떨치고 있다. 동부상업연합이 겨우 만들었던 방어선을 파괴하며 내륙으로 전진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절호의 기회다.

     

     "적은 어리석게도 전력을 분산시켜놓았다. 따라서 이쪽은 각개격파를 노릴 수 있다."

     나는 사령부로 쓰는 천막에서 그렇게 말했다.

     

     모여있는 자들은 용병단의 콘라드, 모험가길드의 케랄트, 그리고 세리니안과 라이사다. 그들의 앞에서 난 이 상황을 설명했다.

     

     "적은 기나긴 프리스 강을 건너지 못하게 하려고 침공해왔다. 그래서 그들의 전력은 넓게 배치되어 있다. 반면 이쪽은 전력을 집중해서 각개격파할 수 있다. 우리가 이기려면 이 점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프리스 강 도하작전.

     

     닐나르 제국은 처음에 린트부름을 집중시켜서 운용했지만, 전선이 확대되자 린트부름을 분산시켰다. 동시에 100마리의 린트부름을 상대하지 않게 된 것은 좋은 뉴스임이 분명하다.

     

     "먼저 지원이 곤란한 가장자리 부대부터 친다. 먼저 워커 스웜이 성벽을 건설하고, 린트부름이 성벽을 공격하는 사이 폐육포와 포이즌 스웜의 독으로 적을 약화시킨 다음, 나머지로 마무리를 짓는다."

     

     변두리 부대는 다른 곳에서 지원받기 힘들다. 노린다면 그곳부터다.

     

     "솔직히 이길지 어떨지 모르는 전투다. 그럼에도 따라와줄 수 있겠나?"

     나는 참석자들을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

     

     모두가 수긍해주었다. 신뢰는 얻은 모양이다.

     

     "모험가길드는 뭘 하면 될까요?"

     "용병단의 보조와 정찰을 해줬으면 하는데. 내 억측이 맞는다면, 적은 어쩌면 후퇴 할지도 모르니까."

     

     그렇다, 적은 후퇴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린트부름 100마리를 투입해놓고 무슨 생각이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이것에는 제대로 된 이유가 있다.

     

     "그럼, 제군. 워커 스웜이 성벽을 만들면 작전 개시다. 하나하나 확실하게 처리해가자. 하지만 무리는 하지 마라. 이번에는 장기전이 된다. 전력이 줄어드는 건 좋지 않아."

     "그러셔. 명령에 따르겠소이다, 여왕 폐하."

     내 명령에 콘라드가 싱긋 웃는다.

     

     자, 작전 개시다. 과연 이길 수 있을지 어떨지......

     


     

     "한 놈이 성벽에 달라붙었다!  지금 이쪽의 원거리 화력으로 공격하는 중이다!"

     

     작전 개시로부터 30분 만에 최초의 린트부름이 성벽에 달라붙었다.

     

     린트부름이 성벽을 강행 돌파하려는 것을 폐육포와 포이즌 스웜의 독으로 내구치를 감소시켜 나간다.

     

     "세리니안! 쳐라!"
     "알겠습니다, 여왕 폐하!"

     내가 명령하자, 세리니안은 방어벽에서 뛰어나와 첫 린트부름을 향했다. 린트부름은 거대하다. 세리니안이 어린이처럼 작게 보인다. 그럼에도 그녀는 용맹하게 린트부름에 맞선다.

     

     "하아앗!"

     

     세리니안이 검은 파성검을 휘두르자, 린트부름의 강인한 비늘과 함께 살을 베었다. 그 아픔에 린트부름이 소리 지르면서 몸을 뒤흔들며 세리니안을 떨궈내려 했다.

     

     "소용없다, 뱀!"

     세리니안은 꼬리에서 실을 내어서, 린트부름의 움직임을 봉쇄했다. 린트부름의 목을 감아올리자, 린트부름은 도망칠 수도 없이 포이즌 스웜의 독침을 받고 세리니안의 칼에 베여나갔다.

     

     "기이이이이이!"

     린트부름은 포효하더니 있는 힘껏 목을 휘둘러 세리니안을 지면에 패대기쳤다. 나는 순간 세리니안이 죽고 말아나 싶어 안색이 핼쑥해졌지만, 그녀한테서는 아직 싸울 수 있다는 의지가 집합의식을 통해 전해져 왔다.

     

     "세리니안! 큭, 라이사, 엄호사격이다!"
     "알았어요, 여왕 폐하!"

     세리니안한테 린트부름의 거대한 발이 다가오자, 라이사가 엄호사격을 실행했다. 그녀가 쏜 화살은 린트부름의 안구를 께뚫었고, 린트부름은 고통의 비명을 지르며 모개를 마구 뒤흔들었다.

     

     "라이사는 그대로 지원을! 세리니안, 아직 싸울 수 있는가!?"
     "예, 여왕 폐하!"

     

     내 부름에 세리니안이 대답했다.

     

     세리니안은 일어서면서 다시 실을 린트부름의 다리에 감고서, 있는 힘껏 당겨 린트부름의 자세가 무너지도록 시도했다. 하지만 역시 덩치가 있어서 그런지 그녀의 잡아당김 정도로는 쓰러지지 않는다.

     

     만일 쓰러졌다면 입힐 수 있는 대미지도 막대할 텐데......

     

     "얘들아! 우리 차례다!"

     

     그때 나타난 콘라드의 용병단. 그들은 나타나마자 방어벽을 뛰어넘더니, 세리니안 쪽으로 향했다.

     

     "자아, 당겨! 당겨!"

     

     콘라드의 용병단은 세리니안의 실을 붙잡더니 필사적으로 잡아당겨 린트부름을 쓰러트리려 했다. 세리니안만으로는 무리여도 용병단의 힘이 더해진다면 어떻게든 될지도 모른다. 아니, 되었으면 한다.

     

     "쓰러진다!"

     해냈다. 세리니안의 실에 당겨진 린트부름이 지면에 쓰러졌다. 린트부름은 둔한 비명을 지르며 거체로 지면을 뒤흔들었다. 그 충격은 멀리서 지휘하고 있는 내 쪽까지 도달했다.

     

     "지금이다!"
     "지금이야말로!"

     세리니안과 내 목소리가 겹치면서, 세리니안이 린트부름을 향해 달려갔다.

     

     넘어진 도마뱀이 다리를 내저으며 저항해보지만, 세리니안은 그걸 뛰어넘어 린트부름의 옆구리에 검은 칼날을 박았다. 대량의 피 분수가 일어나자, 세리니안의 창백한 갑옷이 새빨갛게 물든다.

     

     "그대로 밀어붙여, 세리니안......!"

     세리니안도 필사적이다. 갈가리 찢어놓으려는 듯, 무수히 칼을 박아서 린트부름의 모든 것을 베어버리려 하고 있다. 자신의 수십 배는 되는 괴물을 상대로 검을 휘두르고 있다.

     

     "라이사! 엄호사격은 그만두지 마! 계속 쏴! 다만, 아군 사격에 주의!"
     "알겠습니다! 반드시 끝장낼게요!"

     라이사도 화살을 계속 쏘고 있다. 여러 화살을 린트부름에 쏘았는데, 그 화살에는 마비독을 발라놓아서 움직임을 억제하려는 목적도 있다. 마비독이 조금씩 듣기 시작했는지, 린트부름의 움직임이 느려진다.

     

     "오오오오오오!"

     하지만 린트부름은 포효하면서 다시 일어서다니, 커다란 꼬리를 휘둘러 옆에 있는 것들 전부를 쓸어내었다. 세리니안도 예외는 아니다. 그녀도 꼬리에 맞아 날아갔지만, 몸을 크게 회전시켜서 자세를 유지함과 동시에 검을 들었다.

     

     "세리니안, 무사한가!?"
     "무사합니다! 아직 할 수 있습니다! 조금만 더 하면!"

     그래 조금 남았다. 조금만 더 하면 저 린트부름은 죽는다.

     

     "하아아아앗!"

     세리니안의 칼날이 린트부름의 목에 깊게 박힌다.

     

     "기이이이이......"

     린트부름은 마지막으로 미세한 울음소리를 내고서, 그대로 움직임을 멈췄다.

     

     "좋아. 모두들, 일단 한 마리째다. 남은 수는 많지만 모두 쓰러트리자!"
     "알겠습니다, 여왕 폐하!"

     정말 가능할까?

     

     겨우 하나를 상대로 이 정도로 고전했는데, 99마리나 남았는걸.

     

     하지만, 해내야만 해. 여기가 돌파당하면 하르하가 다시 위기에 빠져버려. 아니, 하르하까지 가는 길에 있는 모든 도시가 위험에 빠져버려.

     

     "콘라드! 다른 녀석이 성벽을 돌파하려고 한다! 아직 할 수 있겠나!?"
     "할 수 있다고! 맡겨 둬!"

     이미 집합의식을 통해, 다른 린트부름이 방어벽을 돌파하려는 모습을 확인하였다. 방어벽은 비스듬히 만들어져 있어서 하나씩 달라붙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하나에 수고를 들이면 모여든 린트부름이 방어벽에 들러붙게 된다. 그리고 방어벽은 린트부름을 상대로는 그리 오래 버틸 수 없다.

     

     "가자! 서두르지 않으면 큰일 날 테니!"

     서둘러. 시간이 없어. 린트부름의 대군이 다가오고 있단 말이다.

     

     우리들은 100마리 중 1마리를 격파했지만, 적과 이후의 전투를 생각한다면 100마리 전부가 아닌 7할 정도만 쓰러트리면 침공을 포기할지도 모른다. 그렇다 해도 69마리 남았지만.

     

     농담이 아닌 규모의 침공.

     

     그래도 해낼 거야. 나는 스웜드에게 승리를 약속했으니까.

     


     

     두 번째 린트부름은 이미 방어벽을 돌파했다. 후방에서는 워커 스웜이 제2의 방어벽을 만들고 있지만, 어쨌든 방어벽이 뚫렸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이건 힘든 전투가 될 것 같다.

     

     나는 자신들이 도착할 때까지 제노사이드 스웜과 포이즌 스웜으로 발을 묶었다. 

     

     이렇게까지 했으니 각오해라, 닐나르 제국.

     

     나는 닐나르 제국에 대한 증오를 가슴에 품고서, 리퍼 스웜에 타서 세리니안 일행과 함께 달려갔다. 라이사도 용병단도 리퍼 스웜과 군마로 돌파당한 성벽을 향했다.

     

     그리고 두 번째 린트부름을 발견했다.

     

     그곳에 배치된 제노사이드 스웜은 괴멸상태였지만, 그럼에도 린트부름에게 확실한 대미지를 입혀놓았다. 린트부름의 비늘은 벗겨지고 살이 베인 너덜너덜한 상태였지만, 린트부름은 여전히 포효하며 제노사이드 스웜을 밀어붙이고 있다.

     

     "세리니안, 라이사! 바로 공격이다! 제노사이드 스웜만으로는 막아낼 수 없어!"
     "알겠습니다, 여왕 폐하!"

     내가 서둘러 고하자, 세리니안이 날카롭게 대답했다.

     

     "이번 것은 이미 제노사이드 스웜의 타격을 입고 있다. 이대로만 하면 격파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방심하지는 마. 적은 맹수다. 다친 짐승은 무엇을 할지 모르니까."

     나는 경고를 하면서, 리퍼 스웜한테 전망 좋은 장소로 이동하게 했다.

     

     "세리니안. 공격 준비는?"
     "끝났습니다. 언제든 저 뱀의 목을 베어 보이겠습니다."

     세리니안, 공격 준비 끝.

     

     "라이사. 엄호사격의 준비는?"
     "좋은 장소를 찾았어요. 언제든 가능해요."

     라이사도 공격 준비에 들어섰다. 높은 곳이며 바람을 등졌다. 최적의 장소다.

     

     "콘라드! 그쪽 용병단은 어떤가!"
     "상태가 어떻든 싸울 수밖에 없잖아?"

     콘라드는 담대하구나. 정말 믿음직스럽다.

     

     "그럼, 시작하자! 각자 공격 개시!"

     내가 지시를 내리자, 제각기 린트부름을 향해 돌격했다.

     

     "테야앗!"

     세리니안이 린트부름한테 검을 휘두른다.

     

     일격. 그 일격으로 린트부름이 흔들렸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쓰러지지 않았다. 린트부름은 무수한 적들 속에서도 세리니안을 노려서 공격을 감행했다. 꼬리를 휘두르고, 그 이빨이 늘어선 턱을 세리니안을 향해 휘둘렀다.

     

     "그렇게 간단히는 안 되나......!"

     세리니안이 공격하려고 해도, 발광한 것처럼 공격을 되풀이하는 린트우름한테는 맞설 수 없었다. 라이사는 필사적으로 마비독이 들게 하려고 했지만, 그럼에도 움직임이 느려지는 것은 약간에 불과했다.

     

    "제노사이드 스웜! 녀석의 다리를 노려!"

     난 그런 상황에서 지시를 내렸다.

     

     괴멸 직전이었던 제노사이드 스웜의 무리가 린트부름의 다리에 달라붙어서, 그 움직임을 둔중하게 바꿨다. 이제 린트부름이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는 건 꼬리밖에 없다.

     

     "라이사! 녀석의 시야를 뺏어!"
     "네!"

     라이사는 화살을 메기더니 신중하게 린트부름의 안구를 노렸다.

     

     흔들리는 린트부름의 머리를 노리고 날아간 라이사의 화살은 린트부름의 안구를 꿰뚫었고, 한쪽 눈을 잃은 린트부름은 다시 날뛰었다. 손쓸 수 없이 날뛰자 세리니안이 잠시 퇴각했다.

     

     "너희들! 적을 여기로 유도해라!"

     그런 와중에 콘라드가 움직였다.

     

     콘라드는 린트부름을 향해 화살을 쏘아서, 도마뱀의 주의를 자신들에게 향하도록 했다. 린트부름은 멋지게 그 도발에 걸려서 세리니안을 놔두고 용병단을 향해 돌격하였다.

     

     "지금이다! 아가씨!"

     

     콘라드가 적을 끌어들이며 후퇴하자, 그 순간 세리니안이 린트부름의 목에 실을 감았다. 제대로 묶인 실을 잡고서 세리니안은 단번에 린트부름에 도달했고, 목에 장검을 찔러 넣었다.

     

     린트부름은 포효해봤지만 이미 늦었다.

     

     세리니안의 칼날은 확실하게 린트부름의 목을 노리고서, 주요한 혈관을 베어나갔다. 린트부름이 목을 흔들어 저항해보지만, 세리니안은 끈질기게도 떨어지지 않고 린트부르의 머리를 절단시켰다.

     

     "이걸로 두 번째!"

     나는 이제야 거머쥔 승리에 손을 움켜쥐었다.

     

     하지만, 적은 98마리 남았다. 아무리 그래도 무리한 싸움이다.

     

     세리니아는 매우 지쳤다. 제노사이드 스웜들도 수가 줄어들고 있다. 아직 싸울 수 있는 것은 라이사 정도다. 용병단도 아직 사망자는 없지만, 체력적인 소모는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말 나는 해낼 수 있을까?

    728x90

    '판타지 > 여왕폐하의 이세계 전략' 카테고리의 다른 글

    080 전승 축하연  (0) 2022.10.24
    079 프리스 강 재공격(3)  (0) 2022.10.24
    077 프리스 강 재공격(1)  (0) 2022.10.23
    076 전쟁의 상흔  (0) 2022.10.23
    075 팔 겔프(3)  (0) 2022.10.2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