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60 서쪽으로 향하라(2)
    2022년 10월 17일 21시 06분 2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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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4568el/67/

     

     

     

     매스커레이드 스웜은 곧장 난민들에 섞여 동부상업연합으로 향했다. 그들의 임무는 동부상업연합이 어떤 국가인지, 대표는 누구인지, 외교적으로 어떤 정책을 펴고 있는지 등의 조사다.

     

     물론 난민이라는 입장인 매스커레이드 스웜으로서는 그렇게 고도의 정보를 손에 넣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신문 등의 정보를 본다면 어느 정도의 일은 파악할 수 있다. 실제 정보기관에서도 오픈소스의 정보로 적국을 분석하는 것이다.

     

     글자는 읽을 수 있냐? 는 물음에는 읽을 수 있게 되었다고 대답해둔다. 라이사와 로랑이 가진 어학적 지식을 공유하여, 지금은 리퍼 스웜도 글자를 읽을 수 있다. 나도 읽을 수 있고.

     

     "흔들리는 동부상업연합. 동맹인가, 독립인가."

     나는 매스커레이드 스웜이 모아 온 정보 중 하나를 읽으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벤투라 브레턴 연합의회장은 닐나르 제국과의 동맹도 하나의 선택지라고 하면서도, 같은 나라에 영토적 야심이 있음을 지적. 동맹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자세를 드러냈다. 의원인 콘라드 그레블라스 의원은 동맹은 절대 안 된다, 동부상업연합의 독립을 위협한다며 결사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흠. 동부상업연합은 일단 닐나르 제국을 경계하고 있는가. 나쁘지 않네.

     

     이제는 신중하게 일을 진행시켜야 하겠어. 그들을 도발하지 않도록 하며, 경계심을 누그러뜨려서 단번에 동부상업연합을 장악한다. 그러고 나서는 그곳을 길목으로 삼아 닐나르 제국에 파고든다.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뭔가를 놓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아. 맞다. 우리가 신뢰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다.

     

     우리들은 마르크 왕국과 슈트라우트 공국을 멸망시키고, 프란츠 교황국을 함락시켰다. 그런 상대를 동맹국으로 선택할까. 적어도 안심하고 길목이 되어줄까.

     

     "여왕 폐하. 식사 시간입니다."

     "미안, 세리니안. 몰입하고 있었다."

     세리니안이 부르자, 나는 동부상업연합의 국경 부근에 설치된 전진기지 내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전진기지가 설치된 장소는 프란츠 교황국이 요새로 이용하던 장소인데, 우리들은 지금 그곳을 거점으로 삼고 있다. 제대로 교황국의 허가도 받아놓았다. 요새 내에 수태로나 전환로 등의 설비를 설치하는 것도 제대로 허가를 맡아놓았다.

     

     식당에는 라이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식사하는 것은 스웜이 되기 전부터 식사하는 습관이 있던 라이사, 세리니안, 로랑 뿐이다. 로랑은 슈트라우트 공국에서의 전투를 지휘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는 없다.

     

     "여왕 폐하. 동부상업연합에 대한 대응은 결정하셨습니까?"

     "아직. 정보는 꽤 모여들고 있지만, 솔직히 언제 접촉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거든. 안 좋은 시기에 접촉하면 혼란만 생길 테니까. 그 나라는 내각제 민주주의의 나라 같으니까."

     지금은 닐나르 제국에 대한 반발을 품은 의원이 많은 나라지만, 안 좋은 시기에 이쪽이 접촉하면 위기의식을 느끼고 제국 편을 들지도 모른다. 미묘한 시소게임이다.

     

     "그리고 누구를 동부상업연합에 파견할지도 고민되고. 저쪽에서 확실히 아라크네아 사람이라 믿으면서도 교섭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그러면서도 만일의 경우 적지 안에 놓고 와도 상관없는 것이어야 하는데."

     동부상업연합에 보낼 인선은 난항을 겪고 있다.

     

     내가 직접 가는 것이 좋겠지만, 만일 여왕인 내가 죽으면 스웜 무리가 멈출 거리고 상대가 착각할 경우, 난 죽게 된다. 죽는 건 싫고 아픈 것도 싫다.

     

     그렇다 해도 세리니안과 라이사를 파견하는 것도 좀 그렇다. 그녀들은 귀중한 고유 유닛이며 내 친구다. 아니, 모든 스웜이 그렇지만, 그녀들은 대신할 수 없는 친구다.

     

     그래서 적지일지도 모르는 장소에 휙 하니 던져둘 생각은 안 든다.

     

     "저와 라이사라면 포위된 경우에도 대처할 수 있습니다."
     "그야 모르지. 그들도 프란츠 교황국이 갖고 있던 것을 가졌을지도 모르잖아?"

     그렇다, 문제는 프란츠 교황국이 보유했던 마리안느의 영웅 유닛 [치천사 메타트론]ㅇ다.

     

     그것은 게임 세계의 존재였다. 그런데 게임의 세계가 아닌 이곳에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걸 생각하면 이 세계 어디에 비슷한 것이 숨어있을지 알 수 없다.

     

     닐나르 제국은 와이번을 날리고 있지만, 그레고리아의 비행 유닛에도 와이번이 있었다. 그들도 게임 세계의 존재를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지나친 생각이 아닐 것이다.

     

     "그건 그렇고 식사하자. 지금은 일이나 전쟁 이야기는 그만. 편하게 식사나 즐기자."
     "예. 그러죠. 여왕 폐하의 걱정을 늘릴 수는 없으니까요."

     내가 말하자, 세리니안이 수긍한다.

     

     뱅어로 만든 뫼니에르는 대단했고, 라이사가 만들어 준 엘프식 화이트 스튜는 우리들을 그 움막을 거점으로 하던 때가 생각나게 하는 그리운 맛이었다. 제대로 샐러드도 먹어서 건강도 챙겨주자.

     

     "그런데, 이 뱅어 뫼니에르는 누가 만들었지?"
     "패러사이트 스웜으로 조종당하는 사람이었어요. 그, 엘리 머시기 씨였는데요."

     엘리자베타인가.

     

     "그래. 그 수가 있었구나."

     난 여기서 돌파구를 찾았다.

     

     돌파구란 항상 의외의 장소에 숨어있는 법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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