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58 괴뢰화
    2022년 10월 17일 12시 59분 5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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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4568el/64/

     

     

     

     "히익! 괴, 괴물 녀석! 이 마녀! 네년한테는 화형이 어울린다!"

     

     파리스는 나와 포이즌 스웜이 눈앞에 다가왔는데도 마구 외쳐댔다.

     

     "닥쳐. 죽고 싶나."

     난 포이즌 스웜의 독침을 눈앞에 들이대며 그렇게 고했다.

     

     "뭐, 뭘 원하는 거냐!"
     "여태까지 네가 사람들한테 해온 것과 같은 꼴을 당하도록 해라."

     내가 그렇게 고하자 겁먹은 파리스를, 포이즌 스웜을 시켜 연행하도록 했다.

     

     "놔, 놔라! 날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냐! 교황 예하의 오른팔이라고!"

     파리스는 무의미한 말을 필사적으로 외치고 있다. 마치 광대 같다.

     

     "제군!"

     나는 외쳤다. 이 수도 사니아의 주민들을 향해 외쳤다.

     

     "이 남자는 여태까지 제군들의 가족과 친구를 이단이라고 몰아세우고 화형을 해온 자다. 하지만 지금이 남자는 권위도 권력도 잃은 무력한 제군, 너희들이 보복을 원한다면 그렇게 해도 좋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파리스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확실히 저 남자야 검사성성의 장관......"

     "내 부인은 저 녀석한테 죽었어......:"

     

     수도 사니아의 마을 이곳저곳에서 원념에 가득 찬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사람들이 슬금슬금 건물에서 나왔다. 누구나 증오에 물든 시선으로 파리스를 바라보고 있다. 이 남자는 이 정도로 원망받고 있었단 말인가.

     

     "자, 제군들 마음대로 해라."

     난 그렇게 고하며 파리스의 몸을 군중을 향해 던져버렸다.

     

     "네놈, 잘도 마에리스를 죽였겠다! 그 아이는 단지 부모님을 걱정 끼치지 않게 했을 뿐인데! 그런 심한 꼴을 당하게 하다니!"
     

     "이 남자야말로 이단이다! 빛의 신께선 자애로운 분인데 이 남자의 짓은 무차별한 처형뿐이었다! 자애라고는 털끝만큼도 없어!"

     화난 군중들 속에는 어느 날인가 빵을 사러 갔을 때 만났던 페데리코의 모습도 있었다. 그는 가족이나 마찬가지였던 마에리스가 화형 당한 원한이 있었다. 다른 것들도 가족이나 친구들을 이단자 사냥에 의해 화형 당해왔을 것이다.

     

     "이 남자를 화형시켜! 이 남자는 이단자다!"

     "이단자는 화형이다!"

     군중들은 파리스를 광장 중앙까지 끌고 갔다. 화형장이 있는 장소까지.

     

     "잠깐만! 나는, 나는 아니다! 내 명령이 아냐! 정말이다! 내가 아니란 말이다! 믿어줘! 난 단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파리스가 외치는 것도 무시하고, 군중들은 파리스를 화형대에 묶었다.

     

     "불을 붙여! 불을 붙여! 불을 붙여! "

     "불을 붙여! 불을 붙여! 불을 붙여! "

     

     군중들이 외치자, 횃불을 든 페레디코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만둬! 그만! 제발! 제바알!"

     파리스는 필사적으로 외쳤지만 무의미했다.

     

     페데리코 일행이 불을 놓자, 화형대가 화염에 휩싸인다.

     

     "아앗! 아앗! 살려줘! 살려줘!"

     파리스의 몸은 화형대의 불길로 뜨거워지고, 옷은 불타 떨어지고, 피부에는 물집이 잡혔으며 점점 탄화해갔다. 파리스는 발버둥 쳤지만, 불꽃에서는 도망가지 못하고 점점 연기에 의해 호흡곤란이 와서ㅡㅡ

     

     "시, 신이시여...... 부디, 저를, 구원하소서......"

     

     그리고, 절명했다.

     

     "이단자는 죽었다!"
     "이단자가 죽었다고!"

     군중들은 파리스의 죽음에 환호성을 질렀다.

     

     "......나와 마찬가진가."

     그 후 사니아의 주민들을 몰살시킬까 생각했지만, 그건 딱히 안 해도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여왕 폐하. 이제부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방침을 전환한다. 이 나라를 접수하기로 한다."

     나는 고개를 숙인 포이즌 스웜에게 그렇게 고하고는 교황청으로 향했다.

     


     

     나는 포이즌 스웜과 함께 교황청의 건물을 나아갔다.

     

     이미 경비병은 내쫓아 놓아서, 우리는 아무 방해도 없이 교황청을 나아갈 수 있었다. 남아있으면 남은 대로 죽여버릴 셈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무익한 살생은 불필요하다.

     

     지금의 나는 자비로 가득 차 있다. 산달폰이 말했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사람의 마음을 잊어선 안 된다고. 나는 산달폰에게 약속했던 대로, 사람의 마음을 잊지 않도록 살아가야겠다.

     

     "실례한다."

     나는 교황청의 어떤 방문을 열었다.

     

     "뭐, 뭐야!? 괴물이잖아!?"
     "두려워할 건 없소. 그녀는 우리한테 위해를 가하지 않을 것이오."

     당황하는 추기경들과 냉정한 추기경들. 후자는 패러사이트 스웜이 기생하고 있다. 그럼 냉정한 것도 당연한가.

     

     "제군, 자기소개를 하지. 나는 아라크네아의 여왕 그레빌레아. 제군들을 괴롭히던 그 스웜의 수장이니라. 여기서 만나는 것은 처음인가. 하지만 제군들의 일은 잘 알고 있지."

     그렇다. 나는 패러사이트 스웜을 써서 추기경들의 상태를 관찰해왔다. 누가 어떤 욕구를 지녔는지.

     

     "난 지금 여기에 항복을 권고하러 왔다. 제군들의 희망이었던 메타트론은 이미 쓰러졌다. 우리 군세에서 제군들을 지킬 방도는 이제 존재하지 않아. 순순히 항복해서, 아라크네아의 종속을 약속한다면 살려줄 수 있다."

     "누, 누가 괴물 따위에 항복할까 보냐!"

     "펌프리 경은 결국 싸움에 졌나......"

     

     내 말에 추기경들이 너도나도 외친다.

     

     "항복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 마을과 다른 마을의 주민들을 몰살시키겠다. 이미 그쪽에 남겨진 도시는 적지만, 그럼에도 소중한 국민이겠지. 몰살당해도 좋은가? 자, 어떻게 할 셈이지?"

     나는 약간의 자비에 눈떴지만, 관대하지는 않다.

     

     "마을 주민을 인질로 삼을 줄이야......"
     "하지만, 마을 주민의 목숨은 소중하다. 내버릴 수는 없어."

     추기경들은 내 학살 선언을 듣자 웅성거리며 서로 대화하기 시작했다.

     

     "항복을 받아들여야겠지...... 우리한테는 이제 싸울 힘은 남아있지 않아...... 남쪽에서는 닐나르 제국까지도 쳐들어오는 이 상태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는 게야......"

     

     그렇게 고한 자는 교황 베네딕투스 3세였다.

     

     그는 체념한 기색으로 한숨을 지었다.

     

     "현명하다. 그쪽에는 저항할 수 있는 전력이 남아있지 않다. 순순히 항복하는 게 적절해."

     난 베네딕투스 3세한테 패러사이트 스웜을 기생시킬까 생각했지만, 그한테는 기생시킬 틈이 없었음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는 자주적으로 항복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항복조건은 뭔가?"

     "아라크네아에 종속되는 것. 우리한테  복종한다면 빛의 신이든 뭐든 마음대로 믿어도 돼.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저항하지 않는 순종적인 속국. 우리한테 거스르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걸 제공해준다면 자치는 인정할 수 있다."

     베네딕투스 3세가 묻자, 난 그렇게 대답했다.

     

     "인간을 노예나 먹이로 제공하라고 말하지는 않으렷다."
     "따른다면 그쪽 국민은 건드리지 않겠다 약속하지. 다만, 가축의 고기는 원할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 인간 고기는 효율이 나쁘다. 품종 개량된 가축 고기 쪽이 고기경단을 만들든 뭘 하든 효율이 좋은 것이다. 인간을 가축처럼 번식시키는 것도 어렵고.

     

     "그 정도로 괜찮다면 받아들이겠네. 항복 조약을 체결함세."
     "그걸로 됐다. 우리는 항상 너희를 지켜보고 있음을 잊지 마라."

     프란츠 교황국이 항복 조약에 거스르려고 할 경우네는, 패러사이트 스웜이 기생된 추기경들이 보고할 것이다. 배신의 걱정은 적다.

     

     "이제부터 우리 속국이 되겠다면, 닐나르 제국에서의 보호도 약속하마. 우리들은 마침 닐나르 제국과 전쟁할 생각이었으니까."

     "그거 고맙구려. 그 포악한 대국은 갑자기 우리나라에 쳐들어왔지. 아니, 우리가 그쪽과의 전쟁으로 약해지기를 기다렸던 걸지도. 정말 교활하고 추잡한 국가가 아닐 수 없소."

     "그럼, 이 시점부터 정전한다. 강화조약에 대해서는 하루 이틀 정도에 걸쳐 양자가 납득할만한 걸 작성하지. 우리들은 이제 두 번 다시 그쪽과 전쟁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으니까."

     

     전쟁은 스웜이 바라는 것이지만, 난 이제 전쟁을 원하고 싶지 않다. 적어도 닐나르 제국을 멸망시킨 뒤에는 전쟁을 끝내고 싶다.

     

     이제, 전쟁은 충분히 해왔잖아?

     

     

     ㅡㅡ그렇게 해서, 아라크네아와 프란츠 교황국 사이에 화평 교섭이 성립했다.

     

     

     프란츠 교황국은 무장해제 되어 아라크네아에 대한 불가침 조약을 무기한으로 유지한다. 그리고 아라크네아가 프란츠 교황국에 군사지원을 하는 대가로서, 프란츠 교황국은 아라크네아가 필요로 하는 물자를 제공할 것.

     

     그리고 아라크네아는 프란츠 교황국의 종교적 입장에 일절 간섭하지 않는다. 교황의 선출 등의 교권을 보장할 것. 다만, 이단 심문에 관해서는 전부 봉인할 것.

     

     이상의 일이 기록된 강화조약문서에 나와 베네딕투스 3세가 사인하자, 이렇게 프란츠 교황국과의 전쟁은 끝났다.

     

     이제 닐나르 제국 사이의 전쟁만 남았는데, 이건 어려운 일이 될 것 같다.

     

     적은 이미 마르크 왕국을 거의 전부 장악했으며, 슈트라우트 공국에도 손을 대려는 와중이다. 이쪽도 슈트라우트 공국의 전진기지에서 만든 제노사이드 스웜과 포이즌 스웜으로 응전하고 있지만, 그 기세는 그칠 줄을 모른다.

     

     슬슬 주 전력을 투입한 전쟁을 해야겠다.

     

     아직 해금되지 않은 유닛을 해금하여 적에게 맞서야 한다.

     

     닐나르 제국. 우쭐대는 것도 거기까지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에도 성가신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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