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18 북쪽의 교역국가로
    2022년 10월 06일 23시 35분 3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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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4568el/20/

     

     

     

     "슈트라우트 공국에 숨어들까 싶어."

     

     난 아침식사 자리에서 그렇게 고했다.

     

     "슈트라우트 공국이요?"

     "그래. 그 나라는 여기서 공격하기 쉬운 위치에 있어. 도중에 난 산악지대가 성가시지만, 프란츠 교황국과 닐나르 제국으로 쳐들어가는 것보다는 쉬워."

     닐나르 제국과 프란츠 교황국으로 쳐들어가려면 엘프의 숲을 통과해야만 한다. 이쪽에서 지켜준다고 했으면서 그들의 숲을 전장으로 만드는 짓은 하고 싶지 않다. 그건 잘못된 일이다.

     

     그래서 슈트라우트 공국이다.

     

     그 나라는 구 마르크 왕국령에서 북동쪽으로 간 장소에 있는 도시인데, 도중에 있는 산악지대를 건너면 쉽게 공략할 수 있다. 그리고 슈트라우트 왕국을 제압하면 엘프의 숲을 안 통하고 프란츠 교황국으로 침공할 수 있게 된다.

     

     이상의 이유로 난 다음 목표를 슈트라우트 공국으로 정했다.

     

     "그들한테서는 아직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지만, 그들의 땅을 제압해두지 않으면 본토에서 결전을 치르게 돼. 수많은 엘프와 스웜이 희생되겠지. 여기선 선수를 쳐서 슈트라우트 공국을 제압해둬야 해."

     여태까지는 당하면 갚아준다는 원칙이었지만, 이번에 계획한 것은 선제공격이다.

     

     "알겠습니다, 폐하. 그럼, 제가 조사를 하겠씁니다."
     "나도 갈게."

     

     세리니안이 납득하자마자, 내가 가볍게 고했다.

     

     "여왕 폐하께서!? 하지만, 위험합니다! 저쪽은 적지라구요!"

     "나도 때로는 인간에 둘러싸이고 싶을 때도 있어. 그리고 린의 마을에서는 나도 함께 행동했었잖아."

     너무 '인간이었던 것'에 둘러싸여 지낸 탓에, 인간과의 교류방식을 잊어가고 있다. 조금은 살아있는 인간에 둘러싸인 생활을 하며 사회로 복귀할 준비를 진행해두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눈으로 보아 두고 싶은 것도 있고. 집합의식에서도 보일지 모르지만, 만일을 위해 내 눈으로 보고 싶어. 그리고 교섭하고 싶어."

     그렇다, 내 목적은 슈트라우트 공국을 정찰하는 것만은 아니다. 정찰하고 상황을 파악한 뒤, 마땅한 인물과 교섭하는 일도 있다.

     

     "하지만, 역시 위험해서....."
     "그렇게 되면 세리니안이 구해줄 거잖아?"

     

     아직 결심이 들지 않은 세리니안에게 내가 이렇게 말한다.

     

     "나의 기사 세리니안. 그 몸으로 날 지켜라.'
     "옙! 알겠습니다, 여왕 폐하!"

     

     세리니안은 충실하다. 이런 날 따라주고 있으니까.

     

     "저기, 저는 어떻게 해야 좋은가요?"

     거기서 질문하는 라이자.

     

     "라이자도 의태를 쓸 수 있으니 따라와 줬으면 해. 활의 실력, 올라갔지?"
     "네. 이전의 몸으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한 활을 당길 수 있게 되었어요. 명중률도 확 올라갔구요."

     스웜의 몸이 된 라이사는 힘이 상승하여, 믿기지 않을 정도로 커다란 활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연습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발리스타 크기의 화살을 300미터 떨어진 장소에 팍팍 맞히는 모습은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그리고 전력으로서 또 하나 준비해뒀는데."

     내가 그렇게 고하자, 방 안에 한 남자가 들어왔다. 내가 패러사이트 스웜으로 조종하는 마르크 왕국의 인물이 아니다. 완전 낯선 남성이다. 나이는 30대 부근일까.

     

     "이분은 누굽니까?"
     "소개하지. 매스커레이드 스웜이다."

     

     남자에게 경계 어린 시선을 보내는 세리니안에게, 난 남자를 소개했다.

     

     매스커레이드 스웜. 그 전투력은 리퍼 스웜과 다름없지만, 비용은 두 배 이상이다. 그만큼 그한테는 중요한 능력이 있다.

     

     "매스커레이드 스웜, 의태 해제."

     

     내가 그렇게 명령하자, 남자의 얼굴이 쩌억 갈라지더니 날카롭고 거대한 어금니가 드러났다. 등에서는 벌레의 다리가 튀어나왔고, 인간의 다리는 휘어지더니 두 독침으로 변화했다.

     

     그리고 나타난 모습은 완전한 스웜이었다.

     

     "꺄악! 이, 이것도 스웜인가요?"

     "그래, 스웜. 다만, 의태할 수 있는 스웜이야. 적의 노동자 유닛으로 위장해서 적지에 침입해서 파괴공작을 하는 특수 유닛이지. 이번 일에는 딱 맞는 능력을 지녔지?"

     

     인간의 얼굴이 갈라지며 스웜의 얼굴이 나온 것에 놀라는 라이사에게, 난 그렇게 설명했다.

     

     "나, 세리니안, 라이사, 매스커레이드 스웜으로 슈트라우트 왕국에 침입한다. 그들이 어떤 생활을 보내고 있는지, 그들이 어떤 저치형태를 가졌는지, 그들이 현재 무엇을 하려는지. 그런 것을 조사한다."

     난 이번 조사의 목적을 선언했다.

     

     "물론 지형적인 것도 조사한다. 슈트라우트 공국에 침공할 경우는, 어느 경로를 지나가는 것이 적절한지 어떤지를 조사해둬야만 해."

     

     당연히 전쟁도 대비한다. 슈트라우트 공국을 제압하고 프란츠 황국령 침공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서. 프란츠 교황국과는 아마 전쟁하게 될 테니까.

     

     "매스커레이드 스웜은 몇 체 정도가 있습니까?"

     "우리들과 동행하는 건 1체. 그리고 별동대로 4인 1조로 16조를 투입한다. 여차하면 그들이 우리의 지원을 담당할 거다."

     

     세리니안이 묻자, 난 그렇게 대답했다.

     

     "그럼, 우리들은 마르크 왕국에서의 난민으로 위장해서 슈트라우트 왕국에 침입한다. 솔직히 받아들여줄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국경을 건너려면 이 방법밖에 없어."

     우리들은 마르크 왕국의 인간을 몰살시켰기 때문에, 문장의 위조도 못하게 되었다. 이럴 거였다면 출국을 허가하는 서류를 작성해뒀어야 했다며 이제와서야 후회된다.

     

     "자, 출발은 오늘 저녁이다. 그럼 내일 아침에는 슈트라우트 공국의 국경에 도착할 거다. 그때까지는 각자 침입을 위한 준비를. 되도록 난민으로 보이도록 해둬."

     난 그렇게 지시를 내렸다.

     

     난 워커 스웜에게 되도록 더러운 옷을 준비시켰고, 세리니안도 싫어하면서 갑옷에 진흙을 칠해두었다. 라이사는 어떻게 엘프인 자신이 마르크 왕국에 난민으로 침입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다가, 결국 머리카락을 풀고 귀를 숨기는 방법을 택했다.

     

     매스커레이드 스웜은 작전에 필요한 것을, 고기경단을 이용해서 필요한 분량을 작성했다. 얼굴과 성별, 복장이 다른 매스커레이드 스웜들이 생산되어 준비를 진행했다.

     

     마차는 가득 있다. 마을을 습격할 때, 난 만의 하나를 대비하여 마차는 그대로 놔두었던 것이다. 이렇게 남겨두면 도움이 될 때도 있으니까.

     

     자, 슬슬 저녁이다. 출발하자.

     


     

     우리들과 매스커레이드 스웜은 동시에 출발하여 동시에 슈트라우트 공국의 국경선에 도달했다. 도중의 산악지대에는 산길이 마련되어 있어서, 여기를 통한 돌파는 쉬울 거라 느껴진다.

     

     "멈춰라, 멈춰!"

     

     그리고, 우리들이 슈트라우트 공국의 국경선에 도달하자 국경선을 경비하는 기병들이 우리의 마차를 향해 다가왔다.

     

     "무슨 일인가요?"
     "무슨 일인가요는 무슨! 여기서부터는 슈트라우트 공국이다! 통행 허가는 맡아왔겠지!?"

     

     내가 거짓 미소로 물어보자, 기병대의 지휘관이 외쳤다.

     

     "그게..... 저희들은 마르크 왕국에서 탈출해와서, 그런 것은 갖고 있지 않아요. 갑자기 나라가 무너지고 말았고..... 여기까지 올 때도 목숨이 간당간당했거든요......"

     난 거짓으로 울먹였다.

     

     "음! 그랬는가. 마르크 왕국은 확실히 멸망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생존자가 있다니 놀랍군. 여기선 내 권한으로 통행을 허가 하마. 지나가라. 그리고 행운을 기원한다 아가씨들."

     "친절에 감사드려요."

     기병대의 지휘관은 이 앞의 도시에도 들어갈 수 있는 통행허가서를 우리한테 발행해서 그걸 건네줬다.

     

     살벌한 세계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인간의 정이 있는 사람도 있구나 싶었다. 가능하다면 저 기병대의 지휘관은 죽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난 친절히 대해줬던 사람을 너무 많이 죽였다.

     

     "슈트라우트 공국 최초의 도시는 마린. 오늘은 여기서 보내자. 정보를 모으는 건 바로 시작하고 싶어. 숙소를 잡고 짐을 놓으면 움직이자. 시간은 금이라고도 하잖아."

     "알겠습니다, 여왕 폐하."

     

     그 기병대의 지휘관이 써준 통행허가서는 도시를 통과할 때도 유효했다. 우리들은 도시의 검문을 약간의 통행료만 내고 통과하여, 최초의 항만도시 마린에 들어섰다.

     

     "여왕 폐하, 바다예요! 바다!"

     "그래. 하지만 너무 흥분하지 마, 라이사."

     마린은 바다에 인접한 도시였다.

     

     절반은 분지고 절반은 바다인 지형이며, 경사면에는 건물이 늘어섰고 그곳에서 여러 상선이 오가는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다. 배의 크기는 마르크 왕국의 항만도시와 비교도 안되게 커서, 이 국가가 교역으로 부흥했음을 드러내고 있다.

     

     "죄, 죄송해요. 전 바다를 보는 게 처음이라서......"

     "뭐 계속 숲 속에서 지냈으니까. 바다는 넓고 아름답지만 위험해. 간단히 사람을 삼켜 죽이지."

     라이사가 반성하자, 난 바다를 바라보며 그렇게 말해줬다.

     

     "아라크네아 같네요."

     "맞아, 아라크네아처럼."

     

     바다는 아라크네아 같다.

     

     광대하면서도 하나로 이어져 있다. 그리고 한번 화나면 파괴를 일삼고 모든 것을 바닷속에 삼켜버린다. 정말로 바다는 아라크네아와 비슷해.

     

     "숙소는 어디로 할까요?"

     "어디든 좋다고 말하고 싶지만, 어느 정도 괜찮은 장소가 좋겠어. 푹신한 침대가 있고 식사가 맛있는 곳. 가이드 북이 없으니 어디가 별 세 개인지 모르겠지만."

     

     세리니안이 묻자, 내가 느긋하게 대답했다.

     

     "저는 경비가 쉬운 곳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왕 폐하께 만일의 사태가 벌어지면 안 됩니다. 숙소는 제가 골라도 될까요?"

     "그럼 맡길게, 세리니안. 확실히 여긴 잠재적인 적지이니 느긋하게 지낼 때는 아냐. 나도 들뜬 모양이네."

     이렇게나 사람의 왕래가 잦고 한가로운 풍경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풀어지고 만다.

     

     "저곳으로 하지요. 저곳은 건물이 커서 내부와 주위에 매스커레이드 스웜들을 배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치안이 딱히 나쁜 지역도 아닌 것 같으니까요."

     

     난 세리니안이 가리킨 숙소를 보았다. 그 숙소는 여관이 죽 늘어선 거리에서도 가장 고급져 보인다.

     

     "바다 측의 방에서는 바다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여왕 폐하."
     "고마워, 세리니안."

     세리니안은 정말 상냥하네.

     

     이런 기사가 모시고 있는 나는 정말 행복한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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