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8 소스케 죽다(2)2022년 09월 17일 13시 15분 1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1635
크롬이 기침하는 틈을 타고, 소스케는 더욱 한 걸음을 내디뎠다. 그 돌진을 옆에서 가로막은 것은, 겐조가 내지른 철권이었다.
거대한 주먹이 소스케의 우반신을 정확하게 노린다.
마치 덤프트럭이 사람을 향해 달려오는 광경이었지만, 실제의 위력은 이제 수치로 나타낼 차원이 아니다.
소스케가 재빨리 완충재로서 두른 흑의는 산산조각 나버렸고, 육체에 확실한 대미지를 줬다.
기회라고 본 겐사이가 등뒤에서 비스듬히 내리쳤다.
즉시 반응한 소스케가 몸을 빼냈지만, 결코 얕지는 않은 자상이 등에 나버렸다.
거기에 마무리라는 식으로 크롬이 옆구리로 찔러들었다.
오른쪽 폐에 파고든 옆구리를 중심으로, 폐가 비틀리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크윽.......!!"
소스케의 얼굴이 명백하게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방금 전과는 다른 순간이동의 기술을 보일 기색도 없다.
이대로 단번에 끝장낸다.
"잔잔한 태도 - 어뢰(御雷)."
연격을 이어나가려고, 겐사이가 칼집에서 빛을 낸다.
그에 맞춰서, 크롬 또한 오른손에 백염을 둘렀다.
"백봉 - 화벌(火罰)."
좌우에서 동시에 들어오는 협공.
이번에는 동시에 받아낼 만한 기술이 아니다.
여기가 생과 사의 분수령.
소스케는 자신의 시간을 압축해서, 극한까지 신경을 집중시켰다.
이제 완전한 회피는 불가능하다.
그럼 어떻게 할까.
살아남을 수단은 하나밖에 없다.
겐사이의 참격의 궤도를 읽고, 두 손바닥을 든다.
시공간을 왜곡시켜서 그런지 믿기 어려운 속도다.
아마 물리적인 속도가 아닌, 자신의 시간을 가속시키고 있다.
위험성은 높지만, 이 궤도를 수정하려면 크롬과 겐조를 일단 의식에서 놓을 수밖에 없다.
겐사이의 검은 기술의 극치다.
무술과 마술, 양쪽을 극한까지 수련한 결과가 저 거합베기다.
하지만, 그의 검에는 노인 특유의 편향이 있다.
무엇보다도 검 자체의 낮은 기세.
시간이 지나 육체가 쇠함에 따라, 기술에 너무 기대는 면이 있다.
한번 싸워본 것으로 그것은 명백해졌다.
그에 더해, 아마도 겐사이는 여기에 오기까지 꽤나 스태미나를 소모한 상태다.
활로를 찾으려면 겐사이부터다.
검을 본다.
소스케의 검을 베기 위해 대기를 가르며 빛의 궤도를 달리는 그것을 응시한다.
유예는 아주 잠시.
밑에서 밀어 올리듯이, 유운의 검면에 손등을 갖다 댄다.
동시에 공격선 상에서 몸을 기울이면서, 다른 쪽 손으로 검봉을 살짝 밀었다.
다음 순간, 크롬의 한쪽 팔이 날아갔다.
"ㅡㅡㅡㅡ!?"
겐사이가 눈을 부릅뜨고, 크롬의 사고가 하얗게 물든다.
마력을 충전한 쪽의 팔을 당했다.
하얀 팔의 단면에서는 진한 붉은 것이 단번에 뿜어져 나오고 있다.
지금 것은 태극의 이치다.
베이기 직전, 소스케가 한 것은 전사(纏糸)의 화경이었다.
하지만, 그것뿐이다.
강화 이외의 마술을 사용한 기색은 없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소스케는 먼저 검의 궤도를 바꿔서 크롬의 방향으로 날려, 결과적으로 이 부자연스러운 팀킬을 실현시킨 것이다.
그야말로 신의 기술.
언뜻 보면 완벽한 대응.
멀리서 그걸 보고 있던 겐조가 감탄의 목소리를 흘릴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은, 당사자인 크롬의 역린을 건드리는 결과가 되었다.
"사토, 소스케ㅡㅡㅡㅡㅡㅡㅡㅡ"
낮게 으르렁거리는 목소리.
팔만 벤 것은 소스케로서는 실수였다. 목을, 적어도 몸통이 아니면 현재의 크롬은 막을 수 없다.
크롬은 몸을 웅크리면서, 소스케의 품에 파고들면서 중단의 붕권을 배에 꽂았다.
충격이 복근을 꿰뚫자, 뼈가 일그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일격으로는 끝나지 않는다.
크롬은 더욱 몸을 밀착시켜서, 방금 내지른 주먹을 빼내지 않고 배에서 수 cm의 위치에서 멈추었다.
거기에서 내지른 두 번째 타격은, 이번에야말로 소스케의 늑골 2개를 부러뜨렸다.
이것은 영경(零勁).
다시 말해 거의 제로 거리에의 발경에 의한 타격.
보법과 마찬가지로, 크롬이 가장 잘하는 기술 중 하나였다.
"커헉ㅡㅡㅡ"
얼굴을 고통으로 일그러뜨리면서, 소스케가 입가에서 피를 흘린다.
확실하게 내몰고 있다.
생각해보면 앞서 크롬과 싸웠을 때보다도 약간 움직임이 둔하다.
크롬은 그녀 답지 않게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역시 이 남자는 결국 이 정도ㅡㅡㅡㅡ'
몇 번의 연전으로 숨이 차오르는 평범한 자.
아무리 디 그리피아에 선택된 신살자라 해도, 그분의 발치에도 못 미친다.
여기서 확실하게 죽여서, 바야흐로 다즈몬드 기라트의 비원을 달성한다ㅡㅡㅡㅡㅡㅡㅡ!!
옆구리, 손바닥으로 이어지는 이연격을 때려 박는다.
소스케는 몸을 비틀어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했지만, 반격의 기색은 없다.
추격을 날리는 것보다 빠르게, 소스케는 백스텝으로 그 자리에서 몸을 빼냈다. 하지만 그 움직임을 읽고서 옆에서 고속으로 접근한 겐조에게, 소스케는 거의 반응도 못했다.
"약하군.'
굵고 거대한 팔이 다가온다.
여섯 개 중 두 팔이 소스케의 흑의의 옷깃과 소매를 클램프처럼 움켜잡았다.
그리고 저항할 틈도 없이 회전하는 시야.
인간 형태와는 비교도 안 될 속도의 업어치기는, 소스케가 낙법을 쓸 틈도 없이 대지를 향해 거꾸로 내리꽂았다.
순간, 소스케의 시야에 불꽃이 튀었다.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의식이 멀어진다.
아무리 겐조라고 해도 업어치기로 이 위력은 좀 부자연스러웠지만, 그 의문에 할애할 의식조차 송두리째 앗아가 버렸다.
들어갔다.
그야말로 지핵에 도달해도 이상하지 않을 충격.
그걸 남김없이 인간의 몸에 때려 박은 것이다.
무사한 쪽이 더 이상하다.
아마 특급 마술사라 해도 일격에 쓰러질 위력.
하지만 그럼에도, 세 사람의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의 최대의 기회라는 듯, 가장 먼저 크롬이 두개골을 깨부수기 위해 들어 올린 진각을 내리쳤다.
그걸 피한 것은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다.
당하기 바로 직전에 의식을 되찾은 소스케가, 그 자리에서 뛰어올라 하마터면 머리가 짓이겨질 상황을 면했다.
도약한 곳에서 기달고 있던 것은 검을 든 겐사이였다.
"잔잔한 태도 - 종막베기(幕斬り)."
겐사이의 팔이, 검이 사라진다.
다음 순간에는 참격의 우리 속에 갇혀버렸다.
두 번이나 완벽하게 쳐냈는데도, 그 검에는 한 줌의 망설임이 없다.
조금 전과는 비교도 안 될 수량.
정면에서 방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공간간섭의 전개까지는 미처 못한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윽."
팔을 교차하여 심장과 안면만을 방어한다.
하나하나 새겨지는 참격에, 소스케는 육체 강도만으로 버틸 수밖에 없었다.
좌우에는 끝장을 내려는 크롬과 겐조가 바로 옆까지 다가와 있다.
끝장이다.
이대로 공격을 받아내기면 하면 지금 여기서 죽는다.
이판사판이 되겠지만 공간간섭을 써서 이곳에서 이탈할 수밖에 없다.
"초작ㅡㅡㅡㅡㅡㅡ"
등에서 파괴장을 전개한다.
이 기술은 임시변통의 미완성.
잘 될지 안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위험부담을 떠안을 가치는 있다.
"대포ㅡㅡㅡㅡ"
찰나, 소스케의 모습이 검은 오오라에 삼켜지며 사라졌다.
갑자기 사라진 검의 느낌에, 겐사이가 눈썹을 찌푸렸다. 조금만 더 추격했다면 승부는 끝났을 텐데.
"또, 이런 힘을 숨기고 있었는가."
이 순간이동 같은 기묘한 술수.
대체 무슨 짓을 했는지 짐작이 안 간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것과는 용도가 다른 힘이다.
"그는 이미 다 죽은 몸. 이 결계의 영향으로 멀리 갔을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어요."
약간 흐트러진 앞머리를 정돈하면서, 크롬이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
"방금, 그의 위치를 찾아냈습니다. 원군이 오기 전에 확실하게 숨통을 끊어놓죠.'
◇
소스케는 조금 전의 전장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위치에 있는 바위산에 몸을 기대고 있다.
베인 곳이 욱신거리지만, 그 이상으로 겐조가 먹인 업어치기 때문에 사고가 정돈되지 않는다.
전투 중에 기절당한 것은 그다지 경험이 없다.
설마 공간간섭을 그런 식으로 쓸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확실히 겐조의 힘을 전부 받아내려면, 그것 이외엔 방법이 없다.
곧장 여기도 들킬 것이다.
크롬이 있는 이상, 거리는 관계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엘레인이 올 때까지 앞으로 몇 분 걸린다. 실력자가 몇 명 모여든다면, 아직 방법은 있지만...
"........................"
근심거리는 하나 더.
갑자기 나타난 하얀 거목은, 소스케도 본 적이 있는 것이었다.
어째서 저것이 지구에 있지.
지금까지 탑의 내부에 봉인되어 있었다는 걸까.
만일 저것이 디 그리피아의 것과 동종이라고 한다면, 이 세계는 대체ㅡㅡㅡ
[............군]
지금 생각해도 별 수 없다.
앞길을 가로막는다면 쓰러트릴뿐.
그것이 천위마술사든, 신이든, 마왕이든.
[사토 소스케 군]
그제야 경우, 소스케는 자신의 이름이 불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음?'
돌아본다.
그곳에는 구슬 사이즈의 구체가 공중에 떠 있었다.
[잠깐만. 적의는 없어]
손을 멈춘다.
반사적으로 파괴해버리기 전에 말을 들었다.
"뭐냐 넌."
[네 아군이다]노이즈가 낀 기계음.
소스케는 흥미 없다는 듯 코웃음을 치며, 옆의 구체에서 시선을 돌렸다.
[그대로도 괜찮으니 들어봐]
"..................."
[약 1분 50초 후, 크롬 일행이 이 장소를 습격해. 그것이 네가 숨을 수 있는 한계다. 때가 되면 넌 죽어. 원군은 제때 안 와. 아마 결계의 해제는 예정시간보다 늦어질 거다]확실히 이만큼이나 기다려도 아무도 여기 올 기색이 없다. 빅토르가 결계를 해제하고 있다고 들었지만, 그리 간단히는 안 될 것이다.
[네가 힘을 한계까지 끌어내면 태극결계는 파괴할 수 있겠지. 하지만 그 미완성의 공간간섭으로는, 결계만 파괴하고 끝낸다는 섬세한 힘조절은 아직 불가능해]
확실히 그 말대로지만, 이쪽의 능력까지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 이상하다. 지구에서는 아직 누구한테도 전력의 힘을 보여준 적이 없을 터.
[그렇다고 해서 정면으로 승부하면 확실하게 죽어. 나한테 제안이 있으니 들어봐]
".........먼저, 네가 아군이라는 보증은 없어."
[그렇지 않아]목소리의 주인은 한 박자 두고 대답했다.
[오니가시마에서 네가 빈사상태였을 때, 구해준 것은 나다]
소스케의 눈썹이 움찔거렸다.
[생각해 봐. 그때, 단물 같은 약을 마셨잖아]
귀신에게 가슴을 관통당했을 때, 확실히 소스케는 누군가에 의해 목숨을 부지했었다.
[이쪽에 관한 정보는 자세히 말할 수 없어.
이 텔레파시가 적한테 전해지면 내 계획은 큰일나버려.
이렇게 접촉하는 일 자체가 매우 위험한 선택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난 너를 도우러 왔다.
네가 죽으면 틀림없이, 오늘 세계는 대성군의 손에 떨어진다. 세상을 구하기 위해 넌 필요 불가결한 조각 중 하나란 말이다]
재빨리 내뱉은 말이 머릿속에서 휘몰아친다.
겐조의 일격이 아직도 듣고 있다.
이 구체의 말이 맞다면, 남은 시간은 1분 남짓.
[너는 신수를 보고, 아니... 신역에서 그 관을 본 이래로, 계속 어떤 걱정을 품고 있었을 거다]
구체는 한 박자 두고서,
[그리고 그것은 옳아]
그때, 소스케의 심장이 한층 커다란 소리를 내며 뛰었다.
[네가 생각한 대로, 이대로 가면 이 세계에 녀석이 부활해.
그것이야말로 대성군이 진행하는 신수계획의 최종단계.
그 마왕이...
그란=레이아・알비온・아르반이, 곧 이 차원에 모습을 드러낼 거다]
당연하다는 듯 진명까지 알고 있다.
그 여자의 이름을 알고도 살아있는 자는 한정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다, 디 그리피아의 사람들조차.
너무나 자세히 안다.
하지만 어째서.
어째서 그렇게까지 마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걸까.
그 존재는 디 그리피아를 멸망시키려 했던 것이다. 본래라면 이 지구에서 이름을 들을 일이 없다.
그런가 생각하면 소스케만 아는 정보도 몇 가지 알고 있다.
지금 여기서 대화하는 사람의 전모가 보이지 낳는다.
[지금부터 네게 공간회귀술식을 쓰겠다. 과거에 오오노카미 토요히메가 썼던 것을 연구해서 재현시킨 것이다. 그걸로 네 몸은 완전히 회복될 것이다. 그 상태로 최소 5분은 버텨. 그렇게 하면 원군이.........천위 마술사들이 올 때까지의 시간은 벌 수 있을 거다]
"................'
크롬 일행의 기척이 다가오는 것이 확실히 느껴진다.
어차피 이대로 가면 죽는다.
"..............알았다고. 네 말대로 할게."
[...현명하다. 부활의 의식은 내가 방해공작을 계속하마. 멈출 수 있을지 없을지는 반반이지만, 적어도 완전한 부활은 저지할 수 있지.
넌 이가라시 겐조를 반쯤 막아줘. 네게만 부탁할 수 있는 일이다]
"반쯤...?"
[이제 시간이 없다. 자세한 것은 원군이 설명해줄 거다. 이제 술식을 걸어주겠다]
슁, 하는 가벼운 소리와 함께, 하얀 마법진이 소스케의 온몸을 감쌌다. 그러자 단번에 온몸의 아픔이 가시는 감각이 느껴졌다.
"......................결국, 당신은 누군데...?"
소스케의 물음에, 지구는 잠시 뜸을 들인 뒤 대답했다.
[넌 지구에 돌아오고 나서 몇 번인가 죽을뻔했지. 그때 항상 '누군가'가 옆에 있었을 터. 그걸 떠올려]
그것이, 구체가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지금까지 떠 있던 구슬은 가벼운 소리를 내며 폭발. 먼지 하나 남기지 않고 분해되어, 바람과 함께 소멸.
남겨진 소스케가 혼자서 주먹을 움켜쥔다.
확실히 전부 나았다.
하지만 정면에서 도전하면 단순히 방금 전의 일을 반복할 뿐이다.
지금까지의 전투로 얻은 정보를 되새기며 어떻게든 공략의 실마리를 찾는다. 그것 이외에 살아남을 방도는 없다.
◇
소스케는 분명 수 킬로미터 떨어진 위치로 피난해있었다.
그럼에도 크로 일행이 그를 찾아내는데 1분 이상의 시간이 걸린 것은, 갑자기 그의 마력 반응이 두절되어서다.
마력의 은폐는 사토 소스케의 능력으로 계산하고 있지 않다. 내몰린 탓인지 오늘이 사토 소스케는 지금까지 보였던 적이 없는 힘을 쓰고 있다. 이젠 다음 수로 끝나겠지만,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야 한다.
"있습니다."
크롬이 시야 구석에 있는 표적의 모습을 포착했다.
양측의 거리는 수백 미터.
건방지게도 우뚝 선 모습으로 이쪽을 응시하고 있다.
아무래도 쓸데없이 숨어 다니는 짓을 할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체념한 것인가, 아니면.
"먼저 가겠습니다. 두 사람은ㅡㅡㅡ"
크롬이 지시를 내리기도 전에, 소스케는 세 사람의 눈앞으로 달려왔다.
빠르다.
움직이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조금 전보다도 날카롭고 세련된 발놀림이다.
아니, 다르다.
잘 보니 외상이 없다.
그뿐인가 호흡까지 정돈되어 있다.
'협력자ㅡㅡㅡ'
크롬은 그 인물에 대해 생각을 했다.
확실히 소스케를 독립시키는 형태로 결계를 전개시켰을 터.
몇 분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나선련초작대창."
소스케를 중심으로 검은 소용돌이가 일어난다.
눈을 부릅떠야 할 것은 그 전개 속도.
세 명 모두가 그 발동을 미연에 막을 수 없었다.
소스케는 소용돌이 안에 갇혀있다.
하지만 노림수를 모르겠다.
이제 와서 지구전을 할 셈인가.
힘이라면 힘으로 대응하면 된다.
겐조가 나선의 장벽을 관통하기 위해 주먹을 든 찰나.
팡.
겐조의 옆에서 메마른 소리가 울려 퍼졌다.
"으...웃.................1?'
작은 신음소리의 정체는 겐사이였다.
칼을 빼들 틈도 없이, 소용돌이에서 고속으로 날아든 소스케의 보디블로를 얻어맞은 것이다.
"크ㅡㅡㅡㅡㅡ윽...!"
복부에 느껴지는 격통.
그리고 온몸의 마비가 겐사이를 덮쳤다.
노구가 버티기에는 너무나 통렬한 철권의 일격을 받고, 겐사이의 무릎이 놀랄 만큼 손쉽게 꺾였다.
'빠르다ㅡㅡㅡㅡ'
아니, 그보다도 겐사이가 죽는다.
그걸 확신한 크롬이, 술식을 발동시켜 온몸을 시간의 협곡으로 스며들게 한다.
공격 후의 빈틈만큼은 절대 놓칠 수 없다.
그대로 겐사이가 죽기 전에, 소스케의 육체를 산산조각 내버린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소스케의 노림수였다.
3대 1로 싸우고 있는 이상, 누군가 1명을 노리면 그 틈을 파고든다. 이 세 명을 상대로 그렇게 싸우다가는 몸이 못 당해낸다. 같은 과오는 되풀이하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일시적으로 1대 1이 되는 상황을 만들면 된다.
하지만 이 장해물도 없는 황야에서는 환경을 이용하려 해도 재료가 너무 부족하다.
소스케가 눈독을 들인 것은 소실과 출현을 반복하는 크롬이었다.
크롬은 사라졌다 나타날 때 동안,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객관적으로 보면 크롬은 아주 잠깐 사라졌을뿐이다. 하지만 능력 발동에서 공격까지의 과정에는 몇 가지의 마술적 공정이 존재하고 있을 터. 그것에 공략의 힌트가 있다.
그녀의 능력은 자신만 미래로 도약하는 힘.
그것을 [쓸데없는 시간을 생략하는 힘]으로서 이용하고 있다. 그것은 엘레인도 언급했었다.
그럼 어떻게 도약하는가.
무엇으로 도약이라 정의하는가.
시간을 생략하고 있는 사이, 크롬의 의식은 과연 있는 걸까 없는 걸까. 미리 움직임을 머리 내에서 설정하고는 그대로의 미래로 도약할뿐일까.
아니.
그 정도의 능력이라면 크롬은 한참 전에 소스케한테 죽었다.
아마, 크롬은 고유시간 같은 것을 갖고 그걸 소비해서 움직이고 있다.
안 그러면 저 정도로 섬세한 움직임은 불가능하다.
지금까지의 전투에서 생각해보건대 [무박자]는 시간의 흐름이 극도로 느려지다가, 끝내는 정지한 공간에 일시적으로 전이하는 것으로 결과적으로는 시간을 도약하는 거라 가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지금 이 자리에는 고유공간이 전개되어 있을 터. 그녀는 그걸 지나 소스케한테 접근하여, 시간적 어드밴티지를 얻고 있을 것이다.
공간정지와 조금 비슷하지만 [타인의 시간을 빼앗는] 로긴스와 [자신의 시간을 늘리는] 크롬은 능력의 발동조건이 결정적으로 다르다.
흑염을 주먹에 지피고서, 공간을 손등으로 후려친다.
이 느낌ㅡㅡㅡ역시 공간이 이중으로 겹쳐져 있다. 이대로 술식 채로 파괴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이래서는 크롬의 틈을 파고드는 사이 다른 두 사람이 집중공격을 해버린다.
그렇다면 해답은 하나
반대로 소스케가 크롬의 고유공간 안에 침입하면 된다. 그렇게 되면 두 사람은 손을 못 쓰고, 크롬이 능력을 발동하는 사이에는 1대 1.
그런 식으로, 부수면 된다.
"초작대포.'
공간의 벽을 돌파한다.
그곳에는 모든 색이 반전된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겐사이도 겐조도 손끝 하나 움직이지 않고 정지해 있다.
그중에서 유일하게, 크롬만이 사토 소스케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찾았다."
비범한 살기를 받자, 크롬의 동공이 열렸다.
'바보 같은'.
말도 안 된다.
이 장소는 이가라시 겐조조차 들어올 수 없는 차원.
누구도 침입을 허락하지 않는, 크롬이 만들어 낸 크롬만의 영역.
'억지로 나의 고유공간에 침입하다니ㅡㅡㅡㅡ'
간소하게 말하자면 공간에 구멍을 내어 순간적으로 출입구를 만든 것이다.
분명 소스케의 능력이라면 가능하다.
그리고 동시에 이해했다.
소스케가 두 번이나 모습을 감춘 그 기술의 정체는 이겨였다.
공간을 파괴하여 간이적인 전이 같은 현상을 일으킨 것이다.
여기가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
크롬의 불사의 능력은 귀신보다도 훨씬 강하다.
아마 전력의 파괴장이 아니면 부술 수 없다.
적어도 재생이 지연되도록, 그녀의 육체를 가능한 한 파괴한다.
◇
크롬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 눈에 보일 정도로 상황은 바뀌었다.
"크롬...!?"
입가에서 ㅍ를 흐리면서, 겐사이가 크게 눈을 부릅뜬다.
그곳에는 땅에 엎어진 크롬의 모습이 있었다. 온몸이 검은 불길에 휩싸였고, 오른손과 왼쪽 다리가 없다.
방금 한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
설마 크롬의 능력이 파훼된 것인가.
아니다.
문제는 그게 아니다.
사토 소스케는 현재, 어디에 있는가.
※ 이걸 끝으로 작가가 갱신을 안한지 벌써 1년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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