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4 울려 퍼진다(4)2022년 08월 31일 23시 53분 1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1250
"네가 행복해 보이는 얼굴을 하면 참을 수가 없어."
시시도의 표정은 여기에서 안 보인다.
하지만, 말투에는 명백한 분노가 담겨있었다.
"네 탓에 코즈미를 좀처럼 함락시키지 못해서 말이지...
졸업때까지는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는데, 아아, 방해만 하기는."
새카만 마력을 피부로 느낀다.
보통이 아닌 분위기다.
어느 사이엔가, 내 손은 멈춰있었다.
"왜 하필이면 너일까.
어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아니면, 일부러 날 짜증 나게 하는 거야?"
"몰라."
"뭐 처음부터 널 원망했던 건 아냐.
오히려 동정했었지. 네가 저쪽에서 이용당하던 것은 전해들었으니까."
"........."
"그 시절에는 나도 원만했으니까. 널 도와주려고도 생각했었지. 불합리한 이 세계를 뒤집으려고, 필사적이었다."
시시도는 "하지만." 이라고 덧붙이고는,
"넌 내가 생각하던 녀석이 아니었다."
그제야 처음으로, 시시도는 내 얼굴을 보았다.
핏발이 선 두 눈이, 순수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다.
뭔가 대답해주려고 생각했지만, 일단 입을 닫았다.
"넌 주위에서 칭찬받고, 흠모받았고.
내가 원하는 걸 모두 손에 넣었다. 내가 손에 갖고 싶었던 걸 모조리 빼앗았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났지. 이 녀석은 언젠가 죽이고 싶다는."
"그게 네가 날 못마땅해하는 이유냐?"
"이상해?"
"아니..."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난 시시도의 일을 모른다.
네가 여기 와서 무엇을 체험하고,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원망하고 있었는지도.
"그 부분은 잘 모르겠는데.
난 널 잘 모르니까."
"모른다, 라... 잘도 말하네.
너, 지금의 이야기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도 아니잖아?"
확실히 시시도의 이야기는 의미불명이다.
코즈미가 없었다면, 도중부터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을 것이다.
[저쪽]이라던가, [동정]한다던가.
[마찬가지]라던가.
이야기가 너무 비약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측 사이에 공통된 지식이 있다고 한다면 이 엇나가는 대화도 약간은 들어맞는다.
적어도 무엇을 말하는지 정도는 추측할 수 있다.
"만날 때부터 그렇게나 힌트를 내줬다. 너도 이제 깨달았겠지."
"아니, 그렇게는."
"그럼 해답을 말해줄게."
시시도는 입가를 비틀면서, 치아가 보일 정도로 웃고는
"내 이름은 시디우스 리오 제라팔 그리피아. 디 그리피아에 있는 왕족 중 1명이다."
".........."
...이 녀석, 제라프 공국 출신이었는가.
"뭐야, 역시 알고 있었잖아."
"뭐, 그야..."
하지만 위화감을 느꼈던 것은 정말 최근 이야기다.
항상 바보 취급하는 것처럼 [사토] 라고 불렀던 그것은, 이 녀석 나름의 사인이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 이 녀석은 내 이름을 부를 때만 사투리를 쓴 것이다.
그것도 디 그리피아의 사투리로.
뭐, 이 녀석은 의도적으로 그렇게 불렀던 느낌이 있다.
왜냐면 다른 녀석들은 제대로 불렀었으니까.
만났을 때부터 [나 이세계인입니다만 어필]을, 나만 알 수 있는 방식으로 해왔던 것이다.
"그럼 뭐야. 넌 나랑 마찬가지로 디 그리피아에서 지구로 소환되었다는 거냐?"
"그래... 하지만, 너와 난 환경 자체가 달랐지."
"계약자는 누군데?"
"이가라시 겐조."
그 녀석인가.
뭐 신역 너머로 소환하는 일은 천위급 마술사가 아니면 무리겠지.
"다섯 살 무렵이었다. 엑스칼리버....성건을 위해 강제로 계약을 맺게 되었지.
거의 납치나 마찬가지였어. 여기 오고 나서의 내 생활을 가르쳐줄까?"
"아니."
"소환된 이유는 단순했다.
검으로 계약을 맺는다면 몰라도, 검을 열쇠로서 쓸 수 있는 자가 나밖에 없었으니까."
"............"
"그리고 목적을 들어보니, [세계통일]이라지 뭐야. 다 큰 어른이 한데 모여서 그런 쓸데없는 일을 위해 내 인생을..."
이를 가는 소리가 들린다.
"어이... 왜 이렇게나 달라? 너랑 나는 뭐가 다른데? 영웅이 된 너와, 도구로서 사용되는 나.
너랑 나는 뭐가 다른데?"
나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대답했다.
"뭐 한 마디로 말하자면, 운."
시시도의 미간에 큰 주름이 새겨졌다.
"하하하... 역시 용사님은 말씀도 다르시지. 이런 게 내 운명이라고 하는 거야?"
"그렇지 않을까?"
"웃기지 마."
"웃기지 않았어. 생각이라도 해봐."
적어도 난 내 의사로 세상을 구하려고 생각했다. 그리고 동료 복도 있었다.
반면 시시도는 쓰라린 경험을 맛보고, 지옥 같은 대접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그 탓에 인격도 여러 가지로 왜곡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 녀석이 평온하게 지냈던 청춘의 나날은, 사실 견디기 어려운 매일이었을 것이다.
그렇게까지 되면, 어쩔 수 없다는 마음이 생겨나기도 한다.
"어때? 나쁜 것은 운이라고."
"아냐....!"
시시도는 이를 악물더니, 강하게 바닥을 쳤다.
내리친 오른손에서는 약간 피가 배어 나왔다.
"이런 것은 내 운명이 아냐...!"
"그것도 포함해서 인생이라고."
"노골적인 말 마...!"
확실히 그렇다.
너무 노골적이었다.
"하지만, 그런 거잖아.
사람한테는 어쩔 수 없는 일이란 게 있어."
"그런 것을 받아들이란 거야?"
"... 몇 번이나 말하지만."
손끝을 목띠의 중심에 댄다.
"그딴 거 난 몰라. 네 사정을 멋대로 들려줘도 곤란해. 어떻게 할지는 네가 스스로 정하면 돼."
"나 같은 남자는 동정할 가치도 없다는 말이야?"
"그보다는 네게 흥미가 없어."
"타인의 일처럼 말하는구나."
"타인의 일이니까."
나하고 1mm도 관계없고.
"너, 생각보다 냉담한 녀석이구나."
"그래?"
아니, 그럴지도 모른다.
전쟁에서 여러 일이 있었으니까.
이세계에 가기 전의 나라면, 여성(츠치나 마린)을 패는 일은 생각도 못했다.
"...만일 네가 내 입장이었다면, 어떻게 했을 텐데?"
"특별한 짓은 안 했을걸?"
저항은 했겠지만, 뭐 그 겐조라는 녀석한테 얻어맞았겠지.
"...너무 말했다."
재빨리 끝낼까.
지정된 위치ㅡㅡㅡ문양을 중심으로 손가락을 뻗는다.
먼저 여기부터다.
완성된 퍼즐의 조각을 벗겨내는 것처럼, 조금씩 떼어낸다는 인상이다.
"..........."
파직.
작은 불꽃이 튐과 동시에, 검은 문장의 일부가 소실되었다.
"아요..."
어느 사이엔가 팔이 날 붙잡고 있다.
작은 팔이다.
정말로 작은, 유아 같은 팔.
누가 붙잡은 걸까.
그걸 확인하기도 전에, 난 정면에서 안면을 얻어맞았다.
"풋!?"
"아요요요요요요!"
나타난 것은 소녀ㅡㅡㅡ아니, 여아다.
10살 정도의 여자가, 험상궂은 눈초리로 주위를 맹수처럼 둘러보고 있다.
이 녀석이 뇌신이구나.
죽였을 때 본 여자의 모습이 남아있다.
"뇌신. 라이카쨩ㅡㅡㅡ"
아직 어린 여아가, 개구리처럼 지면을 뛰어올랐다.
공중에서 가볍게 날아다니면서, 그녀는 오른팔을 휘둘렀다.
"ㅡㅡㅡ부활의 코크스크류다 이 녀석!!"
"잠깐."
주먹을 받아낸다.
가벼운데. 역시 어린애인가.
"말해봐! 뭔데! 에잇! 에잇!"
뭐냐 이 녀석 거친데.
어이 풍신, 뭐라고 말 좀 해줘.
[...진정하세요, 라이카]
"후쨩!?"
[잘 보세요. 지금까지 당신을 가둬두고 있던 것은ㅡㅡㅡ]
풍신은 진지한 얼굴로 시시도를 가리켰다.
[이 녀석입니다]
"너였냐 이 녀석~!!"
"아니 정확히는 내가 아니크어억!?"
"어이 그만둬."
시시도가 슬슬 죽을 것 같으니 그만둬.
시끄럽게 날뛰는 뇌신의 옆구리를 붙잡고서, 그대로 들어 올린다. 시끄러워.
"자자, 진정하라고."
"놔라 이 녀석~!"
손에 부친다.
어이 풍신, 패스다.
어떻게 좀 해봐.
[하아...라이카]
"후쨩, 도와줘!"
[미안하지만, 좀 조용히 하세요]
풍신한테 휙 건넨다.
홀드까지는 아니지만, 꽉 끌어안아서 뇌신을 붙잡아주었다.
"그럼.'
나머지도 빨리 해볼까.
다시 흑염을 손가락에 일으킨다.
남은 규모로 보아 10분 정도인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까.
"사토."
"어?"
갑자기 시시도가 내 이름을 불렀다.
그보다 사투리의 억양이 아닌데.
"나는 도구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냐."
"그러셔."
네가 그리 생각한다면 그런 거겠지.
"이 사슬이 있는 한, 내겐 자유란 없을 거다. 사육되고 있어. 그래, 사육되고 있다. 난 사육되고 있었다. 아니, 나만이 아냐."
대사를 재빨리 내뱉는다.
왠지 상태가 이상한데.
뇌신한테 차여서 맛이 갔나.
"너도 이용당하는 것에 불과해. 이 세계에. 누군가의 제멋대로의 이상에. 세계가 전부 끝날 때까지. 이 윤회는 끝나지 않아."
"알겠어? 사토."
"우리는 영웅이 될 권리와 맞바꿔서. 무녀의 개가 되는 거다. 네가 말한 대로, 운이 좋았던 거지. 그리고 난 운이 나빴다. 그것뿐의 이야기. 그것뿐의 이야기다."
왠지 분위기가 묘하다.
이것은 진짜 위험할지도 모른다.
어이 풍신.
이거 어떻게 된 거냐고.
[그냥 기절시키는 게 어때?]
그건 위험하다고.
"본래 영웅이란. 영웅에 합당한 위업을 쌓고. 영웅이라는 존재에 도달한다."
"하지만 용사는 달라."
"아무 근거도 없이 영웅이라 칭송받으며. 위업을 다한다고 결정되어 있지. 사명이다 뭐다 말하면서. 쓰레기들을 위해 싸움터에 보내지는 병기에 불과해."
"너도 그렇지?"
"선택한 게 아냐. 선택할 기분이 든 거다. 처음부터 선택지는 없었어."
"신이 개목걸이를 채운 그 시점에서.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용사란 개다. 이 시스템을 창조한 신, 그 녀석의 개라고. 좋을 대로 이용당하고, 마지막에는 아무것도 안 남지. 결국 우리들은, 신이 기른 애완동물에 불과해."
폐에 들어있는 공기를 전부 토해내듯이.
시시도는 단번에 말을 끝내고서,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시시도의 상태가 점점 더 위험해진다.
이 녀석, 시인이라도 될 생각인가?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다.
라고 생각하지만, 조금은 와다는 구절이 있기도 하다.
개인가.
아피아가 말했었다.
이 시스템을 만든 녀석이 있다고.
그 녀석은 머리가 좋지만, 아마 정상적이지 않은 녀석일 거라고 말했었다.
"넌 녀석을 쓰러트렸지? 그건 대단하다고 생각해. 이룩해낸 너는, 역시 용사겠지. 하지만 그것은, 신의 관점으로 보면 예정된 일이였어. 그런 의미로는, 넌 병기로서 태어났다고도 말할 수 있다.'
거기서 이제 참을 수 없게 되었는지, 풍신이 앞으로 한걸음 내디뎠다.
뇌신도 재미있는 것이라도 느꼈는지 지켜보는 모양이다.
그건 그렇고 뭐야 이, 괴이한 표정은.
[...너, 설마 신에 대해 뭔가 알고 있어?]
시시도는 기분 나쁘게 얼굴을 찡그리더니, 고개를 저었다.
"전혀. 단지 난, 자신이 도구라는 걸 이해하고 있을뿐이다."
시시도는 "아아, 하지만." 이라며 자조 섞어 웃고는, 옆머리를 마구 긁적거렸다.
"나도 용사가 되고 싶었는데~"
순간.
풍신의 상반신이 날아갔다.
"ㅡㅡㅡㅡ어?"
뇌신이 눈을 휘둥그레 한다.
그 무렵에는, 내가 시시도를 지면에 억누르고 있었다.
코의 중심을 때리고서, 후두부를 바닥에 세게 부딪히게 했다.
그대로 목을 중심으로 지면에 고정 시켜서는, 오른팔에 막대한 마력을 수렴했다.
죽일까.
"그렇겐 안 됩니다."
낯선 목소리.
시시도의 안면에 흑염을 두른 주먹을 내지르면서, 그 방향을 돌아본다.
살이 짓이기는 감각이 손에 전해진다.
그곳에는 한 노인이 서 있었다.
검은 양복을 입은 장신의 노신사.
외모는 빅토르와 비슷하지만, 그의 온화한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시커먼 뭔가가 느껴진다.
나이는 겐사이와 비슷한가.
뭐지 이 녀석은.
아니, 요즘 본 적이 있는 듯도 한데.
"음...?"
그제야 깨닫는다.
느낌이 이상하다.
제압하고 있던 시시도를 다시 돌아보니, 이미 안면이 없는 시체로 변해있었다.
확실히 죽어있다.
아니, 뭔가 이상한데.
뭐지 이 감각은.
"제 이름은 바니키스.
세계마법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자입니다."
노인이 갑자기 이름을 댔다.
바니키스...그런가 그 녀석인가.
"당신이 사토 소스케군요."
바니키스는 날 바라보면서, 뭔가를 납득한 듯 "흠." 이라며 끄덕였다.
상황은 모르겠지만, 분명한 적이다.
주저할 필요는 없다.
뭔가 하기 전에 죽여주마.
똑바로 내딛는다.
오른팔을 휘두름과 동시에, 온몸이 뭔가에 꿰뚫렸다.
"음...!?"
감옥의 안에서 창 모양의 뭔가가 뻗어 나왔다.
난 그것에 온몸을 찔린 것이다.
특히 내장을 심하게 당했다.
엄청나게 피가 나오고 있다.
이건 아슬아슬하게 죽지 않을까.
"어이어이어이..."
뭐냐 지금 것.
나보다 빠른 물질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데.
아니 다르다.
이 미세하게 느껴지는 부유감.
그리고 어렴풋이 휘몰아치고 있는 마력.
환술인가.
"흡!"
마력 장벽에 마력을 주입하여, 술식을 튕겨낸다.
그러자 갑자기 주변 경치가 바뀌었다.
그렇게는 말해도 날 관통한 창이 사라지고, 바니키스의 팔에 시시도가 나타난 정도다.
바닥에 있는 시시도의 시체는 사라졌다.
풍신은 그대로다.
상반신이 날아간 채 무너진 장난감처럼 놓여있다.
뇌신은 "아요요요." 라고 말하면서 눈을 희번덕거리고 있다.
이 녀석도 환술에 걸렸나.
지금의 뇌신으로는 도움이 안 되겠다.
하지만 몇 초는 제대로 거려있던 모양이라서, 뭔가 구속술식 같은 검은 띠로 움직임을 봉인당했다.
그보다 뭔데 이건.
이거, 박식인가?
이 녀석이 쓴 건가?
"빨리 깨어나는군요.
역시 이 정도의 환술로는 통하지 않습니까."
큰일이다.
쳐부술 때까지 앞으로 2초는 걸리는데.
그보다 다른 모두는 괜찮을까?
전혀 소리가 안 난다고.
"박식 - 천청."
마언과 동시에, 검은 원 같은 것이 사출되었다.
저것에 맞으면 위험하다.
그런 위협이 느껴진다.
"흐으으으으읍!!"
육체 강화를 최대로 하여, 나 묶어두던 검은 띠를 파괴했다.
그리고 검은 원을 간발의 차이로 회피.
찰나의 사이 위기를 모면했다.
"박식 - 천환."
이어서 전개되는 일곱 색의 띠.
방금 전과 마력의 질이 다르다.
과연, 환각의 정체는 이건가.
닿는 건 위험하겠어.
그렇다 해서 피하기에는 너무 좁다.
나는 가옥의 천장으로 솟아올라서, 위층을 경유하여 바니키스를 위에서 공격하였다.
주먹을 내리친다.
목표는 두개골의 정수리.
시시도와 함께 다진 고기로 만들어주마.
"박식 - 천개."
직격 하기 직전, 우산 모양으로 전개된 검은 띠에 의해 공격이 막혔다.
충격의 여파가 감옥의 벽을 뒤흔든다.
뭐야 이거 단단해.
하지만 여기서 거리를 벌면 도망칠 가능성이 높다.
이 정도까지 해놓고 포로를 놓치는 건 너무 얼빠진 일이다.
그렇다 해서 봐주면 내가 당할지도 모른다.
이왕 하는 김에 이 할배와 함께 날려주마.
"업련소작ㅡㅡㅡ"
휘몰아치는 칠흑의 오오라가, 내 오른팔을 뒤덮는다.
봐주지 않는다.
"대ㅡㅡㅡ"
"박식 - 천폐."
순간.
내 공격이 작렬하는 것보다 빠르게.
검은 띠가, 시야를 완전히 뒤덮었다.
"ㅡㅡㅡ윽."
이건 위험하다.
주위를 배려해서 너무 위력을 조절했다.
이 기술로는 받아칠 수 없다.
그리고 뭐지 이 움직임.
분명히 이 녀석의 반응 쪽이 느렸는데.
어쨌든 물러서지 않으면 죽는다.
"차앗!"
오른팔의 마력을 해제하고, 수직으로 차올린다.
그대로 감옥의 안을 경쾌하게 내달리면서, 뇌신과 풍신을 회수한 나는 일단 천장을 부수고 윗방으로 대피했다.
"...흠, 감도 좋군."
바니키스는 올려다보면서, 턱을 쓰다듬으며 진지한 얼굴로 날 바라보았다.
그리고 어느 사이에 회복되었는지.
바니키스한테서 내려온 시시도도, 마찬가지로 날 노려보고 있었다.
"일단, 포로는 돌려받겠습니다. 그들이 없으면 조금 곤란하기 때문에."
"..........."
바니키스는 그렇게 말하고서, 공간에 검은 문 같은 것을 만들어냈다. 시시도가 대낮에 썼던 것인가. 아마 그대로 모두를 데리고 갈 생각인 모양이다.
말리고 싶지만, 솔직히 무슨 짓을 당할지 몰라 손을 못 쓰겠다. 이미 저스트 타이밍으로 카운터를 두 번이나 당했다.
왠지 잇신사이 씨와의 공간도 단절된 모양이니, 무리한 추격은 그만두자.
"사토, 견문의 탑으로 와라. 거기서 결판을 내자."
두 사람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기 직전, 시시도가 내게 손찌검을 하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
결판이라.
너와의 결판은 이미 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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