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5 잔잔한 태도(2)2022년 08월 22일 04시 27분 3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988
"커헉...!"
급소에 되풀이되는 날카로운 충격이, 소스케의 호흡을 방해한다. 하지만 움찔한 것은 한순간.
내딛던 기세를 살려, 즉시 자세를 가다듬었다.
울부짖는 팔이 질풍을 휘감는다.
하지만 그것은, 겐사이한테서는 너무 둔중한 일격이었다. 고통 섞인 구타에 더해, 거듭된 격전에 의한 피로. 이만큼 조건이 갖춰졌다면, 아무리 맹자라 해도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
내지른 오른손에, 방금 날린 칼날로 응수한다. 완전한 타이밍에 내지른 교묘한 출수. 하지만 반사신경이 정말 좋았는지, 소스케는 닿기 직전에 몸과 함께 팔의 궤도를 비틀며 그대로 겐사이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감이 좋구먼.
손목을 베어버릴 셈이었다만."
"...모르겠는데. 당신, 왜 천위 마술사가 아니냐고."
"천위 6문이란 공간에 대한 간섭력을 서열화한 것에 불과하지. 강함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게다."
물론 절대적인 강제력이 있는 공간간섭을 쓰는 게 더 낫긴 하다. 하지만 그것과 이것과는 별개. 강함이란 마력의 양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다.
"봐주는 일은 잘 못한다. 순순히 항복해라."
뒤이은 대사를 가로막듯이, 뒤에서 빅토르가 창으로 돌진했다. 겐사이는 그걸 바라보지도 않고 쳐내고는, 몸을 돌리며 빅토르의 발을 걸었다.
"빅토르으!"
즉시 도와주러 달려 나간 소스케를 겐사이가 제압한 것은, 찰나에 생긴 일이었다.
정교함을 잃은 정권을 도신으로 가볍게 흘려내면서, 그대로 칼등으로 단번에 후려팬다.
속칭 [말아올리기]라 불리는 기술인데, 본래는 상대의 도검을 튕겨내는 것이지, 결코 인체에 직접 하는 기술이 아님은 여기 보충해둔다.
소스케를 떨쳐낸 다음, 겐사이는 혹강을 한번 칼집으로 되돌린 다음, 아직도 공중에 떠 있는 빅토르에게로 목표를 정했다.
"딱하구려."
이어지는 혹강의 일섬이, 빅토르의 어깨에서 허리를 향해 고속으로 뻗어나간다. 이 너무나도 빠른 검속에, 몸이 베였다고 인식할 때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크...!?"
작열과 비슷한 격통이, 드디어 빅토르에게 한계를 고한다. 결과적으로 이때의 피로가 그의 [그림자 방]을 해제하는 요인이 되었다.
"아뿔싸ㅡㅡㅡ"
빅토르의 그림자가 부풀어 오른다.
팽창하는 그림자는 이윽고 풍선처럼 파열하여, 안에서 6명의 사람을 방출했다.
"앗."
"히이이이이익!?"
"억...!?"
"꺄악!"
나타난 남녀들은 그 사실에 놀라면서, 다 함께 당황하는 목소리를 내었다.
나타난 여섯 명은 모두 젊고, 그중에는 어린애까지 있다. 그 중 2명ㅡㅡㅡ이리자키와 미리온은 이미 전투불능인지, 지면에 쓰러져 있다.
"그림자의 유지도 한계인가. 재미없군.
[살육의 마안]은 못 쓰는 겐가?"
생각할 수 이유는 두 가지.
바로 해제할 수 없는 강도의 봉인을 걸어놓았던지, 아니면 처음부터 쓸 생각이 없는 건지.
어느 쪽이든, 이 정도까지 내몰렸는데도 안 쓴다는 것은 그런 이유일 것이다.
"어찌 되든 상관없지만, 힘을 아끼면서 날 상대할 수 있을 거라 생각 마라."
질주한다.
남은 상대는 빅토르와 지금 나타난 4명.
타카츠키 코지, 엘리제 폰 제켄돌프, 티아 버밀리온, 우토 미즈키가 틀림없다.
사사미네 미코는 전력 외.
가장 방해가 될 사토 소스케도, 지금 의 상태라면 큰 문제는 없다.
그리고ㅡㅡㅡ
[가아아ㅏㅏㅏㅏ아ㅏ아!!]
옆에서 달려오는 늑대의 송곳니에, 겐사이는 정확하게 혹강을 맞댔다. 하지만 약간 늦게 내디딘 발디딤이, 겐사이를 촌경의 시간만큼 경직시켰다. 진은 코즈미가 수년 전에 계약을 맺은 신수 중 하나다. 예전의 강아지와 비교하면 꽤 쓸만해진 모양이다.
"바...박식 범람!"
직후, 연녹색 머리카락을 지닌 소녀한테서 막대한 양의 빛의 띠가 사출 되었다. 혼란스러워서 무심코 손을 썼지만, 표정은 동요의 기색이 역력하다.
요격을 위해 칼자루를 꽉 움켜쥔다.
먼저 달려드는 진을 처리해야만 한다. 그렇게 되면, 맞대고 있는 송곳니를 절단하는 게 빠르다, 그걸 실행에 옮기기보다 먼저, 겐사이의 주위를 회색의 질풍이 감쌌다.
"음?"
차단되는 시야.
연기를 기류조작으로 조종하여 고밀도로 집약시켰는지, 이래서는 한 치 앞도 안 보인다. 그리고 정신 차리고 보니, 이미 검에서 반탄력이 안 느껴진다. 아무래도 진 쪽은 양동이었던 모양이다.
"가소롭기는."
혹강을 가볍게 내젓는다.
방해물을 걷어내는 데에는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휘몰아치던 연기도, 향해오던 띠의 파도도, 겐사이가 한번 휘두르면 해결된다.
결국은 어린애 장난.
겐사이가 그렇게 방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방금 전까지 숨어있던 아이들이, 제대로 된 공격을 할 수 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야ㅏ아아아ㅏㅏ아ㅏ아아ㅏ아ㅏ앗!!"
순간, 고막을 뒤흔드는 노호성이 겐사이를 휘감았다.
아직 어린 소녀의 목소리다. 진동하는 대기와 동시에, 극대의 광선이 눈앞까지 도달한다.
"과연, 진짜는 이쪽인가."
순식간에 이 작전을 세웠다면, 나름 대단하다. 겐사이는 마음속으로 칭찬하면서, 재빨리 혹강을 휘둘렀다.
◇
외침의 일격이 작렬하는 것을 확인하고서, 엘리제는 땀을 흘렸다.
"아, 아와와와..."
포격은 명중했다.
그렇지만, 죄어드는 듯한 불안감이 사그라들지 않는다. 답답함은 오히려 증식하고 있다.
'설마, 빅토르 씨를 뛰어넘는 노인이 이 세상에 있다니...'
지금의 일격으로는 아무런 대미지도 입히지 못한다. 그런 확신감이 엘리제를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모두, 지금 사이에 도망치자!"
먼저 외친 자는 소스케였다.
쓰러지지는 않았지만, 지금 것으로 겐사이한테도 약간의 경직은 생겼을 터. 모두 그걸 깨달았는지, 제각각 부상자를 회수하면서 일제히 달려 나갔다.
"빨리! 저쪽에 전이진이ㅡㅡㅡ"
"잠깐 기다려라아아아!!"
외치면서 소스케 일행의 앞을 막아선 것은, 지금까지 방관해오던 류마린이었다.
"허술해허술해허술해에에에에에!!
그래 갖고 마린쨩의 디펜스 존을 돌파할 수 있을 거라 생각 말라고오오오!!"
"큭..."
언동은 어쨌건, 저 수비는 확실히 철벽이었다. 총 20명 정도일까. 각양각색의 메이드복을 한 안드로이드가, 마린을 중심으로 긴 대열을 이루고 있다. 이래서는 간단히는 못 지나간다.
"자 가자 얘들아! 기합을 넣어라!"
마린이 신호하자, 안드로이드들은 크게 팔을 벌렸다.
"자, 하나 둘!"
[디펜스, 디펜스]
"배로 소리를 내 소리를! 그래서 전국대회에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냐!?"
[디펜스! 디펜스!]
"아직이다! 더욱!
목이 찢어질 정도의 마음으로!!"
[디펜스!! 디펜스!!]
"시끄러 조용히 해!!"
갈! 하며 마린이 내뱉는다.
눈앞의 잘 모르는 대화도, 소스케가 보기에는 빈틈 투성이였다.
"자! 대열 흩트리지 말라고 너희들!"
얼마 없는 마력을 쥐어짜내면서, 앞으로 달려갔다.
단번에 가속한 소스케는 안드로이드들이 지각하기도 전에, 그 진형을 애물단지처럼 만들어버렸다.
"잠깐...그거 반칙이잖아...!"
소스케는 브레이크를 걸면서, 입에 손을 대며 놀라는 마린으로 목표를 바꿨다.
몸에 닿으면 그것만으로도 전투불능으로 만들 수 있다. 손끝이 닿기까지 앞으로 수 cm.
"크윽!?"
소스케의 팔꿈치에서 어깨에 걸쳐, 한 줄기의 섬광이 달렸다. 마린을 지키려는 듯한 타이밍에 나타난 그것은, 소스케의 팔에 한 줄기의 자상을 새겼다.
나름대로 거리를 뒀을 터인데, 아무래도 저 노검사한테는 그런 상식이 통하지 않는 모양이다.
"소 군...팔이...!"
"... 괜찮아. 이두박근으로 쳐냈으니까."
코즈미를 달래면서, 겐사이와 대치한다. 복장이 더러워지긴 했지만, 외상이나 호흡의 흐트러짐은 보이지 않는다.
"나쁘지 않은 일격이었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는 기세로, 겐사이가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내딛는다.
보이지ㅡㅡㅡ만, 몸이 쫓아가지 못한다. 빅토르도 소스케도, 이미 끊어질 듯한 의식을 붙잡는 것이 겨우였다.
"끝이다."
방어를 위해 자세를 잡는다.
그것이 실수였다.
고속으로 달려오는 겐사이의 시선은, 후위에 서 있던 미코를 향해있었다.
반응해보지만, 눈으로 포착할 사이도 없이 돌파당했다.
끝이라고 말한 것을 보면, 뭔가의 봉인 수단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무엇이든, 이 상태로 그녀의 신병을 빼앗기면 이제 되찾을 수단은 없다.
"크으으으으...!"
빅토르가 이를 악물면서 술식을 가동한다. 한계를 뛰어넘은 몸은 부하를 못 견뎌서, 온몸의 혈관이 파열하였다.
그걸로 어떻게든 발동시킨 그림자 방의 마술은, 간발의 차이로 겐사이의 움직임을 뛰어넘어서 미코를 안전한 장소로 수용시켰다.
하지만 그 대가는 커서ㅡㅡㅡ
"하악.....하악.....하악....!!"
심장이 가속한다.
뼈는 마치 녹슨 철골 같아서, 맥없이 무너지려 하고 있다. 그런 빅토르를, 겐사이는 따분하다는 듯 내려다보고 있다.
"...방을 만들 정도의 여력은 있었는가.
하지만 그래서는 시간 벌이도 안 될 텐데?"
대답할 말이 없었다.
지금의 행위는 언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다.
빅토르도 그 사실은 잘 알고 있다.
듣지 않아도 아는 것이다.
이제 외통수라는 사실을.
하지만 소스케만은 일말의 희망을 갖고 있었다.
겐사이와 마린을 뿌리치고 마법진이 있는 방에만 도착한다면, 그걸로 도망칠 수 있다.
문제는 데려갈 인원수였다.
지금도 일손이 부족한데, 부상자를 데리고서 과연 저곳까지 무사히 도달할 수 있을까.
아마 소스케의 스승인 신부 갈팡스 에리온에 필적할 이 남자를 상대로.
"........."
잔존 마력은 새발의 피.
공간간섭은 이제 못 쓴다.
빅토르도 비슷할 것이다.
믿을 구석은 엘리제의 포격이지만, 그것도 기대감은 낮다. 지금의 컨디션에서 저걸 직격 시킬 상황을 만들려면, 그만한 각오가 필요하게 된다.
그래도ㅡㅡㅡ
"...질까 보냐."
중얼거린다.
말은 닿지 않았지만, 그 눈동자에 담긴 투지는 겐사이를 경계시키기에 충분했다.
◇
사사미네 미코가 일반인이냐고 묻는다면, 본인은 반드시 고개를 저을 것이다. 유령이 보인다는 특기를 가진 그녀가 보통 사람인지는 아직도 의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서 싸운다는 것에 내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여태까지 여학교에서 지내온 그녀는, 제대로 된 폭력에도 익숙지 않다.
"...하아...하아....하아..."
뇌리를 스치는 것은, 피투성이의 지인들뿐이다.
흉기를ㅡㅡㅡ저런 사람을 베는 것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았다. 그것도 자신과 나이가 비슷한 애들과 나인 같은 여자들이, 주저하지도 않고.
"으...으으으..."
동요를 금할 수 없다.
"무서워... 무서워."
칼을 휘두르는 겐사이의 모습은, 미코가 보기에는 살인귀와 별반 다름없었다.
동시에, 신역에 도달했을 대의 기억이 플래쉬백된다.
그래.
자신을 지켜주던 사람들도, 그런 식으로 매일매일 다치고 있었다.
소스케 이외에는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연일 목숨을 걸었다.
"이리자키 씨...미리온 씨...비비안쨩...사토 군..."
네 명은 자주 신경 써줬다.
그 광장에 올 때마다 걱정스럽다는 듯 상태를 봐줬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임무라고는 하지만, 목숨을 걸고 괴물한테서 지켜줬다.
그런 모습을 보는 사이, 그들은 미코에게 정말 소중한 사람이 되어있었다. 눈을 뜨면 다시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 그들이, 지금 또다시 자기 탓에 다치고 있다. 이번에는 보다 극렬하게, 참혹하게.
그중에서 가장 강했던 소스케조차.
초보자의 눈으로 봐도 안다.
아마 저 노인은 숫자의 폭력 따윈 전혀 개의치 않을 것이다.
개가 코끼리한테 덤비는 듯한, 그런 역량 차이를 느낀다.
그중에는 나이도 안 들어찬 어린애까지 있다.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만, 저 노인은 그녀조차 베어버릴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심장이 괴로워졌다.
"어떡해... 어떡해...!"
여길 나가서 가세해도 발목만 잡으리란 건 눈에 선하다. 그렇다고 해서 구석에서 숨어있기만 하면 미안하다. 지금, 이 싸움은 아마 자기 때문에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책임을 져야만 한다.
자기 탓에 타인이 부당하게 다쳐서는 안 된다. 괴로워하면 안 된다.
그런 갈등 속에서, 미코는 어떤 해답에 이르렀다.
"그래... 내가 순순히 붙잡히면..."
그렇게 하면, 다른 사람은 보내줄지도 모른다.
저 노인은 또 한 명을 필요로 하는 모양이지만, 필사적으로 간청한다면 묵인해줄 가능성도 있다. 행동은 과격하지만, 제대로 대화부터 했다. 말을 한다면 통할 것이다.
적어도 싸움은 끝난다.
"...후우, 후우...!"
거칠어지는 숨을 다스리면서, 다리의 떨림을 양손으로 멈추게 한다.
빨리 안 하면 모두의 목숨이 위험하다.
그렇게 생각하자, 조금 두려움이 가셨다.
"...좋아."
[좋아, 가 아니라고]
갑작스러운 목소리.
심장이 다른 의미로 두근거린다.
고개를 돌린 그곳에는, 눈부실 정도의 미인이 서 있었다.
"어.... 누, 누구?"
방금 전까진 아무도 없었을 터.
누군가가 이 공간에 남아있었나.
이상하게도 불신감은 들지 않았다.
마치 여태까지 계속 함께 있었던 듯한, 그런 기시감이 느껴진 것이다.
본 적도 없는데, 어째선지 처음 만난 기분이 안 든다. 그런 영문 모를 데자뷔가, 미코의 당혹감을 더욱 부채질했다.
"...저기, 전에 만났던 적이 있었나요?"
쭈뼛거리며 물어보자, 미녀는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무슨 말이야. 너랑 난 계속 함께 있었잖아]
"계, 계속 함께...?"
그럴 리가 없다.
하지만 로긴스라는 악인한테 조종당하던 때, 몇 번인가 메리 노트라는 인물이 몸안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그리고 문득 떠올렸다.
기억나는 것은 외모가 아니다.
데자뷔의 정체는 목소리와 분위기.
지금부터 9개월 전, 하굣길에 만난 그ㅡㅡㅡ
"설마... 봄에 봤던 유령 씨?"
[그래, 그 유령 씨다.
기억해줘서 기쁘다고]
미녀는 명랑한 미소를 보이더니, 미코의 웨이브가 들어간 갈색 머리를 천천히 어루만졌다.
묘하게 그리운 향기가 코를 간지럽힌다.
"유령 씨가, 저기.... 왜 여기에?"
[지금까지 네 몸에 깃들어 있었거든]
"그, 그랬어요?"
[뭐 깃들었다기보다, 네 힘이 너무 강해서 갇혀버린 거지만. 어쨌든 그때는 신세 졌다고. 감사하고 있어. 고마워]
"아, 아뇨...그런."
경악의 사실이었다.
돌이켜보면, 그때도 그런 식의 대사를 말했던 느낌이 든다. 하지만 설마 정말로 몸 자체에 깃들다니, 마술사가 아닌 미코로선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조금은 머리가 식었어?]
"예? ...아, 맞다."
그 한 마디로 떠올렸다.
이런 짓을 할 때가 아니다.
위에서는 언제 참극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다.
"저, 저, 가야만ㅡㅡㅡ"
[바보, 그러니까 그만두라니깐]
"그래도!"
[네가 쓸데없이 희생될 필요는 없다고]
"그런 거, 너무 무책임해요..."
인간의 가치는 평등하다고 말하진 않겠지만, 그럼에도 단 한 명의 원인으로 수많은 사람이 다치는 건 잘못되었다.
아니, 그건 변명이다. 이유는 없다. 어쨌든 지금의 상황을 견딜 수 없었다.
[널 노리고 있다고 해서, 그걸 부담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어. 위의 녀석들은 말이지, 널 지키고 싶으니까 지키는 거다]
미녀는 한 박자 두고서, 미코의 옆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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