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77 신역의 무녀(1)2022년 08월 14일 12시 28분 2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684
태양이 저무는 저녁.
요령껏 사이클롭스를 흙으로 돌려보낸 나와 켄쨩은, 견문의 탑으로 돌아왔다.
돌아올 때, 보느 사람한테서 몽라셰를 받았다. 그것도 20년 산이다. 음주 경험은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것은 아마 귀중한 녀석일 것이다. 켄쨩이 전부터 마셔보고 싶었다며 좋아했다.
들어보니 프랑스의 알콜 구입 연령은 16세라고 해서, 어펙션 사람들한테 권유받아 자주 마셨다고 한다.
16세라고 하면 일본보다 4년 빠르게 마시는 계산이 된다. 약간의 문화충격이었다.
뭐 확실히 켄쨩은 술이 어울릴 듯한 기분도 든다.
그건 뭐, 제쳐두고서.
견문의 탑.
그 입구인 지하층은 정말 거대하다. 하늘을 찌르는 견문의 탑의 토대. 이른바 모든 것의 기초이며, 기반이다. 작을 리가 없다.
그럼 구체적으로 얼마나 거대한가.
먼저 문이 크다.
자재를 반입하는 관계자용 게이트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모 테마파크보다 폭넓은 개폐식의 입구가 사방에 나 있다.
내부는 네 구역으로 나뉘어있는데, 업무 구역, 인프라 구역, 커뮤니티 구역, 그리고 상업구역이다.
그렇게는 말해도, 최하층을 걸어 다니는 건 이걸로 두 번째다. 아직 여긴 익숙지 않아서, 잘못하면 길을 헤매고 만다. 아니, 넓다고 진짜.
"음?...잠깐 너."
그때.
켄쨩과 중층으로 이어지는 전이마법진으로 향하고 있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검을 든 트윈테일의 자그마한 소녀가 서 있었다. 그녀는 두 눈을 깜빡이면서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하고 있다.
이 녀석은...
"미키, 또 만났네!?"
"미츠키야."
우토 미츠키는 바로 대답하면서, 앞머리를 쓸었다.
"저 사람, 소쨩의 지인?"
"뭐 그래."
켄쨩은 "흐음~" 하면서 싱긋 미소 짓더니 미키에게 다가갔다. 경쾌한 발놀림이다.
"저는 비비안이라고 해요. 잘 부탁해요, 음, 미키 씨?"
"미츠키라고 했잖아."
미키는 왠지 질렸다는 듯 관자놀이에 손을 대면서, 싱긋 웃는 켄쨩을 흘겨보았다.
"...뭐 됐어. 그보다도,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그, 우연이네."
"...뭐, 그렇지."
이 신중한 태도로 보면, 내게 일어난 일을 아는 모양이다.
"....다른 천위 마술사한테 보호권 넘어갔다며?"
"맞아."
"...조심 좀 해. 넌 지금 정말 불안정한 위치라서, 이용만 당하다 죽을 수 있어. 정말, 원로원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니까."
미키의 충고를, 골수에 스며드는 것처럼 진지하게 듣는다. 내 입장을 진지하게 생각해주는 대사다.
"...뭐, 힘내. 넌 지금 법적으로 구속되었을 뿐이지, 딱히 평생을 그렇게 지내는 건 아냐. 그리고 자격이 따면 자유로워진다며?"
"음 뭐, 아마도..."
가족이 인질로 잡힐 가능성이 있어서, 솔직히 수긍할 수는 없다. 정말로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럼, 기운 내고?"
미키는 내 어깨를 탁 치며 옅게 미소 지었다. 기운을 내기 위함인가, 약간 딱딱한 미소다. 그럼에도 마음은 전해져 온다.
"그럼, 난 일이 있어서 슬슬 가볼게."
"그래. 수고해."
"너야말로. 그리고, 실습 때의 빚도 있으니 고민거리라면 들어줄게."
미키는 마지막으로 그런 말을 남기고, 게이트 쪽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등이 눈부시다. 든든함까지 느껴진다.
"소쨩... 저 사람하고 정말 지인이야?"
"....? 왜?"
"아니~ 꽤 친하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말한 켄쨩은, 왠지 따분하다는 듯 앞머리를 배배 꼬았다.
일단 중층까지 돌아가자. 왠지 임무를 끝낸 순서도 신경 쓰인다.
그렇게 생각해서 걸어가려던 찰나, 내 정면에 미인 메이드가 서 있음을 눈치챘다.
"오래간만이네요, 사토 님."
"저기, 당신은 분명..."
그렇다, 모모야마다의 저택에서 내 앞에 나타났었고, 오니가시마에서 얼쩡거리던 여자다. 종반에는 수상한 술식을 발동시켜서 다즈몬드와 함께 돌아갔었다. 이름은...
"크롬 G 로젠베르그입니다. 이렇게 만나는 건 오니가시마 이래네요, 사토 님."
"그, 그래..."
아무래도, 저쪽도 날 기억한 모양이다.
"...크롬 씨, 혹시 제게 무슨 볼일이라도?"
"예, 다즈몬드님께서 당신을 부르셨기 때문에, 이렇게 찾아뵈었습니다."
"불렀다니, 대체 무슨 일로."
"주인님은 당신께 흥미가 있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슬슬 저녁도 가까워졌으니, 함께 식사라도 하는 게 어떠신가요?"
식사?
무슨 농담이냐. 그런 곳에 갈 리가 없잖아.
"자, 이쪽으로. 다즈몬드 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아니, 잠깐만 크롬 씨. 그렇게 갑자기는 좀."
"...뭔가 문제라도?"
"문제라기보다, 아직 일하는 중이라고. 나중에 하면 안 될까?"
"일이라는 것은, 로긴스 메이브리드의 명령인가요."
고개를 끄덕이자, 크롬은 이렇게 단언했다.
"그런 바퀴벌레, 기다리게 해도 문제는 없을지도."
어, 어어?
이건 또, 엄청난 말투다.
"질타가 불안하다면, 제 쪽에서 말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 정도로는 그것도 뭐라고 하지 않겠지요."
그것이라고 부르는가. 험담을 하는 타입은 아닌 것 같아 보이니, 동격으로 봐도 좋을까. 이곳의 서열을 잘 모르겠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자, 갑자기 크롬이 내게서 시선을 떼고서 켄쨩을 바라보았다.
"그쪽은, 비비안 맥켄지 상1급 마술사네요."
"...그런데요."
"당신을 맞이할 준비도 되어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함께 어떠신지요?"
"..............."
크롬의 물음에, 켄쨩은 놀란 표정으로 대답하지 않았다. 어떻게 대답할지 생각하는 모양이다.
"...뭔가 경계하시는 모양이지만, 오늘은 정말로 저녁식사의 권유로 찾아왔습니다.
물론 나쁘게는 안 할 테니, 여기선 한번, 주인님의 얼굴을 봐서라도..."
결국, 그 후의 약간의 대화 끝에 "그럼 조금만이라면." 이라는 이유를 들어 나와 켄쨩은 크롬의 뒤를 따라가게 되었다.
◇
1층의 상업 구역은 잡다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넓은 공간을 가게 자체로 채워놓아서, 묘한 시가지를 형성하고 있다. 이미지로는, 돔 안에 중세 유럽의 경관이 존재하는 느낌이다. 다시 말해 잘 모르겠다.
"오늘은 죄송하네요. 그리고 갑작스런 권유에 응해주셔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크롬이 인파를 빠져나가면서 시선을 맞추지 않고 말을 걸었다.
"아뇨, 이쪽도... 그리고 오니가시마 때는 실례되는 말을 해서 죄송했습니다."
"아아...그런 사소한 일, 신경 쓰지 않는답니다. 그리고 존댓말도 불필요합니다. 보아하니 나이도 비슷해 보이고."
"예? 크롬 씨 18살이었나요!?"
"아뇨, 저는 올해로 27입니다."
"예?"
"어?"
물을 끼얹은 것처럼, 기묘한 공기가 내려앉는다.
"18.......연하? ......하니, 하지만..."
크롬 씨는 혼자서 중얼거리면서, 감았던 눈꺼풀을 조금 뜬다. 그리고 내 머리 위에서 발끝까지 자세히 응시하고는, 다시 모르겠다는 듯 눈썹을 모았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크롬 씨?"
"...그러고 보니, 확실히 그런 일을. ....그렇다 해도, 그 무렵부터 이미."
"크롬 시."
"네네, 무슨 일이죠 사토 님. 크롬은 여기 있답니다."
뭐야 그 말투.
네가 문제라고.
"크롬 씨. 저기, 저는 어엿한."
"어라라, 18살이었다니. 저는 벌써 삼십이 되어가는 늙은 여자랍니다. 그걸 미소녀라니. 후후후. 사토 님은 정말 능숙하시네요."
...아니, 딱히 미소녀라고는 말하지 않았는데.
"어이 켄쨩."
어깨 너머로 돌아보고는. 뒤에 있는 켄쨩에게 말을 걸었다.
"왜?"
"난 역시 그렇게 늙어 보여?"
"...음, 소쨩 같은 부류는, 일본인 외에는 꽤 있는걸?"
그, 그건 결국 이상한 부류에 들어간다는 말이라고. 뭐 내 친구는 그런 걸 신경 쓰지 않는 쪽이 많으니, 상관없겠지.
"자, 슬슬 모입니다 두 분. 저곳입니다."
크롬 씨가 손으로 가리킨 곳에는, 한 채의 오두막이 홀로 서 있었다. 놀랍게도 일본의 가옥이다. 간판에는 달필의 일본어로 [선술집 우제] 라고 새겨져 있다.
"여기는 조금 낡았지만, 요리는 문제없습니다. 비비안 님은 몰라도, 사토 님은 사교의 경험이 없어 보여서 편하게 즐길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아아, 그래?
추천 메뉴는 뭔데."
"육회를 잘한다고 들었습니다."
"어? 그럼 소 간도 먹을 수 있어? 그거 날로 먹으면 규제받는 거잖아."
"그건 일본의 이야기겠죠[각주:1]."
프랑스에 눌러살겠습니다.
◇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작은 아저씨의 마중을 받으며, 우리는 선술집 우제에 들어갔다. 실내는 약간 어두침침해서, 바와 비슷한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오, 잘 왔다. 여기다 여기."
안에서 크게 손을 흔드는 사람은, 곰으로 잘못 볼 정도의 거한이었다. 전과는 약간 머리 모양이 다르지만, 저 녀석이 아마 다즈몬드일 것이다. 이미 좀 마셨는지, 얼굴은 약간 붉은 기가 감돌고 있다.
우리들은 권유받은 대로 다다미에 올라가서, 방석 위에 앉았다. 다즈몬드는 와인잔을 단번에 들이켜고는, 천천히 나와 켄쨩을 둘러보았다.
"이야~ 갑자기 오라 해서 미안했다. 오늘은 즐기다 가라고."
"예."
"...감사해요."
모르는 아저씨가 웃는 얼굴로 말을 걸어도 곤란하다.
"여깄습니다."
갑자기 방금 전의 점장 같은 아저씨가 나타나던, 나와 켄쨩, 그리고 크롬 씨의 앞에 제각각 술잔과 술병을 늘어놓았다.
나온 술의 종류는 제각각 달라서, 크롬 씨한테는 호화로운 라벨이 붙은 샴페인이, 켄쨩한테는 킬(뭔지 몰라)이.
그리고 내 앞에는 '마시는 탄산수' 가 놓였다.
뭐야 이거~
"아, 이거 제가..."
"예. 취향은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내 취향은 파악되지 않았는데. 그냥 에비스 맥주라도 좋으니 갖고 오라고. 갑자기 훅 들어오는데 이거.
"그럼, 마시기로 하죠."
그러자 다즈몬드가 일본주를 다시 따르더니, 잔을 들었다. 얼마 안 지나 모두가 잔을 준비함과 동시에, 제각각 "건배." 라고 작게 내용물을 흔들면서 가볍게 술잔을 부딪혔다.
"어라 맛있네?"
켄쨩은 잔의 내용물을 흥미 깊게 바라보았다.
약간 넋 나간 눈동자가 왠지 에로해.
크롬 씨는 어떻냐면, 단번에 들이켰는지 다즈몬드가 두잔 재를 따라주고 있었다. 다즈몬드가 "자자자." 라고 말하고, 크롬 씨가 "엇차차차." 라며 무표정하게 잔을 들고 있다. 보통 반대 아니냐고 이거.
왠지 즐거워 보이네 너희들.
"기다리셨습니다."
요리는 몇 분 지나지 않아 사장이 들고 왔다. 미리 다즈몬드가 주문한 것일까. 야키토리에 치쿠젠니, 그리고 어묵과 감자찜 같은 서민적인 것이 테이블을 장식했다.
오랜만의 일본식으로 기분이 좋아지지만...어라? 소 간이 없네?
어라?
"저기, 죄송하지만 소 간..."
"그런데, 사토 소스케."
주인한테 주문하려는 순간, 갑자기 다즈몬드가 말을 걸고 말았다.
"너, 전까지 네코구미에 있었다며? 나인은 잘 지내냐?"
"뭐, 기본적으로는 잘 지냅니다."
"그거 다행이여."
실제로는 그다지 기운이 없지만, 이 사람은 적 같으니 제대로 대답할 필요는 없지.
하지만 내 태도를 보고 뭔가 생각했는지, 다즈몬드는 옅은 미소를 만들며 다시 내 쪽을 바라보았다.
"뭐야? 불려 나온 이유가 신경 쓰이는 거냐?"
"뭐..."
"아니, 그쪽은 그럴듯한 이유다. 로긴스가 세운 이지스라는 것에 쬐끔 흥미가 있어서."
"흥미?"
되묻자, 다즈몬드는 "그래." 라며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흥미라니 무엇의 흥미냐.
"혹시, 로긴스와 친구인가 뭔가입니까?"
"...아니, 그건 아니야.
진짜로. 그렇지 크롬?"
"네. 왠지 수상쩍어요 그 남자는."
...왜 그렇게나 미움을 사는 거냐 그 녀석.
- 미국에서도 규제받는다. 우리나라는 그런 거 없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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