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64 들판에 피어난 꽃처럼(1)2022년 08월 11일 22시 21분 2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572
세계마법협회의 총본산.
견물의 탑 상층부.
그 안에, 어느 날 밤 예정대로의 방문자가 찾아왔다.
"모두, 먼 길임에도 잘 모였다."
중앙에 놓인 긴 테이블에는, 몇몇 사람이 앉아있다.
그들의 앞에서 때를 보아 입은 연 자는, 흰 가면을 쓴 남자였다.
아니, 그 남자만이 아니다.
그 방에 있는 모든 사람. 총 10명이, 제각각 색이 다른 가면을 쓰고 있다.
이 기괴하고 독특한 의복을 입은 자들이야 말로, 협회의 상위 커뮤니티 중 하나 [세피로트]의 멤버.
그리고 지금 정면에서 말하고 있는 인물이야말로, 세피로트의 리더적인 존재이며 연장자인 케텔이다.
"모두 모이게 한 이유는 다음 아니다. 전날, 다아트 녀석이 세피로트를 정식으로 탈퇴한 건에 대해 말해두려고 생각한다."
그때, 모두에게 동요가 일어났다.
그걸 무시하고, 흰 가면의 케텔은 설명을 계속했다.
"그 빈자리를 메꾸기 윟, 전날 [어펙션]의 프레데리카 씨한테 게브라 녀석이 말을 걸었지만..."
케텔은 말을 흐리더니, 옆에 앉은 보라색 가면의 남자, 게브라를 바라보았다.
"멋지게, 자이언트스윙을 맞고 돌아왔다고 한다."
"죄송함다."
게브라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사과를 했고, 과장되게 붕개가 감긴 오른발을 들었다.
그 행동이 신경 쓰였는가.
게브라의 옆에 앉아있던 네차크가, 문득 생각났는지 말을 걸었다.
"아아...그래서 너 발에 깁스를 하고 있던 건가."
"아, 아니, 이건 어제 트럭에 치여 다친 검다."
"왜 왔냐 너? 병원에서 자라고."
양자의 문답을 제쳐두고, 케테르는 조용히 말을 이어나갔다.
"그 외에도 무뚝뚝하기로 유명한 간지로 씨. 수류 사용자인 빌마. 프리 마도사인 이리자키 글로리아 헤르겐버그 3세. 누구나 헌신적인 권유에도 불구하고, 모조리 퇴짜 맞고 말았다."
케텔은 자신의 부족함을 원망하는지 얼굴을 숙였고, 거기서 잠시 대화를 중단했다.
"그렇게 되면, 그럴듯한 마술사는 전부 실패했다는 말인가."
보드는 한숨을 섞어 중얼거리고는, 어처구니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세피로트는 11명이 안 모이면 의미를 잃는다. 결원이라니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리고 그 마음은, 리더인 케테르도 마찬가지였다.
"...프레데리카 씨만큼은 어떻게든 성공하고 싶었다. 우리 여성 대원은 마르쿠트 양밖에 없어서.'
"예?"
케테르가 자그마한 여성을 흘겨보자, 티파레트가 의문의 목소리를 낸 것은 거의 동시였다.
덧붙이자면, 티파레트는 여성이다.
하지만 여성으로서는 상당한 키와 듬직한 몸이라서, 다른 대원보다도 더욱 몸집이 크다.
그래서 가면을 쓰고 있으며 몸매가 평평하다는 이유도 있어서, 언뜻 봐서는 남녀의 구별이 안 된다.
그리고 그것은 티파레트의 은근한 컴플렉스이기도 했다.
"잠깐. 잠시만 기다려.
리더, 나도 여자인데."
"예예 재밌군 재밌어."
"하나도 재미없다고 죽인다."
티파레트한테서 험악한 오오라가 분출된다. 이글거리는 증오가 터지기 전에, 갑자기 작은 손이 들렸다.
"저기, 리더."
허스키한 보이스의 소유자는, 티파레트와 같은 여성 대원인 마르쿠트였다.
"뭐지? 마르쿠트 양."
"결원을 보충하는 이야기 말인데요. 저, 신경 쓰이는 사람이 있어요."
"말해보게."
"네코구미에, 사토 소스케란 사람이 있어요. 그게 지금 엄청 화제가 되고 있어요."
"호오?"
"부정을 저지른 마술교사한테서 학생을 구하거나, 그 나인 바스필드를 일방적으로 쓰러트리거나. 가장 최근이 이야기로는, 그 귀신한테 단독으로 덤벼 끝장냈다는 소문도 있어요."
"기분 나빠. 뭐야 그 괴물은."
케텔은 꽤 진심으로 독설을 내뱉고는, 가면 속에서 얼굴을 찡그렸다."
""그 사람이 들어오면, 요시히코 씨를 돕고도 남을 전력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 요시히코 녀석, 배구의 리시브 정도만 할 줄 아니까."
티파레트와 마르쿠트가 동조한 것을 듣고, 케테르는 "과연..." 이라며 수긍했다.
마르쿠트의 이야기를 더욱 들어보니, 그 사토라는 남자는 네코구미의 수장인 나인한테 약점을 잡혀서 푸대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영입이 쉬울지도 모른다.
"좋아, 그렇게 정해졌으면 바로 행동에 옮기자. 총원, 일본으로 출발이다!"
[옛썰]
그렇게.
세피로트의 멤버들이, 이 날 코우미 마을을 목적지로 정하는 것이었다.
◇
"겨우 왔나."
역의 출입구를 지나며, 케텔은 천천히 태양을 우러러보았다.
"네코구미 사람들은, 왜 이런 벽지에 자리 잡은 걸까요."
게브라가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은 대사는, 정말 그럴듯한 의문이었다.
전에는 본부 근처에서 활동했던 네코구미가, 왜 이런 장소에 거점을 둔 건가. 하지만 지금은 그런 일에 사고를 할애할 때가 아니고, 흥미도 없다.
리더인 케텔은 게브라의 말에 수긍하면서도, 가벼운 어조로 어깨를 으쓱거렸다.
"글쎄. 나인이 생각하는 일을 내가 알 수 있을까."
"하지만 리더. 정말 연락 없이 와도 괜찮은가요?"
케텔에게 질문을 던진 자는, 희박한 분위기를 띈 여성.
마르타 크라비스코트. 다시 말해 마르쿠트다.
마르쿠트는 휴대전화로 지도를 확인하면서, 케텔에게 곁눈질로 그렇게 말했다.
"뭐 그렇지만, 영입 건을 녀석한테 말해버리면 위험하니까."
그 소극적인 말에, 마르쿠트는 약간 눈썹을 찌푸렸다.
"...평소답지 않게 소극적이네요. 특급 마술사이니, 좀 더 당당해지는 게 어떠세요?"
"아니, 마르쿠트 양. 나인은 진짜 위험하다고. 섣불리 시비를 걸면 진짜로 후회하게 된다."
"리더가 그리 말씀하신다면, 저도 아무 말 않겠습니다만..."
"어~이."
마르쿠트의 말을 가로막은 것은, 2m는 될 장신의 여성. 붉은 머리카락을 휘날리고 있는 티파레트였다.
"어라, 누님. 어디고 갔다왔슴까?"
게브라의 물음에, 티파레트는 흐트러진 앞머리를 정돈하면서 대답한다.
"경찰한테 사토 소스케의 주거지를 묻고 왔어. 왠지 간단히 가르쳐주더라."
"좋아~ 잘했다, 티파레트."
이걸로 사토 소스케와의 접촉이 쉬워졌다. 이대로 잘만 되면, 오늘 안에 권유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케텔은 마음속으로 성공을 강하게 빌면서, 도착한 세 명과 함께 출발하려고 한 그때.
"저기, 사토 씨가 무슨 일인가요?"
돌아보자, 금발의 미소녀가 서 있었다. 서양 사람이었다.
이런 시골에 서양인?
그런 의문이 솟은 케텔이었지만, 그녀가 입은 감기용 마스크를 보고는 자연스레 대답을 찾아냈다.
'엘리제 폰 제켄돌프...'
본부에서 한두 번 본 정도였지만, 틀림없다.
"...리더, 이 아가씨 아심까."
작은 목소리로 묻는 게브라한테, 케텔은 귓속말로 대답했다.
"그래, 네코구미의 일원이다. 저런 외모여도 특급 마술사니까 방심하지 마라."
"알겠슴다."
케텔의 충고에, 게브라는 숨을 삼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저기 무슨 일인가요?"
"오, 미안하군.
아가씨, 무슨 볼일이라도?"
"아뇨, 아는 사람의 이름이 들려서.. 혹시 사토 씨를 찾고 계신가요?"
"아, 그건 잘못 들은 모양인데."
"어라? 그런가요?"
모른 체 하는 표정으로 대답하는 케텔을 보고, 엘리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확실히 사토 소스케라고 들렸는데요.."
"뭐, 착각은 누구든 하지. 자, 막대사탕 줄 테니 이제 가거라."
케텔은 짊어진 보스턴 백에서 사탕을 몇 개 꺼내서는, 엘리제의 작은 손바닥에 놓았다.
"가, 감사합니다...."
그러자 엘리제는 미묘한 얼굴로 인사를 하고는, 재빨리 그곳에서 떠나가고 말았다.
"엄청 수상쩍어하네요."
마르쿠트가 신중한 얼굴로 말하자, 케텔 또한 비슷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도 못한 해후에 동요를 느낀 세피로트 일행이었지만, 사토 소스케의 집에는 별 탈 없이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죄송하네요.
방금 전까지는 있었는데."
현관에서 대응해준 초로의 여성의 말에 따르면, 이미 차를 타고 집을 나간 뒤라고 한다.
아무래도 스쳐 지나간 모양이다.
"아마, 방금 지나간 차겠지."
티파레트의 말로는, 언덕을 올라오는 도중 그럴듯한 차가 있었다고 한다.
분명 이 외길에는 가옥이 이곳만 존재한다. 단정해도 문제없을 것이다.
"그거라면 아직 늦지 않겠군.
마르쿠트 양. 차는 갖고 올 수 있겠나?"
"네. 가볍게요."
"좋아, 나가봐."
"알겠습니다."
마르쿠트는 들은 대로, 스커트의 벨트에 장착된 몇몇 구슬을 꺼내 들었다.
핀볼 상즈의 구슬은 검고 가볍다.
마르쿠트는 그걸 알이라도 깨는 것처럼 검지와 엄지로 눌러서, 그대로 검은 구슬을 부쉈다.
직후, 작은 파열음과 함께 은색의 경차가 나타났다.
"그럼, 게브라. 운전 부탁한다."
"아, 죄송함다. 저 집에 면허증 두고 와서..."
"아니~ 뭐 하는 거야 너~"
"아, 됐어요, 리더. 제가 하겠요."
연하인 게블라를 놓아두고, 마르쿠트는 딱히 신경 쓰는 기색 없이 운전석에 올라탔다.
그리고 사토 소스케를 찾기를 10분 남짓.
진로가 단순했던 것이 다행이었을까. 적당히 길을 나아가 보자, 목적의 차량을 생각보다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
"있네요."
마르쿠트는 김샌다는 듯 중얼거렸고, 자연스러운 기색으로 사토 소스케가 탄 차의 뒤를 따랐다.
신호로 멈춘 덕분에, 찬찬히 차내를 관찰할 수 있었다.
"옆에 여자가 타고 있네요..."
눈을 의심하면서, 티파레트가 심드렁하게 중얼거렸다.
"혹시, 데이트라도 가는 걸까."
"아, 돌았다. 교외로 가는 모양임다."
"좋아, 마르쿠트 양. 이대로 사토 소스케를 쫓아."
"알겠습니다."
마르쿠트는 명령에 따라, 핸들을 오른쪽으로 돌렸다.
케텔은 앞에서 달리는 차의 뒤를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
"...문제는, 어디까지 들키지 않고 따라가느냐인데."
"왠지 갑자기 탐정처럼 되어버렸슴다."
"그래, 조금 두근거리는군. 난 이런 걸 좋아한다고."
"그거 진짜 동감함다.
그렇죠? 티파레트 누님?"
"앙?"
추적은 힘들 거라 생각했지만, 행락지에 갈 셈인지, 따라붙는 차가 생각보다 많아서 예상보다 손쉽게 사토 소스케를 미행할 수 있었다.
30분 정도 뒤를 쫓자, 조금 높은 산마루에 도착했다.
타겟이 등산로의 입구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서, 케텔 일행도 약간 늦게 차에서 나왔다.
"...등산임까."
눈앞에 주욱 늘어선 계단을 바라보며, 게브라가 중얼거렸다.
"도시락 같은 걸 갖고 갔으니 아마 그럴 거야."
"산에서 데이트라니 어떨 거 같슴까. 따분할 것 같슴다."
"그런 거 내가 알 리가 없잖아. 자, 우리도 따라가자."
티파레트는 게브라의 질문을 뿌리치고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추적을 재개했다.
이번에는 도보라서 스토킹이 전보다 어려울 거라 예상했지만, 다른 등산객도 많았기 때문에 사람들에 섞일 수 있었다.
문제는 오히려, 발견이 되느냐가 아닌 사토 소스케를 따라갈 수 있느냐였다.
사토 소스케와 그 동행자인 소녀.
이게 엄청나게 빠르다.
그보다 잘 보니 소녀가 더 빠르다.
마치 에스컬레이터라도 오르는 듯한 경쾌함이다.
평소에도 육체근로로 몸을 유지하는 자신들이 늦어진다는 이 상화에, 세피로트의 멤버들은 전율을 느꼈다.
어쨌든 그들은 막힘없는 기세로 빨리 산을 올라간다. 그것도 즐거워 보이는 미소로.
"저 여자, 진짜 빠르네..."
티파레트는 땀을 닦으면서, 가져온 병을 천천히 기울였다.
"등산에 익숙한 걸까."
"그런 모양이네요. 어쨌든 사람이 많으니 놓치지 않게 해야..."
그보다, 이럴 거였으면 그가 돌아올 때까지 대기하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마르쿠트는 그런 의문을 느끼면서도, 딱히 불만을 말하지 않고 묵묵히 산을 올랐다.
도중에 케텔이 넘어지거나 절벽에서 떨어질 뻔 하면서도 등산을 계속하기를 2시간.
거기서 겨우, 세피로트 일행은 중간 부분의 광장에 도착했다. 시냇물이 흐르는 조용한 분위기의 장소다.
분명히 2시간 만에 도착할만한 길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타겟을 놓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인가.
마르쿠트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면서, 깨닫지 못하게 멀리서 사토 소스케의 모습을 시야에 담았다.
아무래도 저쪽도 쉬는 모양인지, 돗자리를 깔고 적당히 앉아있다.
"점심식사인가요."
"그런 모양인데... 흠."
"............?"
거기서 문득, 마르쿠트는 티파레트의 기분이 나빠졌음을 깨달았다.
"티파레트 씨. 왜 그러세요?"
"마음에 안 들어."
"뭐가요?"
티파레트는 사토 소스케를 턱으로 가리키면서, 조용히 혀를 찼다.
"나이도 있는 남자가, 저런 여자아이를 데리고 놀다니."
아아.
결국, 나이 차가 나는 커플에 의구심을 품은 모양이다.
티파레트는 그런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확실히 대여섯 살 정도 나이차가 나는 걸로 보인다. 소녀 쪽도 성년이 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마르쿠트는 두 사람의 행동을 지켜보면서, 먼저 리더인 케텔의 의견을 묻기로 했다.
"리더, 어쩔까요?
말을 걸어볼까요?"
고개를 돌린 마르쿠트는, 케텔과 게브라가 개천에서 노는 모습을 시야에 담았다.
"에잇~"
"자, 그만, 그만하라고~"
"리더?"
"아, 미안. 왜?"
그제야 부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는지, 케텔은 맨발로 개천에서 돌아왔다.
"사토 소스케가 휴식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실래요?"
"뭐, 데이트 중이니까. 방해하면 미안한 조금만 더 상황을 볼까."
"뭐, 리더가 그리 말씀하신다면..."
보아하니 저쪽도 식사의 준비를 하고 있다. 확실히 방해하는 건 미안할지도.
일단 여기선 케텔의 명령에 따라, 사토 소스케한테 안 들킬 위치에서 감시를 계속.
지금까지에 비하면 비교적 온화한 시간이기는 했지만, 점심식사를 한 뒤에 1시간 정도가 지나도 그들은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계속 잡담하는 모양인지, 그 자리에서 움직이려들지 않는다.
그것을 조금 참을 수 없어진 티파레트는, 깊은 한숨을 지었다.
"왠지 계속 수다만 떠네.
리더, 아직 안 움직여?"
"그런 것보다 저쪽에서 두더지 찾았으니 같이 붙잡으러 가자고."
"넌 이제 돌아가."
그로부터 30분 정도가 지났을 무렵.
그때까지 계속 대화를 이어나가던 사토 소스케가, 갑자기 일어서더니 숲 쪽으로 걸어갔다.
"뭐야? 숲으로 돌아가는가?"
"아뇨,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어요.
아무래도 전화를 할 모양이네요."
그의 모습에서 그렇게 단정지은 마르쿠트가, 사람들에 뒤섞여 천천히 일어났다.
단독이 되었다.
다가가려면 지금이다.
그것은 케텔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마르쿠트가 일어선 것과 같은 타이밍에 행동을 재촉했다.
"좋아, 마르쿠트 양.
전화가 끝나는 대로 말을 걸어보게."
"네."
광장에 흩어져 있는 등산객을 가로지으면서, 사토 소스케가 나아간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간다.
그는 숲 속에서 누군가와 2,3분 정도 통화하고는, 원래의 장소로 발걸음을 돌렸다.
'좋아...'
이 이상 질질 끄는 건 좋지 않다. 슬슬 말을 걸 때다.
각오를 다지고, 마르쿠트가 수풀에서 나오려고 한 직후.
남자의 모습이 사라졌다.
"어?"
자연스레 당황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재확인을 위해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려고 목을 돌린 순간.
콱.
등 뒤에서 목을 붙잡혔다.
"뭐 하는 거냐 너."
싸늘한 어조에, 마르쿠트의 온몸에 단번에 긴장된다. 심장은 순식간에 가속되었고, 이마에서는 식은땀에 배어 나왔다.
"죄, 죄송해요... 미행하는 짓을 해서... 화, 화내셨나요?"
"아니, 화내지 않았는데."
이런.
완전히 화내고 있다.
아무래도 데이트에 방해꾼이 들어온 것에 기분이 상한 모양이다.
"잠깐 기다려주세요."
"왜?"
마르쿠트가 가녀린 목소리로 말하자, 사토 소스케는 언짢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전 당신한테 해를 끼칠 생각이 없어요."
"그럼 뭐하러 온 건데."
"권유요."
"뭐어?"
"당신을 권유하러 왔어요."
"아니,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는데. 혹시 종교 쪽?"
"조, 종교!? 무, 무례한!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무심코 발끈한 마르쿠트가, 소스케의 구속을 풀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는, 가슴에 손을 대며 씩씩하게 이름을 대었다.
"저는 세피로트 소속의 상1급 마술사!
코드네임 마르쿠트예요!"
"...너, 협회 사람이었냐?"
"네, 그래요."
왜 그런 사람이 자신에게 왔는가. 그런 소스케의 의문보다 먼저, 마르쿠트는 다시 재빨리 말했다.
"사토 소스케 씨. 당신의 명성은 전부터 듣고 있었어요. 그 실력을 봐서, 직접 권유하러 왔답니다. 우리 쪽에 들어올 생각은 없나요!?"
"돌아가."
"...................."
열의가 깃든 권유였지만, 한 마디로 거절당하고 말했다. 확실히 지금 것은 너무 억지스러웠나.
"물론 공짜는 아니에요.
월급 3억이 나와요."
"삼...!?
너 그걸 더 유의미하게 쓰지 그래..."
"당신한테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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