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63 사토 가의 식탁(3)2022년 08월 11일 13시 49분 3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564
혼미 속에서 눈을 떠보니, 어느 틈에 모포가 덮였음을 눈치챘다.
아무래도 잠들어버린 모양이다.
눈을 비비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어째선지 옆에 엘리제가 앉아있었다.
"엘리...제?"
:"오? 사토 씨. 일어나셨나요. 실례하고 있어요."
엘리제는 다소곳이 미소 지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얼레? 어째서, 너..."
난 분명 아피아와 대화하고 있던 느낌이 든다. 그런데 왜 엘리제가 내 집에.
아직 꿈속인가 착각해버릴 정도로, 이 상황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역에서 내려왔을 때, 제가 잘못해서 사토 씨의 짐을 갖고 와버렸거든요. 그래서 갖다 주러 왔어요."
"...아아, 그랬구나.
일부러 오다니 미안하게 됐어."
"아뇨.
이쪽이야말로 민폐를 끼쳤어요."
엘리제가 사과하는 것을 들으면서, 호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보니, 코즈미한테서 문자와 통화의 기록이 몇 건 와 있었다.
내용은 전부 엘리제가 말한 대로였는데, 마지막 문자에서는 '이제부터 집으로 갈게요.' 라고 적혀있었다.
실수했다.
아피아의 일로 머리가 꽉 차서 신경 쓰지 못했다.
"..........음?"
아니, 잠깐만.
엘리제가 여기 있다는 말은, 아피아가 사정을 듣고 나 대신 그 녀석이 집에 들여보내 줬다는 말인가?
그때였다.
부엌 쪽에서 뭔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 것은.
"아, 소우스케. 안녕."
돌아보니, 아피아가 싱긋 미소 지으면서 테이블의 한 좌석에 걸터앉아 있었다.
그 맞은편 자리에,
"으옷..."
뭔가가 있다.
뭔가가 있다고나 할까, 코즈미가 있다. 순간 사다코인줄 알았지만, 아슬아슬하게 코즈미였다.
"으..으, 으으으..."
고개를 숙인 코즈미한테서 저주 같은 것이 들려온다.
내가 잠든 사이에, 대체 뭐가...
"어, 어이 아피아..."
"아아, 네 손님이 와서, 일단 들여보내줬어."
"아니, 그건 이미 들었지만..."
곁눈질을 하자, 코즈미와 내 눈동자라 맞는다.
그대로 가만히 들여다보니, 전체적으로 나쁜 오오라가 방출되고 있다. 분하다는 듯이 오열하며, 왠지 지쳐버린 모습.
마치 최종회의 호세 멘도사. 혹은 트리플 크로스카운터를 당한 울프. 또는 감량 후의 카로스 리베라의 풍채도 약간 엿보인다.
그보다, 뭘까.
무서운데 저거.
악령과 빙의 합체라도 한 건가.
그때였다.
표정이 안 보이던 코즈미가, 무겁게 입을 연 것은.
"소 군. 일어났네요."
"어, 어어... 잘 왔어."
"네."
가능한 한 밝게 대답해보지만, 여전히 얼굴이 죽어있다.
"그, 뭐냐. 일단 천천히 차라도 마시고 가."
"아뇨, 그럴 수는 없어요."
코즈미는 불안정한 다리로 일어서다니, 그대로 현관 쪽으로 걸어갔다.
"뭐야, 돌아가는 거야?"
"네, 돌아갈게요."
"그래."
그럼, 바래다주자. 이미 늦었고.
그렇게 생각해서 외출 채비를 하려던 나였지만, 코즈미는 그런 것 신경도 안 쓴다는 듯, 재빨리 엘리제한테 말을 걸었다.
"에리쨩, 슬슬 돌아가요."
"이제 괜찮은가요?"
"네, 볼일은 끝냈으니,
오늘 밤은 햄버거예요."
"와아~"
엘리제는 미소 지으면서 일어나더니, 코즈미한테로 이동.
그대로 두 사람은 작별의 인사를 하고서 내 집에서 나가고 말았다.
말을 걸만한 분위기가 아니었다.
코즈미가 날 피하는 느낌이 든다. 어쨌든 대응이 매우 건조하다는 건 틀림없다.
그리고 유일하게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이번에는 나한테 잘못이 없다는 점이다.
조용해진 거실 속에서, 추궁하려는 듯 아피아에게 시선을 보냈다.
그러자 그녀는 약간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씁쓸히 웃었다.
"뭔가 했지?"
"음...조금 여러 일이 있어서, 약간 열받았을지도."
싸우기라도 했나?
아니, 이 녀석이?
말도 안 된다 그건.
그건 코즈미한테도 말할 수 있는 일이지만.
혹시, 사이가 틀어졌던 걸까.
"그리고 그 애, 나를 협회 사람이라고 의심하던 모양이라서."
"흐음."
...음?
어라?
이 녀석 왜 협회의 일을 알고 있어?
"너, 마법협회를 알고 있냐?"
"그것만이 아니라, 네가 네코구미에서 마술사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어."
그랬었구나.
여전히 그런 것은 잘해.
"뭐 그건 제쳐두고, 슬슬 밥 먹지 않겠나?"
"어? 어어..."
시계를 보니, 이미 7시가 지났다. 생각보다 시간이 지나있다.
이럴 거였으면, 엘리제와 코즈미한테 저녁식사라도 먹고 가게 하면 좋았는데.
"뭔가, 도울 일은 있어?"
"그럼, 식기를 놓아줄래?"
"오케이."
그렇게 해서.
재빨리 준비를 끝내고, 아피아의 요리를 대접받게 되었다.
따끈한 쌀밥, 감자조림, 버섯 요리, 고등어 회. 그리고 배추절임이 놓여있다.
뭐든 좋다고 말했더니, 묘하게 평범한 것이 올라왔다. 좀 더 이세계의 요리가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그럼, 잘 먹겠습니다."
"많이 먹어."
그럭저럭 배도 고파서, 재빨리 감자조림부터 손을 대었다.
난 이걸 만들면 크든 작든 감자가 딱딱했는데, 이건 젓가락이 쉽게 쪼개진다.
그대로 입에 옮긴다.
"아, 맛있어."
"그래? 다행이다."
오, 정말로 맛있어.
그냥 맛있다가 아니라, 맹렬하게 맛있어.
"그건 그렇고, 소우스케."
식사가 시작되어 조금 지났을 무렵.
내가 묵묵히 요리를 비워나가고 ㅇㅆ자, 갑자기 아피아가 말을 꺼냈다.
"왜 그래?"
"좋은 기회니까, 하나 제안이 있는데."
"뭔데, 제안이라니."
"응."
아피아는 여러 표정이 뒤섞인 표정으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하고 둘이서, 디 그리피아로 돌아가지 않을래?"
갑자기 나온 그 말에, 난 들고 있던 인삼을 떨어트렸다.
"어때? 네게는 나쁜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난 잠시 어안이 벙벙했지만, 지극히 태연한 태도로 대답했다.
"고맙지만, 사절할게."
"뭐? 왜?"
"아니, 나도 나대로 할 일이 있어서 말이야. 당분간은 독립할 수 있도록 힘내야 돼."
"그런 거야, 디 그리피아에서는 바로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쪽에서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
그렇게 주장하면서, 떨어트린 인삼을 입에 던져 넣는다.
"....헤에.... 그런 말도 하는구나. 전에는 계속 옆에 있어준다고 말했으면서?"
"아니, 그건..."
"[아피아의 미소를 되찾기 위해서라면, 난 뭐든 한다] 라고 말했던 주제에."
"어이 그만둬."
그건 흑역사니까 진짜로 부끄럽다. 오른팔의 봉인이 풀려도 모른다.
"뭐, 네 마음도 고맙긴 하지만..."
어떻게든 그녀의 기분을 달래려고 하기 전에, 아피아가 심술궂게 미소 지었다.
"농담이야. 네가 거절한다면, 난 아무 말도 안 해. 결정한 것은 너니까."
"뭐냐고, 묘하게 순순하기는."
이런 녀석이었던가?
더 끈기 있었던 느낌이 드는데.
"아니, 뭐. 처음부터 밑져야 본전이었으니까. 네게는 이쪽이 고향이기도 하고. 가족도 있지. 본인이 원하지 않는 한, 가볍게 이세계로 데려가진 않아."
그런 걸까.
"그리고, 나도 곧장 저쪽으로 돌아가야 하니까. 그 사이에는 다시 만나러 올게."
아피아의 그것은, 정말 후련하다는 표정이었다.
그 후의 대화는 별 것 없는 평범한 잡담이었다. 특히 일에 관한 불평을 여러 가지로 들었다.
태연을 가장했지만, 저 녀석도 나름대로 고생한 모양이다.
식사를 끝내고도 계속 잡담이 이어져서, 이렇게 있는 사이 어느 사이엔가 날짜가 바뀌었다.
침소에 관해서 말인데, 고민 끝에 안방에서 재우기로 했다.
아피아는 왠지 아쉬워하는 모양이었지만, 적어도 이 정도는 해주는 것이 도리라는 거겠지.
날이 밝고, 이튿날.
"그럼, 슬슬 간다. 신세 졌어."
"어, 조심히 돌아가라고."
왠지 일이 쌓였다는 모양인 아피아는, 이른 아침에 돌아가게 되었다. 아무래도 그녀 또한 바쁜 모양이다.
"아, 맞다."
아피아는 막 떠올른 것이 있는지, 돌렸던 발걸음을 되돌렸다.
"마지막으로 하나, 네게 묻고 싶은 일이 있어."
"뭔데?"
"네가 디 그리피아에서 돌아왔던 장소는, 어디야?"
돌아온, 장소?
왜 또 그런 질문을.
"혹시, 기억 안 나?"
"아니, 기억하고 있어."
분명 그곳은, 근처의 공원이었을 터. 그래, 예전에 코즈미와 자주 놀았던, 그리운 장소다.
"여기로 올라오는 도중에, 모래가 깔린 공원이 있었지? 그곳이었어."
"아아, 거기."
아피아는 손바닥을 탁 치면서 검지 손가락을 세웠다.
"그리고 또 하나. 이 부근에 말이야, 정령이 싫어하는 사람은 없어?"
"정령? 지구에는 없잖아."
"...아아, 그런가. 이쪽에서는 확실히 유령이었지.
어쨌든, 유령이 싫어하는 체질의 사람은 근처에 없어?"
뭐야 극.
듣도보도 못했다.
"짐작되는 건 없어. 그 녀석이 왜?"
"아니, 모른다면 됐어. 묘한 질문 해서 미안."
뭐야.
꽤 의미심장한 말투구나.
"그럼, 시간을 뺏어서 미안했어. 바이 바이, 소우스케. 또 머지않아 만나러 올 테니까."
"어."
손을 흔들면서, 점점 작아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끝까지 지켜보았다.
언덕 밑으로 내려갈 즈음에는, 노란 태양이 산 밑에서 고개를 드러내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펼쳐져 있다. 오늘은 좋은 날씨가 될 것 같다.
◇
"사토 씨. 그다음 어떻게 되었나요?"
네코구미의 사무소.
성인 멤버의 부재 탓에, 젊은이인 우리들만으로 전화를 받거나 하는 도중, 엘리제한테서 대뜸 나온 대사가 이것이었다.
"아피아? 그 녀석이라면 아침에 돌아갔어."
"이세계로요?"
"아니, 카메이도로 갔는데."
"어라라. 위대한 도민님이었나요."
그렇다고.
위대한 도민님이었다고 그 녀석. 그런데다 꽤 좋은 곳에 살고 있고. 여행으로 갈 기회가 있다면 들르도록 하자.
"네? 그럼, 뭔가요.
아무 일도 없었나요?"
"없다고."
"그런가요. 그거 다행이다."
묘한 말투여서, 무심코 눈썹을 찌푸렸다.
"다행이라니, 뭐가?"
"아뇨, 아피아 씨가 사토 씨의 집에서 잔다고 듣고, 코즈미 언니 어제부터 계속 저런 느낌이라서요."
가리킨 곳을 보니, 어두운 표정의 코즈미가 가만히 책상을 바라보고 있다.
"저도 어제는 분위기를 타버렸지만, 그 상태에서 더 나쁜 뉴스가 들어와서 더 심해졌어요. 그런 코즈미 언니는 보고 싶지 않아요."
"뭐, 근본이 성실한 애니까. 어제의 나는 저 녀석한테 가벼운 녀석으로 비쳤을지도 몰라. 코즈미는 그런 거 싫어하거든."
"아니,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닌데요."
그럼 뭘 말하려고 했던 걸까. 뭐 됐다.
"일단, 이대로는 안 되겠어. 뭔가 기분을 풀만한 계기가 있으면 좋겠는데..."
"아, 그럼, 데이트라도 권유해보면 어때요?"
"왜?"
"....왜냐뇨? 사토 씨의 머리에는 뇌수가 아니라 쌀밥이라도 들어있는 건가요?"
무슨 비유냐고.
"뭐 됐으니까, 가볍게 권해보면 어때요?
사토 씨의 태도에 따라서는 확실하게 기분이 풀릴 거라 생각해요."
"그러냐."
뭐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조언에 따라볼까. 요즘은 바빠서 코즈미와 놀지 못했으니.
일어나서, 코즈미에게 똑바로 걸어갔다. 그대로 태연을 가장해서, 가능한 한 밝은 목소리로 코즈미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코즈미."
"...네, 뭔가요?"
"나랑 등산하러 가자."
순간, 엘리제한테 배를 얻어맞았다.
퍽....하는 둔탁한 소리를 내며, 자그마한 주먹이 내 옆구리에 호쾌히 파고든다.
깜짝 놀랐다.
무슨 펀치를 날리는 거냐 이 녀석은.
"갑자기 뭐야 너..."
코즈미가 이상해하는 것을 보며, 엘리제의 귓가에서 그렇게 속삭인다. 하지만 엘리제는 내 말이야말로 어처구니없다는 듯, 눈가를 홱 들고 있다.
"그건 이쪽이 할 말이에요.
데이트를 신청하라고 말했잖아요. 그런데 왜 등산을 가자고 하는 거예요."
"아니, 저 녀석 마을에서 장보는 것보다는, 소풍에 데려가는 편을 더 기뻐해.
진짜로."
"네에...?"
엘리제는 사뭇 의아하다는 눈썹을 찌푸리더니, 코즈미를 곁눈질하며 말했다.
"하지만 언니, 자주 제 쇼핑에 어울려주지만 매번 즐거워했는데요?"
"쯧쯧. 녀석의 본업은 마운틴 걸이다."
확실히 장보기도 싫어하지는 않지만, 저 녀석은 아웃도어 파인 것이다. 낚시 같은 거 진짜 잘한다고 저 녀석.
마을의 잡화 속보다도, 산림욕을 하면서 강에서 노는 편을 좋아한다. 뭐, 내가 아웃도어 파로 만들었지만.
"음~"
그럼에도 엘리제는 납득하지 못한 모양이라서, 찌푸린 얼굴을 되돌리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등산용의 산이 멀잖아요. 어떻게 갈 셈인데요?"
"괜찮아. 나 운전면허 있으니까."
"하지만..."
"저기."
앗차, 너무 속닥거렸나. 지금까지 내버려 뒀던 코즈미가, 나와 엘리제 사이에 끼어들었다.
"등산...인가요? 갑자기 무슨 일이에요?"
"아니, 가끔은 놀러 갈까 싶어서 말이야."
"논다니, 저랑요?"
"어."
확실하게 말하자, 코즈미는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 숙였다.
"그, 그런...가요.":
"그래서, 어쩔래?"
"네? 아아....알겠어요. 네, 갈게요. 언제로 하죠?"
"이번 주 토요일은 어때?"
"괜찮네요. 모처럼이니 도시락도 싸 갖고 갈게요."
"앗싸~"
크게 손을 드려 기뻐하자, 코즈미도 기쁜지 미소 지었다. 아무래도 권유 자체는 싫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 후로 자세한 시간대와 장소를 정하고 나서,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엘리제한테 돌아갔다.
그대로 멍하니 서 있는 엘리제한테, 턱 하고 어깨를 쳐준다.
"어때? 맞지?"
"바보 같은..."
엘리제는 그렇게 말하더니, 그 후로 말하는 일은 없었다.
다시 대화 상대가 사라져서, 나도 가만히 소파에 걸터앉았다.
그보다 나인은 지금 뭐 하고 있는 걸까. 빨리 안 돌아오나.
마침 그런 생각을 하던 때였다. 현관 쪽에서, 투명한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모두~! 다녀왔어~!"
활기찬 목소리에 돌아보니, 나인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서 있었다.
나인만이 아니다.
아즈마 씨와 빅토르도 있다.
아무래도, 볼일이 끝난 모양이다.
"나인 씨!"
"오~ 에리."
오자마자, 가장 먼저 엘리제가 나인한테 뛰어간다.
나인은 달려온 엘리제를 양손으로 맞이하고는 강하게 안아줬다. 둘 다 키는 그다지 차이 나지 않지만.
"어서 오세요, 나인 씨."
"응, 착하지 착해. 제대로 조용히 있었니?"
"네!"
나 방금 전에 그 아이한테 배빵을 당했는데.
"시키가미 양, 어제는 에리를 맡겨서 죄송합니다. 뭔가 문제는 없었습니까?"
"아뇨, 전혀. 아즈마 씨야말로, 수고하셨어요."
아즈마 씨와 코즈미는 서로에게 인사를 나누었다.
빅토르는 그런 두 사람을 지나쳐서, 테이블에 짐을 내려놓고는 내쪽을 돌아보았다.
"집 보기를 맡겨 죄송했습니다. 차라도 한 잔 어떠신지?"
"아니, 됐어. 내가 준비할게."
"그런가요? 그럼, 대접 좀 받아볼까요."
빅토르를 앉히고서, 난 부엌으로 걸어갔다. 모처럼이니 인원 수의 컵을 준비했다.
"따끈한 차가 왔어요."
"오, 소스케 군 치고는 눈치 좋은걸."
치고는...
그 후 모두가 화기애애하게 오후를 보냈다.
몇 개월 전까지는 생각도 못했던 공간에 익숙해진 이 현상이, 나는 싫지는 않다.
이런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일상이 돌아온 기분에 젖어든다.
다시금 그렇게 생각하는 오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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