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65 들판에 피어난 꽃처럼(2)
    2022년 08월 12일 03시 14분 1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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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582 

     

     

     

     마르쿠트가 확실히 말하자, 사토 소스케는 약간 당혹해하는 표정으로 조용해졌다.

     

     "자아, 어떠신가요 사토 소스케 씨."

     "음..."

     "금액이 불만이시면, 더 올려드릴 수도 있어요. 과로를 강제하지 않는 것도 제대로 맹세할게요."

     일부러 노동의 내용을 불명확하게 한 것은, 마르쿠트 나름의 정보 은폐였다. 세피로트는 전투가 메인이지만, 그가 그걸 못마땅하게 생각할 가능성도 있다.

     

     "당신한테 결코 나쁜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저기 말야, 그런 문제가 아닌데..."

     하지만 사토 소스케가 결정을 내리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나, 마술 면허 없다고."

     

     "그런 일이야 잘 알고 있죠.

     마술면허는 나중에 어떻게든 돼요. 저희들은 당신이라는 인재를 원해요. 어쨌든..."

     여태까지 팍팍 밀어붙이던 마르쿠트였지만, 거기서 말을 뚝 그쳤다.

     

     이 이상 조건을 달려면, 리더의 허가가 필요하다. 그의 반응을 보아하니, 이 이상을 얘기해도 소용없을 것 같다.

     

     '그보다 이 남자, 왜 승낙을 안하지...'

     

     중요한 때 물러서는 것도 교섭술 중 하나다. 기회는 이번만이 아니다. 한번 물러나서 상황을 지켜보는 게 무난할지도.

     

     "...라고 해도, 대답은 바로 안 하셔도 돼요."

     

     마르쿠트는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더니, 가슴의 호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 들었다.

     

     그대로 볼펜으로 빈 페이지에 뭔가를 쓰고서, 그걸 찢어 소스케에게 내밀었다.

     

     "저희가 묵을 예정인 호텔을 써뒀어요. 만일 그럴 생각이 있으시면, 3일 후 오전 7시까지 205호실까지 와주세요."

     

     주소를 건넨 마르쿠트는, 재빨리 발걸음을 돌려 소스케에게 등을 보였다.

     

     "그리고, 이 일은 부디 비밀로, 오실 때도 단독으로 부탁해요. 어기면 이 이야기는 없는 일로 하겠어요."

     그걸 마지막으로, 마르쿠트는 강하게 한 걸음을 내디뎠다.

     

     남겨진 소스케는, 잘 모르는 채로 그녀의 작은 등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사토 소스케를 권유한 다음날의 일.

     

     국도 부근에 서 있는 작은 호텔. 케텔은 침대에 드러누워서는 따분한 표정으로 TV의 리모컨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마르쿠트 양, 그는 정말로 올까."

     

     아침부터의 인내는 그걸로 바닥났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약간 억지스러운 권유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네코구미에 대한 집착도 보였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뭐, 접촉 자체는 나쁘지 않았으니, 아마 오겠지요."

     

     그보다, 안 오면 큰일 난다. 이 건은 처음부터 마르쿠트가 제안한 것이니까.

     

     그때였다. 

     현관 쪽에서, 가벼운 벨소리가 들린 것은.

     

     

     '와, 왔다...!?'

     

     

     마르쿠트의 심장이 벌렁거렸다.

     

     다행이다.

     안 왔으면 엄청난 수치가 될 뻔했다.

     

     

     "손님이심까?"

     

     "사토 소스케 아닐까?"

     "리, 리더, 제가 나갈게요."

     

     침대에서 일어나서, 종종걸음으로 문까지 달려간다.

     

     그대로 희희낙락한 기색으로 문을 열자, 점퍼를 입은 백발의 미소녀가 서 있었다.

     

     "여어 아가씨.

     잠깐 나인 언니랑 얘기 좀 하자구."

     

     

     마르쿠트는 말없이 문을 닫았다.

     

     

     '어....뭐야 방금....'

     

     마르쿠트는 눈을 비비고서, 이마에 주먹을 대었다. 순간, 봐서는 안 될 것이 시야에 들어왔다.

     

     '...이상해.'

     

     조금 전의 광경을 되새길수록, 머리가 아파온다. 그보다 정말로 현기증이 났다.

     

     "얼레, 마르쿠트 양 왜 그래?"

     "히익!?"

     

     케텔의 가벼운 어조에, 마르쿠트의 어깨 근육이 수축되었다.

     

     "손님은?"

     

     "뭐, 뭔가 방을 잘못 찾아온 모양이라서.."

     그렇게 둘러댔지만, 곧장 두 번째의 초인종이 울려 퍼진다.

     

     그걸 들은 케텔이 의아한 얼굴로 손가락을 가리킨다.

     

     "울리고 있는데."

     

     "그게~ 취객 같아서..."

     

     "뭐야? 그거 몹쓸 녀석인데. 내가 직접 불만을 말해주지."

     "네에!? 자, 잠깐! 열면 안 돼요!!"

     

     무심코 파버린 묫자리에, 마르쿠트의 초조함은 더욱 가속된다. 리더는 나인을 만나고 싶지 않다고 말했었다.

     

     "아니 그래도 마르쿠트 양. 이런 것은 제대로 주의를 주는 편이."

     

     "그, 그거예요.

     열어도 되지만, 그 순간 죽창으로 찔려버린다고요?"

     

     "주, 주창을 갖고 있어...? 완전 불한당이잖아..."

     "어, 어쨌든!

     이것에 대해서는 제가ㅡㅡㅡ"

     

     다음 순간. 쾅.

     문이 큰 소리를 내며 삐걱거렸다.

     

     "어~이. 안 열면 폭파시킨다~?"

     

     문 너머로 들려온 대사에, 케텔은 눈썹을 찌푸렸다.

     

     "...여자? 그보다 이 목소리, 어딘가에서 들어본 듯한..."

     문이 날아간 것은, 그 직후의 일이었다.

     

     "앗."

     마르쿠트는 다행히 복도에 있어서 피해는 면했지만, 문의 정면에 서 있던 케텔은 멋지게 직격.

     

     그대로 날아간 문에 밀려가서, 케텔은 융단 위에 쓰러졌다.

     

     그리고 쓰러진 그가 상황을 인식하는 것보다 빨리, 현관 저편에서 백발의 소녀가 뛰어들어왔다.

     

     "앗......!?"

     시야에 들어오자마자, 케텔의 동공이 열렸다. 그와 대조적으로 백발의 소녀는 입가를 싱긋 비틀었다.

     

     "오랜만이라구...케텔라르크."

     "서, 선배...!? 어째서 여기에...!?"

     

     "어째서? 우리 애한테 찝쩍대놓고서, 잘도 그런 말을 하네?"

     

     쓰러진 케텔의 멱살을 움켜잡고서, 나인은 단번에 들어 올렸다.

     

     "잠깐, 그만둬! 옷이!

     내 옷이 늘어나버려!!"

     "코라도 맞고 싶어?"

     

     "코는 그만."

     

     게블라와 마르쿠트가 반쯤 거품을 물며 방관하던 그 광경을 말린 것은, 현관 가장자리에서 나타난 사토 소스케였다.

     

     "어이 나인. 갑자기 난폭한 짓은 좀 참아. 그보다 점원이 온다니까..."

     

     "됐어. 사전에 결계를 쳐놨다구. 뭐 그건 그렇고..."

     이대로 수직낙하식 브레인 버스터라도 선보여줄까. 그렇게 생각한 순간, 후방에서 놀란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뭐, 뭐야 이거~!?"

     경악의 목소리는 곧장 발걸음으로 바뀌었고, 몇 초 지나지 현관에 뛰어든 장신의 슬렌더한 여성이 나타났다.

     

     "리더! 왜 문이 부서져서..."

     외치는 것보다 빠르게, 장신의 여성과 나인의 시선이 부딪힌다.

     

     그러자 외치던 목소리는 점점 사그라들었고, 약간 낮은 톤으로, 확인하려는 듯이 말했다.

     

     "나인...?"

     

     "...티파니아. 너도 왔었구나."

     

     

     

     

     주전자에서 뜨거운 물을 부어서, 사전에 갖춰놓았던 녹차를 우린다.

     

     그걸 접시에 싣고 나른 게브라는 찻잔 중 하나를 나인의 앞에다 놓았다.

     

     "녹차임다."

     "그래."

     나인은 차를 한입 머금고는, 험악한 분위기로 눈에 힘을 주었다.

     

     "...그래서, 왜 소스케 군을 권유하려고 했어?"

     

     그 대사와 함께, 분위기가 팽팽해진다. 나인과 소스케의 맞은편에 앉아있던 케텔은, 겸연쩍은지 얼굴을 찌푸렸다.

     

     "...그게, 요즘 다아트의 자리가 비어버려서. 전력증강도 해보려고 그 사토 군을 영입할까 했지."

     

     "다아트...? 어, 뭐야? 요시히코 그만뒀어?"

     "응."

     케텔이 수긍하자, 나인은 어이없다는 듯 눈썹을 찡그렸다.

     

     "아니.... 그 아이를 놓치다니 바보냐구 너희들?"

     

     "아니 그, 그 녀석 본가가 농가라서..."

     "그렇다고 해서 우리 애한테 치근덕대지 마. 나한테서 보호권을 빼앗을 셈이었냐구?"

     

     묘하게 친숙한 기색을 이상하게 느꼈는지. 소스케는 케텔과 나인을 교대로 바라보면서 물어보았다.

     

     "뭐야, 아는 사이였어?"

     

     "학교 시절의 후배라구.

     내가 7계생일 때 입학했다구."

     

     "헐~"

     

     소스케는 무난하게 맞장구치면서, 눈에 힘을 주었다.

     

     그대로 케텔을 지긋이 바라보면서, 그의 외모를 토대로 나인이 몇 살인지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이름은 케텔라르크 세베. 이렇게 보여도 육가의 당주라구."

     

     "............세베라고?"

     

     소스케는 갑자기 관자놀이를 누르더니, 지금까지의 기억을 되새기며 확인했다.

     

     이미 잊고 만 육왕도 있지만, 옥왕의 정보는 아직 보존되어있다.

     

     그렇다면, 이 사람은 오르키스의...

     

     "그래서, 이 커다란 애가 티파니아. 태도에 비해서는 잘 돌보는 상냥한 녀석이라구."

     "커다랗다고 하지 마. 그보다 본명 그만둬."

     티파니아라고 불린 여성은 언짢은 듯이 콧김을 내뿜었다.

     

     코스케는 갑자기 나온 본명이라는 단어에 의문을 느꼈지만, 나인의 말은 계속되었다.

     

     나인이 다음으로 가리킨 사람은, 검고 긴 머리의 작은 여성. 앞머리를 눈썹 부근에서 자른, 성실해 보이는 외모의 여자였다.

     

     "너는....으음, 분명 마르타쨩?"

     "...어떻게 제 이름을 아세요?"

     

     "뭐, 그건 나중에."

     나인은 마지막으로 게브라에게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여태까지는 달변이었던 나인은, 갑자기 입을 닫고는 이상하다는 듯 얼굴을 찡그렸다.

     

     "...모르는 얼굴이네. 누구야 이 사람은?"

     

     나인이 케텔한테 물어보자, 그에 대답하려는지 게브라가 자발적으로 소개를 시작했다.

     

     "저는 세피로트의 신참임다. 리더와는 약간 인연이 있어서, 2년 정도전에 가입했슴다."

     "흐음...'

     

     뭔가 걸리는 것이라도 있나.

     

     수상쩍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뜬 나인이었지만, 그걸 마음에 담아둘 생각도 없었는지, 곧장 그에게서 시선을 떼고는 다시 케텔을 바라보았다.

     

     "....뭐 좋아. 케텔라르크, 이번에 온 것은 이들 뿐이야?"

     

     "다른 녀석들은 [어차피 올 사람은 온다]라고 말해서.'

     "그 딱할 정도의 단결력은 뭐냐구."

     나인은 어이가 없다는 듯 한숨을 짓고서, 검지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빙글빙글 말았다.

     

     "...뭐, 그건 됐어.

     주제를 되돌리자구."

     그제야 처음으로, 나인은 케텔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어쨌든, 영입 같은 이야기는 리더인 나를 통하지 않으면 안 돼. 이건 신뢰의 문제야."

     "...으, 으음."

     "그런 이유로, 다음에 이 애한테 손대면

     네 코를 뭉개 준다. 알겠지?"

     "...알겠다. 그리고, 실례되는 짓을 해서 미안했다. 이번에는 순순히 철수하도록 하지."

     "그래."

     순순히 사과하는 케텔에게 화도 많이 풀렸는지, 나인은 입가를 들어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소스케 군. 빨리 돌아..."

     하지만, 그 다음에 말이 나오는 일은 없었다.

     

     소스케한테 퇴실을 재촉하기 직전. 그 순간, 나인은 뭔가 깨달았다는 듯 눈썹을 찌푸렸다.

     

     "아니, 잠깐..."

     "왜 그래, 선배?"

     갑작스런 반응을 이상하게 생각했는지, 케텔이 말을 걸어봤지만 나인한테 반응은 없었다.

     

     그 침묵이 몇 초 이어지고서, 나인은 이제야 고개를 들었다.

     

     "저기, 케텔라르크.

     분명, 다아트는 임시 조원의 자리였지?"

     

     "...음? 그랬지. 기본적으로는 손님으로 맞이하고 있어. 우리 쪽에서 처리하지 못한 일을 맡아주는 역할이다."

     

     "......그래."

     나인은 그대로 한참을 생각한 뒤에, 진지한 표정으로 케텔을 돌아보았다.

     

     "저기, 하나 제안이 있는데."

     

     

     

     

     호텔에서 나오자, 이미 저녁노을이 길을 비추고 있었다.

     

     "정말 승낙해도 괜찮았어?"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 소스케가 품고 있던 의문은 그것이었다.

     

     조금 전의 영입 건.

     놀랍게도 나인은, 케텔의 신청을 허락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 사실에, 소스케는 동요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만큼이나 날뛰었던 나인이, 손쉽게 태도를 바꾼 것이다.

     

     물론 완전히 소속시킨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나인이 제시한 제약은 꽤 애매한 것이어서, 정식 계약을 맺지는 않았다.

     

     나인의 변덕으로, 다아트의 자리에 소스케를 빌려준다는 명목으로 구두약속을 교환했을 뿐이다.

     

     그래서 보호권 등의 제반 권리는 일절 세피로트한테 양도하지 않았다.

     

     그때 나인과 케텔 사이에서 뭔가 교섭이 있었던 모양이지만, 소스케한테는 가르쳐주지 않았다.

     

     상대편도 그건 마찬가지 같아서, 케텔 이외에 대화 내용을 아는 자는 없었다. 아무래도 완전히 두 사람 사이에서만 결정한 모양이다.

     

     케텔이 뭔가 얼굴을 찌푸린 것을 보면, 평등한 것은 아닌 것 같았지만....

     

     "....뭐, 멋대로 영입하려고 온 것은 기분 나쁘지만, 이런 연줄은 꽤 중요하다구."

     "....그래?"

     "응. 특히 네 경우에는 더욱.

     기반이 위험한 네가, 육가와의 연줄이 생기는 건 확실히 말해서 좋아. 나만의 힘으로는 지켜낼 수 없는 경우도 있다구."

     

     그런 걸까.

     확실히 소스케는 입장상 네코구미의 도움을 받고 있는 상태이기는 하다.

     

     "뭐, 그 녀석은 바보지만 부하를 잘 챙겨주니, 큰 손해는 없을 거라 생각해. 적어도 마구 이용하지는 않을 거라구."

     "아니, 그건 걱정하지 않아."

     "......뭐?"

     

     예상 밖의 대답에, 나인은 무심코 당황하는 말을 흘렸다. 방금 전부터 묘하게 언짢은 얼굴이었는데, 아무래도 나인과는 다른 일로 고민하는 모양이다.

     

     "그럼, 뭐가 불만인데?"

     "아니. 이런 상태면, 정말로 마술사에서 발을 뺄 수 없겠다 싶어서."

     소스케의 고민은 바로 그 점에 있었다.

     

     한편 나인은, 약간 재미없다는 얼굴로 입가를 다물었다.

     

     "소스케 군은, 그렇게나 원래의 생활이 그리운 거냐구?"

     "....무슨 의미인데?"

     

     "마술사로서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는 생각해. 생활도 안정되었구."

     기본적으로, 2급 마술사의 자격을 얻는 것만으로도 일반인이 보기에는 충분히 부유층으로서의 생활을 보낼 수 있다.

     

     "...너만 괜찮다면, 1급의 자격을 얻은 뒤에도 우리 쪽에서 돌봐줘도 되는데."

     "아니, 그건 아냐."

     하지만 그럼에도, 소스케는 확실히 거절했다.

     

     "...어째서?"

     "아니, 단순히 위험한 일이 싫어. 오니가시마에서도 죽을뻔했고."

     그렇게 말하자, 나인은 반론할 수가 없었다. 확실히 소스케는 오니가시마에서 한번 빈사상태까지 갔던 것이다.

     

     "그리고, 약속한 게 있어."

     "...약속?"

     "그래. 이건 어떤 신부와의 약속인데.

     돈벌이를 위해... 다시 말해, 장사를 위해 마술을 쓰지 말라고 들었거든."

     "호오..."

     처음 듣는다고 생각하면서도, 나인은 당분간 경청을 유지했다.

     

     "이 생각 자체를 내가 긍정하는 건 아니지만, 도무지 깨트릴 기분이 안 들어서 말이야. 그 후로는 이기적인 이유로 마술을 쓰는 건, 최대한 피하고 있어."

     

     소스케는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인 뒤,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특히 이 세계는 마술을 쓰는 사람이 너무 적어. 그런 일로 성공해도 왠지 편법 같아서 뒷맛이 안 좋다고."

     나인으로서는, 약간 귀가 따가운 이야기였다. 이 체제를 만든 것이 원로원이기는 해도, 확실히 그의 말대로다.

     

     그건 그렇고.

     설마,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줄은.

     

     "...훗."

     그것이 조금 우스워서, 나인은 산들바람처럼 미소를 흘렸다.

     

     "뭐냐고. 뭔가 재밌는 말이었어?"

     

     "아니, 소스케 군과 정반대의 말을 했던 녀석이, 지인 중에 있어서."

     나인은 약간 아련한 눈길로 석양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다.

     

     "네가 아는 대로, 마술사는 마술의 사용법을 일반인한테 은닉할 의무가 있어. 그건 협회가 기술을 독점하기 위해 깔아 둔, 정말 독선적인 법률 중 하나라구."

     만일 마술이라는 개념이 좀 더 알려지고 자유롭게 발전되었다면, 인간은 더욱 풍족해졌음이 틀림없다.

     

     그걸 저지한 것은, 다음 아닌 최초의 얍삽한 마술사들이었다.

     

     "...앞으로 1년만 있으면, 넌 1급의 자격을 얻을 거라 생각해. 그럼 자유롭게 될 터."

     나인은 갑자기 말을 끊더니, 소스케를 돌아보고 싱긋 미소 지었다.

     

     "그러니 그때까지는 잘 부탁해."

     "그래."

     소스케가 제대로 수긍한 것을 확인하자, 나인은 왠지 만족한 얼굴로 다시 정면으로 시선을 되돌렸다.

     

     그때 석양이 지평선으로 저무는 것을 바라보면서, 어떤 제안을 하였다.

     

     "왠지 늦어졌네. 좋아, 오늘은 이 누나가 밥을 사주겠다구."

     "괜찮겠어?"

     "고럼."

     "평소답지 않게 통이 큰데?"

     

     "어머나~ 부하한테 밥 사 주는 건 어른의 소양이란다. 자, 초밥 사줄 테니 따라오라구."

     "저, 정말?"

     "응."

     "좋아~ 오늘은 진심으로 먹는다~"

     

     수다를 떨면서, 두 사람은 천천히 길을 걸어간다.

     

     소스케가 네코구미를 탈퇴한 것은, 그로부터 2주일 후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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