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62 사토 가의 식탁(2)
    2022년 08월 11일 07시 47분 5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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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556 

     

     

     

     ".................."

     ".................."

     

     ".................."

     

     순간, 시간이 멎었다고 착각할 정도로 조용해졌다.

     

     아피아는 약간 놀라면서, 두 사람의 얼굴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금발 소녀는 정말 이상해하는 얼굴이다.

     

     이쪽은 괜찮지만, 또 한쪽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동요하고 있다.

     

     검은 머리의 여성(아마 자신과 비슷한 연령)은, 입을 뻐끔거리고 눈썹을 위로 치켜들면서, 커다란 눈을 동그랗게 만들며 놀라고 있다.

     

     "어라, 집, 틀렸나...? 아니...하지만. ...어...? 음, 저, 저기..."

     

     뭔가 한방 먹은 듯한 모습.

     

     "아~....저기, 너희들은... 소우스케의 친구들, 맞나?"

     "아, 네, 그, 그런데요... 저기, 당신은?"

     

     "아아, 나는..."

     거기서 문득, 말문이 막혔다.

     자신과 그의 관계를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까.

     

     '음?'

     

     아피아가 어떻게 이 자리를 수습할지 생각하고 있자, 문득 어떤 일을 깨달았다.

     

     흑발의 여성의 옆에서 서 있는 소녀. 이 금발... 어딘가에서 본 기억이...

     

     "앗...! 너, 혹시 엘리제 폰 제켄돌프?"

     

     "?...네. 저는 그야말로 쌩쌩한 현역인 제켄돌프가 맞는데요... 어째서 이름을 아세요? 어딘가에서 만난 적이 있었나요?"

     

     "아니, 넌 유명하잖아. 듣기로는 최연소의 특급 마술사라던데."

     그 말을 한 순간.

     여태까지 동요하고 있던 코즈미의 얼굴에, 결계심이 떠올랐다.

     

     "...설마, 협회 분인가요? 이제 와서 소 군한테 무슨 볼일이..."

     "아니, 협회에는 소속되지 않았어. 더 말하자면, 마술사가 생업인 것도 아니고."

     "...그럼, 왜 그 일을."

     코즈미의 추궁에, 아피아는 곤란하다는 듯 머리를 긁었다. 그대로 몇 초 생각하다가, 갑자기 얼굴을 들었다.

     

     "뭐, 서 있는 것도 뭣하네.

     일단 들어와."

     

     

     

     거실로 나온 두 사람의 시야에 먼저 들어온 것은, 소파에서 조용히 잠든 사토 소스케의 모습이었다.

     

     "어라, 사토 씨 자고 있네요."

     "그래, 방금 잠들고 말았거든. 뭣하면, 깨울까?"

     "아뇨, 그러실 것 까지야."

     "그래?"

     

     엘리제의 어린이 치고는 정중한 말투가, 아피아는 왠지 재밌어서 미소 지었다.

     

     "뭐, 부외자인 내가 말하는 것도 뭣하지만, 적당히 쉬다 가."

     실례가 없도록 대하면서도, 아피아는 놓치지 않았다.

     

     코즈미가 남몰래 마술로 소스케의 몸에 이상이 없나 조사하고 있던 것을.

     

     '경계해버렸나...'

     

     아마 약을 타지는 않았나의 확인으로 보인다. 협회라는 것들은 그에게 심한 짓을 했었다보다.

     

     뭐, 오해는 지금부터 천천히 풀면 된다.

     

     "음, 서로 첫 대면이니, 일단 자기소개라도 해보자."

     아피아는 가능한 한 부드러운 어조로 말하면서, 두 사람의 손님보다 나중에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가장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엘리제였다.

     

     "엘리제 폰 제켄돌프예요. 잘 부탁드려요."

     "응, 잘 부탁해."

     "시키가미 코즈미예요. 잘 부탁합니다."

     "이쪽이야말로, 잘 부탁해."

     

     정중한 인사들에, 아피아 또한 가능한 한 부드러운 어조로 대답했다.

     이렇게 상대의 안색을 살피는 것도, 아피아로서는 귀중한 경험이다.

     

     "저기...그래서, 당신은? 협회 사람은, 아닌 거죠?"

     코즈미가 말을 꺼내자, 아피아는 신중한 얼굴로 침묵했다.

     

     어떻게 대답해야 하나.

     역시 거짓말이 무난한가.

     

     .......................아니.

     

     "뭐, 숨길 필요는 없으니 솔직히 전달하지. 난 이세계인이다. 이름은 아피아.

     [디 그리피아]라는 세계에서 지구로 왔어."

     

     순간, 찬물을 끼얹은 듯이 조용해졌다.

     

     코즈미의 이마에, 한줄기의 식은땀이 천천히 흘렀다.

     눈앞의 여성의 말이, 무겁게 짓누르는 것처럼 움직임을 빼앗았다.

     

     "무슨 말씀이세요?"

     

     곧장 질문을 던진 자는 엘리제였다.

     

     "뭐, 우주인 같은 거야."

     "우, 우주인!"

     

     눈을 반짝거리면서, 몸을 앞으로 기울인다.

     그 과도한 반응에, 이번에는 아피아 쪽이 당황하고 말았다.

     

     "그, 그럼! 아피아 씨는 UFO로 온 거네요!?"

     "유, UFO라니..."

     엘리제의 질문에, 아피아는 참지 못하고 미소를 흘렸다.

     

     "후후... 아쉽지만, 그렇게까지 우리 쪽 과학문명은 발전하지 않아서 말이야. 난 마술로 어떻게든 신역을 넘어왔어."

     "....신역?"

     

     들어본 일이 없는 단어에, 코즈미가 자연스레 되물었다.

     

     "신역이란 것은, 이세계 사이에 펼쳐진 허무공간을 말해. 세계를 별로, 신역은 우주로 바꿔서 생각해도 상관없어."

     그것은, 코즈미가 전혀 모르는 이론이었다. 그녀에게 있어 이세계란, 패러렐 월드의 친척 같은 것이었으니까.

     

     "....그렇게는 말해도, 이쪽의 마술사는 이세계 관련의 이야기는 믿지 않았었지?"

     마음을 읽은 듯한 말투에, 코즈미가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

     거기서 문득, 코즈미의 뇌리에 어떤 가능성이 떠올랐다. 그보다도 깨닫는 게 너무 늦었다.

     

     "아피아 씨. 당신 혹시, 소 군이 말했던 동료 중.... 그래, 분명 대단한 소환술사..."

     아피아는 약간 눈을 부릅뜨더니, 이윽고 다시 여유 있는 미소를 지었다.

     

     "과연, 어느 정도의 사정은 알고 있는가."

     그럼 이야기가 빠르다.

     조금 정도라면 계단을 건너뛰어도 상관없겠지.

     

     "그래, 네가 말한 대로, 나는 예전에 이세계에서 소스케의 전우로서 활동했었던, 아피아 디 그리피아라고 한다."

     그 대사에 반응한 자는, 코즈미가 아닌 엘리제 쪽이었다.

     

     ".......어? 사토 씨도 우주인이었나요? 설마 했지만..."

     

     "아니, 소우스케는 진짜 지구인이야. ...그가 이쪽에 있던 것은, 디 그리피아의 제멋대로인 이유에 불과해."

     그때, 계속 담담했던 아피아의 얼굴에는 처음으로 그늘 같은 감정이 드리워졌다.

     

     코즈미는 이것에서 묘한 위화감을 느껴서, 무의식적으로 아피아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지금 여기서, 정말 물어봐야만 하는 일이 있었던 것이다.

     

     "그럼 당신이, 5년 전 소 군을 데려간 건가요?"

     정신을 차려보니, 코즈미는 일어나 있었다. 분노인지 원망인지.

     아니면 어느 쪽도 아닌지.

     

     평소의 코즈미한테서는 볼 수 없는 험악한 표정을 목격하고, 엘리제는 무심코 숨을 삼켰다.

     

     "어떤가요? 아피아 씨."

     "....그렇게 생각해도, 상관없어."

     "왜, 그런 짓을?"

     "당시, 이쪽의 세계에는 마왕이라는 녀석의 침략으로 멸망의 위기였어. 상황을 타개하려면, 꼭 그의 힘이 필요했거든."

     "...그거, 정말로 소 군이 아니면 안 되었나요?"

     "...차원소환술식은 여러 가지로 제한이 있어서 말이야. 신역을 뛰어넘을 때의 영향으로, 너무 무거운 물질은 부를 수 없어. 그래서 소환되는 자는 필연적으로 어린이로 한정돼."

     아피아는 "그리고." 라고 덧붙이고는,

     

     "지구 전체에서 가장 유망해 보이는 신살자가, 그 밖에 없었다."

     "...신살자?"

     

     "우리 세계에서는, 공간간섭술식을 사용하는 자를 그리 부르고 있지."

     

     "...........?"

     

     그럼에도 코즈미의 의문은 해소되지 않았다. 엘리제도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는 얼굴을 하고 있다.

     

     이것은 아피아로서도 의외였는지, 턱에 손을 대며 생각하는 몸짓을 보인 뒤 다시 정면을 바라보았다.

     

     "음, 뭐라 설명해야 좋으려나... 마술이란 것은, 대개 자연법칙에 따라 행사되는 것이라는 건, 너희들도 알고 있지?"

     그 질문에, 두 사람은 말없이 수긍했다. 아피아가 말한 대로, 마술이란 자연현상의 연장선이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자연계의 법칙에 속박되지 않고 있을 수 없는 현상을 일으키는 기적이 존재해.

     그것이 바로 공간간섭이야."

     

     아피아는 막힘없이 이어나갔다.

     

     "공간간섭이란 것은, 그 이름대로 공간 자체에 간섭하는 마술을 말해 평범한 마술과는 다르게, 체질에 따라 제각기 발현하는 능력에 차이가 있어서 말이지. 그런 의미로는, 마술이라기보다 일종의 경지라고 말하는 편이 좋을지도 몰라."

     코즈미가 뭔가 질문할 틈도 없이, 아피아는 바로 설명을 계속했다.

     

     "그래서 한 마디로 공간간섭이라고는 해도, 효과는 제각각.

     간섭 방법이 절단이라면 대상을 [공간]채로 [절단]해서 뭐든 자르고, 고정이라면 마법 장벽으로 [공간]을 [고정]시켜서 운석도 막아낼 수 있어. 뭐 다시 말해서 법칙을 무시하고 뭐든 가능하다는 거야."

     이야기를 들은 엘리제는 "하아~" 하면서 감탄한 듯한 한숨을 지으며, 아피아를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그런 대단한 마술도 있었네요, 전 처음 알았어요."
     

     "아니, 이건 너희들한테 그리 무관계한 이야기도 아냐. 소스케 이외에도 공간 간섭을 쓰는 사람은, 너희들의 근처에도 제대로 있거든."

     고개를 갸웃거리는 엘리제를 보고, 아피아는 조금 뜸을 들인 뒤에 천천히 말을 이어나갔다.

     

     "마법협회에, 천위 마술사라는 게 있지? 그들이 그래."

     밝혀지는 사실에, 엘리제는 "오오."라며 크게 놀랐다.

     

     "그럼 그럼, 나인 씨도 그 공간 매직이라는 걸 쓰는 거네요?"

     

     "그래. 나인 바스필드도, 틀림없는 신살자일 터. 하지만 그녀가 어떤 능력을 쓰는지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거기까지 말하자 약간 지쳤는지, 아피아는 수중의 찻잔을 손에 들고는 그대로 입술을 축인 뒤, 다시 설명을 이어나갔다.

     

     "마법협회는 고대로부터 공간에 간섭할 수 있는 마술사를 육문이라 칭하는 모양이지만... 너희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여러 가지로 정보가 조작된 모양이네."

     그 숨겨진 정보를, 왜 그렇게 잘 아는가.

     

     정말로 내부 사정을 알고 있다면, 정말 알아두고 싶은 일이 있다.

     

     코즈미는 약간 각오를 다지고, 아피아한테 어느 질문을 던졌다.

     

     "아피아 씨. 협회는 왜 이세계의 존재를 그렇게까지 부정하고 있나요?"

     "음....  내 나름대로 조사해보니, 협회는 이세계에 흥미를 가지는 것 자체가 자기들한테 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더라."

     "...왜요?"

     "거기까지는 몰라."

     

     ....정말로 모르는 걸까. 뭔가를 빼놓고 있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그걸 추궁한다 해서 아피아가 질문에 대답할 일은 없겠을 것이다.

     

     "그런데, 시키가미 씨.'

     갑자기 불린 이름에, 코즈미는 고개를 들었다.

     

     "아, 네, 무슨 일인가요?"

     

     "소우스케가 돌아왔을 때의 일은 기억하고 있어?"

     그 물음에, 코즈미는 말없이 수긍했다.

     

     "그건 우리들한테도 예상 밖의 일이었지. 디 그리파에서는, 현재 그가 실종자와 비슷한 취급으로 되어있거든."

     

     "그럼, 아피아 씨가 여기 있는 것은...."

     "그래. 난 갑자기 사라진 소우스케를 찾기 위해 이쪽 세계로 건너온 거야."

     

     거기서 일단 말하고 싶은 일은 다 말했는지, 아피아는 말을 끊었다.

     

     "따로 묻고 싶은 일은 있어?"

     

     "네!"

     기세 좋게 손을 드는 엘리제였다. 왠지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음, 뭔가 엘리제 양."

     "아피아 씨는, 사토 씨의 여친인가요?"

     

     "....뭐?"

     허를 찔린 것처럼, 아피아는 갑자기 얼굴을 붉혔다. 그건 코즈미도 마찬가지여서, 갑자기 몸을 긴장시켰다.

     

     "아, 아하하하...

     음~ 어떨지..."

     아피아는 약간 곤란하다는 기색으로 앞머리를 매만지면서, 이윽고 득의양양한 얼굴로 대답했다.

     

     "....뭐, 나름 사이는 좋았지."

     

     "그럼 ABC로 말해서, 어디까지 갔나요?"

     "Z."

     "대, 대단해~!"

     

     엘리제는 얼굴을 붉혔고, 이윽고 흥분하여 외치면서 아피아를 선망의 눈길로 바라보았다.

     

     "Z라니! 그, 그건 구체적으로 어떤 사이라는 거죠!?"

     "그거야, 뭐.

     소우스케의 옆에 선 것만으로도 내 성씨가

     사토가 될 수준."

     "캬~! 이세계인 대단해~!"

     

     엘리제는 거듭 아피아한테 질문을 연발했다.

     

     "그 그럼! 이제 사토 씨랑 어른의 만남을 갖고 있다는 거네요!? 그렇죠!?"

     

     "뭐?"

     

     

     순간.

     그때까지 자랑스러워하던 아피아의 표정이, 온도가 싸늘해지며 진지한 것으로 돌아갔다.

     

     그대로 무표정한 얼굴을 하며, 아피아는 입가에 살짝 손바닥을 대었다.

     

     "아...응, 뭐. 여러 가지로."

     "히이이이이이...! 무서운 아가씨구마...!"

     아피아의 겸연쩍어하는 대답에도, 엘리제의 반응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평균보다도 조금 더 순수한 걸까.

     

     하지만, 당연히 문맥의 위화감을 눈치채는 자도 있어서.

     

     "자, 잠깐 아피아 씨!"

     

     갑자기 참견한 자는, 조금 전까지 계속 듣고만 있던 코즈미였다.

     

     코즈미는 엘리제를 감싸려는 손을 뻗으며, 동요하는 눈동자를 아피아한테 향했다.

     

     "저, 적당한 말로 에리쨩한테 묘한 이야기를 하지 마세요!"

     

     코즈미의 약간 고압적인 말에, 아피아는 얼굴을 찡그렸다.

     

     "...적당하다니 무슨. 그와의 교우관계를 네게 자세히 말해줄 의리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그건, 그렇지만..."

     "...그보다, 넌 소우스케와 어떤 관계인데? 그 모습을 보면, 단순한 동료인 것도 아닌 것 같고."

     

     아피아의 질문에, 오히려 코즈미 쪽이 대답에 궁색해졌다.

     

     "소, 소꿉친구...예요.

     어린 시절부터 알던 사이예요."

     그 대답에, 아피아는 코웃음 쳤다.

     

     "뭐야. 단순한 소꿉친구잖아."

     "아닛...!?"

     코즈미의 뇌리에서 어떤 감정에 불이 붙었다.

     

     "그, 그런 말투, 너무 하잖아요!?"

     

     "...스스로 말해놓고서, 이상하게 흥분했잖아. 내가 말하는 것도 뭣하지만, 자기만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아. 소꿉친구 양."

     

     아피아의 무시하는 듯한 발언이, 코즈미의 분노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그, 그건 이쪽이 할 말이에요! 가만히 듣자 하니, 소 군을 마치 자기 남친인 것처럼...!"

     

     "어머나~ 친한 것은 사실이니 어쩔 수 없잖아."

     

     "그렇다 해서, 있지도 않은 사실까지 만들지 마세요!"

     

     완전히 공격태세인 코즈미와, 싸늘하게 대하는 아피아.

     

     "그, 그보다 당신 뭔가요!? 대체 무슨 이유로 소 군의 집에서 에이프런을 입고 있는 건가요!?"

     

     "그한테 부탁받았거든.

     저녁식사 만들어달라더라."

     

     "저....!?"

     둔기로 얻어맞은 듯한 충격이, 코즈미의 머리를 강타한다.

     이걸 기회로 판단한 아피아가, 놓치지 않고 추격타를 날린다.

     

     "덧붙이자면, 난 오늘이 집에서 잘 거야."

     "네.......!?"

     

     "그것도 소스케랑 둘이서."

     "!!?"

     그 사실만은 확실히 충격이 지나쳤는지, 코즈미는 떨리는 다리로 휘청거리면서 물러서더니 분홍색 입술을 양손으로 가렸다.

     

     "아, 안 돼요.... 그, 그런 거... 외박이나 똑같잖아요... 부, 불순해요! 안 돼요...!"

     "딱히 네게 허락받지 않아도 되는데? 소우스케는 이미 허락했으니까."

     조용해지는 거실.

     새파란 표정이 되어버린 코즈미를 바라보면서, 아피아는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손을 쳤다.

     

     "그리고 난 소우스케의 알몸을 본 적도 있지."

     마무리 일격을 받고서, 코즈미는 완전히 침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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