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66 졸업생 기립(1)
    2022년 08월 12일 08시 01분 0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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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591 

     

     

     

     세피로트의 건으로부터 며칠 뒤.

     

     

     요즘, 사사미네 양의 상태가 이상하다.

     뭐가 이상하냐고 하면,

     왠지 멍하니 있는 일이 늘어난 느낌이 든다.

     처음에는 착각인 줄 알았지만, 요즘은 눈에 띄게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뚜렷한 예라면, 휴게실에서 한 마디도 없이 휴식시간이 지날 때까지 계속 앉아있다는 점이랄까.

     그건 정말로 구급차를 부를 뻔했다.

     

     평소에는 꽤 빠릿하게 움직이던 사사미네 양이었지만, 가끔 고열이라도 난 것처럼 몽롱한 눈동자를 할 때가 있다.

     

     알바 중인데도 그렇다.

     아마, 사생활에서도 그럴 것이다.

     

     

     분명히 이상하다.

     

     

     그 의구심은 구마가야 점장도 마찬가지인 모양인지, 사사미네 양을 매우 걱정하고 있었다.

     

     "...오."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내 휴식시간이 끝났다.

     캔커피를 단번에 들이켜고는 쓰레기통에 던져 넣고서, 목을 풀면서 바깥으로 이어지는 문을 열었다.

     

     그 도중에, 문득 휴게실의 문이 시야에 들어왔다. 이 시간대에 있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다.

     

     만일을 위해 문을 열어보니, 생각한 대로 사사미네 양이 고개 숙인 상태로 테이블에 앉아있다.

     

     더욱 말하자면, 그것은 멍하니 있을 때의 사사미네 양이었다.

     

     "사사미네 양."

     말을 걸어보지만, 역시 반응이 없다.

     이건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가까이 다가가 어깨를 쳐보았다.

     

     그러자 내 존재를 깨달았는지, 한번 몸을 움찔거리더니 당황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어? 아, 사토 군?

     미안, 잠깐 잠들어서... 지, 지금 갈게."

     

     그렇게 말하고는 있지만, 다리가 불안정하다. 이 상태로 보내는 건 너무 위험하다.

     

     "오늘은 쉬는 편이 좋지 않겠어?"

     ".............."

     하지만, 그녀가 멈추는 일은 없었다. 그대로 휘청거리면서 가게 쪽으로 걸어가고 말았다.

     

     정말로 괜찮은 걸까. 묘한 병에 걸렸을 가능성도...

     

     만일 그렇다면, 무리하지 말고 쉬었으면 한다.

     그런 걱정을 품으면서 지내기를 며칠. 코즈미의 학교의 졸업식 날이 다가왔다.

     

     

     

     

     "졸업식?"

     "예."

     빅토르의 제안을 되새기면서, 나는 장기판 위의 말을 움직였다.

     

     "네코구미가 모두 나서서 코즈미 양을 축하하려고 생각해서요. 부디, 사토 씨도 출석을 부탁드립니다."

     듣자 하니 10월 막바지에, 코즈미가 다니는 학교의 졸업식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그거, 내가 가도 괜찮을까?"

     

     "저희들이 동행한다면 딱히 문제는 없겠지요. 자, 장군입니다."

     그런 걸까.

     이런 정체 모를 자의 침이을 가능하게 하다니, 다시금 네코구미의 권위를 느끼게 된다.

     

     그렇게 되면, 티아와 타카츠키, 미키와 시시도 왕자도 졸업인가.

     

     "하지만, 전과자인 내가 그런 고상한 자리에 가는 것도 좀.."

     "허허, 걱정 않으셔도, 귀신의 일로 소스케 공은 좋은 의미로 주목을 모으고 있습니다. 나쁘게 보지는 않겠지요."

     "뭐야, 그랬었어?"

     "그리고 장군입니다."

     "어, 어어..."

     전처럼 두려워하면 행동하기 어려우니까. 전에는 교장이 얽혀서 있기가 어려웠던 것도 기억난다.

     

     "그리고, 코즈미 양도 소스케 공이 와줬으면 하지요?"

     

     책상에서 작업 중이던 코즈미에게, 빅토르가 갑자기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코즈미는 어깨를 움찔거리더니, 재빠르게 이쪽으로 돌아보았다.

     

     "아, 네. 그렇네요. 소 군이 와주면, 그...기쁠 거예요."

     

     "그렇구나."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갈 수밖에 없겠지.

     기적의 카니발 개막이다.

     

     

     

     

     졸업식 당일.

     우리들이 학교에 찾아갔을 무렵에는, 이미 사람으로 바글거리고 있었다.

     

     듣자 하니, 마법을 전공하는 학교는 일본에 세 곳밖에 없다고 한다. 관동교, 관서교, 큐슈교 이렇게 세 곳.

     

     특히 이 관동교는 티아 같은 유학생이 많은 모양이라서, 재학생 수가 세 학교 중 제일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연스레 보호자의 인원 수도 늘어나게 된다.

     

     특히 마술계의 높은 분도 많이 모이는 모양이라서, 그에 비례해 친지들이 출석할 이유도 여러 가지로 생긴다고 한다.

     잘 모르겠지만.

     

     그리고 자리가 자리인 만큼, 복장은 어느 정도 규정된 것을 입어야 한다.

     

     아즈마 씨와 빅토르는 평소와 큰 차이는 안 보이지만, 엘리제는 익숙지 않은 복장에 고생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나인이 예복을 입는 모습은 상당히 신선한 광경이었다.

     

     기본적으로 그녀는 청바지와 점퍼라는 보이쉬한 캐주얼 스타일이라서(사실 이것 이외의 옷을 못 봤다), 나로서는 정말 귀중한 모습이다.

     

     설마 그녀의 치마 차림을 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이걸로 그 오니가시마에서 보았던 고양이 귀의 상태가 되어준다면, 나로서는 더할 나위 없지만.

     

     그보다, 그건 뭐였을까. 몸이 성장한 모양이었는데. 고양이 귀도 완전히 진짜 같았고.

     

     뭐, 상관없나.

     보나 마나 비스케나 곤 같은 거겠지. 봉인은 강캐의 숙명이니까.

     

     역시라고나 할까, 부유층 같은 사람들이 대부분을 점하고 있다.

     

     역시 마술에 관련된 시점에서, 어디든 상당한 명가인 걸까. 학교의 인테리어도 더욱 박차를 가해서, 마치 축제에 온 듯한 착각을 느낀다.

     

     일단은 나도 정장 차림으로 왔는데, 주위가 이래서야 묘하게 긴장되잖아.

     

     사교계 같은 것은 첫 체험이라서, 아무래도 신경 쓰여 견딜 수 없다. 이럴 거였으면 카무이를 입고 올 걸 그랬다.

     

     

     그런 식으로 낙엽이 물들인 길을 모두와 느긋하게 걷고 있을 무렵.

     

     졸업식장의 입구 부근에, 샤리아 씨와 코린쨩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발견했다.

     

     "드문 조합이군요."

     "맞아."

     아즈마 씨가 불쑥 내뱉은 말에, 나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 두 사람도 왔던 거냐.

     

     "일단, 전에 신세 졌던 때의 인사를 해두죠."

     아즈마 씨가 그렇게 덧붙이자, 모두가 함께 두 사람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그러자 두 사람도 자연스레 눈치챘는지,

     코린쨩은 쾌활한 미소로 고개를 숙였고, 샤리아 씨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검은 드레스의 치맛단을 들어서 정중한 인사를 하였다.

     

     그보다, 이 사람은 드레스가 기본인가. 위화감이 없으니 괜찮지만 그만큼 눈에 띈다.

     

     "이게 무슨 일이야. 네코구미 사람들도 왔는가."

     코린쨩은 아즈마 씨한테 그렇게 말하면서, 엘리제의 머리를 마구 쓰다듬었다.

     

     "예, 저희 조원이 이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요. 그쪽은?"

     "아니, 뭐. 오니가시마의 일로 전날까지 오카야마에 있어서 말일세. 귀국하려고 할 때, 이곳 교장의 초대를 받았다네."

     다시 말해 마침 근처에 있어서 불려 온 모양이다. 들은 이야기로는 원래 코린쨩은 본부 근처에서 활동하고 있을 텐데.

     

     이런 행사에도 얼굴을 내미는 건가. 왠지 이 사람도 힘들겠구나.

     

     "샤리아 쪽은?"

     아즈마 씨가 그렇게 묻자, 샤리아 씨는 싱굿 웃으면 대답했다.

     

     "나는 여동생을 보러 왔어."

     응 알아.

     

     "참고로, 여긴 없지만 잇신사이 공도 와 있다네."

     불쑥 내뱉은 코린쨩의 말에, 귀가 쫑긋 반응했다.

     

     "어, 그랬어?"

     "그래. 사토 군을 만나고 싶어 하더라."

     

     그런가.

     잇신사이 씨도 와 있구나.

     시간이 생기면 나중에 인사하러 가고 싶다.

     

     "그는 일본인 유일의 육가라서, 이런 행사에는 전부 출석하고 있다네."

     "헐...."

     왕족 같은 취급이구나.

     그런데, 지금 판명된 것만으로도 육가 쪽이 세 명에다가 네코구미는 전원 출석인가.

     왠지 호화로운 라인업이 되어버린 느낌이 든다.

     

     이만큼 모였다는 것은, 왠지 또 있을 것 같다. 네코구미와 코즈미에게 수치가 되지 않도록, 실례하지 않게 신경 써둘까.

     

     

     그렇게 당분간 미소를 짓고 있자, 졸업식장 안에서 평소의 정장을 입은 여성이 나타났다.

     분명, 샤리아 씨의 동행인인 프레데리카 씨였던가.

     

     "샤리아 님."

     

     "어머, 프레데리카. 왜 그러니?"

     "슬슬 시간입니다.

     자리는 맡아두었으니, 안에서 대기하도록 하지요."

     "어라라, 벌써 그런 시간..."

     샤리아 씨는 그렇게 말하며 시계를 확인했다. 확실히 시작까지 10분 남았다. 이건 서두르는 편이 좋겠다.

     

     "난 귀빈석으로 가지만, 자네들은 어쩔 텐가? 그 멤버라면 동석도 가능할 거라 생각하네만."

     코린쨩이 제안을 해줬지만, 샤리아 씨도 나인도 긍정적인 반응은 해주지 않았다.

     

     "나 접대받는 거 싫어~"

     "나도, 오늘은 그 애한테만 집중하고 싶으니 사양할게."

     라고 한다.

     그런 점은 다른 사람들도 동감인 모양이다.

     확실히 방금 전부터 주위의 주목을 받는 느낌이 든다.

     

     화려한 명성을 가진 반면, 그에 동반하는 단점이 있나 보다.

     

     "흐음, 그런가. 그럼 어쩔 수 없지. 그럼 나중에 봅세나."

     그런 말을 남기고, 코린쨩은 떠나갔다.

     

     라고 하는데.

     방금 전부터 나인이 조용하다. 보니까, 약간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다.

     친구를 만날 때는 약간 들떠하는 인상이었는데.

     뭐지.

     기분이라도 안 좋은 건가.

     

     그건 어쨌건, 이제 입장하지 않으면 계원이 재촉할 것 같아서 코린쨩에 뒤이어 우리들도 졸업식장에 들어가기로 했다.

     

     샤리아 씨와 프레데리카 씨는 빨리 찾아와서 전망이 좋은 앞쪽 내빈석을 맡아놨기 때문에, 입구 부근에서 잠시 작별하게 되었다.

     

     "서로 후회 없도록 전력을 다해요."

     샤리아 씨의 대사와 기분 나쁜 오오라를 풍기는 프레데리카 씨에 일말의 불안을 느끼면서도, 졸업생의 입장이 시작되었다.

     

     

     

     

     졸업식은 엄숙히 이루어졌다.

     

     1000명 전후의 졸업생의 입장이 끝나자, 먼저 개회의 말이다.

     

     전에 만났던 교장ㅡㅡㅡ분명, 본명은 바렐 간다인ㅡㅡㅡ이 쓸데없는 잡담을 섞으면서, 조용히 개회를 선언했다.

     

     그에 이어서 국가제창, 그리고 교가제창.

     

     그리고 나서 바로, 졸업식의 메인 이벤트인 졸업증서 수여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1시간 정도가 지났을 즈음.

     

     졸업증서 수여가 생각 외로 길어졌고, 거기다 코즈미는 대미를 장식한다고 들었기 때문에, 잠시 쉬러 화장실에 가기로 했다.

     

     역시 이렇게나 사람이 많으면, 아무리 서둘러도 어느 정도 시간을 필요로 하는 거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볼일을 끝내고 원래 왔던 길을 거슬러 가자, 문득 자신이 이상하게 전망이 좋은 장소에 있음을 깨달았다.

     

     졸업식장으로 이어지는 길이 가로수와 함께 내려다보이는, 이른바 외벽 전체가 투명한 유리로 된 층이다.

     

     엄청나게 돈이 들었을 이 공간에서, 나는 잠시 바깥 경치를 감상하기로 했다.

     

     그런 때였다.

     

     "미안하지만, 거기 청년. 잠시 괜찮을까?"

     고개를 돌리자, 초로의 남성이 서 있었다. 남자의 키는 크고 듬직한 외형이었다. 감색 기모노를 입은 노인이다.

     

     보통 사람이 아닌데 이 사람. 노인이 강하다는 것은 법칙으로 되어있나...

     

     "무슨 일이죠?"

     

     "아니, 수중의 담배가 떨어져서 말이야. 괜찮다면 한 개비 줄 수 없겠나?"

     

     양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급해도 미성년자한테 담배를 달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거 곤란한데.

     복장 때문에 조금 어른스러운 느낌이 나와서 그런가?

     

     "아, 저는 담배를 안 피워서요."

     "음...그런가. 미안했다."

     

     손을 젓자, 노인은 아쉽다는 듯 한숨을 짓더니 내 옆에 서서 그대로 말을 걸기 시작했다.

     

     "보호자 치고는 젊어보이는데, 누군가의 형제인가?"

     "....아뇨, 저는 지인이 졸업했을 뿐입니다."

     "난 손주의 관련으로 왔지. 가족이 모두 모여 출장 왔지 뭔가."

     그럼, 누군가의 할아버지인가.

     일부러 손주의 졸업식까지 오다니, 외모는 무서워 보이지만 의외로 상냥한 분이구나.

     

     "하지만 괜찮으세요? 이렇게 빠져나오면."

     "손주 차례는 아직 꽤 남은 모양이라서 말이다. 일단 지금은 휴식 중이지. 귀빈석은 답답해서 못 있겠어."

     

     귀빈석이라는 것은, 혹시 꽤 높으신 분일지도.

     

     "그런데 자네, 이름은 뭐라 하나?"

     "사토 소스케입니다."

     가볍게 자기소개를 하자, 왠지 노인이 눈썹을 찡그렸다.

     

     "사토, 소스케...?"

     

     어, 무슨 일이지.

     뭔가 기분 나쁜 말이라도 했었나?

     

     하지만 그 대답은, 놀랄 정도로 의외였고, 놀랄 정도로 단순 명쾌한 것이었다.

     

     "아아...그댄가.

     우리 손주를 꼬시려는 녀석은."

     

     "......예?"

     

     노인은 어조를 바꿔서, 막혔던 둑이 터진 것처럼 술술 말을 이어나갔다.

     

     "네놈이 행방불명되었을 때, 코즈미 녀석이 정말 울면서 부탁해서 말이다.

     고생했는데도 발견되지 않았더니만... 그런가, 네놈이었나."

     아니 잠깐.

     방금 코즈미라고 했나?

     

     "그리고 네놈, 최근에는 네코구미에서 마술사로서 활동하고 있다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네놈 또한 기묘한 인과를 가진 사람이구먼."

     그 무렵에는, 이미 노인의 말은 내게 닿지 않았다. 이때의 나는 어느 하나의 답만을 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례지만,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시키가미 겐사이다."

     

     

     

     기적의 카니발 전개 중지다.

     

     

     

     "볼일이 떠올랐으니 돌아갈게요."

     

     

     그 자리에서 마하의 속도로 발걸음을 돌리자, 노인에게 옷깃을 잡혔다. 진자 운동처럼 머리가 흔들린다.

     

     "뭔가 섭섭하기는. 노인네의 헛소리이니, 조금만 더 어울려라."

     말하면서, 시키가미 겐사이는 나를 잡아끌고는 그대로 근처에 있는 벤치까지 반쯤 억지로 걸어가게 했다.

     

     "뭐 앉아라 꼬마."

     "예, 옙."

     묘한 압력에 굴복하여, 말한 대로 벤치에 앉았다. 그러자 겐사이 또한 천천히 옆에 걸터앉았다.

     

     "네놈의 이야기는, 코즈미한테서 자주 들었다. 요 수년 동안 못 만났으니, 상당히 예전의 일이기는 하다만."

     겐사이는 내 옆에서 당연하다는 듯이 옛날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녀석이 어렸던 시절에는, 무슨 일이 있을 대마다 네놈의 이야기를 했었지. 같은 이야기를 계속 들었던 것도 기억하고 있다."

     "오..."

     그런 일이 있었구나.

     어린 시절이란, 아마 소학교 2학년 부근이겠지. 알게 된 것은 분명 그 해의 여름이었으니까.

     

     "그러고 보니, 자전거로 다른 현까지 갔었다고 들었는데, 그거 정말인가?"

     

     "......예."

     

     있었지, 그런 일.

     뭐 그건, 사실은 다른 현이 아니라 태평양 종단을 할 셈이었지만.

     

     결국 코즈미 쪽이 도중에 지쳐서, 마지막에는 죽은 할머니가 JPOP을 노래한다고 말하길래 어쩔 수 없이 돌아갔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동기를 전혀 모르겠다.

     뭐냐고 태평양 종단이라니.

     대륙간 탄도 미사일에 대한 리스펙트잖아.

     

     "있었죠, 그런 일도."

     "뭣이? 정말로 했는가?"

     "예."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자, 시키가미 겐사이는 "호오." 라고만 의미심장한 말을 흘렸다.

     

     "네놈 바보지."

     질린 것이었다.

     

     "소학생이니 좀 더 뭐랄까, 다른 할 일이 있지 않았나? 축구라던가."

     "아, 예, 죄송합니다."

     왜지.

     너무 맞는 말이라 반응하기가 곤란하다.

     

     "...그, 뭐냐."

     

     이 자리에서 벗어나겠다는 취지를 전하려던 순간, 겐사이의 억양이 조금 낮아진 느낌이 들었다.

     

     "그 녀석은 너무 진지해서 성가신 녀석이기는 하지만, 이후로도 잘 부탁한다."

     

     "............"

     말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몇 초 정도 걸렸다.

     

     "뭐냐 네놈, 당황한 얼굴로."

     "....아, 아뇨, 집안이 집안인지라, 교우관계에는 엄하다고만 생각해서..."

     "...아아, 그건가. 코요미가 정숙한 사람인데 더해, 예전에는 엄격했으니까. 자식 놈은 그런 것에는 관대하지만, 아무래도 등쌀에 밀려서 말이다."

     코요미라면, 분명 코즈미의 어머니의 이름이었지.

     어, 그럼, 뭐야.

     집안은 관계없이, 좀 더 일반적인 이유의 제약이었던 건가?

     

     "...생각했던 것보다 느슨하네요. 실례지만, 양갓집에서 하는 인식으로 문제는 없습니까?"

     

     "글쎄, 그 부분은 마음대로 해도 상관없지 않을까?"

     

     남의 일 같은 반응인데.

     이젠 사람됨을 종잡을 수 없게 되었다. 결국 무슨 인물이냐고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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