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51 공격할 때는 매우 빛난다(2)2022년 08월 09일 09시 39분 3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479
"사토 씨...?"
대답은 없었다.
그때는 이미, 의식이 없었으리라.
"쿨럭......!"
귀신이 천천히 손날을 뺐다. 그러자 소스케는 작게 피를 토하더니, 그대로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쓰러져서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한편, 귀신한테 특별한 반응은 없었다. 마치 사라지는 게 당연하다는 듯한 표정이다.
"흠..."
귀신은 소스케를 일별하고는, 마치 장해물을 치우려는 듯, 그의 배를 차올렸다.
소스케는 공처럼 높게 공중을 날아서는 그대로 탑의 가장자리에서 떨어졌다.
모모타로는, 머리가 새하얘졌다.
"사, 사토...씨..."
"용사 군!!"
근처에 있던 모모타로보다도 빠르게, 나인이 그에게 달려갔다.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
다른 두 사람은 아직 가망이 있지만, 그는 죽을 위험이 높다.
아니, 어쩌면 이미ㅡㅡ
하지만 나인은, 그 가능성을 도외시했다. 완전히 그를 구하는 방향으로만, 그녀의 몸을 움직이려 했다.
어쩌면 그것조차도 구신의 계획대로였을지도 모른다.
"빈틈 투성이다, 고양이."
상대가 누구든, 자신에게서 시선을 뗀 상대를 처리하는 것은 귀신에게 있어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귀신은 나인의 사각에서 배후로 돌아가서는, 그대로 팔을 내밀어 손바닥을 등에 갖다 대었다.
다음 순간, 나인은 사라졌다.
공간전이로 어딘가로 날려버린 것이다. 결계의 성질상 섬 바깥으로 날리기는 무리지만, 귀신은 주의 깊다. 설령 나인이라 해도 간단히 돌아올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귀신은 마지막으로 코린과 마린을 동시에 둘러보고서, 두 사람에게 충격파를 날렸다.
그것은 그에게 있어 쓰레기 처리 같은 것이었으리라. 두 사람의 몸은 말 그대로 먼지처럼 떠올라서는, 소스케와 마찬가지로 탑 밑을 향해 추락했다.
"...아."
한 사람과 한 마리만 남은 탑의 위.
승리를 확신한 귀신을 보고, 모모타로는 자신의 운명을 저주했다.
◇
키드 일행이 지상으로 나오자, 그곳에는 참혹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뭐야 이건..."
추하게 꿈틀거리는 붉은 군세와, 여기저기 쓰러져 있는 인간의 무리.
풍신과 뇌신이 쓰러지자 기세가 약해졌을 터인 적귀들이, 어느 사이엔가 물 만난 물고기처럼 팔팔해졌다.
아니, 그게 아니다.
마술사들이 그 정도로 약해진 것이다.
원인은 키드 일행도 눈치챘다.
조금 전 일어난 마력의 쇠퇴현상.
그 참상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인간한테만 통하는 모양이다.
아즈마 쿄코는 떨리는 입을 열었다.
"...어떻게 할까요? 저래서는 오래 못 버팁니다."
"도와줄 수밖에 없잖아."
아즈마의 물음에, 키드가 노타임으로 대답했다.
동료들이 이런 상태에서는, 이제 구원 운운할 때가 아니다. 저 안에는 키드의 부하도 많이 있는 것이다.
바로 그들을 돕지 않으면 전멸해버릴 우려가 있다. 그래서는 승리한들 전혀 의미가 없다.
"아즈마와 애들은 위로 가. 여긴 내가 어떻게든 해볼 테니까."
"하지만, 당신 혼자서는..."
"됐으니 가라고. 쓸데없는 걱정은 필요 없어."
"키드..."
"자ㅡㅡㅡ빨랑 가라고. 나인과 코린은 몰라도, 그 꼬마, 소스케였지? 서두르지 않으면 늦어질지도ㅡㅡㅡ"
[어이, 안면 바주카]
그때, 아롤의 갑작스런 한 마디가 키드의 대사를 가로막았다.
"...앙? 뭐냐 뱀? 그보다 안면 바주카라니 뭔 말이야."
[멋 부리는데 미안하지만, 손님이라고]
"어?"
순간, 키드의 후방이 전격으로 크게 폭발했다. 곧이어, 눈도 뜰 수 없을만한 섬광 속에서 금발의 여성이 나타났다.
"그런..."
실루엣이 보이기도 전에, 엘리제가 깊은 절망감을 느낀다. 지금 여기서 이 공격을 해오는 자라면, 사실 그녀 이외엔 생각하기 어렵다.
그리고 그녀가 여기 있다는 말은, 다시 말해, 그런 것이다.
"야호~ 오랜만이네."
긴 금발이 아름답게 휘날린다.
"실화냐..."
지금까지 중 가장 좋은 미소를 짓고 있는 뇌신을 목격하고서, 키드 또한 강렬한 체념에 휩싸였다.
ㅡㅡㅡ누구도 눈치채지 못한 것은, 아마도 그 탓일 것이다.
그만큼 혼란스러웠던 것이다.
그야말로, 사소한 일에 구애될 틈이 없을 정도로.
잇신사이가 어느 틈에 이곳에서 사라졌음을, 키드를 포함한 모두가 눈치채지 못했으니까.
◇
"마침, 이런 맑은 날이었지. 모모타로한테 패배한 때는."
오니가시마의 정상.
패배의 추억을 말하는 귀신의 얼굴은 매우 기분 좋아 보인다.
그리고 탑의 중심에 앉은 자는 모모타로.
몇 겹으로 전개된 거대한 마법진의 중심에서, 마력의 띠에 온몸이 묶여있다.
"정말 큰 장치인데. 날 죽이는 편이 손쉽지 않아?"
"뭐야 너. 제물 주제에 모르는 건가?"
"뭐를."
모모타로의 질문에, 귀신은 조소하면서 대답했다.
"술자를 죽여서 억지로 결계를 해제하려고 하면, 술식이 발광하다가 끝내는 폭발 하지. 나조차 견딜 수 없을 마력의 격류가 히노모토(일본) 전체를 덮치게 된단 말이다."
귀신은 아련한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박왕 녀석도, 정말 성가신 것을 남겻군. 그 녀석만 없었더라면 내가 수백 년 동안 갇혀있는 일도 없었을 것을."
귀신은 그립다는 듯 그런 말을 내뱉고는,
"하지만, 그것도 곧 끝난다."
우수에 찬 표정에서 돌변.
귀신의 두 눈에 불이 켜진다.
붉고, 불타오르는 듯한 눈동자.
멀리서 보면서도, 모모타로는 무심코 숨을 삼켰다.
"먼저 녀석이다."
증오가 충만한 음색에, 모모타로는 무슨 일인지 이해하지 못해 혼란스러웠다. 그야말로 이무기가 용이 되는 듯한 압박감. 귀신의 변모는, 그 정도였다.
"세계 정복은 그다음에 천천히 하면 돼. 어쨌든 한시라도 빨리 녀석을 찾아내서, 반드시 이 손으로ㅡㅡㅡ"
그때, 어디에선가 참격이 날아왔다. 아니ㅡㅡㅡ그것은 참격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 야간 것이었지만, 어쨌든 귀신을 향해 날붙이를 휘두른 자가 있었다.
귀신이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등 뒤에 피투성이의 무인이 서 있었다.
귀신은 그 남자를 어디선가 본 듯한 기분이 들지만, 도무지 떠올릴 수 없었다.
그래서 이름을 묻기로 했다.
"...누구지? 뒤에서 나타나다니 무례하구나. 이름을 대라."
"...놓아라."
"뭐?"
"...그 아이를, 놓아라..."
모모타로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저곳에 서 있는 자는, 틀림없는 잇신사이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가.
그렇게나 강했던 아버지가, 보기에도 딱한 모습으로 바뀌어버렸다.
그것은 오니가시마에서 일어난 싸움의 가혹함을, 모모타로에게 여실히 알려주었다.
"추하군..."
그 눈은, 어딘가 슬프다고도 말할 수 있었다. 아득한 옛날, 귀신과 극한까지 겨루었던 숙적의 자손. 그 나름대로 기대하던 바가 있었는가.
"ㅡㅡㅡ이걸 최후의 여흥으로 삼지. 오니족의 부활의 제물로서, 그 몸을 내게 바치도록 하라."
그렇게 하여ㅡㅡㅡ
오니와 인간의 최후의 싸움은, 마치 콜드 게임인 상태로 시작되었다.
◇
어둡다.
아무것도 안 보인다.
그리고 몸이 춥다.
확실히 지금은 겨울철이기는 하지만, 이상할 정도의 추위였다.
아니, 이상한 것은 나인가.
조금 전부터 고동을 느낄 수 없다.
혈류가 멈춘 것이다.
그럼 이 추위도 당연한가.
이 감각은 기억에 있다.
그것은 분명ㅡㅡㅡ 전장에서 배를 찔렸을 대였던가. 그때는 어떻게든 되었지만, 이건 아마 그렇겐 안 된다.
죽는다.
애초에, 즉사였을 것이다.
이렇게 몽롱하게나마 의식을 유지한다는 말은, 운이 좋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혹은 나빴을지도 모르고.
여러 괴물과 싸워왔지만, 역시 죽음의 공포만은 익숙지 않다.
직면하기 시작하면 자각하는 절망감.
죽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을 때에는, 이미 거의 죽어있다.
나는 이미 죽어있다.
선고를 받을 것도 없다.
살아날 수 없겠지.
하지만, 코즈미한테 다치지 말라고 충고해놓고서 자기가 죽는 꼬락서니라니. 정말 얄궂은 이야기다.
그러고 보니 이것이 끝나면, 네코구미에서 어디론가 마시러 가자는 이야기가 있었지.
그거, 왠지 가고 싶었는데. 어찌어찌해도, 네코구미는 지내기 편하니까.
하지만, 이제 무리.
손끝도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호흡도 못 하고 있다.
이상한 이야기지만, 딱히 괴롭지는 않다.
그러고 보면, 죽으면 죽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부모님이라던가.
먼저 사과하는 편이 좋겠지.
갑자기 사라져서, 사뭇 슬퍼하셨을 거다.
"ㅡㅡㅡ"
왜 이런 것을 이제 와서야 신경 쓰는 걸까. 그때, 주저하지 않고 돌아갈 방법을 모색했다면 부모님과 만났을지도 모르는데. 후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뭐냐고.
강해졌어도,
아무것도 안 변했잖아.
나라는 녀석은, 정말 못난 놈이다ㅡㅡㅡ
".................."
...누구지.
방금 전부터 말을 거는 사람은.
남이 기분 좋게 잠들려고 하는데.
"...군......사토 군.'
아아, 코린쨩인가.
얼굴은 안 보이지만, 목소리로 안다.
어렴풋하게만 들리지만.
"...미안하네."
무엇에 대해 사과하는 걸까.
책임감이 강해 보이는 사람이었으니까.
아마, 지켜내지 못한 것에 대해서겠지.
"...이런 형태로, 자네한테 모든 것을 맡기는 꼴이 되어버려서,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네."
라고 생각했더니 아니었다.
무슨 말 하는 거냐 이 녀석.
"하지만, 이제 손쓸 길이 없어. 그러니 부탁하겠네. 부디 나인 일행을 구해주게."
구해?
아아, 다른 모두는, 아직 전투 중이구나. 살아남아주면, 좋겠지만.
코즈미도, 모모타로도, 모두, 무사히 있어준다면...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녀를 막아주면 고맙겠네."
그렇게 말한 코린쨩은, 내 입에 뭔가를 부드럽게 넣었다.
뭐야 이거. 이상하게 단데.
너무 달아.
마치 벌꿀을 그대로 흘려 넣는 듯한. 정말로 뭐지.
그걸 제대로 생각할 틈도 없이, 내 의식은 드디어 혼탁함 속으로 녹아들었다.
◇
"............어?"
눈을 뜨자, 이상하게 개운했다. 바로 구름 한 점 없는 확 트인 시야가 눈앞에 펼쳐진다.
음, 여긴 어디지.
초원이 펼쳐져 있으니, 방금 전의 장소는 아닌데. 저편에 커다란 벽이 보이니, 건물 바깥인가.
일단, 일어나서 상황을 확인해야ㅡㅡㅡ
"어?"
일어나고서야 눈치채는, 강렬한 위화감. 그렇게나 낮았던 시선이, 엄청나게 높아졌다.
아니, 돌아왔다.
이것은 내가 지금까지 보아왔던 경치다.
설마 하고 몸을 바라보니, 육체가 원래대로 돌아가 있다. 외상도 포함해서다. 뭐야 이거. 어느 틈에.
"설마..."
번뜩 깨닫고는 코린에게로 시선을 옮긴다. 바로 옆에는 그 병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성공한 건가?
설마, 정말로 코린쨩이?
그 난리법석에서 해낸 건가?
코린쨩이 그렇게나 애먹었었는데, 여기 와서 만든 건가?
바보 같은 이야기지만, 현재 나의 몸은 원래대로 돌아와 있다. 손끝에서 발끝, 정수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감각에 어긋남은 없다.
아니, 그것만이 아니다.
움직인다.
몸이 움직인다.
내 온몸이, 완벽하게 움직인다.
모든 동작.
그 하나하나에,
일말의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디 그리피아에서 용사를 하고 있던 때의 감각과 비슷하다. 구름을 넘어 어디로든 높게 날아갈 것 같은, 그런 기대까지도 일어난다. 주먹 하나로 모든 것을 타도해나갔던, 그 시절의 기억이 다시 솟아났다.
"돌아왔다..."
나의 몸이.
완전히 움직인다.
728x90'이능력배틀물 > 개와 용사는 꾸밈이 없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053 정시보고 (0) 2022.08.09 052 공격할 때는 매우 빛난다(3) (0) 2022.08.09 050 공격할 때는 매우 빛난다(1) (0) 2022.08.09 049 오니를 잡다 ~신참편~ (2) (0) 2022.08.09 048 오니를 잡다 ~신참편~ (1) (0) 2022.08.08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