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38 화
    2020년 11월 10일 01시 51분 4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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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https://ncode.syosetu.com/n8459gk/38/





     텐지와 카이도는 MP원자 측정주를 들여다 보고는, 같은 모습으로 고개를 갸웃하였다.


     "鯱ケ$”=>G+、9-*K?"


     완전히 문자화 되어있었던 것이다.


     일본어가 아닌 무언가였지만, 의미도 없어보이는 문자들은 확실히 측정불능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 결과에, 텐지는 무심코 어깨를 떨구었다.


     '역시 지옥수와 이 적귀도는 등급이라는 관념 자체가 일치하지 않는구나. 애초에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었지만, 이걸로 확실해졌어. 지옥에서는, 등급의 관념이 달라.....아직 모르는 것이 많은 천직이구나.'


     "뭐지, 이거. 나도 이게 문자로 나타난 건 처음 봤어."


     "정말 뭘까요. 또 이상한 점이 늘어나 버렸습니다. 역시 제 천직은 약간 왜곡된 존재같네요."


     텐지와 카이도는 서로에게 이런이런 하는 듯한 공기를 내며, 헛수고로 끝난 결과에 무심코 소파에 허리를 내렸다.


     그 때였다.


     "ㅡㅡ응? 뭐야 이거.....왠지 꺼림칙한 무기.....아니, 칼이네. 어라어라? 넌? 학생인가?"


     텐지는 기척없이 다가온 그 여자에 놀라서, 무심코 찔끔하고 몸을 반응시키고 말았다. 그대로 황급히 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를 기세좋게 돌렸다.


     얼굴의 바로 옆, 텐지의 눈과 코의 앞에는, 시라누이 치사토의 홀릴 정도로 아름다운 눈동자가 있었다. 현실에서 숨을 삼킬 정도의 미모를 근거리에서 보고 말아서, 텐지는 할 말을 잊은 채로 절규했다.


     "치사토, 얼굴 가까워. 텐지 군이 놀라잖아."


     "오, 이건 미안미안. 우리한테 손님이 오다니 드물어서 그만그만. 그것도 탐색사 고등학교의 학생이라니 언제 이래지? 분명......후유키 군 이래 아냐? 그리고 그 교복의 색은.....드문걸 입고 있네."


     텐지가 입고 있는 옷은 검은색 바탕에 회색 라인의 교복이다.


     이 교복은 약간 특수해서 '눈에 띄고 싶지 않다' 라는 것이 기본 입장인 사람이 입는 교복인 것이다. 텐지같이 짐꾼 알바를 하는 학생이나, 은밀함에 특화된 천직을 가진 생도같이, 여러 패턴이 존재한다.


     그래서 착용자도 극단적으로 적고, 기피되는 대상이었다.


     "아, 예! 아마시로 텐지, 16세, 가끔 짐꾼으로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앗, 짐꾼을 하고 있구나, 대단하네. 검정색은 드물어서, 무심코 말을 걸어보았어. 텐지 군이구나.....난, 치사토야, 잘 부탁해."


     "자,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시라누이는 곧장 텐지에게서 탁자 위에 놓여진 적귀도로 시선을 바꾸고,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그 칼을 쥐려고 손을 뻗었다.


     "우왓!?"


     파직, 하고 칼과 치히로의 손 사이에 불꽃이 튀었다.


     "깜작 놀랐네.....보통 칼이 아니구나, 이거. 몇 등급 무기?"


     "치사토, 여전히 대담한 신경이네. 출처를 모르는 무기를 맨 먼저 만지려고 하다니....나는 그렇게 못 해. 그건 말이지....측정불능이라고."


     "측정불능? 우리의 MP원자 측정주를 썼지? 그런데도 측정불능이라는 이야기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


     "그걸 모르겠단 말이야. 이거, 텐지 군의 천직능력으로 나타난 칼인듯 한데, 이런 느낌으로 문자화 되어버렸어."


     "호~, 이상한 칼이네. 잠깐, 텐지 군, 이거 들어볼래?"


     텐지는 서둘러 시선을 돌려서 시라누이에게서 도망치듯 적귀도를 잡았다.


     불꽃이 튀기지 않는 칼의 모습을 보고, 시라누이는 응응 하며 몇 번이나 주억거리고, 손가락 끝을 꼭두각시 인형이라도 조종하는 것처럼 꼼지락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자,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그녀의 수중에 밀집된 실이 모양을 만들어서, 하나의 검을 완성시켰다.


     새하얀 레이피어였다.


     "잠깐 실험~"


     시라누이는 가벼운 어조로 그렇게 말하고, 그 흰 검을 왼손으로 들고서 텐지에게 시선을 향했다.


     뭘 말하는지 영문도 모른 채, 텐지는 의문의 시선을 던졌다.


     "저기....."


     "그 칼을 마음껏 이 검에 내리쳐 볼래? 괜찮아, 괜찮아! 이건 소모품이고, 부서져도 문제 없으니까!"


     "저, 저기.....알겠습니다."


     텐지는 사념을 떨쳐내려는 듯 적귀도를 위로 들었다.


     그리고 들은 대로 마음껏 내리쳐보기로 하였다.


     그냥 튕겨날 것이라고ㅡㅡ그렇게 생각하였다.


     하지만, 그 얕은 생각은 쉽게 배신당하고 말았다.


     마치 식칼로 두부를 썰듯이, 적귀도가 하얀 검을 두 쪽으로 잘라내고 만 것이었다.


     "어, 거짓말...."


     "우와아아아, 대단한 절삭력이네, 이 칼."


     텐지는 저질러버렸다는 기분이었지만, 시라누이는 감탄한 듯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던 카이도조차, 놀라움에 입을 연 채였다.


     "죄, 죄송합니다!"


     텐지는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괜찮아, 괜찮아~ 그건 그렇고 내 스레드 레이피어가 장난감처럼 잘라지다니. 괜찮네, 나도 그거 갖고 싶어~. 아마네 선배님, 이거 사줘요."


     하지만, 카이도는 곧바로 고개를 저어서 부정했다.


     "무리, 무리. 이건 텐지군의 것이고 파는 물건이 아니라서 말야. 그건 그렇고.....생각 이상의 절삭력이네. 칼이 검을 베다니, 그것도 치사토의 스레드 레이피어를 저리 쉽게...."


     "정말이야, 너.....도대체, 어떤 자야?"


     카이도와 시라누이의 흥미의 대상은, 완전히 텐지에게로 옮겨져 있었다.


     "뭐, 마침 지금 그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 치사토도 신경쓰인다면 여기에 앉아서 이야기를 들으라고."


     "어? 괜찮아? 그럼, 사양치 않을게."


     시라누이는 이해했다는 듯이 대답을 하고는, 텐지의 옆에 앉았다.


     "저, 저기....가까운데요."


     "신경쓰지 않아도 돼, 난 언제나 이 정도니까."


     시라누이는 피부가 밀착될 것 같은 거리에 앉은 것이다.


     "그 칼의 이름은 있나?"


     "아니요, 아마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또, 텐지는 거짓말을 했다.


     적귀도에는 적귀라는 문자가 포함되었기 때문에, 일부러 숨겼던 것이다.


     하지만, 시라누이의 앞에서 거짓은 통하지 않았다.


     "거짓말, 분명히 이름 있잖아. 내 눈은 속일 수 없는걸?"


     "이봐, 치사토. 스킬을 사람 앞에서 쓰지 말라고 말했잖아?"


     시라누이에게 날카로운 지적을 당한 텐지는 한순간 놀랐지만, 시라누이를 제지하는 듯 카이도가 일어나서는 시라누이의 목덜미에 뜨거운 홍차컵을 대었다.


     말만이 아니라, 물리적인 설교인 듯 하다. 시라누이는 깜짝 놀라서 튕겨 일어나서는, 바로 화가 난 애완동물처럼 몸을 둥글게 말았다.


     "뜨것......으으, 잠깐 정도는 괜찮잖아요."


     "텐지 군한테도 말하고 싶지 않은 일 정도는 있다고. 나한테도, 리온에게도, 그리고 치사토에게도 있지? 아니면 그 이야기를 텐지군에게 해도 되려나?"


     "안돼! 그것만은 안돼!"


     "그럼, 텐지 군을 내몰지 마. 알았어?"


     "으으....신경 쓰이는데."


     "알았어?"


     "으으....알았어요."


     풀 죽음 모드에 들어간 시라누이는, 터덜터덜하며 카이도의 옆으로 걸어가서. 톡 하고 작게 앉았다.


     그 모습을 보고 텐지는 긴장에서 한번에 해방되었다.


     "미안, 텐지군. 치사토는 기본적으로 마이페이스라서.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막아줄 테니 거리낌 없이 말해도 좋아."


     "예, 그럼ㅡㅡ"


     그렇게 다시금, 텐지는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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