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36 화
    2020년 11월 09일 22시 45분 1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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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https://ncode.syosetu.com/n8459gk/36/





     "텐지, 이 다음에 시간 비나요?"


     텐지 옆으로 다가온 자는, 아사기리 마나카였다.


     아사기리 쪽을 돌아보니, 그녀의 뒤에는 텐지를 보는 몇몇 시선이 있었다. 모두를 대표해서 마나카가 이야기하러 왔다, 그런 느낌이라고 추측했다.


     '나한테 말 걸기 어렵다는 건 알겠지만....요즘 1개월은 쉬지 않고 학교에 왔는데.'


     아직도 반 친구들과의 거리가 먼 텐지는, 그런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라도?"


     "예, 이 다음에 학급 모두가 요코하마 던전의 상점가로 무기와 슈트를 보러 가자, 라는 이야기가 나와서요. 텐지라면 다른 분보다 자세히 알 테니 조언을 받을까 생각했는데요.....안 될까요?"


     정말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텐지는 대답하였다.


     "미안, 오늘은 정말 빠질 수 없는 용건이 있어. 확실히 요코하마로 가버리면 때에 맞출 수 없어서 말야. 다음으로 괜찮다면 상담에 응해줄게."


     "그런가요....약간 아쉽네요. 알겠어요. 그럼 연락처를 가르쳐 주실래요?"


     "나의?"


     "예, 연락처를 모르면 상담도 못하잖아요? 내일부터 여름방학이니 학교에선 만나지 못하게 되구요....안 될까요?"


     귀엽게 고개를 갸웃하는 마나카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오히려 나로도 좋은가 싶을 정도야. 자, 여기."


     "고마워요!"


     새삼스럽다고는 생각하지만, 텐지는 마나카와의 연락처를 교환하게 되었다.


     텐지의 연락처에는 프로 탐색사의 이름이 주루룩 나열되어 있었는데, 그걸 보고만 마나카는 놀란 듯이 눈을 부릅떴다.


     "우와! 대단해요!"


     "어?"


     "저도 알고 있는 유명한 탐색사 분들의 연락처를 이렇게나 알고 계시다니, 정말 대단해요."


     ".....뭐, 이젠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말야."


     "그, 그런가요?"


     텐지가 먼 곳을 바라보자, 마나카는 물어봐선 안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니, 그.....전혀 싸울 수 없는 짐꾼하고 또 같이 가겠냐고! 라는 말을 몇 번이나 들었지 뭐야, 아하하. 하지만, 고도우 씨는 이런 나도 계속 지명해줬는걸?"


     "그, 그런 일이 있었네요......미안해요, 이상한 질문을 해버렸네요."


     "아니, 딱히 상관없어. 짐꾼한테는 자주 있는 일이고, 쓸모없는 짐꾼이라면 더욱 그렇지. 그래도 난 한번이라도 데리고 가 준 일에 감사하고 있어, 그들이 없었다면 난 알바조차 할 수 없었으니까."


     "그래도 심했어요. 저라면 절대로 그런 짓 안 해요. 고도우 씨 파에요!"


     "정말 우리들은 고도우 씨한테 아무리 감사해도 모자라. 아, 슬슬 가야겠어."


     "일이 있는데 붙잡아서 죄송해요! 또 짐꾼 아르바이트인가요?"


     "아니, 오늘은 잠깐 사람과 만날 약속이 있어. 그럼 이만, 아사기리."


     "예, 또 연락드릴게요!"


     텐지는 스마트폰의 시계를 보고, 서둘러 일어났다.


     

     

     일본 탐색사 고등학교는 도쿄의 지유가오카 역이 가장 가까운 역이었기 때문에, 텐지는 정기권을 거머쥐면서 전철로 향했다.


     그 도중에 먼저 연락을 넣자, 라고 생각하여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연락처에는, [카이도 아마네 (한객)] 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예~ 카이도입니다. 텐지 군?"


     "예, 아마시로입니다. 학교가 끝나서, 이제부터 사무실로 가려고 합니다. 가장 가까운 역은 유텐지가 맞나요?"


     "맞아~......하암. 앗, 미안. 잠깐 낮잠을 자서."


     "아니요, 괜찮습니다. 오늘은 그만 둘까요?"


     "아니아니, 이쪽의 예정때문에 오늘까지 미뤄버렸으니까, 오늘로 하자. 나도 계속 텐지 군과 만나고 싶었어. 정말 미안하다고? 갑자기 리온이 스페인에 가자고 말해버려서...."


     "진짜로 리온 씨한테 휘둘리고 계셨군요."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어? 아하하, 이게 리온이라고. 마음대로, 자유롭게, 간섭하지 않는, 이게 [한객] 의 모토니까. 그래서 낮잠자도 괜찮아."


     "아하핫, 그럼 이제부터 갈게요."


     "네에~ 기다리겠슙니다~"


     카이도의 맥빠진 듯한 잠결의 목소리를 듣고, 텐지는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지유가오카 역에서 유텐지 역까지는 3정거장 사이다.


     도쿄에서 세 정거장이면, 전차에서 몇 분 서 있어도 바로 도착하고 만다.


     그대로 역의 개찰구를 나와보니, 유텐지 역의 부근에는 생각보다 한적한 주택가가 늘어서 있었다.


     그 사이를 뚫으며 걷기를 5분 정도, 텐지는 길드 [한객] 의 사무소 빌딩을 발견하였다.


     '상상보다도 작구나. 3층 건물인가? 여기가 그 0급 탐색사의 사무소라니 누구도 모르겠구나~'


     텐지는 재빨리 부지 안으로 들어가서, 사전에 사 놓았던 선물용 과자 상자를 쥐고서 인터폰을 눌렀다.


     삥뽕하는 소리가 울리자, 곧장 화면 건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 텐지 군이야?"

     

     "예, 그래요."


     "호이호이~ 지금 열게."


     그 말과 동시에 현관에서 자물쇠 소리가 들렸다.


     텐지는 의외로 커다란 문을 열고서 사무소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 인테리어를 보고, 텐지는 무심코 입을 떡하고 벌렸다.


     "앗, 의외로 가정집 같구나 라고 생각했어? 아하핫, 자주 들어."


     현관의 좁은 통로의 건너편에서 카이도가 나타났다.


     목소리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미남을 보고, 텐지는 무심코 놀랐다.


     "아, 아마시로 텐지입니다!"


     "아하핫, 긴장하지 않아도 돼. 자, 그런데서 서 있지 말고 이쪽으로 오라고."


     "아, 예! 앗, 이거 변변치 않은 것이지만."


     "아~ 갖고 와서 고마워."


     텐지는 카이도에게 과자 상자를 건네주고, 재촉당하는 듯 집 안을 겆기 시작하여, 부엌같은 사무소로 들어갔다.


     소파에는 한 여성이 배를 드러내 놓고, 카아카아 하면서 자고 있었다.


     흰 캐미솔에다, 붉은 핫팬츠를 아슬아슬한 수준으로 입고 있어서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가지가 보이고 마는 모습이었다.


     본 일이 없는 풍만한 가슴에다, 잘 들어간 허리에서는 흰 피부가 약간 보였다.


     얼굴은 일본인인데, 그녀의 머리카락은 새하얀 색이었다.


     "아, 그녀는 신경쓰지 않아도 돼. 대개 언제나 여기서 자는 애니까."


     "그, 그녀는 대체?"


     "시라누이 치사토, 리온 이외의 유일한 한객 길드 소속의 탐색사지. 리온이 그 재능에 혹해서 처음으로 스카우트 했다고. 저 애....진짜로 강하다고? 그야말로 리온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말이야."


     카이도의 설명에, 텐지는 말을 잊었다.


     "너, 너무 대단해서 뭐라 말해야 좋을지...."


     "아하하핫, 그럼, 그녀의 가입이유를 들어보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네."


     "가입이유 말인가요?"


     "뭐, 일단 여기에 앉아. 커피 마실래? 아니면 홍차 쪽이 취향인가?"


     텐지는 들은 대로 의자에 앉았다.


     "감사합니다. 그럼, 카이도 씨와 같은 거로 부탁할게요."


     "호오, 고등학생이 커피를 마실 수 있다고? 뭐, 난 홍차파지만."


     카이도는 농담을 말하고서 부엌 쪽으로 향하여, 선반에서 홍차 티백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꺼내어, 컵 안에 넣었다.


     이미 데워놓은 물을 컵 안에 따라서, 앗 하는 사이에 홍차를 만들어버렸다. 그걸 텐지의 앞에 놓고, 카이도는 반대의 소파에 앉았다.


     "후우, 잠깬 후에 마시는 홍차는 몸에 스며든단 말이야."


     "예, 맛있네요."


     텐지는 정말 맛있는 홍차에 입맛을 다셨다.


     "아, 그러고 보니 치사토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


     "예, 가입이유가 유감스러웠나요??"


     "그래그래, 그녀는 이른바 일하기 싫어하는 병이어서 말야. 그래서 항상 저렇게 여기서 잠들어 있어. 일어나면 일어난대로 게임을 하던가, 밥먹는 것 정도고."


     "탐색사....지요?"


     "그래, 저래 뵈어도 치사토는 2급 탐색사라고. 천직도 대단해. 귀여운 얼굴하고선 귀신같이 강하다니까."


     "그, 그런 탐색사도 있네요. 부끄럽지만 처음 알았습니다. 저도 탐색사 고등학교 학생으로서, 유명한 탐색사는 상식으로 기억해뒀지만...."


     "치사토는 이미 몇 년이나 혼자서만 던전에 갔으니까, 텐지 군의 세대라면 모를지도. 하지만 그녀는 텐지 군의 세 살 위야."


     "세 살 위라는 것은.....19세입니까!?" (역주: 한국에선 20세)


     "그래그래, 치사토는 경력도 강함도 특이하니까. 아~, 그리고. 만일 치사토와 대화할 기회가 생겨도 알비노입니까? 라고 물어보면 안돼. 치사토는 알비노가 아니라, 천직의 영향으로 그런 머리색이 된 거야."


     "아, 알겠습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


     "응응, 그러면.....슬슬 본제로 들어갈까. 텐지 군의 천직에 대해서."


     텐지는 꿀꺽 하고 침을 삼켰다.


     어디까지나 비밀은 비밀인 채로, 드러내어도 상관없는 부분만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얻기 위해.


     텐지는 처음으로 사람에게, 자신의 천직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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