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39 화
    2020년 11월 10일 02시 28분 4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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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https://ncode.syosetu.com/n8459gk/38/





     이미 날은 저물고 밤 시간이어서 가로등이 켜져 있었다.


     텐지는 길드 사무소의 현관에서 신을 신고, 배웅하러 온 카이도와 시라누이를 돌아보고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ㅡㅡ긴 시간 머물러서 폐를 끼쳤습니다."


     "됐어됐어, 또 와."


     "응응, 또 게임하자!"


     그로부터 이러쿵저러쿵 해서, 텐지는 밤 8시까지 길드 사무소 안에서 머물게 되었다.


     처음에는 카이도와 대화만 할 셈이었지만, 그대로 밥을 먹고 가라고 들어서 택배로 초밥을 주문하게 되었다. 그 후에는, 왜인지 시라누이와 카이도와 함께 대난투하는 게임을 계속 되풀이 하였다.


     그렇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런 늦은 시간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게임은 전부 시라누이의 승리로 끝났다. 겉치레로 매일매일 게임만 하던 게 아닌 여자였던 것이다.


     "예, 실례했습니다."


     그들에게 사례의 말을 하고나서 텐지는 사무소에서 나가서, 역을 향하여 걷기 시작했다.


     '먼저 [흰 눈동자] 의 존재일까. [특급] 이라고 들어본 일이 없는 등급과 무슨 관계가 있어 보이네. 역시 0급 탐색사의 심복이라 일컬어지는 카이도 씨는, 다른 사람은 모를 법한 지식을 갖고 있구나. 오늘 와서 정말 잘 다행이다.'


     전차 안에서 비어있는 좌석을 발견하여 앉으면서, 스마트폰의 메모장에 다시금 기록해나갔다.


     '생물을 소환하는 천직은 아직 미발견의 가능성이 높다, 적어도 카이도 씨는 들어본 일이 없는 부류인 듯 하다. 그리고 적귀도 또한 MP원자 측정주로는 판정불가능하다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적귀도는 등급을 무시하고 4등급 무기를 쉽게 파괴해버릴 정도로 높은 위력을 갖고 있는 것이 명확히 판명되었다.'


     텐지는 잊지 않도록, 카이도 일행과 대화했던 내용을 샥샥 정리해 나갔다.


     ・천직은 몬스터를 쓰러트리는 것으로 사용감이 확 늘어난다. (천직 등급에 따라 기간은 달라진다, 등급이 높을수록 한계치는 커지지만 성장하기 어렵다고 일컬어진다) 

     ・0등급 탐색사인 리온은 아직도 성장하는 모양이다. 이건 천직등급에 대해서, 성장의 난이도가 설정되어 있다거나, 상한같은 것이 다를지도, 그렇게 카이도는 추측을 하였다.

     ・소환계는 희귀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는 비밀로 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을 받았다.

     ・1등급 탐색사와 손색없는 수준으로 강해질 때까지는 천직을 숨기도록 들었다. 카이도는 그다지 협회를 좋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시라누이 치사토는 E컵.


     "......아, 이건 달라."


     텐지는 마지막에 썼던, [E컵] 이라는 자신도 영문을 모를 문자를 서둘러 지웠다.


     곧장 잡념을 떨쳐버리고, 텐지는 다시금 메모장을 보았다.


     ・리온의 천직은 <나선마법사> 라는 0등급천직.

     ・텐지의 천직을 감정한 것은 스킬 [나선안] 의 효과였다. 이것은 염마의 서의 스테이터스같은 것이 아니라, 눈을 맞춘 타인의 천직의 정식명칭과 등급만을 강제적으로 판별하는 능력인 모양이다.

     ・스테이터스같이 눈에 띄는 능력은 발견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탐색사는 시간을 들여서 자신의 능력을 판별할 수 밖에 없다.


     "뭐, 분명 이 정도인가. 생각보다도 수확이 있었구나."


     다만, 역시 이해할 수 없는 점도 있었다.


     어째서 그들이 텐지에게 흥미를 나타내었는가. 그러면서도 깊게 파고들지 않은 채 지켜보려고 했는가.


     그것만은 텐지가 아직 모르는 채였다.


     그럼에도 마음 속으로 오늘의 일에 대해 감사하였다.


     "일단 내 행동방침이 어떻게든 굳어졌구나. 천직에 대해서는 일단 숨기는 방향으로. 당분간은 알바나 하면서 던전에 들어갈 기회를 노리자. 그렇게 자신의 천직에 대해 분석을 되풀이 해간다....이런 식의 방법을 여름방학 중에 찾아둘까."


     물론, 텐지가 검증하고 싶은 것은 소귀의 전투능력이었다.


     "어떻게 할까.....아!"


     거기서 텐지는 문득 가능성을 깨달았다.


     스스로 할 수 없다면, 사람에게 부탁하면 되는게 아닌가 하고.


     '뭐, 약간 꺼려지는 방법인데. 사람의 마음을 좋을 대로 이용하는 것은, 그다지 기뻐할만한 일이 아니지만, 어쩔 수 없겠네. 나한테는 그런 인맥과 재능이 없으니.'


     몇 번인가 역을 지나가서, 사사즈카 역에 내렸다.


     거기서 텐지는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그에게 연락하기로 하였다.


     그, 그자는 물론 이나가키 루이라는 청년을 말하는 것이다.


     "예, 이나가키입니다."


     "아.... 아마시로입니다."


     "오, 텐지냐? 무슨 일이지? 이런 밤중에."


     "가, 갑작스럽지만, 5등급 서브던전에 내려갈 예정이 있지 않아? 혹시 루이라면 있으려나 생각해서...."


     "뭐야, 텐지도 여름방학 중에 앞서나가고 싶은 쪽인가? 마침 잘 됐어. 방금 아사기리한테서도 연락이 와서, 같이 5등급 서브던전의 권리를 매수한 참이었어. 모레가 예정인데, 어때?"


     "어, 진짜? 나도 부탁해도 될까?"


     "나한테 텐지의 부탁을 거절할 도리는 없어. 물론이지. 모레 오전 10시에 요코하마 역에서 집합할 예정이다."


     "고마워. 모레였지. 잘 부탁해."


     "아, 기다리고 있겠어. 그리고 미안하다, 아버지께서 갑자기 스페인에 출장가게 되어버려서.....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을 말야."


     "전혀 상관없어. 언젠가라는 이야기였고 그렇게 급하진 않아. 일단 모레에 잘 부탁한다."


     "이쪽이야말로 잘 부탁해. 마침 인원도 부족했으니, 솔직히 말하자면 다행이다. 그럼, 모레, 요코하마에서."


     "응, 모레, 요코하마에서."


     거기서 전화는 끊어졌다.


     텐지는 전화를 끊자마자, 사람의 눈을 신경쓰며 내심 승리의 포즈를 취했다.


     "나도 좀 더 힘내야지."


     텐지의 결의표명은, 사사즈카의 번잡함에 파묻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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