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4장 12 또다시 결판
    2022년 07월 23일 12시 04분 4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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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470gm/92/

     

     

     

     ...... 프로포즈했다는 뜻일까.

     난 얼굴을 붉히며 당황했지만, 사그레스 왕자는 태연했다.

     

     나는 그를 노려보았다.

     

     "공작가의 힘을 노리시나요?"

     

     "아니. 그런 것에는 흥미가 없고, 그게 없어도 난 국왕이 될 수 있으니까."

     "그럼...... 어째서?"

     

     "넌 재밌고, 그리고 강해. 그런 형님한테는 아까우니까. 내가 국왕이고, 네가 왕비. 그럼 카롤리스타 왕국은 더욱 부유하고 풍요로운 나라가 될 거다."

     "오, 저의 능력을 높이 사주시는 거네요?'

     

     "그래, 그 말대로다. 그럼 어떻게 할 테냐?"

     

     대답은 물론, 정해져 있다.

     

     "모처럼의 제아니지만..... 그건 말도 안 돼요."

     

     "호오, 어째서?"

     

     "이 싸움에서 이기는 건 저이니까요!"

     

     사그레스 왕자는, 날 지긋이 바라보다가 미소 지었다.

     

     "용맹하군."

     

     곧이어 나도 사그레스 왕자도, 가늘고 가벼운 목검을 들었다.

     결투 때와는 다르게, 우리들은 가슴과 몸통에 방어구를 착용하고 있다. 그리고 1회전만으로 자웅을 겨루게 된다.

     

     승패를 판정하는 자는, 제삼자인 선생이 해준다.

     

     그리고 대결이 시작되었다.

     시작 신호가 난 순간, 사그레스 왕자의 검이 내리친다.

     그 검은 무섭게도 빨랐다.

     

     난 어떻게든 그 검격을 받아냈다.

     역시...... 강해!

     

     검을 휘두르면서, 사그레스 왕자는 내게 물어보았다.

     

     "네가 싸우는 건 자신을 위해서냐?  알폰소를 위해서?"

     "둘 다 정답이지만, 둘 다 틀렸어요."

     

     "그게 무슨?"

     난 사그레스 왕자의 이격을 튕겨내고는, 자세를 바로잡기 위해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왕자가 추격타를 날린다.

     

     "저는..... 필을 위해서 싸우고 있어요."

     "동생을 위해선가. 결투에서 동생을 함정에 빠트린 날 용서할 수 없는가?"

     

     "그 점도 있어요. 하지만 달라요."

     최대의 이유는.......

     

     "필과..... 동생과 약속했거든요. 반드시 우승하겠다고요."

     

     "동생?"

     

     "휘마석의 펜던트를 손에 넣어서 둘이서 차고 다니기로 했지요."

     "그렇군."

     사그레스 왕자의 눈이 가늘어지더니, 싸늘한 색이 떠오른다.

     그리고 사그레스 왕자의 검은 더욱 강렬해졌다.

     

     "내게는...... 그 펜던트를 손에 넣어도 함께 착용할 상대가 없다. 내가 믿는 건...... 나 뿐이니까."

     

     "저와는......다르네요."

     "힘내, 클레어 누나!"

     

     멀리서 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내게는 날 믿어주는 사람이 있어.

     

     나는 사그레스 왕자의 격렬한 공격을 받아냈다.

     바실리오 선생한테서 배운 기술로 어떻게든 사그레스 왕자의 공격을 막아내고는 있지만...... 결정타가 없다.

     

     "너로선, 날 이길 수 없다!"

     

     난 더욱 뒤로 물러나려다가, 잠시 발을 헛디뎠다.

     .......이런!

     사그레스 왕자가 검을 크게 휘둘러 내려치려고 했다.

     이대로는......위험해!

     그때, 난 어떤 기억이 떠올랐다.

     맞아.

     지난번 인생에서, 난 검술대회 결승전에서 사그레스 왕자를 보았었다.

     

     그때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자세가 허물어진 상대에게, 사그레스 왕자가 크게 검을 휘둘렀다.

     그 모양새에는, 약간이었지만 틈이 있었다. 분명 상대가 자세를 무너뜨린 것을 보고 큰 동작을 만든 것이다.

     

     그래.

     보통은 이대로 자세를 회복하려는 사이, 사그레스 왕자의 검이 도달해서 져버려.

     하지만 그가 만든 약간의 틈을..... 어쩌면 이길 수 있을지도 몰라!

     

     나는 순식간에 그런 생각을 끝내고서, 무너진 자세에서 앞쪽으로 무리하게 내디뎠다.

     그리고 사그레스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그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잠시 주춤거렸다. 그때 나는 검을 옆으로 휘둘렀다.

     나의 검은 사그레스의 몸통을 노렸고, 멋지게 작렬했다.

     

     왕자의 손에서 검이 떨어진다.

     금색 눈동자가, 아연실색하여 날 바라보고 있다.

     

     심판은 클레어 로스 리얼리스의 승리라고 짧게 고했다.

     결투장은 잠시 조용해졌지만, 직후 정말 커다란 환호성이 일어났다.

     

     내가 이긴 모양이다.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다.

     사그레스 왕자는 정말 강했다. 그런 상대한테 내가 이긴 것은, 지난번 인생의 지식과 바실리오 선생의 지도가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필이 날 믿어줬으니까.

     

     "그런가...... 나의 패배인가."

     

     사그레스 왕자가 작게 중얼거렸다.

     난 미소 지었다.

     

     "역시, 전하의 부인은 될 수 없겠네요."

     

     "......하하하, 한심하군. 그런 말을 해놓고서 져버리다니....."

     사그레스 왕자는 옅은 미소를 짓더니, 이윽고 고개를 숙였다.

     난 그런 사그레스 왕자의 손을 잡았다.

     

     "좋은 싸움이었다고 생각해요. 전하 같은 분을 이길 수 있어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답니다."

     "아첨은 됐어."

     

     "진심인데요?"

     

     그리고 난 그의 손을 꼭 쥐었다.

     사그레스 왕자는...... 얼굴을 붉히며 날 올려다보았다.

     

     "너의...... 아니, 그대의 동생을 해하려 했던 것은, 미안했다. 그 결투의 일도 사과 하마. 그러니, 용서해줄 수 있을까?"

     

     "네. 두 번 다시 필을 위험하게 만들지 않겠다고 약속해주신다면요."

     

     "물론 약속하지."

     

     그리고 그는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여태까지의 매력적이지만 메마른 미소와는 다르다.

     정말 자연스러운...... 13살 소년다운 미소였다.

     

     관객들에게, 우리 대화는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서로의 건투를 칭찬한다고 생각했는지, 커다란 박수가 일어났다.

     

     이윽고 심판이 내게 미소 지으면서 두 펜던트를 건넸다.

     짙은 녹색의 보석.

     휘마석이다.

     

     필이 내게 달려온다.

     

     "누나, 축하해!"

     

     필은 내 정면에 서서 기쁨의 비소를 지었다. 천사 같은 표정이었다.

     나는 펜던트를 손에 들고, 그걸 필의 목에 걸어줬다.

     필은 부끄러워하는지, 옷소매 밑의 목덜미가 새빨갰다.

     

     "이걸로...... 계속 함께, 맞지? 누나?"

     

     "그래, 물론이야!"

     

     밤의 마녀란 무엇인가, 예언은 무엇을 인도하는가, 다음 왕은 누가 되는가, 그리고 마녀숭배자들이 무얼 하려고 하는가.

     문제는 산더미처럼 쌓였다.

     

     계속 필과 함께 있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내 곁에 아직 필이 있고 이렇게 똑같은 펜던트를 걸고 있을 수 있다.

     

     "클레어 님."

     

     돌아보니, 앨리스가 흐뭇해하며 날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관객석에 있는 내 동료들을 가리켰다.

     

     "필 님이 귀여운 건 알겠지만, 모두들 삐졌잖아요."

     

     알폰소 님과 레온과 시아가 함께 볼을 부풀리며 우리를 노려보고 있다.

     

     "나, 나, 무슨 짓이라도 했어?"

     

     "그야 당연히요. 모두들 질투하고 있다고요. 필 님만 펜던트를 받아서 분해하고 있어요."

     "그, 그래!?"

     

     "네! 그러니 빨리 돌아가요. 저랑 시아 님이 두 팔 걷어붙이고 요리해서, 우승의 축하연을 열 테니까요!"

     

     그렇게 말한 앨리스는 껑충껑충 뛰어갔다. 나와 필은 얼굴을 마주 보다가, 서둘러 앨리스의 뒤를 쫓았다.

     

     걸어가면서 필이 말한다.

     

     "모두가 누나를 좋아해."

     

     "그건 기쁜 일이지만."

     "하지만...... 누나는 날 제일 소중히 해줬으면 해."

     

     필이 작게 중얼거린 것을 듣고, 난 미소 지었다.

     

     "필이 제일 소중해. 왜냐면, 내 동생인걸."

     상쾌하고 기분 좋은 바람이, 광장에 불어온다.

     슬슬 여름이 찾아온다.

     학교에 온 뒤 두 번째 여름이며..... 여름방학도 이다.

     

     필하고 어떤 곳으로 가볼까?

     난 두근거림에 가슴이 뛰었다.

     

     그리고 모두의 곁으로, 필과 함께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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