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4장 9 습격
    2022년 07월 23일 09시 04분 3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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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470gm/89/

     

     

     

     "필, 즐거웠니?"

     

     "응!"

     

     바실리오 선생의 연구실에서 나온 나와 필은, 인기척이 없는 복도를 둘이서 걷고 있다.

     총명하고 고대사에 관심이 있는 필을, 바실리오 선생은 마음에 들어 한 모양이다.

     낯 가리는 필도 바실리오 선생과 친해진 모양이고.

     

     "누나는 밤의 마녀의 눈동자가 신경쓰이지?"

     

     필의 말에 난 수긍했다.

     알폰소 님과 상담하러 가보자. 예언에 대한 지식도 있을 테니.

     

     내가 그렇게 말하자, 필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약간 볼을 부풀렸다.

     

     "역시...... 왕태자 전하를 믿고 있는 거구나."

     

     "그럴......지도?"

     

     "그렇겠지. 전하는…… 누나의 약혼남인걸."

     

     "필은 알폰소 님을 믿지 않는 거니?"

     

     "그렇지는 않아  하지만 그게 아니라……누나는……언젠가 전하랑 결혼해서 내 곁에서 사라진다 생각해서……"

     

     필은 사그라드는 목소리로 말했다.

     난 미소 지었다.

     

     "괜찮아. 난 필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니까."

     "정말?"

     

     "그래. 지금의 나는 알폰소 님보다도 필이 더 소중하니까."

     

     "……그거, 전하한테는 절대 말하면 안 돼."

     

     라고 필이 작게 말했지만, 기쁨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나는 무심코 필을 끌어안으려다가…… 그때 또 시선을 느꼈다.

     누군가가 날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호의적인 눈이 아니다.

     

     거기다……방금 전보다도 훨씬 가깝다.

     필도 누가 있는 기척을 느낀 모양이다.

     

     "……누나."

     필이 내 팔에 달라붙는다.

     대체…… 누가 무슨 목적으로 날 따라오는 거람?

     

     그 대답은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늘에서 한 남학생이 모습을 드러냈으니까.

     

     "당신은……!"

     

     "전에는 신세를 졌습니다."

     그곳에 있던 자는…… 이전의 결투에서 싸웠던 카르멜로였다.

     흑발흑안. 갈색 피부.

     교복 차림으로, 허리에 목검을 차고 있다.

     

     그는 잔인해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그곳에 서 있었다.

     

     "무슨 볼일이라도?"

     

     "수치를 안겨준데 대한 사례를 하러 왔을뿐입니다."

     

     "오, 앙갚음이라도 하려고? 한심해."

     카르멜로는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 날 노려보면서 목검을 들었다.

     

     "검을 든 당신은 나름 강하지만...... 지금은 맨손이니까요."

     

     "설마......"

     "뭐, 봐주기는 하겠지만, 따끔한 맛 좀 보시죠."

     

     난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부끄럽지도 않아!? 무기를 안 든 상대를 해치려고 하다니."

     "이건 제 본의가 아닙니다. 기사도 정신에는 반하지만...... 뭐, 전 그렇게까지 고결한 성격도 아니니까요."

     그렇다는 말은, 누군가의 지시로 움직인다는 걸까?

     아니, 지금은...... 어쨌든 이 자리를 어떻게든 빠져나가야......

     

     "나와 필을 다치게 하면 그냥 끝나지 않는다는 거, 알고는 있겠지?"

     

     나는 넌지시 왕태자가 뒤에 있음을 언급했다. 하지만 그는 한번 비웃더니 검을 휘둘렀다.

     

     난 자세를 잡았다. 초격을 피하고 검만 빼앗으면......어떻게든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카르멜로의 검은 여전히 매서워서, 난 첫 일격을 피하는 것도 버거웠다.

     그리고 필도 있다. 필을 지키면서 반격하기란 불가능하다.

     난 두 번째 검격을 피하려다가 넘어지고 말았다.

     

     "누나......!"

     

     필의 외침이 들려온다.

     

     이제 끝장일지도 모른다. 난 카르멜로가 내리치려 하는 목검을 보고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다음 순간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조금씩 눈을 떠보니, 눈앞에는 장신의 남성이 내게 등을 보이고 있었다.

     그 사람은 가느다란 목검을 들고 카르멜로와 대치하고 있었다.

     

     "바, 바실리오 선생님!?"

     

     그는 우리들을 돌아보더니 온화하게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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