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2장 11 중요한 일을 잊어서는 안 돼
    2022년 07월 16일 07시 49분 1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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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470gm/33/

     

     

     

     

     메이드 복장의 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나는 생각했다.

     

     구금 당한 이유를 찾아내고, 왕태자를 설득하자.

     

     나는 그렇게 결심했다.

     

     "필은 그 의자에 앉아볼래?"

     

     "......응."

     

    내가 의자를 가리키자, 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의자에 걸터앉았다.

    역시 흰 프릴이 달린 메이드복을 입고 있으니 아무리 봐도 여자아이로만 보인다.

     

     귀엽긴 하지만, 지금은 필보다도 우선 생각해야만 할 일이 있다.

     난 책상 앞에 앉았다.

     

     불행중 다행인지, 깃펜과 잉크, 그리고 양피지가 있었다.

     이거라면 내 생각을 써내릴 수 있어.

     

     나는 펜으로 이리저리 끄적였다.

     

     왕태자가 날 구금한 것은...... 나를 잃는 것, 다시 말해 지위를 잃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구금이라는 수단을 써야만 했던 이유를 모르겠다.

     더 다른 수단도 있었을 텐데......

     

     정신 차리고 보니, 생각에 열중하는 동안 상당한 시간이 지나 있었다.

     하지만 명확한 결론은 안 나왔다.

     

     뭔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듯한......

     

     옆에서 뭔가가 움직이는 기척이 들었다.

     돌아보니, 의자에 앉은 필이 일어서려다가 다시 의자에 앉고 말았다.

     필의 스커트가 둥실 흔들거린다.

     

     필은 내 쪽을 흘끗흘끗 바라보고 있다.

     그 눈은...... 왠지 쓸쓸해보였다.

     

     이런.

     생각에 몰두해서 긴 시간 동안 필을 방치해버렸을지도......

     

     "저, 저기...... 누나."

     필이 더듬거리며 뭔가를 말하려 한다.

     전생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듯한......

     

     "클레어 누나랑...... 노, 놀고 싶어."

     

     필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이고 그렇게 말했다.

     

     "하, 하지만...... 누나, 바빠보이니까, 내가 방해된다면......"

     

     "방해되지 않아. 왜냐면, 내게 제일 소중한 건 필과의 시간인걸."

     

     내가 그렇게 말하며 필의 어깨에 손을 얹자, 필은 깜짝 놀란 것처럼 날 바라보더니 미소지었다.

     

     구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은 장래의 파멸을 회피하기 위해. 그리고 필과 함께 있기 위해.

     

     뭐가 더 중요한지 착각해서는 안 돼.

     

     어떻게 해야 좋을지 고민하다가 필을 소홀히 대해서 쓸쓸하게 만들면, 본말전도다.

     

     여기서 도망치는 것도, 파멸의 미래를 회피하는 것도, 필과 함께 지내기 위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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