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장 3 어린 동생이 찾아온다2022년 07월 06일 00시 35분 2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470gm/3/
울음을 그친 내 어깨를, 앨리스가 톡톡 두들긴다.
"이제 무섭지 않나요?"
"응."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아리스는 미소 지었다.
"그럼. 오늘은 중요한 볼일이 있는데, 기억나시나요?"
그렇게 말해도, 나는 이제 막 5년 전으로 돌아온 참이라 상황을 모르겠다.
앨리스한테 설명을 요구하자, 오늘은 12월 10일이며 어느 인물이 저택을 방문하는 날이라고 한다.
내가 12살일 때의, 12월 10일. 그것은......
"동생 분과의 첫 대면이 되니, 힘껏, 꾸미도록 해요! 어떤 옷이 좋으려나."
앨리스는 즐거워했다.
반면, 나는 아연실색했다.
오늘은 필이 공작가에 입양되어 처음으로 저택에 오는 날인 모양이다.
내 동생, 필은 양자였다.
부모님한테는 외동딸인 나 이외에 자식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태어났을 때부터 왕태자의 약혼녀로 선택되었다.
그래서 공작가의 후계자가 따로 필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지나도 부모님한테는 아이가 태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마련된 자가, 필이었다. 풀 네임으로 필 엘 아스투리아스. 방계라고는 해도 어엿한 왕족 태생이다.
내 아버지인 카를 로스 리얼리스 공작은 필을 양자로 맞아들여 후계자로 삼았다.
왕가의 입장에서는, 너무 많은 왕족 중 한 명을 치워버린데 더해, 공작령을 일족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한편 공작인 아버지와 중신들한테도 나쁜 이야기가 아니었다.
왕가와의 연결이 강하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한다. 그리고 성인이 된 질 나쁜 공작 일족이 후계자가 될 바에야, 양자를 맞이하는 편이 낫다.
그렇게, 내게는 피가 이어지지 않은 동생이 생겼다.
하지만 지난 인생에서는, 나와 동생의 사이는 좋지 않았다. 갑자기 동생이 생긴다고 들어도 열두 살 소녀가 그걸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리고 필도 나를 누나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거고.
그리고 나는 필이 올 때까지, 자신이 공작가의 후계자가 될 거라 믿고 있었다. 왕비이면서 공작가의 여당주가 되는 일도 불가능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내가 당주가 되면, 공작의 지위는 이윽고 나와 왕태자의 아이. 다시 말해 미래의 국왕한테 계승된다.
그것은 공작령이 왕가에 완전히 병합됨을 의미한다. 왕가의 어떤 제약도 안 받는 전통이 있는 공작가라 해도, 중진들에게 있어서도 그건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래서 내 아버지는 나를 후계자로 선택하지 않았다.
그 점이, 지난번의 나한테는 불만이었다.
그래서 이전의 나는 필을 냉대했다. 인사해도 대답도 안 했다.
그리고......
나는 앨리스의 얼굴을 넌지시 바라보았다.
앨리스가 고개를 갸우뚱한다.
"무슨 일이신가요, 클레어 아가씨?"
앨리스의 지난 인생에서는, 내가 12살 때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그 이유는 필과 앨리스가 함께 공작령의 동굴로 갔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모험할 생각으로 동굴로 가서, 사고를 당한다. 그리고 앨리스는 필을 감싸고 죽는다.
나는 언니를 대신하는 메이드였던 앨리스를 잃었다. 그 슬픔과 분노는 필에게로 향했다.
필이 앨리스를 데리고 나가지 않았다면, 앨리스는 살아있었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더욱더 필을 미워했다.
그런 식으로 생각해버리니, 나와 필은 소원해지는 게 당연하다.
그리고 그 5년 후, 필은 성녀 시아와 만나서 그녀한테 매료되었다. 그리고 시아를 죽이려 했던 나를 용서치 않았다.
필이 나를 죽인 것이다.
그런 필을 이제부터 만나야만 한다.
"저기, 앨리스. 나......동생을 만나는 게 두려워."
"저였다면 기뻐할 텐데요. 전 귀여운 동생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거든요."
"귀엽다면 좋겠지만. ......저기, 만나지 않을 수는......없어?"
앨리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공작님께서 말씀하셨잖아요? 남매끼리 사이좋게 지내라고요."
그건 그래.
저택에 온 동생과 전혀 만나지 않을 수도 없어.
설령, 5년 후에 자신을 죽이는 상대라 해도.
하지만......아직 미래는 확정되지 않았어.
이것은, 내 인생을 바꿀 최초의 시련일지도 몰라.
지난번의 나는 필과 사이가 안 좋았고, 성녀 시아한테 괴롭힘을 해서 죽었다.
그럼 이번에는 정반대로 하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성녀 시아를 괴롭히지 않는 것. 전에는 친구 사이였는데, 시아한테 심한 짓을 하고 말았다.
그러니 이번에는 관여하지 않는 것이 베스트다.
그녀의 선택에 따라서, 왕태자든 필이든 좋아하는 남자와 지내면 돼.
난 그걸 방해하지 않아.
이번에는 왕태자의 완벽한 약혼녀를 지향하지 않아. 수수하고 견실하게 살아간다면 그걸로 됐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파멸의 운명을 회피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면밀한 준비를 해둘 필요가 있다.
그러니 필과 사이좋게 지낼 필요가 있다. 적어도 싫어하지 않을 정도는.
필과는 남매로서 친교를 다져둘 필요가 있다.
그 전제로서, 앨리스의 목숨을 구하자. 앨리스를 구하고 싶고, 앨리스가 죽지 않으면 나와 동생의 사이는 나빠지지 않고 끝날 것이다.
마음은 무겁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나와 앨리스의 운명을 바꾸야만 한다.
나는 한숨을 지었다.
"알았어. :.....동생을 만날게."
"그럼 바로 복장을 준비할게요!"
나는 앨리스한테 옷의 선택을 전부 맡겼다.
그러자 앨리스가 내게 입힌 것은, 귀여운 드레스였다.
분홍과 하양의 옷감에, 하늘하늘한 장식이 많이 달려있다.
난 전신 거울을 보고 신음했다.
"이거......나랑 어울려?"
"정말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객관적으로 봐도 난 나름 괜찮은 외모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수수하고 눈매는 날카롭다.
그런데도......
"이런 공주님 같은 복장, 내가 입어도......"
"어라, 아가씨는 진짜 공주님이에요. 리얼리스 공작가의 영애이며, 왕태자 전하의 약혼녀잖아요."
뭐 신분은 그렇지만, 이전의 인생에서는 전부 잃고 죄인으로 전락했다. 본질적으로, 나는 공주님 타입이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앨리스한테 안내받아서, 나는 저택의 현관으로 이동했다.
호화롭고 쓸데없이 넓은 그 현관은, 대리석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그곳에는 내 부모와 가신, 그리고 저택의 하인들 수십 명이 동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윽고 현관의 검고 거대한 문이 천천히 열렸다.
나는 흠칫거리면서, 문의 저편을 바라보았다. 나를 죽인 동생이 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 나타난 자는, 흑발흑안의, 정말 자그마하고, 정말 심약해 보이고...... 그리고 귀엽고 어린 소년이었다.
그가 필......일 것이다.
나는 숨을 삼켰다.
필은...... 이렇게나 귀여웠었나?
이전의 나는 12살 어린 소녀라서, 필한테 적대심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정신연령은 17살이고, 당주의 자리를 뺏기는 점에도 불만이 없다.
그래서일지도 모르지만, 필은......완곡하게 말해도......천사로 보였다.
많은 어른들이 맞이하자, 필은 깜짝 놀란 것처럼 검은 눈동자를 두리번거렸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필의 종자의 모습이 안 보인다.
필이 혼자서 겁먹은 모습으로 주위를 둘러보다가, 갑자기 달려갔다.
그리고 왜인지 내 앞으로 다가왔다. 하인들은 당황했지만, 상대는 왕족이니 제지하지는 않았다.
필이 내 드레스의 옷자락을 붙잡으며 위를 올려다본다. 필은 나보다 머리 하나만큼 작다.
점점 가슴이 뛰는 것을 느낀다.
희고 투명한 피부도, 여자애처럼 가냘픈 손발도, 인형처럼 단정한 이목구비도.
전부 지금의 내 취향이었다.
귀, 귀여워......
나는 몸을 굽혀서는, 겁먹은 필의 머리를 슬쩍 쓰다듬었다. 내 손가락이 검은 머리카락에 닿는다.
"안심해. 나는 클레어 로스 리얼리스. 네 편이니까."
"......클레어, 님?""맞아. 너는?"
"저는...... 필 엘 아스투리아스입니다."
"오늘부터 너는 필 로스 리얼리스. 너는 내 동생이야."
"당신이 저의 누님......?"
나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그 말대로야.
나는 클레어. 너는 필. 5년 후의 세계에서는, 네가 나를 죽였어.
하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안 될 거야.
나는 미소를 가득 지으면서 거짓말을 했다.
"나, 계속 동생이 있었으면 했어."
728x90'연애(판타지) > 다시 시작하는 악역영애는, 어린 남동생(천사)을 익애합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1장 6 라이벌? (0) 2022.07.12 제1장 5 누나라고 불러줬으면 해! (0) 2022.07.12 제1장 4 나를 필요로 하는 존재 (0) 2022.07.12 제1장 2 다시 시작 (0) 2022.07.05 제1장 1 성녀와 악역영애와 (0) 2022.07.05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