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97화 마을사람A는 결판을 낸다 (중편)
    2022년 06월 30일 16시 23분 0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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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kakuyomu.jp/works/16816452218841045726/episodes/16816452218862476623

     

     

     

     "안 돼에에에에에에, 마르크스, 어째서! 마르크스!"

     

     울부짖는 에이미를 보아도, 아는 사람을 쏴 죽였는데도 내게는 동정의 감정조차 들지 않는다.

     

     대체 어떻게, 라는 의문만이 머릿속에서 휘몰아친다.

     

     아아, 아무래도 나는 정말 냉철한 사람이었나보다.

     

     아니, 그만큼이나 해놓고서 새삼스러운가.

     

     나는 다시 에이미를 향해 총을 쏘기 위해 사이가를 들었다.

     

     "그렇게 못한다!"

     

     다음 순간, 왕태자가 그렇게 외치면서 단번에 나와의 거리를 좁혔다.

     

     하지만, 그런 왕태자의 검을 아나가 공기사의 검으로 막아줬다. 검과 검이 부딪히자, 금속음이 방에 울려 퍼진다.

     

     "아나스타샤아! 방해하지 마라! 이 남자가! 이 남자만 없었다면!"

     

     왕태자는 아나를 제거하려고 다음 일격을 자아냈다. 그 움직임은 수업에서 봤을 때보다 훨씬 세련되었다.

     

     이것은 분명 자신한테 [영웅]의 버프를 쓴 거겠지. 내가 저 일격에 맞으면 아마 바로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왕태자의 검을 아나는 정말 간단히 받아냈다. 그 움직임에 따라갈 수 없는 왕태자는 간단히 밸런스가 무너져 휘청거렸다.

     

     "전하, 이제 꿈에서 깨어날 때입니다."

     "무슨!?"

     

     그렇게 타이른 아나는 왕태자의 검을 가볍게 튕겨내더니, 왕태자의 배에 날카고운 미들 킥을 먹였다.

     

     "크, 헉."

     몸이 90도로 구부러졌고, 괴로운 듯 신음하는 왕태자는 그대로 지면에 무릎을 꿇었다.

     

     레벨 차가 너무 나서, 이제는 상대가 안 된다.

     

     [공기사]의 가호를 얻고 [얼음의 마녀]의 가호도 얻었는 데다, 바람의 산의 미궁의 고속주회로 단련된 지금의 아나의 스테이터스는 체력도 마력도 모두 S다.

     

     아무리 [영웅]의 버프를 둘렀다 해도 지금의 왕태자로선 손발도 못 내민다.

     

     "성빙각성."

     왕태자의 머리가 얼음에 휩싸이더니, 그리고 곧장 깨졌다.

     

     "어? 나, 나는? 에, 에이미? 어? 어?"

     

     에미미에 의한 세뇌가 풀리자 혼란스러워하는 왕태자에게, 아나가 추격타를 날린다.

     

     "빙박성계."

     

     아나의 마법으로, 왕태자의 몸이 얼음에 휩싸인다.

     

     "뭐, 뭐야 이건!? 아나스타샤! 젠장! 마나여. 만물의 근원인 마나여. 화염의 갑옷이 되어 내 몸을 지켜라. 염갑!"

     

     왕태자가 몸에 불꽃의 갑옷을 둘렀다. 상성을 생각한다면 이걸로 얼음은 녹아야겠지만, 아나가 만들어 낸 얼음은 녹을 기미가 전혀 없었다.

     

     "어, 어째서! 얼음은 불에 녹을 터인데!"

     "전하, 그 얼음은 성스러운 얼음입니다. 평범한 방법으로는 녹일 수 없습니다. 이대로 포로가 돼주셔야겠습니다."
     "에에익, 젠장! 아나스타샤아아아아!"

     

     왕태자는 증오가 깃든 눈으로 아나를 노려보며 크게 외쳤다.

     

     하지만 그렇게 외치던 차에 왕태자의 입은 얼음으로 막혔고, 그 이상의 말을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걸 확인한 아나는 왕태자한테서 흥미를 잃은 모양인지, 아직도 뭐라뭐라 말하려는 왕태자한테서 등을 돌리고는 에이미를 바라보았다.

     

     나는 지금도 제대로 끝장내기 위해 사이가를 들고 있다. 하지만 에이미는 연극조의 감미로운 어조로 아나한테 말을 걸었다.

     

     "아나스타샤 님~ 눈을 떠주세요~! 아나스타샤 님이 원하던 것은 이런 게 아니었어요~"

     

     이것은 게임에서 히로인이 타락한 악역영애와 최종 결전을 할 때 던졌던 대사다.

     

     지금이라면 알겠다. 게임이라면 여기서 자애의 성녀의 힘이 발동해서 마검의 절망의 이루가 정화됨에 따라 그 힘이 약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 있는 아나는 마검에 사로잡히지 않았다.

     

     그리고 만일 그렇다 해도 에이미를 지키고 약화된 악역영애를 쓰러트려 줄 왕태자도 마르크스도 지금은 전투불능이다.

     

     "성녀님!"

     

     갑작스러운 일에 놀란 병사들이 제정신을 되찾고는 우리들을 덮쳐온다. 반격하려고 사이가를 든 나를, 아나가 작은 몸짓으로 제지하더니 마법을 발동시켰다.

     

     "성빙각성."

     다음 순간, 병사들의 머리는 성스러운 얼음으로 얼어붙어서 세뇌가 해제되었다.

     

     "어, 어라?"

     

     제정신으로 돌아온 병사들은 멈춰서더니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다. 어째서 자신이 이런 짓을 하는지도 모르는 기색이다.

     

     그걸 본 에이미는 눈에 띄게 혼란스러워했다.

     

     "힉, 히이이. 뭐야. 왜 악역영애인 당신이 여기 있는 거야! 어떻게 된 거냐고. 누가! 누가 좀!"

     "성빙결계."

     아나가 또다시 모르는 마법을 사용하자 알현실에 얼음의 돔이 생겨나더니, 우리들을 감쌌다. 아마 왕태자를 구속시킨 마법과 마찬가지로 얼음의 성녀의 마법일 것이다.

     

     나는 다시 사이가를 에이미한테 향했지만, 아나가 날 보고 작게 고개를 저었다.

     

     나로서는 대화하는 것도 위험한 에이미를 지금 바로 쏴 죽이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아나한테는 뭔가 생각이 있는 모양이다.

     

     내가 총을 내리며 작게 수긍하자, 아나는 고개를 돌려 에이미한테 말을 걸었다.

     

     "어이."
     "히이이. 누가~! 도와줘~! 누가 좀~!"

     

     에이미는 그런 소리를 내면서 도망쳤고, 얼음을 깨려고 필사적으로 돔의 벽을 쳐댔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얼음은 깨지지 않았다.

     

     어이어이. 아무리 네가 세뇌시켰다 해도, 마르크스도 왕태자도 목숨을 걸고 널 지키려고 했는데, 결국은 이러기냐.

     

     "빙박."

     아나가 마법을 쓰자 얼음이 에이미를 구속했다. 그리고 에이미를 억지로 자신을 향하게 하고서,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로 선언했다.

     

     "나는 말이다, 사람이 반성하고서 죄를 인정한다면 그 죄를 용서해야 한다고는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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