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89화 마을사람A는 생일을 축하받는다
    2022년 06월 29일 15시 13분 3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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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kakuyomu.jp/works/16816452218841045726/episodes/16816452218862351503

     

     

     

     건국기념식에서 조금 지난 무렵, 센트라렌 왕국은 브루제니 지방을 완전히 상실했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정보의 전달 속도로 미루어보건대, 아마 건국기념식 전후로 잃었다고 보면 좋을 것이다.

     

     뭐 당연한 결과다. 균형을 유지하던 브루제니에서 병사를 데려와서 람즐렛을 침공했으니까.

     

     솔직히, 바보라는 말 밖에 안 떠오른다.

     

     그리고 또 하나 들어온 정보는, 센트라렌 왕국의 제2왕자파가 제2왕자를 옹립하여 북부에서 거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쉽게도 에이미와 왕태자는 왕도로 돌아가서, 남부를 중심으로 지지를 모아 왕도를 중심으로 이후의 움직임에 대응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리고 우리들은 어떻냐면, 당분간은 지켜볼 셈이다.

     

     우리들로서는 딱히 이 전쟁에 참견할 생각은 없다. 다만, 마녀가 된 에이미 만큼은 주의가 필요하고, 뭣하면 암살도 불사할 각오가 있다. 내버려 두면 언제 뭘 할지 모르니까.

     

     아아, 맞다. 그리고, 에스트 제국에서는 독립을 승인한다는 사자가 찾아왔다.

     

     황태자를 죽인 상대가 있는 나라와 왕녀를 유괴한 나라의 국교수립이다.

     

     그리고 노르사느와 웨스타델에서는 아직 답변이 없다.

     

     화제는 바뀌지만, 부상이 나은 오스카한테 아나의 마법으로 머리를 식혀줘서 사정을 들을 수 있었다.

     

     그 때의 대화는 이런 느낌이다.

     

     "오스카. 그 여자는 어째서 그 지팡이를 갖게 된 거지? 그리고 마녀가 되었다는 점에 짐작되는 부분은 없나?"

     

     취조실에서 구속된 상태의 오스카한테 아나가 물어본다. 그러자 오스카는 더항하는 기색 없이 말하기 시작했다.

     

     "에이미가 이 나라 어딘가의 버려진 교회에 자신을 위한 지팡이가 있다고 갑자기 말을 꺼내서 말이야. 그래서 병사들한테 명해서 찾아낸 왕도 부근의 버려진 교회를 탐험하러 갔어. 그랬더니, 정말로 그럴듯한 지팡이가 있었고."

     

     그렇군. 에이미도 이제야 미리 손을 쓰자는 생각이 든 것인가.

     

     확실히 나 혼자서는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교회를 찾는 건 무리였고, 당시의 나로서는 이 지팡이의 우선도는 상당히 낮았다.

     

     "그래서 에이미가 지팡이를 만졌더니, 지팡이에서 빛이 나왔어. 그랬더니 이버네는 에이미의 몸에서 새카맣고 꺼림칙한 오오라 같은 게 흘러나왔지. 마치 교회의 프레스코화에서 보았던 종말이라고 말하면 좋을까. 그런 느낌이었는데, 이건 위험하다고 생각했지만......"

     오스카는 괴로운 듯 한번 고개를 숙였다.

     

     "그래도 나는 에이미를 좋아했으니까. 이 내 얼굴과 가호, 그리고 친가의 돈만 보는 주위의 여자들하고는 달리 내 고민을 이해해줬어. 경박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 일로 고민하고 있다는 걸 아무 말 없이 이해해주고, 공감해줘서...... 그런 여성이니까 나는 자기 신분을 버려서라도 함께 있고 싶다고, 그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해도 곁에서 지탱해주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말한 오스카가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마녀라고 듣고서 뭔가 납득됐어. 아무말 없이 알아준 게 아니라, 에이미는 내 고민을 먼저 알아차린 거구나......"

     오스카는 쓸쓸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사실은 마녀의 힘으로 안 것이 아니지만, 처음부터 알았다는 점에서는 다름없다.

     

     그리고 나서 오스카는 진지한 표정으로 아나를 바라보다가, 평소와는 다른 진지한 어조로 아나한테 사과했다.

     

     "아나스타샤 왕녀 전하, 학교에서의 수많은 무례와 행동거지를 사과드립니다.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지만, 만일 이 목을 원하신다면 기쁘게 내어드리지요."

     과연. 오스카와 마르크스는 고민하는 기색이었는데, 역시 그랬었던 모양이다.

     

     그렇다는 말은, 마르크스도 조종당하는 상태일지도 모르겠다.

     

     "오스카, 그 사과를 받아들인다. 이제는 과거의 일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나는 지금 행복하다. 오스카를 원망할 일은 없어."
     "감사합니다."

     

     그리고 나서 마녀가 된 에이미는 뭔가의 호의를 가진 상태에서 그 말을 들으면 지금처럼 의지가 왜곡되게 된다는 점을 귀에 박히도록 일러주고서 돌려보냈다.

     

     아, 물론 이 세계의 관습대로 보험금을 듬뿍 받았다고 들었다.

     

     대부호인 비므렛 후작가의 후계자다. 얼마라고는 듣지 않았지만 꽤 괜찮은 금액이었겠지.

     

     자, 이야기를 센틀라렌 왕국으로 되돌리자.

     

     그렇게 해서 센트라렌 왕국은 이쪽을 신경 쓸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에, 암묵적인 휴전상태가 되어있다.

     

     이쪽도 국민을 먹이고 남을 생산량이 있기 때문에, 지금 이상으로 영토를 확대할 셈은 없다. 그 때문에 우리도 센트라렌을 공격하지 않아서, 양국 사이에는 일시적인 평화가 돌아온 것이다.

     

     그리고 나는 뭐하냐면 오늘도 업무다. 아나와 정식으로 결혼하면 아나와 내게 어딘가의 영지를 맡긴다고 해서, 그를 위한 공부도 겸한 수습 기간이라는 것이다.

     

     뭐 서류업무만 해서 그다지 재밌는 일은 아니지만, 장부를 보는 법에는 전혀 지식이 없었던지라 흥미있는 면도 있다.

     

     그리고 점심식사를 아나와 함께 먹으면 또 일을 하고, 간식 시간 즈음에 하루의 일을 끝낸다.

     

     그 다음은 아나와 운동이다.

     

     최근의 아나는 가볍게 뛸 정도로 회복되어서, 조금 검을 휘두르거나 나의 댄스 연습에 어울려주는 등 충실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저녁식사 시간이 되었다. 요즘은 가족이 모여 저녁을 들게 되어서, 오늘도 람즐렛 왕국의 로열패밀리와 어머니와 함께 식탁을 둘러싸고 있다.

     

     오늘의 메인 디쉬는 안심 스테이크다. 혀 위에서 녹을 정도로 부드러운 고기인 걸 보면 역시 고급육을 쓴 거겠지.

     

     이렇게 저녁식사를 즐기고 있자, 아나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아렌. 오늘은 무슨 날인지 알고 있나?"
     "응? 으음......"

     

     뭔가의 기념일이라고 하는 걸까. 솔직히 도통 기억나지 않는다.

     

     애초에, 작년 이 시기는 아직 말을 거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던 시기 아니었나?

     

     내가 초조해하자 아나가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무슨 기념일인지 잊어서 화났나?

     

     잠깐 그렇게 생각했지만, 아나는 미소지으며 입을 열었다.

     

     "아렌, 생일 축하한다."
     "엥?"

     

     입을 떠억 벌린 나에게, 게르하르트 씨, 엘리자베타 씨, 프리드리히 씨, 그리고 어머니가 제각각 축하의 말을 걸어줬다.

     

     "고, 고맙습니다?"

     "어이, 아렌. 어째서 의문형인가. 참나. 자, 이것은 나의 선물이다."

     그렇게 말한 아나는 멋들어진 자수가 수놓인 손수건을 선물해줬다. 그 모티브는 하양과 검정의 두 마리 용, 정령, 그리고 브이톨인데, 그것들이 조합되어 마치 문장 같은 모양으로 그려져 있다.

     

     "이거, 아나가?"

     "그래. 그, 내가 움직이지 못할 때 만들었지. 그, 어떤가?"

     "고마워. 정말 멋져. 보물로 삼을게."

     내가 그렇게 말하자, 아나는 안심한 듯한 표정을 짓는 것이었다.

     

     "카테리나 장모님께서, 아렌은 자신을 성대하게 축하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그래서 이런 느낌으로 해봤다만......"

     "아, 응. 고마워. 이전의 무도회 같은 건 잘 못해서, 정말 기뻐."
     "그런가, 그럼 다행이다."

     그렇게 말한 아나는 언제나 보고 싶어질 정도로 산뜻한 미소를 지어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른 가족들한테서도 선물을 받아서, 처음으로 어머니 이외의 사람들이 축하해준다는 생일이란 것을 경험했다.

     

     아아, 응.

     

     가족이 늘어난다는 건 이런 느낌인가.

     

     정말......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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