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82화 마을사람A는 악역영애의 생일을 축하한다
    2022년 06월 28일 14시 58분 4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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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kakuyomu.jp/works/16816452218841045726/episodes/16816452218862199505

     

     

     

     나는 메이드의 도움을 받아 정장을 입었다. 머리카락도 제대로 세팅했고, 선물도 제대로 가져왔다.

     

     좋아, 준비는 완벽하다.

     

     그렇게 나는 어머니의 방으로 찾아갔다.

     

     참고로 나와 아나의 결혼을 공작이 인정한 이래, 어머니도 공작의 저택에서 신세지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공작의 사돈이라서 여러 공격의 대상이기 때문에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것.

     

     확실히 그런 일도 있을 것 같다.

     

     귀족사회라는 것은 역시 성가시지만, 각오하고 들어온 길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그렇게 기다리기를 10여분 정도, 드레스 차림의 어머니도 방에서 나왔다. 익숙지 않은 하이힐과 드레스에 고생하는 모습이지만, 평소의 상냥한 어머니와는 다른, 정말 예쁜 어머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에스코트해서 아나의 방으로 찾아갔다.

     

     메이드가 열어준 문의 안으로 들어서자, 그곳에는 이미 공작과 엘리자베타 씨, 프리드리히 씨가 있었는데, 침대에서 잠든 아나의 옆에서 즐겁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늦었습니다."
     "오늘은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평소의 적당한 느낌으로, 어머니는 정중하게 인사했다.

     

     "하하하. 아직 시간 전인데도 모두 모이고 말았구만."

     

     내가 흘끗 시계를 바라보자, 공작의 말대로 확실히 10분 전이기는 하다. 역시 모두 아나의 생일을 기대했던 것이리라.

     

     "아, 정말이네요."
     "그럼 좀 빠르지만 시작하자."

     공작이 그렇게 말하자, 한번 헛기침을 하고서 아나한테 부드럽게 말을 걸었다.

     

     "아나, 17살 생일 축하한다."

     

     그 공작의 말을 신호로, 우리들은 조용하게 제각가의 축하 인사를 전했다.

     

     "아나. 오늘은 네게 제대로 보고할까 생각하는데."

     

     아나의 손을 잡고 그렇게 말하는 공작의 얼굴에는, 기도하는 듯한 표정이 떠올라 있다.

     

     "아나, 너의 아렌이 약혼자가 되어줬다."

     

     하지만 마치 조각상처럼 잠들고 있는 아나의 모습에, 풀썩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오늘은 아나가 좋아하는 걸 많이 준비했으니까, 마음껏 먹어도 된다."

     그렇게 말하며 테이블에 늘어놓은 호화로운 요리를 가리켰지만, 역시 아나는 아무런 반응도 없이 계속 잠들어있다.

     

     "아나, 생일 축하한단다. 네가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수제 케이크를 준비했단다."
     "아나, 생일 축하해. 난 네가 계속 갖고 싶었던 백마를 준비했다고. 바깥에 있는데, 어때? 타보고 싶지 않아?"

     "아나스타샤 님, 생일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아직 많이 부족한 아들을 골라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쪽은, 좋아하신다 해서 마련해 봤습니다."

     엘리자베타 씨는 추억의 케이크, 프리드리히 씨는 아나가 원하던 말, 그리고 어머니는 과자가 든 상자를 건넸지만 역시 아나는 계속 잠들어 있다.

     

     다음은 내 차례다.

     

     "아나, 생일 축하해. 내가 부족한 탓에 이런 일을 당해버려서 미안. 자, 이게 약속했던 공기사의 검이야."

     나는 그렇게 말하고서 검을 뽑은 뒤, 아나의 앞에서 그 하늘빛으로 빛나는 아름답고 가느다란 검신을 보여주었다. 그 검신에 아나의 아름다운 얼굴이 비친다.

     

     나는 아나의 손에 공기사의 검을 살며시 쥐어주었다.

     

     그때였다.

     

     공기사의 검에서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왔다.

     

     "어? 아나!"

     

     나는 서둘러 손을 뻗어 아나의 손을 잡았지만, 너무 눈부셔서 눈이 멀어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그리고 빛이 사라진 순간,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렌?"

     

     그것은 계속 듣고 싶었던 목소리여서,

     

     그것은 계속 그렇게 했으면 하고 기도했던 것이어서,

     

     나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누워있는 아나를 있는 힘껏 부둥켜안았다.

     

     "아나! 아나!"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나온다.

     

     아아, 젠장. 미소로 맞이하려고 생각했는데!

     

     그런 내게, 아나는 연약한 목소리로 부드럽게 대답해줬다.

     

     "......렌. 울지, 마."

     그렇게 말하며 검을 들지 않은 왼손을 나의 등으로 돌려줬지만, 그것이 너무 연약해서.

     

     기쁨과 안도감을 느낌과 동시에, 안타까움에 가슴이 조인다.

     

     "아나, 난 이제, 절대 헤어지지 않을 테니까. 누가 뭐라 하든, 혼자 가게 두지 않을 테니까."
     "아......렌."

     그렇게 껴안는 우리들이었지만, 조금 지나자 뒤에서 헛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아."

     나는 이마에 키스를 해준 다음, 아쉽지만 아나한테서 천천히 벗어났다.

     

     "아, 버, 님......어머......님, 오라......버니......여, 기......는?"

     

     역시 소리 내기 어려운지, 가느다란 목소리로 세 사람을 부른다.

     

     "오오오, 아나. 잘 돌아와 줬구나. 여기는 영도의 저택이란다. 아나! 아나!"

     

     그리고 공작이 크게 목놓아 울면서 아나를 껴안았고, 엘리자베타 씨, 프리드리히 씨도 마찬가지로 울면서 아나를 안아줬다.

     

     그 후로는 모두가 함께 울었는데, 진정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

     

     "생일 축하한다. 아나."

     "고맙습니다."

     공작의 축하에, 침대 위에서 상반신만 일으킨 아나가 제대로 된 어조로 대답했다.

     

     물을 조금 마셔서 목을 축인 덕분에 약간은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 아나에게 공작이 계속 말을 건다.

     

     "아나. 납치된 너를 아렌이 혼자서 제국의 궁전에서 구해내 여기까지 데려와줬다."

     "네? 아렌. 너......"

     "내가 꼭 그렇게 하고 싶었을뿐이야."
     "아렌......"

     

     아렌은 기쁜 듯한, 그리고 조금 슬픈 듯한 표정을 짓는다.

     

     분명, 내가 혼자서 했다고 듣고 걱정해주는 거겠지.

     

     "아나, 네가 고른 남자는 실로 대단한 남자였다."
     "아버님......그 말씀은......?"

     "아나, 약속한 대로 공작님의 허락을 받았습니다. 저와 결혼해주시겠습니까?"

     

     나는 침대가에서 무릎 꿇고는 아나의 손을 잡으며, 다시 한번 프로포즈를 했다.

     

     "......네."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끄덕인 아나의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슬며시 닦아준 다음, 나는 부드럽게 끌어당겨 키스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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