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79화 마을사람A는 왕도에서 교섭을 지켜본다 (후편)
    2022년 06월 28일 00시 25분 3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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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kakuyomu.jp/works/16816452218841045726/episodes/16816452218862147400

     

     

     

     "안 된다! 아무리 우리 왕가의 모험가가 공적을 거두었다 해도 그런 일은 인정할 수 없네. 기사작으로 하지. 이건 결정사항이다. 알겠나?'

     

     하지만 국왕의 그 결정에는, 왕의 옆에서 조언을 하는 남자들도 "엥." 하며 놀라는 목소리를 냈다.

     

     "과연. 폐하께선 50년 동안 누구도 이루지 못한 브루제니 지방을 탈환했다는 우리 람즐렛 공작가의 모험가의 공적이 기사작 정도면 충분하다는 말씀이신지?"

     국왕의 보좌역이 국왕에게 뭔가 귀띔을 한다.

     

     "음, 그럼 남작으로 함세. 영지에 대해서는 추후 조서를 내리겠네. 이거면 어떤가?"
     "아니요. 말도 안됩니다. 왜냐하면 브루제니 탈환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백작위를 간청했던 것입니다. 애초에 폐하는 저희 람즐렛 공작가의 모험가 아렌한테, 제국병을 몰아내고 우리 센트라렌에 승리를 가져다주면 포상은 원하는 대로 준다는 약속을 하셨지 않습니까?"
     "우리나라는 에스트 제국에 승리한 게 아니라네! 전쟁은 아직 계속되고 있거늘!"

     "하지만, 폐하께선 스스로 브루제니의 탈환하고 승리하라는 말씀의 명령서도 쓰셨잖습니까?"
     "에, 에에이! 그렇다 해도 백작위를 인정할 수는 없네! 그런ㅡㅡ"

     뭔가를 외치려던 차에, 국왕 옆에 있던 남자가 뭔가 귓속말을 했다.

     

     "그, 그래. 우수한 우리 군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무리 전공을 세웠다 해도 백작위를 줄 수는 없는 일일세!"

     "그럼, 뭘 해야 백작위를 주실 것인지? 역시 에스트 제국의 요인의 목일까요?"

     "음? 그래. 에스트 제국의 황제나 황태자 같은 목을 혼자 갖고 온다면 생각해도 좋다."

     우와. 완전 핀 포인트로 밟아버렸다.

     

     그걸 들은 공작은 다시 검은 미소를 싱긋 지었다.

     

     "그랬습니까. 그런데, 저희 람즐렛 공작가의 모험가 아렌의 전공은 브루제니 탈환만이 아니라고 처음에 말씀드렸지만, 기억하시는지?"

     "음? 그랬었나? 하지만 그런 보고는 받지 못했네만?"
     "예, 너무나도 커다란 전공이기 때문에, 그 소식도 포함해 폐하께 처음으로 전해드리는 것이 신하의 의무라고 생각해서."
     "음?"

     

     그렇게 말한 공작은 내가 가져온 에스트 제국 황태자 이골과 마술사장 귄터의 목을 보존기능이 딸린 마법의 가방에서 꺼내어 국왕의 앞에 늘어놓았다.

     

     "앗? 서, 설마?"
     "이 두 사람의 얼굴은 아시겠지요?"

     "이, 이골......황태자와......마술사장 귄터인가?"

     "예. 이 두 사람의 목을 저희 람즐렛 공작가의 모험가 아렌이 단독으로 잠입해서 갖고 왔습니다. 람즐렛 공작가는 모험가 아렌과 비밀리에 연락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작금의 전황에서 에스트 제국과 자우스 왕국은 연동되어있다고 생각한 저희들은 아렌에게 에스트 제국 중진의 목을 가져올 것을 명했습니다. 브루제니의 탈환을 끝낸 뒤, 패잔병의 소탕에 참가하지 않고 이탈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

     

     공작에게 완전히 논파된 국왕은, 그대로 입술을 깨물며 조용해졌다.

     

     그 침묵을 잠시 시켜보던 공작이 변함없는 표정으로 국왕을 부른다.

     

     "폐하?"
     "공작이여, 자네는 짐에게 거짓 보고를 했었군?"

     

     국왕은 갑자기 분노의 표정을 짓더니 대화 주제를 돌렸다.

     

     "거짓 보고? 대체 무슨 말씀이신지?"

     "너는 자우스 왕국병 10만이 공격해 온다고 말했는데도 쉽사리 물리쳤지 않은가! 네 군대가 아무리 강인하다 한들 10만의 군대를 물리칠 수 있을 턱이 없지. 짐에게 거짓 보고를 하면서도 왕가의 모험가를 자신의 모험가라고 칭하다니 언어도단!"

     

     그러자 공작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폐하, 그것은 거짓 보고가 아니라 사실입니다. 저 이외에도 보고가 올라가지는 않았습니까? 그리고 그걸 저희 군은 막대한 희생을 감수하고 물리친 것입니다. 그걸 그렇게 말씀하시다니 무슨 마음이신지? 충성을 다하여 나라를 지킨 것에 치하하기는커녕, 오히려 거짓이라고 부르다니. 이 게르하르트, 너무 충격을 받아 정신이 나갈지도 모르겠군요."

     그리고 다시 검은 미소를 지었다.

     

     "이런이런, 총명하신 폐하이시니 그러한 말씀은 안 하실 거라 확신하고 있었습니다만.'

     

     그리고 놀림당한 국왕은 욱 해서 해서는 안 될 대사를 입에 담았다.

     

     "큭! 에에이! 이 무례한 남자를 체포하라!"

     "앗, 폐하! 그것은, 아니 됩니다!"

     

     옆에 서 있던 남자가 말렸지만,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국왕은 멈추지 않는다.

     

     "말리지 마라 재상! 자네도 감옥에 들어가고 싶나!"

     "......실례했습니다."

     

     과연. 저 녀석이 재상이었나.

     

     하지만 그 재상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대로 벽가로 물러서고 말았다.

     

     엥? 괜찮은 거야? 국왕의 도움은 안 주고?

     

     아니, 어쩌면 정말로 감옥에 들어가기 때문에 항상 저렇게 하는 걸까?

     

     "그렇습니까. 그럼 교섭 결렬이로군요. 유감입니다. 아아, 그래. 그러고 보니 왕태자 전하는 잘 계십니까? 가끔은 왕족답게 용맹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고 싶군요. 그럼, 저는 이걸로 실례하도록 하지요."

     

     공작은 그렇게 말하고서 자리에서 일어나 출구를 향해 걸어갔다.

     

     참고로 마지막의 빈정댐은 군대에 지원하지 않은 왕태자에 대한 것이지만, 그것은 돌고 돌아 국왕에 대한 빈정이기도 하다.

     

     그 아비에 그 자식이라는 뜻이다.

     

     "뭣들 하는가! 저 녀석을 체포하라!"

     

     공작의 말을 들은 국왕은 더욱 격노했고, 주위에 있는 근위기사들한테 호통을 치면서 명령하자 그제서야 근위기사들이 움직였다.

     

     10명 있는 근위기사 중 6명이 국왕의 주변을 점하고 있는 것은 대단이다.

     

     람즐렛 공작가에는, 제도에 단신으로 잠입해서 황태자와 마술사장을 암살해 온 아렌이 있는 것이다.

     

     람즐렛 공작한테 손을 대면, 이번에는 그 칼날이 센트라렌 왕가를 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실도 모르는 이 국왕이 통치하는 이 나라는 이제 글러먹었다.

     

     "람즐렛 공작, 반역의 혐의로 구속한다."

     "비키지 못할까! 그렇지 않으면 크게 다칠 것이야!"

     

     공작이 일갈하지만, 근위기사들은 물러설 기미가 없다.

     

     "어쩔 수 없군."

     근위병 네 명이 공작을 구속시키려 다가오자, 나는 비살상탄을 쏘았다.

     

     "큭."
     "헉."
     "칵."
     "윽."

     신음소리를 내며 공작을 구속하려던 근위병들이 주저앉는다.

     

     "공작님, 여깁니다."
     "그래."

     나는 연막을 피우고서 공작을 데리고 왕궁 안을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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