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76화 마을사람A는 악역영애를 변태한테 진찰시킨다
    2022년 06월 27일 12시 04분 3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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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kakuyomu.jp/works/16816452218841045726/episodes/16816452218862108627

     

     

     

     [음~ 과연. 과연 그렇다구. 이건 용서할 수 없다구. 대체 누가 이런 심한 것을 만들었냐구! 만든 녀석은 머리가 이상하다구!]

     

     변태가 아나의 머리에 손을 갖다 대면서 아무래도 분노하고 있다.

     

     나로서도 감사는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이 녀석이 아나를 만지면 아나가 더러워지는 느낌이 들어 왠지 안절부절못하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것도 치료를 위해서다. 어쩔 수 없다.

     

     [알았다구. 진찰 결과를 가르쳐주겠다고. 미리땅, 몸을 빌려야겠다구]

     

     변태가 그렇게 말하자, 미리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다음 순간 변태가 미리의 머릿속에 들어가자, 미리가 몸을 축 늘어뜨린다.

     

     "!"

     

     그 모습에 놀란 엘리자베타 님이 서둘러 몸을 지탱했다.

     

     "괜찮습니다, 리자. 지금 미리의 몸은 빛의 정령인 제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저의 이름은 로. 무아의 대현자 로린가스와 같은 자입니다."
     "네? 로, 로린, 가스......선생님?"

     

     엘리자베타 씨가 눈을 부릅뜨며 놀라는 것을, 나는 따스히 바라보았다.

     

     나는 여기서 찬물을 끼얹을 정도로 눈치가 없지는 않다.

     

     "리자, 당신의 딸은 정말 강하고 상냥한 여성으로 성장했군요. 그리고 당신도 어머니로서 정말 어엿해졌습니다. 그 성장을 이 로린가스도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 아, 아, 선생님!"

     

     엘리자베타 씨가 남의 눈도 아랑곳 않고 미리의 자그마한 몸을 끌어안으며 목놓아 울고 말았다.

     

     미리의 몸을 움직이고 있는 변태는 엘리자베타 씨의 머리를 그 작은 손으로 끌어안더니 부드럽게 쳐주었다.

     

     그 모습을 보는 나는, 아니, 음. 아무 말도 필요 없겠지.

     

     그렇게 조금 지나자, 엘리자베타 씨가 진정되었다.

     

     "죄, 죄송해요. 이 무슨 추태를."
     "상관없습니다."

     그렇게 말한 변태는 미리의 얼굴로 싱긋 미소 지었다.

     

     "그럼, 진찰 결과는 전해야겠군요."

     변태는 진지한 표정이 되어서는 그렇게 말했다.

     

     "네."
     "결론부터 말하지요. 현재 아나스타샤의 영혼은 마음 깊숙한 곳에서 잠든 상태입니다."

     "그, 그래서 딸은 눈을 뜰 수 있나요?"

     "죽은 것은 아닙니다. 이론상으로는 깨어날 수 있지만, 적어도 저는 할 수 없습니다."
     "네?"
     "무, 무슨 말이야?"

     

     엘리자베타 씨는 울먹이는 표정이 되었고, 나는 무심코 강한 어조로 물어보고 말았다.

     

     "지금의 아나스타샤는, 자신의 영혼을 스스로 봉인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그녀의 혼은 갈기갈기 찢겨 소멸했을 테지요."
     "그, 그럼 그 봉인을 풀면 되잖아?"

     

     나는 추궁하는 듯한 느낌으로 변태한테 질문했다.

     

     "그 말대로입니다. 하지만 봉인을 풀기 위한 열쇠를 모르는 것입니다."
     "뭐?"
     "봉인을 발동시킨 힘은 저의 힘입니다. 아나스타샤를 축복했을 때, 그 머리장식을 통해 저의 힘을 나눠줄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저의 힘이니, 당연한 것처럼 봉인된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영혼을 지키기 위한 봉인이라서 간단히 풀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고서 "후우." 라고 한숨을 짓더니, 다시 설명을 이어나가는 변태였다.

     

     "봉인을 풀려면 열쇠가 필요하게 됩니다. 이 소녀가 진정으로 소중히 하는 사람이나 물건, 추억, 장소, 또는 즐거워하던 무언가일지도 모릅니다. 무엇을 열쇠로 봉인했는지만 알면 봉인은 쉽게 풀 수 있겠지요. 하지만 무리하게 풀면 영혼은 부서져 사라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이제 돌아올 길은 없는 것입니다."

     "아아."

     

     엘리자베타 씨는 얼굴을 가리고 말았다.

     

     "그러니, 지금 이 자리에서 가능한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봉인의 열쇠를 찾는 것은 당신들 쪽이 적임이겠죠. 아아, 그리고 왜 마봉의 목띠를 차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의식이 돌아올 때까지 그대로 놓아두십시오."

     "뭐? 아니, 이건 그 녀석들이 채운 건데......"
     "그렇군. 그런 거였나. 이건 열쇠가 없어도 부수면 벗겨집니다. 단순히 마법을 쓸 수 없게 될 뿐인 물건이니 걱정은 필요 없습니다. 다만, 이 상태로 벗긴다면 뭔가의 마법이 폭발할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니 의식이 돌아올 때까지는 벗기지 마십시오." 

     "그래......알았어."

     

     이런 말을 듣고 있으면, 정말로 대현자 같다고 생각한다.

     

     이제 나로서는 딴 사람으로만 보이지만.

     

     "그보다도, 아나스타샤 씨를 이런 상태로 만든 마검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주시길."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서, 미리와 엘리자베타 씨를 데리고 내 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문을 열고 아나의 방에서 나오자, 어째선지 녹초가 되어서는 벽에 착 기대어 앉은 공작과 프리드리히 씨의 모습이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을 걱정하는 것처럼 메이드들이 간호하고 있다.

     

     "공작님?"

     "여보? 프리드리히?"

     "괜찮습니다. 곧장 일어나겠지요. 저의 계약자인 미리한테 발칙한 생각을 하거나, 미리한테 다가가려 하면 이렇게 됩니다. 진심으로 위해를 가하려는 생각이었다면 목숨을 빼앗는 일도 있으니, 이 정도로 끝났다는 건 뭔가 이해타산적인 일이라도 생각한 거겠지요. 자, 안내를 계속하십시오."
     ".......그래.'

     무, 무서워. 로리에 대한 변태의 정열은 진짜로 장난 아니었다.

     

     이런 오토 방어가 있으니, 여왕님도 외출을 허락했을 만도 하다.

     

     음? 그렇다는 말은 나도 아나도?

     

     아무래도 표정에 나타났는지, 변태가 나의 질문에 마치 마음을 읽은 것처럼 대답했다.

     

     "아렌, 그런 것입니다. 아렌도 아나스타샤도, 그리고 리자도, 미리를 보고 이용하려는 등의 나쁜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그, 그래."

     

     아, 아니, 잠깐? 장본인의 앞에서는......아, 음. 아무 말도 필요 없겠지.

     

     그리고 내 방에 들어서자, 나는 마검을 담은 꾸러미를 내놓았다.

     

     "과연, 이게 마검입니까......"

     변태는 바닥에 앉는 듯한 몸짓으로 지시를 했다. 아무래도 미리의 몸으로는 무거워서 못 드는 모양이다.

     

     그리고 변태가 바닥에 놓인 그걸 만지자, 내가 만든 칼집 같은 꾸러미가 모래로 돌아가면서 마검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변태는 미리의 몸으로 주저 없이 바닥에 놓인 검의 손잡이를 잡았다.

     

     "앗, 위험해!"

     

     나는 그렇게 말했지만, 딱히 무슨 일이 일어날 듯한 느낌은 안 든다.

     

     "과연. 역시 틀림없는 모양이군요."

     

     변태는 정말 슬프게 중얼거리더니, 뭔가의 마법을 사용했다.

     

     눈부신 빛이 주위를 휘감더니, 곧장 마검에 빨려 들어가며 사라졌다.

     

     "이걸로 마검은 봉인되었습니다. 이걸 엘프의 마을까지 운반하십시오. 이 검은 이 세상에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뭐?"
     "이 검은, 수많은 어린아이들한테 학대를 되풀이하고 절망을 줘서, 애정에 굶주린 상태에서 죽인 영혼을 재료로 만든 마검입니다."
     "뭐?"

     

     엄청난 내용에 나는 절규해버렸다.

     

     "이걸 정화할 수 있는 자는 인간 세계에는 없을 것입니다. 있다고 한다면 성녀, 그중에서도 자애의 성녀라 불리는 존재가 아니면 불가능합니다."

     "뭐? 자애의 성녀?"

     

     예상 밖의 단어에, 나는 무심코 되물었다.

     

     "예. 성스런 축복을 받은 자가 신기에 의해 그 소원을 인정받고 인도된 여성을 성녀라 부릅니다. 다만, 성녀라 해도 치유가 장기인 치유의 성녀, 축복이 자기인 축복의 성녀, 드물지만 주먹으로 싸우는 권투의 성녀 등이 과거에는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난히 죽은 자와 병약한 자, 다친 자의 마음을 구원하는 기도와 말씀을 장기로 하는 성녀가 바로 자애의 성녀입니다."

     그렇구나.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었다. 결국, 그런 거였나.

     

     "하지만, 제가 아는 한 지금 이 세상에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엘프의 마을에서 제가 수백 년의 시간 동안 조금씩 정화해가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 그래."
     "로 님, 감사해요! 부디, 부디 잘 부탁드려요.'

     그렇게 말한 엘리자베타 씨는 눈물을 흘리며 감격하는 모습이다.

     

     "예. 그럼, 뒷일은 맡깁니다."

     

     그렇게 말한 변태는 미리의 몸에서 빠져나왔다. 쓰러지려 하는 미리를 엘리자베타 씨가 서둘러 부축해준다.

     

     그리고 미리의 몸에서 나온 변태는 입을 열자마자, 이렇게 말했다.

     

     [아~ 피곤하다구. 역시 이런 건 부담된다구]

     

     이제...... 아무 말도 필요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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