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73화 마을사람A는 악역영애의 아버지와 대화한다
    2022년 06월 27일 03시 48분 1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원문 : https://kakuyomu.jp/works/16816452218841045726/episodes/16816452218862074541

     

     

     

     "으윽."

     

     내가 정신을 차리자, 침대에 누워있었다.

     

     "눈을 뜨셨나요?"

     

     눈을 뜨자, 그곳에는 전에 안내해줬던 메이드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는?"

     "안내해드렸던 아렌 님의 방이에요. 아렌 님은 쓰러진 뒤로 거의 5시간 정도 주무셨답니다."

     다행이다. 3일 동안 잠들었거나 하지는 않았구나.

     

     "의사의 말로는, 아렌 님이 맞은 화사에는 에스트 제국의 독자기술로 만든 특수한 마법 독이 칠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어요. 그 마법 독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목숨을 앗아가는 것이고, 해독 방법은 제국에만 존재한다고 해요. 그러니 본래는 살아날 수 없을 터였지만......"

     

     어, 독화살!?

     

     나는 서둘러 내 왼손을 확인했다. 그러자, 예상한대로 대역의 반지가 산산조각 나 있었다.

     

     그런가. 이제 내게는 보험이 없어졌다는 건가.

     

     "아나......스타샤 님은?"

     "아직 주무시고 계세요. 하지만 목숨에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렇습니까."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도와드릴까요?"

     "아뇨, 괜찮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일어난 순간, 나의 배가 큰 소리를 내며 울렸다.

     

     아뿔싸. 그러고 보니 어젯밤부터 아무것도 못 먹었구나.

     

     부끄러움과 미묘한 어색함 때문에, 나는 분명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겠지.

     

     "식사를 가져왔어요. 그리고 나으리한테도 보고 드릴 테니 잠시 기다려주세요."

     "고맙습니다."

     그렇게 메이드는 내 방에서 나갔다. 그리고 옆에 놓여있는 샌드위치를 먹고 있자, 곧장 공작이 불러냈다.

     

     불려 간 곳에는 공작만이 아니라 엘리자베타 씨와 프리드리히 씨까지 동석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자리에 앉은 것을 확인한 공작이 사람을 물리쳤다.

     

     "아렌, 회복한 모양이로군. 다행이다."

     

     그렇게 말한 공작은 안심한 표정을 짓더니, 갑자기 감사를 표해왔다.

     

     "아렌, 딸이 저렇게 되어버린 것은 나의 책임이다. 그리고 딸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구출해줘서 고맙구나. 아무것도 못해준 어리석은 아비지만, 그래도 감사를 전하게 해 달라. 고맙다." 

     "아렌 군, 딸을 되찾아줘서 정말 고마워요."

     과연, 공작이 평민에게 이런 태도를 취하는 걸 보이는 것은 좀 그러니 사람을 물러나게 한 건가.

     

     "아니요.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니까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공작의 가족들은 곤란함과 안심이 뒤섞인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뒤이어 프리드리히 씨도 감사를 말해왔다.

     

     "아렌, 아나는 내 소중한 여동생이다. 내게도 감사를 표하게 해 줘. 고맙다."

     "아뇨......"

     "그리고 말인데. 오늘 자우스 왕국군에만 일어났던 의문의 폭발은 그대가 한 거겠지?"

     "......예. 그렇습니다. 뭐, 저의 마법 같은 겁니다. 아나를 진료받게 할 때 방해되었기 때문에."

     "역시 그렇군......"

     

     그것만 말하자, 프리드리히 씨는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아렌, 자네는 에스트 제국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혼자서 브루제니 전선으로 가지 않았었나?"

     "예. 블루제니의 전토는 센틀라렌의 지배하에 놓였습니다. 약간의 저항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눈에 뜨는 거점은 남아있지 않을 겁니다."
     "뭐? 카르다치아는 어떻게 되었나?"
     "함락시켰습니다. 그리고 주민의 태반은 에스트 제국으로 추방시켰습니다."
     "......그런가. 50년 동안 계속 탈환하지 못했던 그 카르다치아가."
     "예."

     

     그리고 그대로 잠시 동안 침묵이 찾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말하기는 비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지금밖에 없다고 생각하여, 입을 열었다.

     

     "공작님, 부탁이 있습니다."

     ".......뭔가?"

     "저는 약속을 지켰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아가씨를, 아나를 제게 주십시오."

     그 순간, 세 명의 표정이 굳었다. 아연실색이라는 표현은 이 세 사람의 표정을 가리키는 것일지도 모른다.

     

     분명, 그만큼 예상 밖의 요구였을 것이다.

     

     "어? 아, 아렌 군? 이제, 괜찮거든요? 딸의 일이라면 여태까지 잘 대해줬으니, 그걸로 충분하잖아요? 아렌 군은 자신의 행복을......"

     "저는 아나가 좋습니다. 제게는 그녀 이외의 여성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의사 분도 이제 무리라고..."
     "저는 아나가 돌아올 거라 믿습니다. 아니, 제가 반드시 돌려내겠습니다."
     "......그런가요. 그 정도까지......"

     내가 그렇게 결의를 고하자, 엘리자베타 씨는 그렇게 말하며 입을 닫았다.

     

     "뭐, 뭐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괜찮지 않을까?"

     

     프리드리히 씨는 할 말을 못 찾겠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찬성해주는 모양이다.

     

     "아렌, 약속을 지켰다니 무슨 의미냐?"

     

     하지만 역시 공작은 만만치 않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세로로 끄덕이게 할 자신이 있다.

     

     "이걸 봐주십시오."

     

     나는 국왕한테서 받은 파병의 명령서를 보였다. 그 내용을 본 공작은 눈을 찌푸렸다.

     

     "설마 이런 명령서까지 썼을 줄이야......"

     "블루제니의 적 부대의 태반을 파괴한 자는 저입니다. 앞서 보셨던 공격, 그리고 일부는 상공에서 대량의 기름을 투하하는 화공이었습니다."

     "그, 그래."

     "그리고, 제도에 잠입해서 황태자와 측근을 살해하고 목을 갖고 돌아왔습니다. 지금 여기서 꺼내도 괜찮을까요?"

     "그래, 꺼내보거라."

     내가 엘리자베타 씨를 흘끗 바라보니 고개를 끄덕여서, 나는 주저 없이 마법의 가방에서 두 수급을 꺼내 들었다.

     

     "확실히 에스타 제국의 황태자인 이골이로군. 그리고......이 녀석은 제국 궁정마술사장 귄터가 아닌가!"

     "저는, 블루제니에서 람즐렛 공작가에 있는 B랭크 모험가 아렌이라고 밝힌 뒤, 적을 쓰러트렸습니다."

     나는 못을 박기 위해 그렇게 전했다.

     

     공작은 팔짱을 끼고 미간을 찌푸리며 차분히 생각하는 몸짓을 취한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알겠다. 인정 하마. 우리 람즐렛 공작가의 명예를 걸고 아렌과 아나스타샤의 혼인을 인정하며, 그리고 아렌을 비호하는 우리 공작가가 대리로 왕가와의 교섭을 해주마."
     "감사드립니다."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무릎을 꿇으며 신하의 예를 취했다. 그리고 가증스러운 그 남자들의 목을 건네주고서 방을 나갔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