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74화 마을사람A는 변태한테 도움을 요청한다
    2022년 06월 27일 04시 20분 1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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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kakuyomu.jp/works/16816452218841045726/episodes/16816452218862086409

     

     

     

     방에서 쉬고 있자, 곧장 날이 저물어 창문으로 보이는 경치가 어두워졌다.

     

     멜리사와 제롬 군은 어느 사이엔가 비룡의 계곡으로 돌아갔으며, 넓은 정원에는 나의 브이톨改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감사를 말할 때를 놓치고 말았다.

     

     창문에서 그런 경치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 메이드가 나를 불러서 공작 일가와 함께 식사하게 되었다.

     

     그랬는데, 그 자리에는 상상도 못 했던 사람이 있어서 나의 눈알이 튀어나오지 않나 싶을 정도로 놀랐다.

     

     "엄마!? 어떻게 여기에?"

     "놀랐나? 뭐, 아렌이 놀라는 모습을 보았으니 만족해야겠군."

     "공작님......"

     나는 먼저 말해준 공작을 바라보았지만, 그 얼굴은 딱 보아도 만족해하는 느낌이다.

     

     "아렌, 무사해서 다행이구나. 다쳤다고 들었을 때는 심장이 멎는 줄만 알았단다."

     "엄마......"

     

     나는 어머니와 잠시 포옹을 나누었다.

     

     "그럼, 아렌. 자리에 앉거라."

     "예."

     "아렌, 네 어미는 내가 왕도에서 나올 때 데려왔다. 자네와 카테리나 씨는 내 비호하에 있는 백성이니, 지킨다고 말한 이상은 지켜야지. 이건 당연한 일이다."

     공작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

     

     그런 폭언을 내뱉었는데도, 조언에 더해 약속까지 지켜줬음에 감사해야겠다.

     

     솔직히, 어떻게 왕도에서 어머니를 데리고 나올지를 생각하던 참이었다.

     

     "그리고 오늘의 저녁을 함께 하는 것은, 카테리나 씨도 가족이 되기 때문이다."
     "네?"

     그걸 들은 어머니가 주변을 둘러본다.

     

     "딸은 몸상태가 안 좋아서, 아직 의식이 안 돌아왔어요. 하지만 우리 람즐렛 공작가로서는 딸과 아렌의 사이를 인정했다는 뜻이랍니다."
     "아렌! 그래. 힘냈구나. 축하해."

     

     그렇게 말한 어머니는 내 머리를 끌어안고 쓰다듬어줬다.

     

     하지만 내 쪽이 머리 하나만큼 키가 커서 웅크리는 모습을 한 채로 있는데, 이걸 다른 사람 앞에서 하니 부끄럽다.

     

     그 후로 아나의 몸상태를 다시 말해주자, 어머니는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무아의 대현자 로린가스 님 말입니다만, 실은 짐작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내일, 아나를 이동시킬 수는 없겠습니까?"

     "아니. 의사는 절대안정이라고 말했었네. 그리고 어디로 데려갈 셈인가?"

     "마지막으로 로린가스 님의 소식이 끊긴 미로의 숲의 안쪽에 해당하는 장소입니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공작은 미간에 주름을 지었다.

     

     "설마, 소문으로만 듣던 엘프를 만나러 가겠다는 말은 아니겠지"

     "그 말씀대로입니다. 저도 아나도 그 마을의 엘프하고는 면식이 있습니다. 아나가 항상 몸에 지니는 그 머리장식 말입니다만, 그건 엘프의 여왕님께서 선물한 요정의 머리장식이라는 특별한 물건입니다."

     "......과연. 그 머리장식이. 벗겼을 텐데도 어느 사이엔가 아나의 머리카락에 돌아와 있다며 메이드들이 기분 나빠해 하던데, 그런 이유였나."
     "예. 그 마을에는 지금 800년만에 태어났다는 빛의 정령님이 있습니다만, 그 정령님이라면 어떻게든 될지도 모릅니다."

     "그럼, 심부름을 맡길 수 있을까? 역시, 지금의 아나를 움직이는 건 걱정된다. 만일 와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일이겠지만. 물론 정령님께 피해가 갈 일은 하지 않으며, 동행자가 있다면 그분의 신변의 안전도 보증하마."

     "알겠습니다."

     이렇게, 나는 그 변태를 만나게 가게 된 것이다.

     

    ****

     

     그리고 이튿날 아침, 나는 브이톨改를 안뜰에서 발진시켰다. 하지만 왕국 남부에서 북부까지를 단번에 횡단하는 장시간의 비행이기 때문에, 나는 루르덴 공항에 일단 착륙해서 휴식을 취한 다음 다시 엘프의 마을을 향했다.

     

     그리고 해가 저물 무렵, 나는 엘프의 마을 공항에 착륙했다.

     

     "어라? 아렌 씨? 이 시기에 오다니 별나네. 어라? 부인은?"
     "뭐, 잠깐 여러 일이 있어서 말이야. 여왕님한테 볼일이 있어서 왔어."

     "그래? 뭐 편히 쉬다 가."
     "그래, 고마워."

     가을의 해는 빨리 떨어진다고 해서, 조금 전까지는 아직 밝았는데 어느 사이엔가 벌써 어둑어둑해졌다.

     

     "여왕님, 오랜만입니다."

     "아렌 님, 잘 오셨어요. 오늘은 무슨 일인가요?"
     "예. 빛의 정령 로 님께 부탁이 있어 찾아왔습니다."
     "어머, 로 님을? 미리, 이리 오렴~"

     "네~"

     

     그러자 미리가 달려왔다. 그 옆에는 물론 그 변태가 함께 있다.

     

     "아~ 아렌이다~ 안아줘~"

     "그래 그래."

     나는 달려온 미리를 안아줬다. 그 무게는 여름의 그날과 전혀 달라지지 않아서, 성장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아렌 씨, 슬슬 올 거라 생각했다구."

     변태가 내 귓가에 다가와서 소곤댔다.

     

     "올 거라 생각했다니 무슨 뜻이냐고."
     "왠지 그 여자, 계속 심한 꼴을 당한 모양이라구! 축복의 힘을 팍팍 쓰길래 깜짝 놀랐다구! 이몸도 힘을 많이 써버려서 힘들었으니 무슨 일이 있었나 설명해주겠냐구?"

     

     그렇게 듣자, 나는 변태한테 사정을 설명했다.

     

     "그럼, 전날의 강렬한 그것은 마검 탓이었냐구? 이몸도 그건 예상밖이었다구!"

     

     아무래도, 아나가 마검에 지배되지 않고 끝난 것은 이 변태가 요정의 머리장식을 통해 계속 힘을 나눠준 덕분인 모양이다.

     

     난 변태에게 고개를 숙였다.

     

     "저기, 아나를 지켜줘서 고마워. 그리고, 부탁이야. 아니, 부탁입니다! 부디 아나를 낫게 해 주세요!"

     

     그렇게 말하고서, 변태한테만 들리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시 태어나기 전의 너라면 어떻게든 될 거라고, 의사한테 들어서......"

     

     그걸 들은 변태는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더니 귓가에서 속삭였다.

     

     "이몸도 뭐든 고칠 수 있는 건 아니라구. 그리고 여기는 너무 멀어서 고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겠다구. 그러니 그 여자를 여기로 데리고 오라구."
     "그게, 의사가 절대안정이라고 해서."
     "아~ 그건 확실히 그렇긴 하다구. 그럼 이몸과 미리땅을 데리고 가라구."

     변태가 그런 말을 해와서, 나는 거리낌 없이 여왕에게 데리고 나가도 될지를 물어봤다.

     

     "저기, 로 님? 이 미리를 함께 데리고 가라고 말합니다만......"

     "알겠어요. 로 님, 아렌 님, 미리를 잘 부탁해요."

     

     안 된다고 할 줄 알았는데, 손쉽게 허가해주고 말았다.

     

     그렇게 변태와 미리의 출장이 결정되었지만, 이런 어린애를 마을 바깥으로 데리고 나가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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