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49화 마을사람A는 불온한 기미를 느낀다
    2022년 06월 23일 21시 38분 0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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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kakuyomu.jp/works/16816452218841045726/episodes/16816452218860144398

     

     

     

     놀랍게도, 나는 요즘 평범한 학교생활을 보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기숙사의 아침식사를 들고는 평범하게 수업을 받는다. 그리고 방과 후에는 아나, 마가렛, 이자벨라와 함께 도서실에서 공부를 한다. 그리고 저녁식사를 마치면 기숙사의 내 방으로 돌아가서 자유롭게 지낸다는 매일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후로는 에이미도 역할렘 멤버들도 손을 대지 않아서,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았던 작년이 마치 거짓말인 것 같은, 그래 마치 꿈만 같은 학교생활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기숙사의 방에서 쉬고 있자 방문해 온 세바스찬 씨한테 끌려 나왔다.

     

     "안녕하십니까, 아렌 님. 그 후 학교생활은 어떠시온지?"

     "예. 아나 님과 마가렛 님과 이자벨라 님 덕분에 충실히 지내고 있습니다."
     "그랬습니까. 그거 다행이군요. 그런데, 학교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아가씨의 일련의 사건이 드러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으니, 눈치챈 일이라도 있다면 가르쳐주셨으면 해서 찾아왔습니다만."

     "그렇군요. 그런 일이었습니까."

     

     결국, 나는 방문한 목적은 정보수집이라는 말이다. 아마 나 이외의 사람들한테도 이야기는 듣겠지만, 람즐렛 공작가 사람으로서 학교에서의 정보수집을 기대하고 있는 모양이다.

     

     "물론입니다. 공작님과 아나 님한테는 은혜가 있으니, 가능한 범위라면 협력하겠습니다. 그 대신이라고 말하기에는 뭣하지만, 왕궁의 정세를 가르쳐주실 수 있습니까?"

     "왕궁의?"

     "예. 전에 공작님께 말씀드린대로, 계승권 투쟁에서 비롯되는 국난을 우려하고 있어서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세바스찬 씨는 뭔가를 가만히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렌 님은, 현재의 상황에서 무엇을 예상하고 계십니까?"

     "그렇네요. 솔직히 아직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야 할까요. 특히 클로드 왕자의 일이 신경쓰입니다."

     "......그렇습니까."

     표정은 그대로인 세바스찬 씨였지만, 약간 동요하는 기색이 보인 느낌이 들었다. 거기서 나는 시험 삼아 약간 화제를 바꿔보았다.

     

     "지금의 저는 공작님이 지지하는 쪽의 왕자를 지지하는 입장입니다."
     "그렇겠지요."

     "하지만, 가능하다면 폐태자로 만들지, 폐태자를 이후로도 인정하지 않을지 어느 쪽으로는 정했으면 한다는 것이 본심입니다."
     "그건, 다시 말해 서쪽이 신경쓰인다는?"
     "예. 그렇습니다. 다만, 저로서는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너무 적어서 확신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까. 그렇겠군요. 알겠습니다. 훗날 공작 저택으로 초대해드리지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나는 다시 저택에 초대받게 되었다.

     

    ****

     

     "잘 왔네. 학교 생활을 즐기고 있나?"

     

     내가 저택의 응접실에 도착하자마자, 공작이 그렇게 말을 걸었다.

     

     "예. 아나 님께서 정말 잘 대해주십니다."

     "그런가. [친구]로서, 아나의 힘이 되어주게."

     

     다시 친구라는 단어를 강조해온 것은 그런 뜻이겠지.

     

     "예. 물론입니다. 저는 [평민]이니, 조금이라도 아나 님의 힘이 되어드린다면 만족합니다."

     "......좋아. 합격이다."

     

     공작은 싱긋 웃고는 본론을 꺼내들었다.

     

     "자, 아렌 군. 아니, 아렌은 서쪽이 신경쓰이는 모양이라지? 지금의 정보에서 무엇을 예상하나?"
     "예. 클로드 왕자가 웨스타델 왕국 측의 요청으로 퇴학했다고 들었습니다. 아마 웨스타델 왕국은 에스트 제국과 어떤 거래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호오?"

     

     공작이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아마 일반적인 견해로는, 이번 퇴학은 클로드 왕자가 벌인 추태에 대한 인책과 징벌이겠죠."
     "그렇겠지. 일반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네."
     "하지만 클로드 왕자의 상태를 생각한다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서라도 에이미 님의 곁에 있는 쪽을 고를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나?"
     "클로드 왕자는 에이미 님한테 맹목적인 사랑을 바치고 있습니다. 그건 그 잘못된 결투에서도 명백하지요."

     "그럼, 왜 클로드 왕자는 퇴학에 동의한 겐가?"

     "학교에 없는 것이 에이미 님의 이득이 되기 때문입니다."
     "호오. 결국은?"
     "예. 클로드 왕자는 에이미 님이 우리나라에서 나가야만 하는 상황을 예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거기서 생각되는 것이 계승권 투쟁에서 오는 혼란입니다. 그리고 단순한 계승권 투쟁만으로는 그만한 유력귀족의 후계자의 사랑을 받는 에이미 님이 외국으로 탈출하는 일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는 말은, 전쟁이나 그 수준의 일이 생길 거라고 클로드 왕자 측에서 예상하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물론, 왕태자 측이 져버려서 에이미와 함께 나라에서 쫓겨난다는 가능성도 충분히 있기 때문에 이론에 비약된 점이 있는 건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내 의견을 들은 공작은 잠시 가만히 생각에 잠겼고, 싱긋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재밌는 추리다. 하지만, 웨스타델 왕국은 우리나라의 우호국이며, 북쪽 노르사느 연합왕국에 대항하기 위한 동맹국이기도 하다. 그리고 식량과 자원에서는 우리나라에서의 수입에 기대는 부분도 많아. 그 웨스타델 왕국이 왜 그런 거래를 에스트 제국과 하겠느냐?"

     "어디까지나 가능성이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올해 1학년의 명부를 보니 클로드 왕자의 1살 연하인 왕녀님의 이름이 없더군요."
     "그게 어쨌다는 겐가? 애초에 자기나라 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라고 들었네만?"

     "아뇨. 우리나라가 그렇게나 중요하다면 다른 인원을 보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니면 정략결혼의 이야기라도 나오는 게 타당하지 않겠습니까?"
     "흠."

     "적어도 웨스타델 왕국은 에스트 제국과 자우스 왕국에 대해서는 동맹관계가 아닙니다. 그리고 만일 노르사느 연합왕국과 웨스타델 왕국 사이에 화평이 성립된다면 우리나라는 사면초가의 상태가 됩니다. 여기선 최악의 사태를 예상하고 움직이는 편이 좋지 않겠습니까?"

     

     확실히 말해, 에스트 제국과 손을 잡고 영토를 나눠갖는 편이 이득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이유가 어디에도 없다.

     

     "흠. 좋다. 정보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잘도 거기까지 생각했구나. 확실히 웨스타델과의 관계는 탄탄하지는 않아. 하지만, 람즐렛 공작가로서는 현재의 상황에서 왕가를 위해서는 움직일 수 없다네."
     "예. 그건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공작님은 당분간 침묵한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렌, 프리드리히는 지금 영지로 돌아갔다. 왜 그런지 알겠느냐?"

     

     엥? 차기당주님이 영지로 돌아갔어?

     

     람즐렛 공작령이라고 한다면 남부의 곡창지대. 그리고 남쪽이라고 하면, 자우스 왕국이다. 그리고 자우스 왕국은 에스트 제국의 동맹국이다.

     

     "설마, 에스트와 자우스가 동시에 움직인다는?"

     

     내 말에 공작은 싱긋 웃었다.

     

     "후후후, 괜찮구나 아렌. 하지만 군은 급히 움직일 수는 없다네. 움직인다고 하면 겨울에 심은 밀의 수확기가 끝나는 여름 이후다. 딸의 손수건을 받았다지? 잘 부탁한다."

     "예."

     

     아무래도 사태는 내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전개가 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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