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51화 마을사람A는 지명의뢰? 를 받는다
    2022년 06월 24일 09시 21분 2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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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kakuyomu.jp/works/16816452218841045726/episodes/16816452218860168230

     

     

     

     "역시 아렌이야. 덕분에 살았어."

     

     내 등에 달라붙은 채로 셰릴라루라 씨가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어째선지 아나가 싸늘한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다.

     

     "어이, 아렌. 그 여자는 너의 무엇인가?"

     "응?"

     "저기, 아렌. 이 계집, 누구?"

     "계집이라고? 나보다도 작은 계집이 나를 계집이라고? 이 무례한 것! 이름을 대라!"

     "어머나, 나보다 연하인 계집을 계집이라 하는 게 뭐가 나쁜 거람?"

     

     일촉즉발의 분위기에 내가 당혹해하고 있자, 이번에는 화살이 내게로 쏠린다.

     

     "어이! 아렌! 이 무례한 계집을 어떻게든 해라!"

     "어머나, 아렌. 당신은 내 편이지?"

     

     아니, 잠깐만. 내게 어쩌라는 거야?

     

     그리고 화를 견디다 못한 아나가 셰릴라루라 씨의 후드를 벗기려고 손을 뻗었다.

     

     "아, 아나 님. 그것만은 안 됩니다. 그걸 하면 큰 소동이!"

     

     후드를 벗기기 직전에야 제지한다. 이런 곳에서 엘프의 기다란 귀가 노출되면 큰일나버린다.

     

     "어머나, 아렌. 역시 도와주는 거네?"

     "어이! 아렌! 너는 내 편이 아니었나?"

     

     셰릴라루라 씨가 들뜬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자, 아나가 울먹이는 표정으로 내게 화낸다.

     

     "아아, 정말. 적당히 좀 하세요. 일단 조용한 장소로 가자고요!"

     

     그렇게 말한 나는 둘의 손을 이끌고 걸어갔다.

     

     방금의 언쟁 탓에 사람이 모여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곳에서 셰릴라루라 씨의 귀가 노출된다면 소란이 벌어지니까.

     

     그렇게 두 사람을 이끌고 모험가길드로 찾아온 우리들은, 스승한테 부탁해서 VIP용의 응접실을 빌렸다. 그리고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부탁하여 겨우 침착히 대화할 환경을 갖추어 놓았다.

     

     "그럼 소개시켜 봐라, 아렌."

     "예, 아나 님. 이 분은 셰릴라루라 님이십니다. 엘프의 여왕님의 여식이십니다. 셰릴라루라 씨, 이 분은 아나스타샤 클라이넬 폰 람즐렛 님, 람즐렛 공작가의 영애이며 제가 신세지고 있는 분입니다."
     "뭐?"

     

     아나가 멋지게 얼어버렸다. 그렇게 몇 초를 굳어있던 후에 바로 귀족영애의 얼굴로 곧장 숙녀의 예를 취했다.

     

     "왕녀 전하를 몰라 뵙고 무례를 범했습니다. 람즐렛 공작가의 딸, 아나스타샤입니다. 셰릴라루라 전하, 만나 뵈어 영광입니다."
     "흥. 그래? 알면 됐어. 그래서, 왜 그런 이상한 포즈를 취하는데?"
     "네?"

     

     다시 아나가 얼어붙는다.

     

     "아나 님, 설명이 늦어서 죄송합니다만, 엘프의 마을에서는 그런 예의는 없고, 신분도 그다지 관계없습니다."
     "뭐?"
     "그래서 셰릴라루라 씨. 대체 무슨 일이시죠?"

     "아아, 맞다. 아렌한테 지명의뢰? 라는 걸 하러 왔어. 올해는 엘프의 마을에서 10년에 한번 있는 여름축제를 여는데, 거기에 아렌을 초대하러 왔어. 잘 모르겠지만, 모험가라는 자들은 지명의뢰? 라는 걸 하면 와준다며?"

     "예?"

     "하지만, 아렌은 요즘 전혀 안 오잖아. 미리도 로 님도 마을 모두도 섭섭해하는걸?"

     

     아니, 요즘 안 온다니, 겨울방학 때 갔잖아. 그랬는데도 어째서 여름축제 정도로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런 곳에 온 거냐고!

     

     "저기, 셰릴라루라 씨? 인간의 마을은 엘프한테 위험하다는 건 알고 계시죠? 그리고 올해 초에 갔을 대는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왜 그때 말해주지 않은 거죠?"
     "아, 아니, 으음, 그. 아렌의 그 하늘을 나는 배에 타고 싶구나~ 싶어서."
     "그 정도의 일로 이런 위험한 짓 하지 마세요!"

     "으, 미안해......"

     

     그보다, 어떻게 할 거냐고 이거! 아나한테도 브이톨의 일을 들켜버렸고.

     

     "어이, 아렌. 여러가지로 설명해야 줘야겠는데."

     "......예."

     

     아나의 시선이 매우 싸늘하다.

     

     "먼저, 너는 어떻게 엘프의 지인이 된 건가?"

     "그건 아렌이 우리 마을의 은인이니까 당연하잖아."

     아나의 질문에 셰릴라루라 씨가 대답했다.

     

     "으...... 그러니까, 왜 아렌이 은인인 겁니까?"

     "아렌은 악령이 마을을 덮쳤을 때 하늘에서 내려온 바람의 신님의 사도니까!"

     "바람의 신의......사도?"

     "어라? 몰랐었니? 흐음~ 당신들 사이좋아 보이지만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네. 아, 혹시 권력으로 따르게 할 뿐인 걸까?"

     "잠깐! 셰릴라루라 씨!"

     

     아나가 노골적으로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짓고 있다.

     

     "너무 아나 님을 괴롭히지 말아주세요."
     "어머, 싫어. 아렌은 저런 계집이 취향이야?"

     셰릴라루라 씨는 재밌다는 듯 웃으면서 말해왔다.

     

     "놀리지 말아주세요. 말해도 될 일과 안될 일이 있다구요."
     "흐음? 뭐 좋아. 그래서, 아렌은 여름 축제에 와야 해?"

     "하아. 뭐 상관없지만요. 그래서, 언제인데요?"
     "내일부터야."
     "예?"
     "뭐, 아렌이라면 바로 갈 수 있잖아?"

     "뭐, 그렇긴 하지만......"

     "자, 잠깐! 아렌이 가겠다면 나도 데려가라!"

     

     대화하고 있자 아나가 옆에서 끼어들었다.

     

     "예?"

     "안 돼. 아렌 이외의 인간을 마을에 들일 수는 없어. 아렌의 부인이라면 모르지만, 그건 아니지? 당신들 그다지 사이좋아 보이지 않던걸?"

     

     셰릴라루라 씨의 말을 들은 아나는 그대로 돌이 되고 말았다.

     

     아아, 어쩌지. 이건 어렵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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