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05 마리 누나와 지금 할 수 있는 일과 못하는 일
    2022년 06월 14일 12시 06분 2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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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5539fz/106/

     

     

     

     광장에서 도망친 우리는, 일단 홈에 돌아가기로 했다.

     

     홈으로 돌아간 우리들은, 곧장 3인방을 불러서 작은 방으로 함께 가서는 요슈아 씨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요슈아 씨가 제노아 국내에서의 일가-현실에서는 마피아 같으려나?-의 항쟁에서 져버려서 어느 일가의 것이 되어버렸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요슈아 씨는 원래 싸움을 잘 못했고, 이런저런 일을 맡아도 실패가 이어져서 결국은 리베르타의 상인한테 노예로 팔리게 된 모양이다.

     

     제노아와 리베르타에서는 노예의 매매가 이루어져 있고 딱히 드문 일도 아니라는 점이 나로서는 놀라웠다.

     

     어떻게든 해주고 싶지만, 제도에 묶여있는 이상 도와주려고 생각한다면 최악의 경우 돈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개나 고양이를 줍는 하곤 차원이 다르다고, 이 바보."

     "확실히 나도 생각 없는 짓이라고 생각해."

     "마리아 씨가 조건반사적으로 사람을 돕는 건 항상 있는 일이지만~ 이번만은 좀 그러네~"

     

     모두한테 핀잔을 듣고 말았다.

     

     "네가 하려는 짓은, 표현은 나쁘지만 요슈아를 물건으로서 사들이겠다는 거다. 하지만 노예는 요슈아 한 명이 아니잖아. 그만 구하면 끝인가? 다른 노예가 구원을 요청하면 어쩔 거냐. 돈은 무한하지 않아. 그리고 산 뒤에는 어쩔 셈이고."

     

     "네? 노예에서 해방시켜서 자유롭게......"

     "자유로워진 다음은? 보아하니 직업도 없고, 싸울 수도 없겠던데. 같은 카르디아에 사는 녀석들도 도심과 외곽에 따라 취급도 달라진다. 그런 곳에 외국인 혼자서 어떻게 살아가란 말이냐."

     

     "그, 그건......"

     

     마레우스 씨의 말이 너무 지당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살아가기 위해, 내가 뭔가 가르쳐 줄 수 있다면 요리 정도?

     

     신음을 내며 생각하고 있자, 요슈아 씨가 중얼거렸다.

     

     "이제 충분합니다."

     

     뭔가 기대하기를 포기한 듯한, 잔잔한 어조.

     

     "제노아를 나온 뒤로 지금까지 이렇게 잘 대접받은 적은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나를 신경썼는지, 요슈아 씨는 "물건을 옮기겠습니다." 라고 말하고는 바깥으로 나가버렸다.

     

     무심코 그의 등으로 손을 뻗어보았지만, 마레우스 씨의 말이 떠올라서 허공에서 허우적거릴 뿐이었다.

     

     나의 갈등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도움의 손길을 내민 자는, 다름 아닌 마레우스 씨였다.

     

     "기다려 봐. 노예제도를 어떻게 할 수 없는 것과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건 다른 문제라고."

     

     "무슨 뜻이죠?"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다.

     

     "이대로 못본 체하면 꿈결이 사나워. 그리고 나는 장인이고, 장인이기 때문에 지금 가능한 일도 있다는 거다."

     "그건 나도 동감. 적어도 그 족쇄와 사슬을 조금만 더 어떻게 할 수 없으려나?"

     

     "족쇄는 안쪽에 쓸림 방지의 모피라도 덧대주고 싶네~"

     

     "족쇄를 가볍게 하려면 내부를 비게 만드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러면 방울 같은 소리가 나버리지. 차라리 재료를 철이 아닌 걸로 바꿔볼까."

     

     "나무는 어때? 가공도 쉽고 가볍잖아."

     

     "그럼 사슬끼리 부딪힐 때의 소리가 금속 같지 않아서 들킬 텐데~?"

     

     "조금 무거워지겠지만, 겉에 철판을 덧대면 어떻게든 되겠지. 거기에 산으로 적당히 부식시키면, 언뜻 볼 때 지금까지와 구분할 수 없을 거다."

     

     숙련된 생산직 3명이 순식간에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구체화시킨다.

     

     나는 왠지 오랜만에 믿음직하다고 생각하며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런데 그 사슬, 그냥 족쇄 채로 벗기면 안 되나?"

     

     "딱히 특별한 부분도 없는 이야기 같아."

     

     "일단 찢어발겨볼까~"

     

     믿음직하다고 생각한 직후, 왠지 흐름이 이상해진다.

     

     특히 루레트 씨, 쇠사슬을 찢어발긴다니...... 아니, 루레트 씨라면 가능할지도?

     

     그런 별 것 아닌 생각을 하고 있자, 어디에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에는 마법이 걸려있다. 억지로 벗기는 건 그만두는 편이 좋을 게다."

     분명 들은 기억이 있는 그 목소리.

     

     그리고 융단 밑에 숨겨진 문이 열리며 나타난 자는, 예상대로 왕이었다.

     

     "어쩔 수 없지, 여기선 짐이 힘을 빌려줄 수 밖에!"

     

     시원스러운 등장이었지만, 이거 분명 타이밍을 노리고 있었던 거죠?

     

     참고로 왕의 등장에 환호성을 지르려던 칸나  씨는, 루레트 씨가 재빨리 처리해줬다.

     

     "그 사슬과 족쇄는 방울 같은 것이다. 그게 파괴되면 주인한테 연락이 가지. 그리고 사슬과 족쇄는 튼튼해서 웬만해서는 부술 수도 없고. 거기다 계약에 따라 다르지만, 그것들이 파괴되면 제노아에 있는 그 자의 일가에 누를 끼치게 되는 게다."

     

     "이렇게 말하긴 뭣하지만, 좀 허술한 구조 아닙니까?"

     

     "그건 맞는 말일세. 하지만 생각해보게나. 저렴한 노동력으로서 구입한 노예한테 복잡한 구조의 마법을 부여하는 비용이 어울릴 거라 보나? 목숨을 위협하는 마법을 부여하는 건 결코 싸지 않아."

     "그렇게 듣고 보니, 확실히 걸맞지 않은 느낌도 드네요."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 자한테 지금 무엇을 해줄 수 있느냐 아닌가?"

     

     "그래, 먼저 가능한 일부터 해나갈까. 어이 칸나, 재료의 조달은..... 그거 위험하지 않을까?"

     

     "뭐가~?"

     

     느긋한 대답을 하는 루레트 씨한테, 마레우스 씨가 굳은 표정을 지으며 칸나 씨를 가리켰다.

     

     "아니 뭐냐니...... 칸나의 얼굴이 새파래졌다가 새하얗게 되었는데."

     루레트 씨가 손을 치우자, 눈을 까뒤집은 채로 칸나 씨가 기세좋게 쓰러졌다.

     

     데헷, 하는 의성어가 들리는 느낌으로 루레트 씨가 넘어갔지만, 그걸 본 요슈아 씨가 전율하는 모습을 나는 놓치지 않았다.

     

     괘, 괜찮다구요?

     

     전혀 무섭지 않다니까요??

     

     내심 그렇게 중얼거리다가, 마치 자신에게 들려주는 것 같다고 깨달은 것은 비밀로 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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