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93 마리 누나와 이름을 떨친 그녀의 일상
    2022년 06월 12일 11시 35분 0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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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5539fz/94/

     

     

     

     이튿날 아침, 눈을 뜨자 내 마음은 꽤 진정되어 있었다.

     

     그래서 평소대로 지내려고 생각했지만, 마키가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있다.

     

     무슨 일이 있었다고 알아챈 걸까?

     

     예전부터 감이 좋은 애였지만, 내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사이 더욱 날카로워진 느낌이 든다.

     

     마키의 눈을 피하면서 맞이한 그날 밤.

     

     모두와 약속한 시간에 Mebius로 로그인한 나는, 홈의 2층에 있는 방에서 눈을 떴다.

     

     오늘의 집합장소는 홈의 1층이라서, 이미 몇 명이 왔나 하고 계단을 내려가 보니, 어째선지 사람의 목소리는커녕 잡음 하나 나지 않는다.

     

     "아무도 없어...... 시간이 틀렸나?"

     

     왠지 불안해진 나는, 길스를 부르고는 손을 잡으며 함께 1층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역시 아무도 없었고, 별채도 보았지만 사람의 기척이 없다.

     

     그래서 홈 바깥으로 나가보니, 이상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홈의 옆은 공터였을 터인데, 지금은 땅 전체를 커다란 천으로 빙 두르고 있다.

     

     그것은 건축 중인 건물에서 볼 수 있는, 분진과 소음을 막는 시트처럼 보인다.

     

     하지만, 갑자기 뭘 세우는 거람?

     

     내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자, 길스가 서둘러 내 몸을 품더니 뒤로 뛰었다.

     

     "꺅."

     

     무심코 소리가 나와버렸지만, 길스의 눈은 정면을, 공터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자 잠시 후, 그 천이 지면으로 낙하했다.

     

     낙하한 천의 안에서 나타난 자는, 루레트 씨 일행에다가, 그레암 씨를 포함한 유성교단, 레이티아 씨와 라일.....

     

     모두 내가 아는 사람들이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놀라웠던 것은 에덴의 마을에 있을 터인 에스텔 씨와 아이들까지 그곳에 있다는 점이다.

     

     엥, 어떻게 된 거야?

     

     영문을 몰라서 혼란스러운 내 앞에, 왕이 에스텔 씨를 데리고 함께 다가왔다.

     

     "며칠만이로군, 마리아여."

     "오랜만이에요, 마리아 씨! 아아, 겨우 만날 수 있었네요!!"

     

     "임금님, 에스텔 씨...... 저기, 이건 대체?"

     

     "자네의 동료들한테서 위로회를 연다고 들어서 말이지. 모처럼이라 자네를 깜짝 놀라게 해주려고 생각했다. 어떤가, 놀랐나?"

     

     왕의 예상 밖의 등장에 내 머리가 더욱 혼란스러워졌지만, 가장 큰 의문이라고 한다면.

     

     "왜 에스텔 씨가 여기에?"

     

     "그건 전부 국왕폐하 덕분이랍니다, 마리아 씨."

     

     "임금님의?"

     

     무리하게 돈을 짜냈나 생각해서 가만히 눈을 돌리자, 왕은 심술궂은 미소를 지었다.

     

     "재앙을 물리쳤을 때, 이 에스텔도 활약했다고 들었다. 그리고 에스텔은 알비온이 믿는 신을 섬기는 자이기도 하지. 그래서 알비온의 여교황, 아리사 페르미 알비온한테 사자를 보낸 것이다."

     

     왕이 말해준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런 느낌.

     

     [네 쪽의 신자가 활약한 공적을 치하하려고 도시에 새로운 교회를 짓고 싶다. 장소는 카르디아의 성모가 사는 장소의 옆. 실현된다면 카르디아의 신자는 더욱 늘어나겠지. 하지만 돈이 부족하다. 신자가 늘어난다면 너도 혜택을 얻을 테니, 너도 돈 내놔]

     

     어떤 일에도 돈은 필요하고 이걸로 에스텔 씨와 아이들의 삶이 유지된다면 불만은 없지만, 정말 뜬금없는 이야기네.

     

     그런데 임금님?

     

     카르디아의 성모란 누구를 말하는 건가요?

     

     내가 왕을 추궁하려는 것보다 먼저, 에스텔 씨가 내게 안겨들려고 해서 뻗은 손을 길스가 쳐냈다.

     

     "넌 누구냐. 마음대로 마리아를 만지지 마."

     

     "당신이야말로 누군가요? 저와 마리아 씨의...... 아니, 마리아 언니와의 사이를 찢어놓으려 하다니."

     

     두 사람 사이에서 불꽃이 튀는 것처럼 보인 것은, 내 눈이 피곤해서 그럴 것이다.

     

     "푸하핫! 마리아여, 자네의 주위는 항상 시끌벅적하군."

     

     그 원인의 일부는 임금님이 만든 거라니까요!?

     

     길스는 계속 에스텔 씨를 노려보고 있어서, 나의 마음속 절규는 누구한테도 닿지 않았다.

     

     

     

     그 후, 공터에서 미리 준비해놓은 음식과 음료로 소소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위로회가 시작되었다.

     

     곳곳에서 건배가 되풀이되었고, 20세를 넘긴 사람들은 기분 좋게 술을 마시고 있다.

     

     나도 술을 마시려 하자,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제지하더니 설교를 해버린다.

     

     "무슨 생각인가요!"

     

     "몸을 좀 더 소중히 여기세요!!"

     

     "이것은 교조님께 아직 빠릅니다, 아니, 영원히 불필요한 음료입니다!!!"

     

     대신 건네받은 것은 우유가 들어간 컵.

     

     이건 그건가?

     

     더 성장하라는 뜻이려나?

     

     그때, 모두와 거리를 두고 혼자 앉아있는 발트 씨의 모습이 보였다.

     

     마리 위에는 아직도 붉은 이름이 표시되어 있다.

     

     있을 곳이 마땅치 않아 발트 씨의 옆으로 다가가려 하자, 나보다 빨리 발트 씨한테 다가가는 사람이 있었다.

     

     "자네가 발트인가. 이번 일, 짐으로서도 도움이 되었다. 감사를 표하마."

     

     "아뇨, 저는....."

     

     고개를 숙인 채, 발트 씨가 말을 흐렸다.

     

     "자네가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는 알고 있네.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이었으며, 아직도 용서할 수 없는 자도 있겠지."

     

     "..........."

     

     "하지만 그게 지금의 자네의 가치의 전부는 아닐세. 잘 듣게. [잊지 마라, 하지만 사로잡히지 마라]. 지금의 자네를 좋게 보는 자도 있다네. 왕인 짐이 그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왕이 한 손을 발트 씨의 머리에 올리자, 발트 씨의 머리 위에 있던 붉은 이름이 색을 잃었고, 이윽고 발트라는 이름이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이후로도 카르디아를 부탁하겠네. 모험가 발트여."

     

     그리 말하고 떠나가는 왕이었고, 발트 씨는 고개를 들지는 않았지만 몇 방울의 물방울을 지면에 흘리고 있었다.

     

     발트 씨의 행동이 보답받아서 정말 다행이다.

     

     무심코 덩달아 울려고 하자.

     

     "잘 됐구만, 발트 군!"

     

     소리 높여 우는 그레암 씨가 발트 씨의 옆에 나타나더니, 어깨에 팔을 둘렀다.

     

     "너의 헌신, 분명 교조님께서도 기뻐하시겠지. 걱정은 필요 없어, 넌 이제 혼자가 아니다! 우리 교단이 함께 하고 있다!! 자아, 저쪽에서 교단과 함께 교조님에 대해 이야기를 꽃피우며 먹고 마시지 않겠는가!!!"

     

     "엥? 아니, 잠깐!?"

     

     잠시, 발트 씨는 도움을 원하는 것처럼 나를 보았다.

     

     하지만 슬쩍 시선을 돌린 나.

     

     부디, 이 이상 유성교단의 단원이 늘지 않기를.

     

     ...............이미 늦었을지도.

     

     

     

     그 후에는 위로회에 참가한 모두가 자기소개를 하게 되었지만, 거기서 문제가 일어났다.

     

     길스를 소개할 때, 그레암 씨 일행이 물고 늘어지는 것이었다.

     

     "저말로 교조님을 지킬 힘이 있는지 수상하군."

     "교조님을 모시는 자로서, 세월의 차이를 가르쳐주마."

     

     "이름을 막 부르다나 부러운...... 불경한."

     "미남은 죽어."

     

     "너희들 잡것보다, 내 쪽이 마리아를 지키기에 어울린다."

     

     그러자 뿌직 하고 뭔가가 끊어지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리더니,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돌변.

     

     살벌한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했고, 아무 신호도 없이 길스와 유성교단과의 싸움이 시작되고 말았다.

     

     처음에는 1대1이었지만, 길스가 보통 상대가 아니라고 알게 되자 1대 다수가 되어서, 밀리기 시작한 길스의 부탁을 받고 나는 어쩔 수 없이 [모이라의 가호사]를 [꼭두각시 시종]과 [전조]로 바꿨다.

     

     하지만 그게 문제였다.

     

     싸움은 더욱 격렬해졌고, 거기다 도중부터 안경을 벗은 루레트 씨도 참전해서 상황은 더욱 혼전으로.

     

     루레트 씨, 분명 네로와 쿠거를 잃은 울분이 쌓였겠지만.....

     

     "이거, 어떻게 수습해야 좋으려나?"

     

     머리를 감싼 나를 제쳐두고, 왕을 포함해 싸움에 흥미가 없는 사람들은 좋은 여흥이라고 말하며 흥을 내고 있었다.

     

     "으랴아앗!"

     

     "큭, 역시 나를 만든 사람. 그렇다면."

     

     잠깐 길스, 왜 [업보]를 쓰려고 하는 거야?

     

     어떻게든 [업보]의 발동은 멈추게 했지만, 그 후에도 싸움은 이어졌고, 언제부턴가 우리 주위에는 많은 도민들이 모여들어 있었다.

     

     "저기, 놀이 같은 거니까 신경 쓰지 말아 주세요!"

     

     나의 필사적인 외침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여기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

     ……

     …

     

     

     그 후, 전부 포기한 나는 검은 알을 품고서 공터 구석에서 앉아있었다.

     

     싸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장삿속에 밝은 도민 중 몇 명은 노점까지 열기 시작했다.

     

     모두 즐거워 보이네..... 나만 빼고.

     

     품고 있는 알이 나를 격려해주려는 듯 약간 따스해진 느낌이 들어서, 나는 또다시 울었다.....

     


     이걸로 3장 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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