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88 마리 누나와 그와 그녀의 강함
    2022년 06월 11일 21시 18분 0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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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5539fz/89/

     

     

     

     마지막으로 나타난, 레온의 다섯 파티.

     

     [혼의 계승]에 의해 마리아한테서 흘러들어오는 기억의 단편이, 그들이 전에 마리아한테 했던 짓을 가르쳐준다.

     

     그것만으로도 지금 바로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지만..... 아무래도 상태가 이상하다.

     

     전사계 남자인 레온은, 다른 모험가와 마찬가지로 분노와 증오로 물든 표정을 짓고 있다.

     

     하지만 다른 4명, 아니 3명은 레온과는 다른 의미로 이상하다.

     

     먼저 마도사계 여자, 미스트.

     

     이 녀석의 상태는 PK놈들에 가깝다.

     

     스스로의 의지로 명백한 적의를 이쪽에 향하고 있다.

     

     문제는 다른 3명이다.

     

     기사계와 도적계 남자, 각각 기란과 아크스. 성직자계 여자가 로터스라고 했나.

     

     이 녀석들은 감정에 지배되어있지 않다.

     

     그 눈을 보면, 이성적인 색채가 남아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레온과 미스트와 행동을 함께 하고 있다.

     

     전혀 이해할 수 없지만, 마리아를 다치게 한다면 용서할 생각은 없다.

     

     [용사]를 조종해서 거슬리는 미스트부터 처리하려던 나였지만, 그 공격은 의도치 않게 기란에게 가버렸다.

     

     "음!"

     

     [크라운]과 마찬가지로 공격을 유도하는 스킬인가.

     

     하지만 이 실의 앞에선 방어 따위 무의미.

     

     방패를 든 기란을 양단하려고, 실이 옭아맨다.

     

     하지만 실은 기란에게 닿기 직전, 금색 막 같은 것에 막혀 제지당했다.

     

     힘을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막이 깨질 기색이 없다.

     

     이것은, 스킬인가?

     

     이쪽에 방어력 무시라는 [용사]의 특성이 있으니, 공격무효나 절대방어 같은 스킬이 존재해도 이상하지는 않지만.....

     

     혀를 차려는 것을 참으면서, 실을 되돌렸던 나의 왼팔.

     

     어느 틈엔가 팔꿈치 부분에 칼날이 박혀있었다.

     

     "인형이라면, 인체의 구조적 약건도 같겠지."

     팔꿈치의 뒷부분,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부분적으로 얇게 조절한 비룡의 가죽으로 된 피부를 정확하게 꿰뚫었는가.

     

     오른손으로 공격해보지만, 아크스는 어렵지 않게 피해내었다.

     

     그리고 떨어질 때, 도려내듯이 움직인 단검에 의해 근육이 절단되어서 내 왼손은 힘없이 덜렁거리는 꼴이 되었다.

     

     인체를 모방했기 때문의 약점인가.

     

     "그렇다면, 인형이기 때문의 강함을 보여주마."

     

     녀석들한테 잠시 무방비한 등을 내어주고, 그 뒤에서 오른손으로 왼팔을 뜯어냈다.

     

     그리고 발치부터 상반신에 이르는 모든 동작을 뒤돌아보는, 바꿔 말하면 비트는 동작으로 바꿔서, 나는 가장 가속된 순간에 아크스를 향해 왼팔을 던졌다.

     

     순간 방어자세를 취한 것은 칭찬해주겠지만, 도적의 방어력으로 버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교차시킨 팔을 부수고 나서도, 내가 투척한 왼팔은 멈추지 않고 아크스의 몸에 바람구멍을 냈다.

     

     "속도로 옷 이긴다면, 힘으로 보충하면 돼."

     먼저 1명.

     

     다음 상대로 향하기 전에, 몇 개의 화염이 날아왔다.

     

     대부분 실로 쳐냈지만, 한팔이 된 탓에 전부 처리할 수가 없어서 피할 수밖에 없었다.

     

     미스트는 아무래도 마리아에 대한 욕설을 내뱉는 모양이지만, 들을 가치도 없지.

     

     한시라도 빨리 그 이을 다물게 해주고 싶지만, 쏘는 마법이 쓸데없이 강하고 빈틈이 없다.

     

     그리고 더욱 성가신 것은.

     

     "큭!"

     

     때를 놓치지 않고 공격해오는, 레온.

     

     검에 의한 공격은 날카로워서, 오른손으로 몇번 막아냈지만 그때마다 대미지를 입는다.

     

     아다만타이트와 비룡의 가죽으로 만들어진 이 몸, 아크스처럼 약점을 찌른 것도 아닌데 단순한 물리공격으로 대미지를 입다니 이해가 안 된다.

     

     무언가의 방법으로 마법 쪽의 위력을 올린 거겠지?

     

     내 몸은 마법의 방어력이 많이 높지는 않다.

     

     이것은 시급히 그 세 사람한테 개선시키도록 해야......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도 공격은 이어진다.

     

     나는 공격의 틈마다 실을 휘둘렀지만, 모조리 기란에 의해 막혀버렸다.

     

     가증스러울 따름이지만, 이걸로 의문이 풀렸다.

     

     무슨 스킬이라 해도, 혼자서 언제까지나 [용사]의 공격을 막아낼 수는 없다.

     

     그걸 가능하게 하는 것은, 아마도 기란의 등 뒤에 있는 로터스의 지원.

     

     그리고 강력한 지원일수록, 지불하는 대가 또한 커다랄 터.

     

     다시 말해 시간을 들이는 것으로 돌파구가 보일 것 같지만, 이쪽에도 여유가 없다.

     

     이 장소에서 싸우기 시작한 뒤로 이미 수십 분이 지나고 있다.

     

     마리아의 MP가 한계에 다다랐음은 뻔하다.

     

     "그렇다면."

     

     나는 즉시 생각을 바꿔서, 기란에게 돌격했다.

     

     가장 위협적일 [용사]의 공격을 방어하면서도, 기란은 방심하지 않고 이쪽의 움직임을 눈으로 좇고 있다.

     

     스킬과 장비만이 아닌, 이 남자 자신의 강함이 방패를 드는 모습에 나타나 있다.

     

     적이지만 대단하다.

     

     설령 스킬이 없어도, 이 남자를 쓰러트리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바깥에서의 공격에 대한 두터움은, 거의 요새급이라고 생각하지만.....이 일격, 막아낼 거라 생각 마라!"

     

     실을 움켜쥔 채, 오른손에 전신의 오오라를 수렴, 압축.

     

     그 색이 검정에서 하양으로 승화된 순간, 기란과의 사이에 펼쳐진 허공을 향해서, 나는 오른손을 날렸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음을 이상하게 여기는 기란이었지만, 몸의 내부에서 눈부실 정도의 빛이 새어 나오더니, 폭발.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 멍하게 있는 로터스를, 나는 실을 날려 두쪽 내었다.

     

     이걸로 3명.

     

     다음 상대한테 향하려고 발을 디디자, 몸이 흔들렸다.

     

     "큭."

     

     역시 부담이 큰가......

     

     어떻게든 상체를 버텨낸다.

     

     아직이다, 아직 쓰러질 수는 없어.

     

     순식간에 방어의 핵심인 두 사람을 쓰러트리자, 미스트는 전의를 상실했는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뭐, 뭐야 지금 것! 왜 기란이, 그리고 로터스까지? 말도 안 돼!!"

     

     나는 다가가서, 그 목을 움켜쥐고 들어 올렸다.

     

     "괴로워...... 그만, 아파......"

     "네년은 그만큼 사람다운 감정과 아픔을 느끼고 있으면서, 왜 마리아의 비통한 외침을, 아픔을 상상할 수가 없는 거냐. 네년은 정말로 마리아와 같은 모험가냐?"

     

     내 물음에, 미스트는 응답하지 않고 단지 울먹거릴 뿐이었다.

     

     ......대답을 원하는 것도 쓸데없나.

     

     그렇다면 나는, 내 가족을, 가족이 지키고 싶은 자를 지킬 뿐이다.

     

     "부탁, 용서."

     

     이제는 말하는 것도 용서할 수 없게 되어서, 나는 미스트의 목을 으스러뜨렸다.

     

     이런 녀석을 위해, 마리아가 맡겨준 실을 더럽힐까 보냐.

     

     자, 이걸로 4명.

     

     마지막으로 마주한 자는, 마리아의 기억에 있는 얼굴 중에서는 가장 닮지 않은, 추악한 얼굴을 한 레온.

     

     "왜냐, 왜 나보다 뒤떨어지는 저런 녀석이 좋은 평가를 받는 거냐!? 용서 못해, 용서할 수 있을 리가 없지이!!"

     

     감정에 지배되어 있으면서도, 검을 휘두르는 기술은 역시 대단하다고 해야 할까.

     

     오른손 하나로 대응하지만 전부 피할 수는 없었고, 누적되는 대미지에 의해 나의 움직임은 점점 둔해졌다.

     

     그것은 다음 대미지로 이어져서, 오른손을 튕겨낸 레온이 무방비해진 나의 배에 검을 찔러 넣었다.

     

     "크윽."

     

     검에 실린 마법의 영향인지, 엄청난 아픔이 복부에서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이까짓 거, 마리아가 느꼈던 아픔에 비한다면야, 아무것도 아냐!!

     

     "읏!"

     

     검에 찔린 상태에서, 나는 자신의 몸과 함께 실로 레온의 몸을 옭아매었다.

     

     "젠장, 놔라!"

     

     대미지를 입은 지금의 나로선, 이대로 네놈을 절단시킬만한 힘을 낼 수 없다.

     

     하지만 이렇게 움직임을 막는 일은 가능하다.

     

     그리고 이만큼 밀착해 있으면, 지금의 나일지라도 네놈한테 한방 먹이는 일은 어렵지 않지.

     

     나의 왼손에, 다시금 검은 오오라가 모이기 시작한다.

     

     "이런 치트 같은 도구까지 쓰다니, 비겁하다고!"

     

     이 녀석은 정말 구제할 길이 없구나.

     

     그렇다면 네놈이 뒤떨어진다고 말했던 마리아의 강함을 몸소 느껴봐라.

     

     "저승길 선물이다. 이제부터 사용할 스킬의 이름은 [업보].. 내게 있는 두 번째 스킬."

     

     검은 오오라가, 점점 하얗게 바뀌어간다.

     

     "이 스킬은 레벨과 스탯은 물론, 장비와 스킬의 위력에 일절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래서 평범한 사람이 쓰면 약한 몬스터 하나 쓰러트릴 수 없지."

     

     "그, 그런 쓰레기 스킬이 어쨌다는 거냐!"

     

     아아, 네놈한테는 틀림없이 쓰레기 스킬이겠지.

     

     하지만 마리아가 쓸 경우, 마리아가 맡긴 내가 쓸 경우, 그 가치는 확 바뀌지만.

     

     "이 스킬의 위력을 결정하는 것, 그것은 단 하나. 스킬을 쓰는 자가 가진 카르마. 그리고 대상의 카르마와의 차이가 클수록 위력은 늘어난다."

     

     나의 왼손은, 이제 눈부실 정도의 하얀빛을 내고 있다.

     

     "마리아가 지닌 카르마는 14만. 네놈의 카르디아에서의 카르마는 0 이하. 네놈이 뒤떨어진다고 말했던 마리아의 강함, 버텨낼 수 있다면 버텨내 봐라!!"

     

     한계까지 하얗게 물든 주먹을, 나는 레온의 배에 꽂아넣었다.

     

     주먹의 충격에 의해 묶어놓았던 실이 방어구에 파고들었지만, 실이 절단시키는 것보다도 빠르게 기란과 같은 빛의 폭발이 일어났고, 그 빛에 휘감긴 레온의 몸은 소멸하였다.

     

     "이걸로, 5명."

     

     모험가들은, 이걸로 전부 해치웠나......

     

     마리아한테 돌아가려 했지만, 대미지와 [업보]의 반동에 의해 엉망진창이 된 몸은 한계에 도달해서, 나는 무릎부터 쓰러졌다.

     

     무릎을 꿇고 상체가 지면에 부딪힌다...... 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길스, 길스!!"

     

     어느 사이에 다가왔는지, 마리아가 나를 끌어안아주었다.

     

     그 몸에서 전해지는 온기가, 단지 내 몸을 걱정하고 있음을 가르쳐준다.

     

     자기도 깊은 상처를 입었으면서도, 마리아는 날 걱정해주는가......

     

     삐걱거리는 오른손을 들어올린 나는, 마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찮다, 말아.

     

     나는, 우리들은 마리아를 두고 가지 않아.

     

     그리고, 아아, 이 무슨 일인가.

     

     색을 구분할 수 없는 눈동자로는 알 수 없었지만, 마리아의 검은 머리카락은 이렇게나 아름다우며, 눈동자는 마치 푸른 하늘을 옮겨다 놓은 듯한 깊고 맑은 색을 하고 있지 않은가.

     

     나에게 깃든 큰 형 네로, 작은 형 쿠거여.

     

     보고 있나?

     

     우리가 지켜낸 마리아는, 여기에 있다.

     

     우리와 함께,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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