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85 마리 누나와 원치 않은 해후
    2022년 06월 09일 12시 50분 4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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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5539fz/86/

     

     

     

     나타난 제국병은 우리들과는 반대편, 다시 말해 여제의 배후로 돌아가도록 나아갔고, 모험가들은 우리의 등 쪽으로 다가왔다.

     

     호수면에 만들어진 돌무대의 위, 여제와 우리들은 두 집단 사이에 끼인 형태가 되었다.

     

     한 마디로 말해, 이것은 궁지에 내몰렸다고 말해도 좋을지도.

     

     "임금님...... 분명 이 동굴, 상대 나라 사람한테 해를 끼칠 수는 없는 거죠?"

     

     "그 말대로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자국민한테는 통할지도 모른다는 의미도 있다."

     

     "그건 다시 말해."

     

     "녀석들의 목적은 제위의 찬탈인가...... 그대, 정말로 무슨 생각인가? 이런 뻔한 행동, 왜 사전에 막지 않은 것인가."

     

     왕의 질문에, 여제는 움직이는 기색도 없이 담담히 대답했다.

     

     "우리나라는 실력주의를 제창하는 군사국가. 막을 이유가 없지. 칼을 향한다면......쓰러트린다."

     

     자국의 병사를 상대하면서도, 그 말에는 감정다운 면이 전혀 담겨있지 않았다.

     

     쓰러트린다는 상대 안에는 여제의 동생도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제에게 볼일이 있는 자는, 동생...... 하지만 모험가들의 용건은 달리 있으니."

     

     "뭣이? 그건 무슨!?"

     

     "임금님!"

     왕이 의아하다는 듯한 소리를 내자, 그 말을 가로막듯이 모험가들이 화살을 쏘았다.

     

     다행히 직전에 눈치채고 피했으니 망정이지, 눈치채지 못했다면 확실히 맞았다.

     

     "왜 모험가의 공격이 허용되지? 모험가라고 해도 제국민이라는 점에 변함은...... 설마 빌헤르미나, 그대!!"

     

     "본제는 아니다. 하지만 본제한테만 가능한 일도 아니지. 동생도 가능하다. 국민으로 인정하는 일도, 인정하지 않는 일도."

     

     "그걸 알면서도 짐과 마리아를 여기로 불렀다니...... 이 대가, 비싸게 갚아주겠다 빌헤르미나 폰 레기오스."

     "그럼 그 대가, 살아서 본제한테 갚아보도록 하라, 아레이스 로아 카르디아."

     

     그 말을 끝으로, 여제는 닥쳐오는 자국의 병사에게, 왕은 모험가를 향해 갔다.

     

     또 혼자 남겨진 나는, 상황을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이제 제국 소속의 모험가가 아닌 그들은 동굴의 제약의 속박되지 않고 우리들 카르디아에 공격이 가능해졌다는 뜻이려나?

     

     모험가의 수는 언뜻 봐도 100명을 넘겨보이지만, 이쪽은 나와 왕 둘뿐.

     

     아, 네로와 쿠거와 그가 있으니 합하면 5명인가.

     

     이걸로 전력비는 50대 1에서 20대 1로 줄어들었지만, 그게 어쨌냐는 분위기네.....

     

     다행히 돌무대로 이어지는 가는 길은, 아직 몇몇 모험가만 있는 상황이다.

     

     그런 그들을 순식간에 쓰러트린 왕이 막아서면서 후속 인원들을 막아준 덕분에, 난전이 되는 일은 피할 수 있었다.

     

     왕이 손에 든 것은 검과 방패.

     

     검신에는 파동치는 화염을 둘렀는데, 방어에 상관없이 상대한테 상당한 화상을 입히는 모양이다.

     

     방패로 공격을 막아내면, 그 위력에 따른 크기의 불덩어리를 되돌려서 공격해온 자를 불태운다.

     

     막을 수 없는 공격과 반격을 자동으로 하는 방어.

     

     공방일체라고 해야 하나?

     

     왕 한 명한테, 제국의 모험가들이 압도당하고 있다.

     

     우리들은 왕의 뒤에서 가끔씩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사실 없어도 문제없을 정도였다.

     

     이윽고 몇 번의 공방을 거치자, 모험가들은 우리한테서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아니, 둘 수밖에 없었다는 느낌이다.

     

     "별 것 아니군. 제국을 버리고 여기에 온 너희들의 각오와 힘은 이 정도인가?"

     

     여기서 도발하다니, 역시 대단하다고 말해야 좋으려나.

     

     하지만 기분 나쁠 정도로 모험가들의 반응이 없었다.

     

     신경쓰여서 주의 깊게 관찰해보니, 어느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것은, 표정의 결여.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모험가의 눈은 왠지 공허해서 여제와는 다른 의미로 감정이 보이지 않는다.

     

     "역시 카르디아 국왕. 정말 멋진 실력입니다."

     

     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박수소리가 들린다.

     

     상대를 칭찬하면서도 어딘가 바보 취급하는 듯한 태도...... 기시감이 매우 느껴지는데요.

     

     최전선에 있던 모험가의 발치에서 솟아 나오는 것처럼 나타난 자는, 그 베일로 얼굴을 가린 여성.

     

     그 등장 방식은, 이제 정체를 숨길 생각이 없다고 이야기해주고 있다.

     

     "당신과도 가능하다면 만나고 싶지 않았지만요. 메피스토펠레스 씨."

     베일로 보이지 않을 텐데도, 입이 초승달처럼 웃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역시 재앙을 물리친 영웅, 마리아 님. 잘도 저의 정체를 간파하셨군요."

     

     여자의 어조가 도중부터 남자의 것으로, 외모도 순식간에 변했다.

     

     베일은 가면으로, 상복 같은 옷은 붕대로 바뀌었으며, 머리 위에는 실크햇이 나타났다.

     

     그리고 전부 검은색으로 물들었으며, 두 눈만이 변신 전의 입술과 같은 피의 색깔이었다.

     

     "메피스토펠레스...... 그 이름, 들은 바 있다. 전에는 짐의 백성들이 신세를 많이 졌다지."

     

     "감사할 필요까지야, 저는 단지."

     

     왕은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메피스토펠레스한테 달려들어서는, 검을 휘둘렀다.

     

     "큭!"

     

     하지만 그 검은 메피스토펠레스를 두른 붕대에 의해 막혔고, 반대로 왕은 몸을 붙잡히게 되었다.

     

     "임금님!"

     

     "걱정은 필요 없습니다, 마리아 님. 제가 아레이스 로아 카르디아 님께 해를 가하는 일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그들의 악행을 멈추는 일 또한 허락되지 않았지만."

     메피스토펠레스의 눈이, 흘끗 모험가들을 향한다.

     

     "......목적은 뭔가요?'

     

     "총명한 여성이네요, 마리아 님. 여기에 하나, 문을 마련했습니다."

     

     손가락을 탁 튕기자, 갑자기 검은 문이 나타났다.

     

     "이 문 건너편에는, 단지 넓기만 한 공간이 있습니다. 마리아 님이 문을 열고 그쪽으로 건너간다면 그들 또한 그에 따르겠죠. 하지만 문을 열지 않고 이 자리에 머물 경우, 그들 또한 이 자리에 머물겠죠."

     

     결국, 이곳에 머물면 왕의 목숨은 보장할 수 없다는 거네.

     

     그리고 내게는, 이만한 모험가를 상대로 왕을 지킬만한 힘이 없다.

     

     "......모두, 인가요? 제가 가면, 여기 있는 모든 모험가가 따라오는 건가요?"

     

     "예, 모두입니다. 그리고 그 경우, 그 후 무슨 일이 있어도 그들이 아레이스 로아 카르디아 님을 해하는 일이 없을 거라고 약속드리죠."

     "그만둬라, 마리아!"

     

     왕이 외쳤지만, 어느 쪽을 택해도 나의 결말은 변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내가 고를 선택지는 하나밖에 없잖아?

     

     네로와 쿠거를 바라보니, 이미 따라올 생각이 가득한지 기세좋게 꼬리를 흔들고 있어서 [말할 것까지도 없어]라고 말하는 듯하다.

     

     "돌아가도 돼."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는 뭔가를 전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말을 하지는 않고 고개만 숙였다.

     

     그러다 다시 고개를 든 그는, 가만히 내 옆에 서주었다.

     

     "고마워...... 그럼 모두, 가볼까."

     

     가능한 한의 준비를 마친 뒤, 나는 셋과 함께 문의 안으로 발을 디뎠다.

     

     그러던 도중, 스쳐 지나듯이 메피스토펠레스가 짧게 고했다.

     

     그것은 이제부터 일어날 일을 시사하는, 연주의 제목.

     

     그 이름은 불길하게도 이렇게 들렸다.

     

     '죽음의 춤' 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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