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233 화2022년 06월 04일 09시 01분 4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8459gk/233/
아주 잠깐이지만, 시야 한쪽에 사람의 모습이 비쳤던 것은 어떻게든 보았다.
정말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모든 것이 조용하게 맥박치고 있다.
모르겠다. 아무것도 모르겠다.
이상한데~ 정말 조용한 사람이구나~ 나랑 비슷해.
"ㅡㅡ쿨럭!?"
하늘 한쪽이 주황색으로 물들기 시작한 황혼의 시간.
남자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약간의 피를 토하고는, 나선으로 돌면서 뒷쪽 나무에 등을 거세게 부딪혔다. 자신의 특이한 능력으로 아픔을 느끼지 않을 터인데도, 어째선지 아픔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그 남자는 아픔을 즐기는 듯, 거북이처럼 천천히 일어섰다.
"아프다잖아아아아아. 뭐야."
어질어질해서 잡히지 않는 시야 속, 남자는 어떻게든 고개를 들었다.
자신이 조금 전까지 있던 장소에는 세 그림자가 더 늘어나 있었다. 어렴풋하지만, 분노로 가득 찬 오니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 것만은 알 수 있다.
"토우카, 고룡화ㅡㅡ그녀를 죽게 하지 마."
"예."
"맡기시라."거기서 남자의 시야가 제대로 돌아왔다.
남자의 연두색 눈동자에는, 교복을 입은 평균보다 약간 낮은 키의 소년의 모습이 비쳤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그 소년의 뒤에는 군청색과 백색의 옷을 입고 얼굴도 천으로 완전히 가린 여성 같은 실루엣과, 떠다니는 화염 덩어리 같은 뭔가가 대기하고 있는 것이었다.
"뭐냐~ 학생~? 지금 것은 네가ㅡㅡ"
남자는 그렇게 말하다가, 다음 말을 잊어버렸다.
"귀돌ㅡㅡ [토우]"
쓰러질 것 같은 카렌을 새롭게 나타난 여자ㅡㅡ토우카ㅡㅡ가 지탱해주더니, 그 자리에 부드럽게 재웠다. 그리고 '토우'의 말을 외우자, 카렌의 상처에 달라붙었던 남자의 부식 능력이 말끔히 사라진 것이었다.
남자의 능력을 지웠다는 뜻은ㅡㅡ적어도 1등급 이상의 뭔가다.
프로가 아닌, 몬스터에 가까운 무언가다.
"아앙? 그렇게 간단히 지울 수 없을 텐데~"
그 남자의 목소리를 뒤덮는 것처럼, 떠 있던 화염 덩어리ㅡㅡ고룡화ㅡㅡ가 말한다.
"녹화ㅡㅡ[귀등유]"
고룡화가 입에서 불의 숨결을 내뿜는다.
그 녹색의 불은 카렌의 상처를 순식간에 휘감더니, 시간을 되감는 것처럼 흩어진 피를 되돌리고 찢긴 근육도 이어나가며 피부를 재생시키는 것이었다.
불사조의 그것을 연상시키는 기묘한 화염이었다.
"ZZZㅡㅡ"
카렌의 호흡은 점점 안정되어갔다.
아직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목숨은 건진 모양이다.
"다행이다..... 토우카와 고룡화는 그대로 타치바나 씨의 옆에 있어."
""예.""
"저 녀석은 내가 처리한다."
그것을 옆에서 보고 있던 텐지는 가슴을 쓸어내린 다음, 몸의 방향을 남자 쪽으로 돌렸다. 날카로운 안관이 번쩍하고 남자를 덮치자 몸을 떨었다. 뱀 앞의 쥐처럼, 남자의 동공은 매우 작아졌다.
"뭐, 뭐냐아 그 눈은!? 이상한데~ 이상한데~"
"뭐가?"
"내~ 내~......내 인형들이 주위에 있을 텐데~ 그런데~ 그런데~ 왜 학생 따위가 여기 있는 거냐~!?"
"아아......이거 말인가."
분노에 가득 찬 텐지의 표정이, 조금 따분한 것으로 바뀐다.
그런 얼굴로, 텐지는 왼손에 쥐고 있던 무언가를 앞으로 대충 던졌다.
그것은ㅡㅡ인형의 머리가 셋이었다.
이 최종예선에서 1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인형인데, 약간 색이 변화해 있다. 피부가 검게 변색되어 있고, 눈동자에는 검은 화염 같은 무언가가 불타고 있다. 명백하게 누군가가 나중에 손을 댄 흔적이다.
그것이 지면을 구르다가 남자의 발치에서 멈춘다.
"이상한데~ 이상한데ㅡㅡ"
남자는 곧추선 머리카락을 마구 헝클어뜨리더니, 고개를 갸우뚱하며 자신의 미간을 손바닥으로 몇 번이나 쳐댔다.
"이상한데~ 이상한데~ 그건 프로도 쉽게 부술 수 없게 만들었는데~ 제대로 시험했다고~ 그건 프로를 죽이는 인형이라고~ 소재가 좋아서~ 난 힘을 주입해서 폭주시켰을 뿐이지만~ 침식시켰을 뿐이지만~ 이상한데~ 어이..... 너 누구냐~"
남자의 눈알이 흔들린다.
"그 말투와 자세...... 내가 아는 사람과는 다르지만, 그 계통에 어울리지 않는 키와 연두색 눈동자, 그리고 검고 드러나지 않는 복장을 좋아하는 탐색사를 한 사람 알고 있지."
텐지의 분노가 조금 사그라들었다.
뭔가를 떠올린 것처럼, 주먹을 꾹 움켜쥐면서 남자를 딱하다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앙? 갑자기 무슨~"
"당신 일입니다. 현역일 때는 드러나는 게 싫어서 머리카락도 그렇게 세우고 다니지 않았습니다. 더 상냥한 어조로 동료를 중시하는 탐색사였는데. 사람의 피를 보는 게 싫어서, 동료가 부상을 입으면 제일 먼저 달려와주는ㅡㅡ그런 따스한 사람이었는데."
"누구를 말하는 거냐~"
"현역 시절엔 존재감이 없다고 일컬어지던 탐색사였지만, 당신의 형의 팬이었던 저는 당신을 잘 알고 있습니다ㅡㅡ우카이 하이, 당신을."
동공을 약간 부릅뜨며, 남자는 당황했다.
무슨 말 하는 거냐, 그렇게 말하는 듯 눈동자를 흔들고 있다.
몇 초의 침묵이 두 사람을 휘감는다.
"우......우카이 하이...........누구냐~? 나난 그런 녀석 모른다고~"
"설마 기억이? 아니 애초에 우카이 하이는 죽었을 텐데."
우카이 하이는 5년 전ㅡㅡ이 후지노미야 시에서 대사건을 일으킨 범죄자.
협회의 책략으로 이 후지노미야 시에 내몰린 하이는, 죽을 때 대가를 발동시켰다. 전에 대가를 사용한 자의 예로서 텐지가 사진으로 보았던 고깃덩어리가 된 탐색사, 그것이 바로 우카이 하이였다.
그리고ㅡㅡ이 일대를 어둠의 파도가 삼켜버린 것이다.
그 원인 때문에 이 도시는 붕괴되었다. 그 여운이, 이 일대에 저주를 건 것이었다.
"우카이 하이~? 무슨 바보 같은 말을. 나는 말이지~ 나는...... 어라. 난~ 누구지~?"
남자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짓더니, 다시 자신의 미간을 손바닥으로 여러 차례 치기 시작했다.
그리고ㅡㅡ하이는 행동을 뚝 그쳤다.
"뭐 좋아. 일단 죽이자, 그러자. 마음에 안 드는 것들 모두 조각조각조각조각조각내버릴 거다. 그래, 그렇게 들었다ㅡㅡ어라 누가 말했더라? 아아 조각조각내야지. 조각조각내자, 그러자."
"너무 강한 천직은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리고 만다. 우카이 하이라는 위대한 탐색사를 죽인 것은......그의 천직이었다. 다만ㅡㅡ어째서 죽었을 터인 당신이 살아있는 겁니까?"
"난 살아있다고~? 여기 제대로 있잖아~ 그딴 말 말라구~ 슬프다구~ 슬프다구~ 기쁘다구~"
하이의 발치에 있는 그림자가 끓는 물처럼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그것은 순식간에 그의 온몸을 뒤덮었고, 곧장 칠흑의 풀 플레이트의 갑옷이 완성되었다.
단지 하나, 하이의 연두색 눈동자만이 갑옷 틈새로 보인다.
그의 오른손에는 검처럼 뾰족하게 뻗은 어둠의 무기가 쥐어져 있다.
'우카이 하이의 능력은 어둠이나 그림자라고 전해지고 있다. ......애초에 그의 능력은 그렇게까지 전해진 일은 한 번도 없었다. 우카이 하이 본인조차, 자신의 능력이 너무 개념적이라서 잘 몰랐으니까. 일단 철검으로 대응하기에는 너무 위험해 보여.'
처음으로 싸우는 개념천직에 맞서, 텐지는 재빨리 염마의 서를 손에 들었다.
"소환ㅡㅡ [염졸도]"
바로 3등급의 적귀 무기를 소환했다.
적과 백이 반반씩 섞인 불길한 칼이었다.
텐지가 그걸 냉정하게 들자, 지옥의 화염이 칼날을 감쌌다.
그것이 개전의 신호가 되었다.
"뻗어라ㅡㅡ [암아]"
"스러져ㅡㅡ [귀졸도]"
양자가 일제히 움직인다.
눈에 보이지 않을 속도로 뻗어오는 어둠의 이빨이 텐지의 머리를 노리고 덮친다.
그 공격에 대해, 지옥의 업화를 두른 귀졸도를 텐지가 휘둘러 완전히 튕겨낸다.
챙, 하고 귀를 막고 싶어지는 소리가 주변 일대에 울려 퍼졌다.
강력한 탐색사끼리의 충돌은, 확실한 충격파를 발생시키며 주변으로 피해를 넓혀갔다.
728x90'이능력배틀물 > 특급탐색사의 각성~도마뱀 꼬리자르기를 당한 청년은, 지옥의 왕이 되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 235 화 (0) 2022.06.04 제 234 화 (0) 2022.06.04 제 232 화 (0) 2022.06.03 제 231 화 (0) 2022.06.03 제 230 화 (0) 2022.06.03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