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232 화2022년 06월 03일 22시 04분 5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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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어느 정도나 지났을까.
아직 몇 초에 불과한 느낌도 있고, 1분이 지난 느낌도 든다. 아니 어쩌면 이미 1시간은 지났을지도 모른다. 이젠 시간의 감각이 없다.
하지만, 정신줄을 놓으면 안 된다.
바로 살해당한다.
더욱더ㅡㅡ소리의 색을 구분해.
좀더다. 좀 더 신경을 연마해.
그들의 목소리를 놓치지 마.
"오라~오라~ 오라~오라아아아앗! 히힛 좋구만 너어!! 앞으로 얼마나 피할까? 한번? 두 번? 열 번인가...... 이제 한계라고는 말하지 않겠지이?"
"들어, 들어, 들어..... 좀 더 분별해 카레에에에에에엔!!"
"허벌창, 허벌창, 허벌차아아아앙!! 죽을 때까지 앞으로 몇 초 남았냐~!?"
끊임없이 휘두르는 남자의 주먹을, 카렌은 어떻게든 계속 회피해나갔다. 온몸에 생겨나는 상처를 참으면서, 어떻게든 치명상만은 피하고 있다.
다만, 그것은 기적에 가까운 회피를 우연히 연속으로 성공시키고 있음에 불과하다. 단순한 우연.
카렌은 극한까지 자신의 고유능력 [청각강화]를 발휘해서, 자신의 시력으로는 전혀 쫓지 못할 상대의 움직임을 오감의 하나인 소리로 구분해서 회피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자도 놀랐다.
천직에도 눈뜨지 못한 일반인 여자가, 이 정도로 천재적인 움직임을 이어나가는 것에.
"대단한데 어이, 대단한데..... 어이!!"
좋아. 아직 죽지 않겠지.
"좀 더 힘차게 가자고......앙?"
남지의 공격 속도가 조금 늘었다.
하지만, 그 약간의 차이가 카렌한테는 이미 치명적이었다. 기적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으으으!?"
정신 차렸을 땐, 카렌의 명치에 남자의 주먹이 파고든 상태였다.
천천히 회전하면서 남자의 주먹의 운동이 몸의 내부로 전달되자, 내장의 기능을 적절히 파괴해간다.
눈이 날아가버릴 정도의 고통이 온몸을 내달린다.
식도에서 뜨거운 뭔가가 솟아오르자, 카렌의 입에서는 위액이 섞인 붉은 피가 튀어나왔다. 쿨럭이면서 대량의 피를 내뱉으며 후방으로 굴러간다.
"......아직................아직...............할 수 있지?"
"아직......죽을 수 없어."
섭섭한지 말을 걸어오는 남자의 기대에 부응하듯이, 카렌은 용감하게 일어섰다.
몸속에 내달리는 격통을 무시하고서, 입안에 고인 피를 야생미 넘치는 표정으로 퉷 하며 내뱉는다. 그리고 창자루를 써서 어떻게든 다시 일어선다.
카렌은 어째선지 웃고 있었다.
예리한 송곳니를 보이면서 맹렬하게 웃어 보였다.
다시 입안에 차오른 피를 침과 함께 뱉으면서, 카렌은 창끝을 남자에게로 향했다.
"나는 프로가 될 거야...... 최고의 프로가!!"
"히히히히힛. 아직 프로가 아닌 거냐, 너어! 그거 괜찮구만~!"
"오라고 악역. 난 절대 죽지 않으니까."
온몸에서 솟아나는 아드레날린이 카렌의 마음을 과격하게 만든 것일까. 도발적인 미소를 보이고서ㅡㅡ카렌은 눈을 감았다.
그 행동을 보고, 남자는 시간을 잊은 것처럼 "앙?" 하고 얼빠진 소리를 내었다.
"어이어이어이~ 무슨 농담이냐고오오오오."
"..........."
카렌은 그 물음에 대답할 수 없었다.
단지 한결같이 주변의 소리에만 감각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다른 오감은 아무것도 필요 없다는 듯, 소리라는 정보 하나에 몸을 내맡긴다.
'어차피 눈으로는 못 쫓아가. 나는 소리만 있으면 돼.'
대회장에 울려 퍼지는 긴급 사이렌.
강하게 불어오는 산 특유의 칼바람 소리.
멀리서 울고 있는 개구리의 울음소리.
근처를 날고 있는 파리의 날갯짓 소리.
사슴이 길가의 풀을 짓밟는 발소리.
괴로운 듯 거칠게 내쉬는 자신의 호흡소리.
쿵쾅거림이 멈추지 않는 심장의 고동소리.
남자가 짓밟는 콘크리트의 파편 소리.
남자의 호흡소리.
그리고ㅡㅡ소리의 색깔이 카렌의 세계를 덧칠했다.
세계가 선명하게 보였다. 눈꺼풀은 닫은 채인데, 세계가 보다 더 밝아졌다.
"죽어어어어어, 허벌ㅡㅡ커억!?"
남자의 공격을 종잇장 하나 차이로 피한 카렌은, 적의 돌진하는 위력을 이용하여 팔꿈치의 공격을 갈비뼈에 먹혀준 것이다.
"..............."
첫 공방 이후 처음으로, 카렌의 반격은 처음으로 성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쁜 기색을 보이지 않은 채, 카렌은 담담하게 눈을 감은 채 남자의 동향을 색으로 관찰한다.
반격을 당하고 뒤로 물러선 남자는, 괴로운 듯 가슴을 억눌렀다.
"큭......뭐냐~? 지금 것은 뭐냐!?"
"소리가 시끄러워, 아저씨."
"소리~!? .......각성인가! 가끔 듣기는 했다고~ 그게 각성이라는 건 들었던 적이 있다아! 좋아~ 대단해ㅡㅡ죽여보고 싶은걸~"
"뒤숭숭한 말하기는. 그래도, 이제 곧 프로가 와. 아저씨는 이제 끝장이야."
그렇게 말하자, 남자는 자신의 머리를 마구 헝클어지게 했다. 몇 번이고 이를 갈기 시작하다가, 남자의 기묘한 동작이 뚝 그쳤다.
꾸벅 하고 고개를 기울인다.
지금까지 보다 더욱 살의가 담긴 시선을 카렌에게 보낸다.
"어이, 진심으로 한다? 괜찮지? 죽지 않겠지? 죽지 말라고?"
다음 순간, 남자의 소리가 사라졌다.
'소리가!?'
주위의 소리는 잘 들리는데, 남자의 소리만이 전혀 들리지 않게 된 것이다. 발소리, 옷이 스치는 소리, 호흡 소리, 심장 소리, 근육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ㅡㅡ전부 무음이 되었다.
카렌은 눈꺼풀을 떴다.
눈앞에는 검은 물체가 있었다.
"소리는 들렸냐?"
"윽!?"
"잘 들렸지?"
"시끄러."
"잘~ 들렸을 거다. 자신의 심장이 작아져가는 소리가ㅡㅡ"
검은 무언가에 몸의 일부를 휘감은 이형의 남자.
그 남자의 손이, 카렌의 배를 꿰뚫었다.
죽음이 다가오는 순간을 즐기는 것처럼 그 남자는 실실 웃더니, 기세 좋게 카렌의 몸속에서 손을 빼냈다.
그리고ㅡㅡ예리한 손날을 대각선으로 치켜들었다.
"역시 마지막은......목을 베는 편이 기분 좋겠지? 그렇지?"
바람을 가르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무음의 손날을 내려쳤다.
마지막은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다는 듯, 카렌은 눈을 감았다.
죽음을 각오했다.
미연도 있고 분했지만, 자신은 여기서 끝이라고 깨달았다. 두렵다고 생각한 그때, 즐거워하며 외치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피이이이이 샤워 좀 해보자아아아아! 방해 마라~!!"
"ㅡㅡ웃기지 마. 내 친구한테 무슨 짓하는 거냐."
"아에?"
남자는 새파란 하늘을 우러러보았다.
이마를 타고 흐르는,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아픔.
자신이 영문 모를 뭔가에 얻어맞은 거라고 깨달았다. 갑자기 공포의 소리가 온몸에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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