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1 화 8월 1일부터 여름방학!
    2022년 06월 01일 22시 15분 2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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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421du/126/

     

     

     

     새로운 아침, 희망의 아침이 왔다...... 등을 말하고 싶어질 정도로 이른 아침부터 햇빛이 눈부신 계절, 여름.

     8월 1일. 오늘부터 왕립학교는 여름방학이다.

     오늘은 루시아나가 여름방학을 이용해서 루틀버그령으로 귀성하는 날. 재빨리 저택의 청소를 끝내고 자기 방에서 청소복에서 평소의 메이드복으로 갈아입은 멜로디는, 문득 어떤 사실을 떠올렸다.

     

     "......오늘부터 하복으로 입어볼까."

     

     메이드 매니아로서 치마의 길이에 고집이 있는 멜로디지만, 소매의 길이까지 뭐라 말할 셈은 없다. 오히려 메이드복에도 계절감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원래는 옷을 갈아입는 계절, 6월에 했어야 했겠지만, 그때는 아가씨의 학교 입학 등으로 어수선해서 전혀 눈치채지 못했었네. 응, 좋은 기회이니 해버리자."

     

     쇠뿔도 단김에 빼라. 멜로디는 양팔을 앞으로 내뻗으면서 주문을 외웠다.

     

     "내 몸에 어울리는 옷을 [릭치투-라]."

     

     메이드복의 긴소매의 실이 가볍게 풀리더니 공중에 뜨기 시작한다. 실을 조작하기 위해 양팔을 교차시키면서 위로 치켜들고, 반원을 그리는 듯 양손을 넓혀간다. 이윽고 실은 양 어깨의 소매에 모여서 짜였고, 소맷부리에 흰 커프스를 두른 귀여운 반소매 메이드복이 탄생했다.

     

     "응, 꽤 좋은 느낌. 갈아입을 것은 다음에 스스로 만들어야지."

     미소 지으며 통로로 나서자, 거의 같은 타이밍에 세레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조금 전 함께 저택의 청소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 또한 메이드복으로 갈아입고 나온 모양이다.

     

     "세레나, 봐봐 이거...... 어라?"

     

     이 무슨 일인가. 세레나의 메이드복도 반소매가 되어있지 않은가.

     

     "어머, 언니도 옷소매를 고쳤나요? 후후후, 우리들 정말 자매 같네요."

     

     마법의 인형 메이드인 세레나는, 멜로디의 마법 [분신]을 써서 만들어 낸 존재다. 자유도를 높이기 위해 인격형성요소를 난수화시켜서 멜로디 자신의 추억과 기억은 소거되어있을 테지만, 어디선가 비슷한 감성이 남아있는 걸지도 모른다.

     

     "언니, 잘 어울려요."

     

     "고마워. 세레나도 잘 어울리네."

     

     두 사람이 싱긋 웃으며 마주 보고 있자, 다른 하인용 방의 문이 소리 내며 열린다.

     

     "하암, 안녕하세요, 멜로디 선배, 세레나 선배."

     

     하품하면서 나타난 자는 수습 메이드 마이카다. 그녀는 오늘 아침의 청소는 쉬기 때문에 방금 눈을 뜬 참이었다. 아직 졸린지 하품을 하면서 하는 인사였다.

     

     "마이카 양, 당신 아직도 선배라니...... 그 말투만은 좀처럼 고쳐지지 않네요."

     

     볼에 손을 대면서 한숨을 쉬는 세레나. 멜로디는 선배라고 불리는 걸 좋아해서 신경 쓰는 기색이 없다. 이윽고 눈이 또렷해진 마이카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눈을 깜빡였다.

     

     "아앗! 두 사람만 하복으로 입었잖아요!"

     

     "그래. 방금 생각나서 소매를 고쳤거든."

     

     "둘만 치사해요. 저도 부탁해요!"

     

     "어라, 더웠니? 착용감은 나쁘지 않게 만들었을 텐데."

     

     멜로디 특제 메이드복에는 내열, 내냉의 마법이 부여되어 있어서, 여름이건 겨울이건 항상 쾌적한 상태인 그야말로 에어컨 슈트. 쇼핑 채널에 나온다면 순식간에 팔릴만한 걸작이다.

     

     "확실히, 한여름인데도 전혀 덥지 않고 오히려 쾌적하긴 하지만, 그런 문제가 아니에요!"

     

     얼굴을 부풀리며 콩콩 뜀뛰며 항의하는 마이카. 10살 아이의 행동이라 매우 귀엽지만, 메이드의 행동으로서는 완전히 아웃이다..... 하지만 귀엽다. 멜로디도 무심코 쓴웃음을 지었다.

     

     "그럼 마이카, 양손을 앞으로 내밀어봐. 그에게 어울리는 옷을 [릭치투-라]."

     

     "와아, 예뻐......!"

     

     양팔에서 풀려난 무수한 실이 공중을 날아다니는 광경에 무심코 감탄의 목소리를 흘리는 마이카. 사실 이 마법을 보는 것은 처음이다.

     

     "마이카, 마무리를 할 테니 잠깐 그 자리에서 빙글 돌아볼래?"

     

     "네~에."

     

     들은 대로, 마이카는 빙글 하고 한 바퀴 턴. 검은 스커트가 둥실 퍼지고, 작은 분홍색 트윈 테일이 가볍게 들썩였다. 회전하는 마이카를 쫓는 듯 실이 춤췄고, 그녀가 다시 정면으로 향한 순간에 마법은 끝을 고했다. 마이카의 메이드복도 여름옷으로 대변신이다.

     

     "감사합니다, 멜로디 선배."

     

     "잘 어울려, 마이카. 그럼 모두들, 슬슬 일하러 가자."

     

     "네!"

     

     "알겠습니다, 언니."

     

     

     

    ◇◇◇

     

     

     

     "앗, 안녕, 류크."

     

     "......안녕."

     

     3명이 주방에 들어서자, 수습 집사인 류크가 있었다. 마이카가 인사를 해준다.

     그 정체는 여성향 게임 [은의 성녀와 다섯 가지 맹세]에 등장하는 제4공략 대상자 뷰크 킷셀이지만, 기억을 잃어서 현재는 루틀버그 백작가의 수습 집사로서 일하고 있다. 어느 메이드의 마법의 영향인지, 작아서 어린애 같았던 몸은 급성장하여 큰 키와 다부진 체격을 가진 미남으로 변모하였다.

     

     참고로, 성장 시에 그의 보라색 머리카락은 정말 길게 자라났지만 하인으로서 일하기에는 걸맞지 않다는 이유로 지금은 짧게 잘라놓았다. 이미 게임의 영향은 전무하다고 말해도 좋다.

     

     아마 게임을 아는 자가 그를 보아도 설마 그가 뷰크 킷셀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거다.

     그런 뷰크 아니 류크는, 이른 아침부터 주방에서 식기의 손질을 하고 있었다.

     

     "안녕, 류크. 식기를 닦아줘서 고마워. 하지만 대부분 목제 식기라서 닦을 보람은 없을지 모르겠지만..... 은식기가 있다면 좋았는데."

     

     "...... 신경 쓰지 않아."

     

     일단은 수습 집사라는 신분의 류크지만, 하인으로서의 지식도 기수로 없는 그에게 집사로서의 일은 아직 해낼 수 없는 노릇이어서, 현재는 남자 하인 전반의 수습 같은 취급이다.

     

     "그럼, 세레나와 마이카는 아침식사 준비를. 류크는 주인님과 안주인님의 아침 홍차의 준비를 부탁해. 나는 아가씨의 차를 준비할게. 류크, 평소대로 준비할 때까지 부탁해. 너는 아직 차를 잘 우리지 못할 테니, 주인님 부부를 깨우러 갈 때는 ㄴ가 동행할게."

     

     멜로디의 지시에 세 사람이 승낙의 대답을 한다. 솔직히 모든 일을 스스로 하고 싶은 욕구는 지금도 변함없이 가득 있지만, 이렇게 동료와 일을 분담해서 업무에 임하는 상황도 메이드 업무의 묘미로 느껴져서, 뭔가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느끼는 멜로디였다.

     

     "그럼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주방에서 식기가 덜그럭거리며 흔들리는 소리와, 물을 덥히는 열기가 퍼져나간다. 멜로디가 그 분위기를 즐기고 있자, 세레나가 문득 중얼거렸다.

     

     "..... 내일부터는 저 혼자만 남겠네요. 쓸쓸해지겠어요."

     

     그렇다. 내일부터 당분간 저택의 하인은 세레나 단 1명만 남아버린다. 그녀 이외의 3명은 루시아나의 귀성에 동행하기 때문이다. 멜로디는 루시아나의 메이드로서, 마이카는 그 보좌로서, 류크는 영지에 있는 집사한테 남자 하인으로서의 마음가짐을 배우기 위해.

     

     백작 부부는 일과 사교로 바빠서, 현재 왕도를 벗어나기란 매우 어렵다. 그 때문에 왕도의 저택에 하인은 꼭 필요하다. 세레나는 이 저택의 하인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이기 때문에, 왕도에 남는다면 그녀가 역할로나 능력으로나 우선된다.

     

     덕분에 멜로디와는 헤어지게..... 마법의 인형 메이드라는 파워 워드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나설 일이 적은 소녀. 그것이 세레나였다.

     

     "쓸쓸해진다 해도 3주일 정도인걸? 월말까지는 돌아와야만 하니."

     

     "여름방학은 8월 전부였나요? 멜로디 선배."

     

     "그래, 마이카. 여름방학 마지막 날에 왕성에서 여름 무도회가 개최되니까, 아가씨는 그 준비를 위해서도 1주일 전에는 와도로 돌아와야만 해."

     

     "그럼 분명 왕도에서 영지까지 마차로 5일. 왕복 10일. 8월은 31일까지고, 1주일 전에는 왕도로 돌아온다고 하면 실제 체류기간은......"

     

     "...... 14일. 약 2주일이군."

     

     "아으, 류크가 먼저 대답해버렸어. 하지만 2주일인가~ 긴 듯도 하고 짧은 듯도 하고."

     

     "2주일은 정신 차리고 보면 순식간이지요."

     

     "그래, 세레나. 긴 것 같아도 앗 하는 사이에 돌아올 테니 다시 시끌벅적해질 거야. 선물도 사 올 테니까 기대하고 있어."

     

     "후후후, 그런가요, 언니. 기대할게요."

     

     

     

    ◇◇◇

     

     

     

     "안녕하세요, 아가씨."

     

     "음~ 안녕..... 앗, 멜로디의 옷이 바뀌었어!"

     

     아침의 홍차를 마련해서 루시아나의 방을 방문하자, 그녀는 아직 잠에 취한 눈이었다. 하지만 하복 차림의 멜로디를 본 순간, 단번에 각성했다.

     

     "반소매의 메이드복도 귀여워, 멜로디!"

     

     "고맙습니다, 아가씨. 자, 오늘 아침도 맛있는 로열 밀크티랍니다."

     

     내민 홍차를 침대 위에서 우아하게 드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빈곤귀족]이라고 놀림받는 가문의 여식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멜로디는 아가씨한테 홍차를 내어준다는 기쁨을 음미한다.

     

     "맛있었어. 고마워, 멜로디."

     

     "송구합니다. 그런데 아가씨, 모처럼이니 아가씨의 드레스도 오늘부터 여름옷으로 바꿀까 생각하는데, 어떻게 할까요?"

     

     "정말? 그럼 부탁할게. 멜로디의 드레스를 입고 있으면 전혀 덥지 안하서 긴소매여도 신경 쓰지 않지만, 역시 여름에는 반소매 쪽이 시원한걸!"

     

     그렇게 해서 이다음, 루틀버그 가문 모두의 옷이 단번에 여름옷으로 바뀌는 것이었다.

     

     "아가씨, 어떤가요."


     "와아, 멋져! 반소매가 된 것뿐만 아니라, 드레스 전체가 가벼워진 느낌이 드네."

     

     평소 자주 입는 파란 드레스를 민소매의 섬머 드레스로 다시 만들었다. 옷감 전체를 얇게 하면서, 귀족으로서 꾸미는 일도 잊지 않는 최소한의 라인을 의식하면서, 루시아나한테 어울리는 멋진 드레스가 만들어졌다.

     

     "정말 즐거운 드레스가 되었어. 고마워, 멜로디!"

     

     "송구합니다."

     

     "그래, 멜로디. 모처럼 오늘부터 여름방학이니, 하는 김에 헤어스타일도 바꿔보고 싶은데."

     

     "그렇네요...... 그럼 포니테일로 해볼까요. 화장대 앞에 앉아주세요."

     "네~♪"

     

     의자에 걸터앉는 루시아나. 그 머리는 음악을 타는 것처럼 리드미컬하게 흔들리고 있다.

     마치 플라워락...... 오늘의 그녀는 아침부터 하이텐션이다.

     

     "아가씨, 오늘은 정말 즐거워 보이네요."

     

     "그야 오늘부터 모두랑 여행 가는걸. 어젯밤은 좀처럼 잠이 안 와서 큰일이었다니까!"

     

     다시 말해 소풍 가기 전의 아이의 심정인 모양. 천진난만한 아가씨의 모습에, 루시아나의 머리카락을 다듬으면서 멜로디도 무심코 미소 짓고 만다.

     

     "하지만 부모님도 동행하지 못하고, 가는 곳도 친가잖아요?"

     

     "그래두. 새롭게 알게 된 모두랑 함께 여행하는걸. 분명 즐거울 거야."

     

     "후후후, 그렇네요..... 자, 되었습니다."

     

     "와아, 귀여워! 고마워, 멜로디!"

     

     매듭을 높게 한 하이 포니테일. 꽉 묶지 않고, 구레나룻 등의 잔털을 남기는 것으로 소녀다운 풋풋한 머리 모양으로 완성해냈다. 매듭으로는 드레스와 같은 색의 리본을 두르고 있다.

     

     "이거, 내 생일에도 이 머리 모양으로 해줄래?"

     

     "8월 7일인가요. 네, 알겠습니다."

     

     8월 7일은 루시아나의 생일. 작년에는 친가에서 가족이 축하해줬지만, 올해는 그게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건 이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라서, 이미 왕도에서 가볍게 축하를 받아놓았다. 그 때문에 루시아나는 딱히 신경 쓰지는 않는다.

     화장대 앞을 치우면서, 멜로디는 어떤 일을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아가씨. 생일이라고 하니, 전날 부탁하셨던 선물 말인데요."

     

     "엥? 아아, 생일 선물. 혹시..... 되었어!?"

     

     "네. 실은 어젯밤 완성해서요."

     

     "와아, 기뻐! 바로 받아도 돼?"

     

     "엑, 하지만 생일 선물이니 8월 7일에 받는 편이....."

     

     "부탁해! 이쪽에서의 축하는 이미 했으니 괜찮잖아? 응?"

     

     평생의 소원! 이라며 양손을 마주대며 애원하는 루시아나의 모습에, 멜로디는 눈꼬리를 내리며 쓴웃음을 지었다.

     

     "...... 어쩔 수 없네요. 알겠습니다. 출발 전에 드릴게요."

     

     "앗싸~! 고마워!"

     

     루시아나가 멜로디를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멜로디는 휙 하고 피했다.

     

     "메이드한테 안겨들면 안 되잖아요, 아가씨."

     

     "좀 치네, 멜로디. 그건 그렇고, 멜로디한테는 고집을 부렸으니 보답을 해야겠네."

     

     "신경 쓰지 않으셔도 괜찮은데요?"

     

     "아니, 내가 그렇게 하고 싶어. 그러니 멜로디의 생일에는 멋진 선물을 준비할게!"

     

     루시아나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ㅡㅡ

     

     "그러니, 멜로디의 생일ㅡㅡ"

     

     "후후후, 그럼 내년의 생일을 기대하고 있을게요."

     "ㅡㅡ은 언제......엥?"

     

     멜로디의 말에, 루시아나의 미소는 얼어붙었다.

     

     ".....아가씨?"

     "메, 멜로디..... 네 생일은....."

     "제 생일이요? 6월 15일인데요."

     "......육월 십오일?"

     

     "......네, 6월 15일."

     

     ""......""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흐른다.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머리에 물음표를 띄우는 멜로디와는 대조적으로, 루시아나의 침묵은 그야말로ㅡㅡ절규.

     

     그리고ㅡㅡ

     

     ㅡㅡ안돼에에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

     

     백작가에 소녀의 절규가 메아리치는 것이었다.

     ......항상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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