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Theater16 론리×온리×올 opening
    2022년 05월 22일 10시 33분 2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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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165/

     

     ※ 2부 시작


     

     ㅡㅡ5월 10일・사립 린도대 부속 소학교・교실

     

     

     "다음 이동 수업은......."

     "......맞아, 그래서 그 아이가ㅡㅡ응? 미안, 무슨 말했어?"
     "아, 아니, 아무것도 아냐."

     

     

     "페어를 만들라니......저, 저기, 나랑 페어......"

     "미안, 소라호시, 난 다른 아이랑 약속이 있어서!"

     

     

     "저기, 함께 도시락ㅡㅡ"

     "앗, 미안 소라호시, 나 다른 아이랑 먹어야 해서."

     

     

     

     

     

     냉엄한 현실. 산산조각 나는 이상적인 소학교 생활. 린들이랑 학년이 나뉘고 만 것은 섭섭하지만, 그래도 분명 새로운 친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러나 외톨이라는 이름의 현실은 너무나도 비정했다.

     총총히 떠나가는 반 친구들. 이곳에는, 미카도 씨 특제 도시락 꾸러미를 들고서 혼자 서 있게 된 내가 한 명. 이미 주변에 사람은 없어서 무심코 손으로 시선을 떨구었다.

     

     "하, 하하, 하ㅡㅡ이거 혹시, 소학교 데뷔......실패?"

     어째서 이런 일이 되어버린 걸까. 뭐 고민하지 않아도 사실은 알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늦어버렸으니까' 라고 생각한다.

     겸연쩍어져서 창 바깥을 바라본다. 올려다본 하늘은 정말 푸르다. 내 피폐해진 마음을 저 푸른색이 녹여주지 않으려나...... 같은 현실회피를 하면서, 문득 오늘에 이르게 된 일들을 되새겨보게 되었다.

     

     그런 짓을 해도 현실이 바뀌는 건 아니지만.

     

     

     

     

     

     

     

     

     

     일의 시작은, 화여한 입학식 당일. 나는 그 무렵의 기온차와 늘어난 일 탓인지, 멋지게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만약을 위해 5일 정도 쉬고 나서 등교하려는 차에 인플루엔자로 또 1주일. 몸이 회복될 즈음에 처음부터 정해졌던 촬영 일이 끝내 놓자, 앗 하는 사이에 골든위크에 돌입했다.

     봄부터 몸이 안 좋았던 나는 대디와 마미의 눈물 어린 호소에 져버려서, 골든 위키를 요양으로 보낸 다음에야 학업 재개. 그 무렵에는 이미 입학식부터 구축해 온 인간관계가 골든위크를 지나며 깊어진 상태의 반 친구들의 무리에 들어갈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왜냐면, 사립학교인데도 골든위크가 5월 10일까지로 좀 길다. 2주 가까운 기간을 교우관계로 쓴다면 물론 사이좋아지겠지. 그래서.

     

     '그렇겠네...... 모두들 이제 와서 새로운 친구를 만들 여유는 없겠지.....'

     

     상급생인 린 일행의 반에 가는 것도 꺼려진다. 그보다 친구가 없는 사실을 바로 간파당할 것 같아서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 걱정을 끼쳐버리니까......

     어쩔 수 없이, 코하루 씨의 어머니인 미카도 하루나 씨가 만들어 준 도시락을 한 손에 들고 식사할만한 곳을 찾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교실에서 혼자 먹는 것도 쓸쓸한 일이니까.

     

     '이런 때, 키리오 츠구미는 어떻게 했을까?'

     

     의식을 약간만 안으로 잠기게 해서, 그녀의 기억을 참조한다. 키리오 츠구미의 소학생 시절은ㅡㅡ

     

     

     우는 아이도 뚝 그치는 일진.

     째려보면 교사도 벌벌 떤다.

     친구? 우정? 청춘?

     

     그딴 걸로 밥이 나와?

     

     

     ㅡㅡ음, 참고는 안 되겠구나. 그녀가 가장 거칠었던 어린 시절. 당시의 그녀는 살아남는데 필사적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친구를 만들 리도 없었고, 두려워하거나 기대는 일은 있었지만, 결국 보디가드처럼 쓰였던 모양이다.

     그 무렵의 키리오 츠구미를 멍하니 떠올리고 있자, 의식 안의 그녀가 겸연쩍은 듯 볼을 긁었다. 음, 아니, 음, 그건 좋지만 말이야?

     

     '하아......앞날이 불안하다아.'

     

     왠지 발걸음이 무겁다. 교실을 나와서 어디로 가볼까. 옥상은 개방되어있지 않지만......그래, 하고 한 곳을 떠올린다. 학교 견학 때 방문했던 살롱. 그곳은 쓰고 있을까? 분명 부지 내의 식물원과 인접한 모양으로 만들어진 살롱은, 불투명 유리 저편에 있는 각종 꽃들을 바라보면서 지낼 수 있는 곳이다. 학교 견학 때, 이사장은 '학생을 위한 살롱'이라고 말씀하셨으니 이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떠올랐다면 즉시 행동. 사용 허가는 직원실에서 받으면 되려나? 내 담임 선생님은, 가는 테두리의 안경이 특징인 여성이다. 직원실에 없다면 다른 선생님한테 물어보자.

     전망이 서자, 약간 기분이 밝아진다. 좋아, 하고 마음을 다잡으며 재빨리 이동하자, 곧장 옆옆 교실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아.'

     

     창가. 남녀 모두에게 둘러싸여서 도시락을 펼쳐놓고 있는 츠나기ㅡㅡ가 아니라 레오. 그렇다, 레오의 모습. 가끔씩 미소 짓는 몸짓은 정말 왕자님처럼 보인다. 아마 그런 연기를 하고 있는 거라는 걸 보고 알아챘다.

     사람과 대화할 때면 어떻게 해도 연기를 하고 만다는 레오의 말이 있었다. 나한테는 스스럼없이 말한다고 말했었지만, 아마 코우 군과 린의 앞에서도 그럴 거라 생각한다.

     

     '방해하면 안 되겠지.'

     

     그랬던 레오가, 연기를 하고는 있지만 많은 사람과 교류하고 있는 거다. 여기서 방해할 수는 없다는 것 정도는, 안다.

     그대로 레오의 모습을 시야에서 떨쳐내려고 재빨리 이동한다. 나만 끙끙대도 별 수 없다. 레오나 린 네들도 힘내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자. 나도 힘내자는 기분이 들었다.

     

     

     

     

     담임선생은 없었지만, 직원실의 다른 선생이 허가해줘서 도시락을 들고 살롱으로 갔다. 식물원과 인접한 유리창의 공간은, 주로 상급생들이 중앙에 있는 탁자를 쓰고 있는 모양이었다.

     유리가 쳐진 건물 안에 있다는 점 외에는 마치 공원 같아서, 정말로 넓은 공간이다. 연기 연습을 위한 세트장으로서도 쓰는 모양이라서, 담쟁이와 꽃으로 뒤덮인 아치까지 있다.

     

     '어딘가 조용한 곳.......아, 저곳이 좋을지도.'

     

     살롱 안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커다란 아치의 뒤에 있는 하얀 벤치를 발견했다. 눈에 띄지 않고 조용해서, 저곳이라면 식사를 즐기는 상급생들의 방해도 되지 않을 것이다. 하얀 벤치에 손수건을 깔고 앉은 다음, 가져온 도시락을 펼치ㅡㅡ려다가.

     

     "아."
     "음?"

     

     때마침 같은 벤치를 쓰려고 했던 걸까. 빛 때문에 푸른색으로 빛나 보이는 불가사의한 색상의 검은 머리카락과, 옅은 색조의 눈동자를 한 소년이 깜짝 놀라 흐트러진 안경을 고쳐 쓰면서 작게 소리 내었다.

     

     "미, 미안, 난 다른 곳으로 갈게."
     "앗."

     

     그는 주저하지 않고 이 아치의 뒷공간으로 뛰어들었다. 그렇다는 말은, 평소에 이 장소를 쓰던 쪽은 그였을 것이다. 그럼 오히려.

     

     "저기!"

     "응?"

     "함께 먹을래요?"

     

     그의 손에 도시락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무심코 소리 내었다. 그는 잠시 주저하다가, 주변에 식사할만한 공간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 옅게 쓴웃음을 지었다.

     

     "...... 그렇게 해도, 될까?"

     

     딱딱한 말투. 하지만 담긴 억양은 상냥해서.

     

     "물론이에요!"

     "그렇게나 기뻐하면 괜히 미안해지는데."

     

     그가 그렇게 말하며 내 옆에 걸터앉자, 벤치의 빈 공간에 재주껏 도시락통을 펼쳤다. 역시 남자라고 해야 할까. 무릎 위에 올리는 사이즈가 내 것과 달라서, 밥과 반찬의 2단이나 된다. 

     

     "나는 3학년인 아마미 오우가......너는?"
     "1학년의 소라호시 츠구미예요......음, 아마미 선배?"

     "......만나자마자 이런 말하기는 뭣하지만, 쌍둥이 여동생이 있으니 오우가라는 이름 쪽으로 불러줄래?"

     

     부끄럽다는 듯 볼을 긁는 아마미ㅡㅡ가 아니라 오우가 선배한테 고개를 끄덕여주자, 그는 안심한 듯 숨을 쉬었다. 여동생의 화제는 꺼내지 않는 편이 좋을지도. 왠지 코우 군과 레오, 그리고 카이 씨와도 다른 타입의 남자아이 같다.

     

     "......"

     "......"

     

     과묵한 타입인가. 대화는 없이 서로 묵묵히 도시락을 먹는다.

     

     "아......."

     "오우가 선배?"

     "으......너, , 혼자 식사하는 게 좋아?"

     

     아, 이거, 걱정해주고 있는 거야.

     

     "ㅡㅡ사실은."

     같은 학교의 선배다. 어쩌면 내가 모르는 '친구 만들기'의 방법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고서, 나는 내 사정을 대략적으로 말하기로 했다.

     

     

     

     이걸로 어떻게든 현재 상황이 바뀔 계기가 된다면 좋겠지만ㅡㅡ안 된다면 뭐, 도전하다 보면 어떻게든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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