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Interval4 교차×××=±진화→≡미래 scene4
    2022년 05월 19일 08시 03분 2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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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160/

     

     

     

     전반 부분의 촬영을 끝낼 무렵에는, 어느새 하늘이 어두워져 있었다. 지금은 고등학교 졸업 후 사회인이 되고 나서라는 후반 최초의 장면. 동창회 부분을 끝내고, 다음 촬영 장소는 학교 바깥. 도로에서 공원에 걸친 장면.

     린이 도중부터 꾸벅거리자, 역할로서는 나 정도로는 '몰라도 된다' 라며 이미 매니저인 이나호 씨한테 옮겨져서 귀가준비를 하고 있다.

     아역배우의 촬영시간으로 치면 나도 이제 안 되는 모양이지만, 촬영에 참가하지 않고 자주적으로 견학한다는 형태로 근로시간법에 저촉되지 않게 했다. 왜냐면, 나도 아니까. 사야의 시점에서 이 광경이 어떤 식으로 보였는지를 알아둘 필요성이.

     

     "쪽잠은 필요해? 자, 화장을 고칠테니 이쪽을 향해."
     "응, 루루, 부탁해."
     "수면부족은 피부의 적이야. 젊음을 담보잡는 건 그만하는 게 좋아. 나중에 큰일 나니까."
     "하하하......응, 알았어."

     

     내게 밀착해서 관리해주는 루루한테 대답한다. 루루는, 오늘은 금발 트윈테일과 무지개색 가발을 썼기 때문에, 어둠 속에서도 반짝거리며 빛나 보인다.

     

     "츠구미쨩."
     "어라? 소노코 씨?"

     

     말을 걸길래 돌아보자, 소노코 씨가 날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고개를 갸웃거리자, 내 안색을 살핀다.

     

     "난 너 정도의 동생이 많으니까...... 저기, 이제 졸리지 않니? 몸은 괜찮고? 미안, 걱정되어서."
     "소노코 씨......네, 괜찮아요! 하지만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그럼 괜찮지만, 힘들어지면 말해야 돼?"

     

     ......그 대낮의 촬영 이후로, 소노코 씨는 처음의 쿨한 분위기가 사라지고 정말 걱정 많은 언니라는 느낌으로 바뀌었다. 왠지 소노코 씨뿐만 아니라, 모두 확실하게 영향을 받고 있는 걸로 보인다.

     그다지 변화가 없는 것은, 히메 씨다. 완전히 몰입하는 연기여서, 연기 중의 지도를 그다지 듣지 않는다. 하지만 연기 후의 후유증이 걱정될지도.

     

     그리고 전혀 변화가 없는 사람은.

     

     ".......츠구미쨩?"

     내 시선을 눈치채고 고개를 드는 오우카 씨. 에마 씨가 그녀의 등장신에 참견하는 일 없이, 기대에 상응하는 결과를 이어가고 있다.

     

     "어, 저기, 아무것도 아녜요."
     "그래?"

     기울였던 고개를 돌리고, 촬영을 지켜보는 오우카 씨. 그녀의 시선 끝에서는 에마 씨가 마침 신호를 보내려던 참이었다.

     

     "그럼, 시작하자. 씬, 액션!"

     

     에마 씨의 신호에, 사에가 달려간다. 그전에 동창회에서 남자가 추근덕대는 장면을 촬영했는데, 사에는 그걸 거절하였다. 귀가하는 도중에 다시 남자가 집적거려서, 사에는 도망쳤다.

     쫓아오는 자는, 카네시로 나오마사, 타도코로 쿄스케, 테다 토지, 그리고 남자 아이돌그룹 출신의 아메야 쿄이치 씨가 연기하는, 아소 타케시.

     

     

     "하아......하아......"

     "어딜 도망치려는 거야, 사에에!!"

     "윽."

     

     사에는 달렸다. 누구도 믿지 않는 그녀에게 있어, 믿을 수 있는 자는 1명뿐. 공원을 지나친 앞에 있는, 예전의 학교. 구 교사까지 도망치면, 최후가 그곳이라면 사에는 죽어도 좋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공원에서 붙잡힌 사에는 공중화장실로 끌려갔다.

     

     "컷! 좋아, 바로 공중화장실의 장면을 찍자."

     

     일단 촬영을 멈춘 뒤, 이동한다. 여기서부터가 폭행신. 어린이한테 보여주는 건 좀 그렇다는 반대도 나왔지만..... 어차피 시사회에서 보게 된다. 

     

     "좋아, 그럼 가자. 준비하고ㅡㅡ삼, 이, 일, 액션!"

     

     에마 씨의 목소리. 끌려간 사에가, 지면에 쓰러진다.

     

     

     "어이 타케시! 넌 망을 봐! 토지는 제대로 찍으라고!"
     "물론이죠, 형님! 그러니, 다음, 다음은 제가."
     "알고 있다니까."

     "그만, 이거 놔!"

     

     

     숨을 삼킨다. 타도코로 쿄스케를 연기하는 GOU 씨는, 성실한 인상이 강한 격투가였다. 하지만 지금은 정말 폭력적이다. 무심코 자신의 어깨를 끌어안은 나를, 소노코 씨가 살짝 끌어안아줬다.

     키리오 츠구미의 지식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확실히, 조명도 마이크도 스탭의 모습도 없는 본편을 갑자기 봤다면 꽤 충격이었을지도.

     

     

     "쳇, 가만히 있어!"

     "너무 시끄럽게 하지 말라고."
     "알고 있어!"

     

     

     폭력. 그리고 비굴한 미소를 짓는 테다. 반면, 여전히 스마트폰을 만질 뿐이고, 참혹한 현장에는 눈도 안 돌리는 타도코로 쿄스케. 때때로 화장실의 거울로 머리카락을 고치는 듯한 몸짓도 한다.

     사에는 필사적으로 저항을 반복했다. 그리고 운명이 나뉘는 행동. 입가를 틀어막은 카네시로의 손을, 사에가 강하게 깨물었다. 연출로서 입에 문 것은 손가락 모양의 모형이었지만, 나중에 이걸 진짜로 보이도록 합성한다고 한다.

     

     

     "크아악!?"
     "혀, 형님!? 손이......"
     "이 씨발년이!!"

     

     

     카메라워크가 바뀐다. 사에를 비치지 않고, 사에 위에 올라탄 카네시로가 손을 든다. 나중에 효과음을 덧댈 거라서 때리는 시늉만 할 뿐이지만...... 험악한 표정으로 손을 드는 그의 모습은 무서웠다.

     

     "컷! 좋아 좋아, 잘했다."

     그 다음은 공원 바깥 장면으로 이동한다. 안에서는 소리와 그림자만 비치는 연출이고, 카메라가 픽업하는 것은 망을 보는 아소 타케시다.

     아메야 쿄이치 씨는, 밝은 갈색머리의 청년이고, 분명 나이는 카이 씨보다 한 살 아래인 17세. 동안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단정한 얼굴의 남성 아이돌. Moode라는 그룹에 소속되어있다던가.

     

     "자, 팍팍 가자. 씬, 액션!"

     에마 씨의 신호로, 아소 타케시의 장면이 시작된다. 그는 안의 상황에 귀를 틀어막으면서 싫다는 듯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원래 거절할 수 없는 성격의 아소는, 이번에도 공범자로서 휘말렸을 뿐이다. 학생 시절부터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휘둘려버리기만 할 뿐.

     

     

     "싫어, 싫어, 왜 내가 이런 꼴을 당하는 거냐고."

     

     아소는, 안을 엿보려다가 고개를 돌렸다. 이곳에 있고 싶지 않다는 표정으로 일어서서는, 도망치려 한다.

     

     "컷!"

     

     아아, 그리고 제지가 들어온다. 여태까지의 패턴으로, 스태프들도 대충 눈치채고 있다. 이 청년 또한, 에마 씨의 독니에 걸리겠다고.

     

     "그런데, 쿄이치 군."

     "아, 예."

     완전히 위축되고 만 아메야 씨한테, 에마 감독은 싱긋 미소 지었다.

     

     "너, 지금의 일은 좋아해?"
     "예?"
     "아이돌. 항상 즐거워 보여서 말이야."
     "저기, 무슨 관계가......"

     "괜찮으니까. 물어보고 싶었어. 안 될까?"

     주저하는 아메야 씨한테, 에마 씨는 단지 물어보기만 한다. 그리고 그렇게까지 말하면 거절할 수도 없다고 생각했는지, 아메야 씨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하죠. 댄스도, 노래도, 팬 서비스도! 저를 봐줘서 기뻐해 준다고 생각하면, 기운이 나죠."
     "그래, 그래, 과연. 그럼ㅡㅡ"

     

     에마 씨는 왠지 평온한 표정으로 수긍하고서.

     

     "ㅡㅡ다음은, '들키면 그 전부를 잃는다.' 라고 생각해서 연기를 해볼까?"
     "예......?"

     "자, 시작하자. 제자리에 서."

     싱긋, 초승달 모양으로 웃었다.

     

     "테이크 2, 액션."

     가볍게 시작된 테이크 2. 하지만, 아니. 그렇기 때문에, 아메야 씨의 뇌리에는 방금 전 에마 씨의 말이 휘몰아치고 있으리라. 화장실 안을 엿보려 하던 아메야 씨는, 그 후 귀를 틀어막으며 주저앉았다.

     

     

     "농담이 아니라고. 이제부터 일이 되려고 했는데, 이런 곳에서, 이런, 이런, 이러언!"

     

     연약한 말들이, 이윽고 강한 어조로 바뀌어간다. 초조함에 쫓기는 것처럼. 그리고 아메야 씨는 일어섰다. 주먹을 쥐고서 아랫입술을 깨물고, 다리를 후들거리면서 달린다.

     

     

     "싫어, 싫어, 싫어. 이런 곳에서 휘말릴 수는 없다고!!"

     

     도주하는 아메야 씨의 등을 바라보면서, 에마 씨는 흐뭇하게 웃었다. 근본은 선량. 하지만 자기중심적인 면이 있다. 그런 아소 타케시의 캐릭터를 잘 드러낸 연기.

     

     "컷! 역시 내가 눈여겨본 대로다! 훌륭한 연기였어, 쿄이치 군."

     그리고, 에마 씨는 곁눈질로 날 바라보았다. 여기까지 보고 무슨 생각을 하지? 그렇게 물어보는 듯한 시선이었다.

     

     "자, 츠구미쨩, 슬슬 같이 연기해야겠네. 피곤하지는 않니?"
     "네, 오우카 씨. 괜찮아요!"

     "후후, 든든하네. 자, 가자."

     오우카 씨의 말에 수긍한다. 다음은 병원에서의 장면. 슬슬 사요의 탄생 신이다. 이것을 끝내면, 내일부터는 저녁 이후의 촬영만 남는다. 처음이자 마지막의 장기 촬영. 정신 차리고 힘내자!

     

     

     

     

     

     

     

     

     

     

     

     

     

     

     

     

     "씬, 액션!"

     

     전세버스로 병원까지 이동하면, 드디어 나의 출연 신이 시작된다. 침대 위에서 잠든 사에. 폐인처럼 되어버린 그녀는, 자고 일어나서 수발을 받고 다시 잔다. 그런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그런 사에의 곁에, 사야가 찾아온 것이다. 친구의 영혼이 약해졌음을 깨닫고, 그녀를 학교에 옭아매던 주박을 떨쳐내면서까지. 이제 전부 늦었지만.

     

     


     『――오오』

     

     

     

     신음소리. 사에를 향해서, 사야의 손이 뻗어간다. 그 뻗은 손을ㅡㅡ사에가 붙잡았다.

     

     

     『읏』

     

     

     아직 악령은 아니다. 단순한 유령이다. 아아, 그래서 사야는 그 자리에 버려둔다. 우정도, 이성도, 선의도. 전부 사야의 곁에 남겨둔다. 단지, 복수를 위해서.

     사에의 손은 사야를 움켜잡고 있다. 하지만 눈동자는 허공을 바라본 뿐이어서, 자고 있는지 일어나 있는지 구분조차 되지 않았다. 난 그걸 신호로 나설 준비를 했다.

     

     

     『오, 오오오――險아縺輔↑縺?嚀谿코縺励□――■■■■■으으으!!!!』

     

     

     사야의 어깨가 크게 들썩인다. 그러고 나서 허리를 비틀더니, 마치 억지로 움직이는 마리오네트 같은 기묘한 움직임으로 병실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남겨진 것은 누군가를 붙잡은 채인 사에의 손가락. 그 자리에 내가 나타난다. 지금은 평범하게 곁으로 다가가서, 사에 씨가 쥐고 있을 위치에 손을 갖다 댈 뿐. 나중에 CG로 허공에서 스며 나오는 연출을 하게 된다.

     

     

     『――』

     

     

     나는 입을 열지 않고, 단지 옆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아주 약간, 사에의 표정이 온화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컷! 좋아 좋아, 역시. 괜찮네."

     

     에마 씨의 말은, 놀랍게도 통과의 표현이었다. 저기, 정말 이걸로 괜찮으려나?

     

     "자,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ㅡㅡ내일 촬영, 기대하고 있을게, 츠구미."
     "윽......네, 에마 씨."

     

     에마 씨의 말로 깨닫는다.

     사요의 본격적인 활동은 내일부터다.

     오늘은 탄생했을 뿐.

     

     탄생?

     

     '그렇구나, 사요는 막 태어난 거야. 증오에 맡긴 채 행동하기에, 사야는 너무 상냥했다. 그래서 사요가 태어나서, 관계저 전부를 무차별적으로 해하려는 사야 대신에, 무관계한 사람을 지키는 거야. 왜냐면.'

     

     왜냐면.

     

     '사에가 깨어났을 때, 무관계한 사람까지 죽어있으면 그녀가 싫어할 테니까.'

     

     

     

     사실은 사에 이외의 사람은 전부ㅡㅡ미워서 견딜 수 없었을 텐데.

     

     

     

     철컥, 하고 스위치가 들어간다. 가슴 안에 차오른 감정의 이름은 아직 모른다. 하지만 하룻밤 듬뿍 시간이 있으니, 내일까지는 어떻게든 형태로 만들어두자.

     그런 가슴속의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에, 나는 단지 미소를 지은 채로 도전을 맹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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