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erval3 두근×두근=진화←Joule scene22022년 05월 16일 20시 56분 1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151/
도중에 린 남매와 헤어진 우리들은, 토키의 광고 촬영 현장에 와 있었다. 장소는 전과 똑같이 일본풍의 가옥인데, 가장자리에서 보이는 정원이 운치있다.
현장에는 이미 히메의 참가가 전해졌는지, 우리를 맞이하는 스탭들의 얼굴에는 환영의 미소가. 왠지 전의 촬영 때와 180도 바뀐 광경에, 근질거림을 느끼고 말았다.
"오, 기다렸어, 츠구미쨩!"
"기다리게 했습니다, 아베 프로듀서님."
"그쪽은 히메쨩이지? 들었다고! 자자 맘에 드는 곳에서 보고 있어."사람 좋아 보이는 이목구비. 입가의 주름이 상냥함을 연출하고 있다. 대면할 때에도 보았었던 이번 프로듀서 검 감독인 아베 씨다. 그는 미소를 가득 지으면서 우리를 안내해줬다.
가는 중에, 코하루 씨한테서 받아 든 대본을 확인. 보통은 그림 콘티에 기반한 엄밀한 대본을 쓰지만, 우리들 연기자가 들고 있는 건 '진행대본' 이라고 불리는, 전체의 플로우 차트가 기재된 대본이다. 결정해두긴 했지만 뭔가 떠오르면 말해달라는, 정말 대담한 방식. 왠지 촬영이 다가올수록 두근거린다!
"즐거워 보이네, 츠구미쨩."
"왠지 도전하는 것 같아서...... 에헤헤, 부끄럽네요."
"부끄러워할 일은 아냐~ 나는 즐기는 게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해.""히메 씨.....?"
"아하하, 아무것도 아냐. 신경 쓰지 마~ 아, 카이 씨다."
약간, 히메의 마음속에 쌓여있던 것이 약간 보였던 기분도 들지만...... 재주껏 피해버렸다.
"안녕하세요! 카이 씨!"
"음? 아아, 안녕, 츠구미. 진행은 확인했어?"
"네! 물론이죠!"그렇게 말하면서, 진행대본과 전날 회의에서 했던 내용을 뇌리에 떠올려본다.
・놀러 온 내가, 대화하는 소리를 듣는다.
・즐겁게 누군가와 대화하는 카이 씨.
・미닫이 너머의 목소리를 듣고, 여자가 상대라는 걸 깨닫는 나.
・토키를 손에 들고서 와그작. 써, 라는 한 마디.
・롱 버전에서는, 달려가는 나의 등을 카이 씨가 바라본다.
이렇게 되어있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혼자 납득한 나를, 왠지 빙그레 미소 지으며 바라보는 카이 씨. 저기, 그건 무슨 표정?
"그럼, 먼저 해보기로 할까."
"아, 네."
"뭐야. 준비 부족이야?"왠지 도발하는 듯한 표정. 그에 무심코 반발한다.
"흥. 그렇지 않아요. 언제든 해보세요!"
그러자 카이 씨는 "농담이야, 미안." 이라며 상쾌히 미소 짓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건 이거대로 너무 여유 있어서 조금 분할지도...... 라고 생각나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그런 우리의 대화를, 왠지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히메. 왜 저러지? 아, 어디서 견학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던가?
"히메쨩. 사정은 에마 감독한테서 들었으니, 편하게 보고 있으면 돼."
"앗, 고맙습니다! 카이 씨!""하하, 신경 쓰지 마. 다만, 그래...... 이왕 견학할 거라면, 아베P의 옆이 좋다고 생각해."
"예?"
"저곳이라면, 잘 보여."왠지 박력 있는 음색. 진심의 카키누마 씨와 비슷한, 베테랑 연기자의 기척. 카이 씨가 그 맹렬한 미소를 짓는 이유도 모른 채, 히메는 뭔가에 이끌리듯이 아베P의 옆에 놓인 접이식 의자에 걸터앉았다.
루루한테 복장과 화장을 고쳐 받고서, 가을 맛의 토키가 담긴 상자를 손에 들었다. 여기에서 토키를 하나 꺼내서 깨무는 것이다.
배치는, 마룻가에 걸터앉은 카이 씨. 그다음, 복도에서 달려와서는 카이 씨의 등 쪽에 펼쳐진 거실의 장지문 뒤에서 발을 멈추는 나. 전과 다르게, 빌린 집이 아니라 소유물로 되어있어서, 벽을 떼고 촬영할 수 있게 되어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났다.
"좋아. 준비는 됐지?"
AD가 클래퍼 보드를 들고 카운트다운을 센다. "오, 사." 라고 입으로 말한다음, 3부터의 숫자는 입을 다물고 손가락으로 신호한다. 카이 씨는 스마트폰을 귀에 대었고, 나는 복도 끝에서 대기. 그리고.
'딱 하는 소리. 신호다.'
ㅡㅡ좋아하는 오빠. 첫사랑을 자각한 그 여름을, 아직 입술이 기억하고 있다. 손가락으로 만져보니, 왠지 그날의 열기가 입술에서 뺨으로 감도는 것만 같다.
오빠는 어디에 있을까? 마룻가에서 대화소리. 손님? 그날의, 나랑 비슷한 나이였던 여자아이..... 그녀라면 조금 싫은데.
'빨리 만나고 싶어.'
다리를 움직이다가, 갑자기 멈춘다. 마룻가 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하지만 그림자는 하나. 전화하고 있는 걸까? 장지문의 뒤에 숨어서, 몰래 귀를 기울이고 말았다.
"ㅡㅡ응. 그래서?"
상기된 목소리. 아주 약간, 달달하게 들린다.
"하하, 그래, 마음에 들었어? 다행이야."
이 이상 파고들지 마. 몸의 안쪽에서 그런 식으로 들려온 기분이 들어서, 나는 가슴을 억눌렀다. 이 고동이 오빠에게 들리지 않도록.
"괜찮아ㅡㅡ마음에 들었다면, 그걸로 됐어."
그런데도, 떨리는 다리는 내딛는 것을 선택했다. 장지문에서 엿보듯이 고개를 내밀어서, 오빠의 옆얼굴을 보았다.
"뭐야. 하하하. 진심이라고. 믿어줘."
따스하게 날 바라보던 눈.
ㅡㅡ전화 건너편을 바라보는, 상냥한 눈매.
언제나 믿음직한 오빠의 목소리.
ㅡㅡ어딘가 앳티가 느껴지는, 토라진 듯한 목소리.
내가 모르는, 오빠의 목소리.
무심코, 오빠와 나눠먹으려고 생각했던 토키를 혼자 입으로 가져간다.
"......써."
달아야 할 토키에서 쓴맛이 퍼진다. 나의 기분을 표현해주듯이.
"컷! 이야, 좋아, 역시 최고야!"
아베P의 목소리로 전환한다. 휴우, 하고 숨을 내쉬자, 눈을 동그랗게 뜬 히메가 손뼉을 쳐준다. 왠지 기쁘네. 부끄럽다고 해야 할 지도.
"좋아 좋아, 영상 체크를 하자."
"예!"
카이 씨한테 손을 이끌려서 영상을 체크한다. 써, 라고 중얼거린 표정에는 쓴맛이 잘 드러나 있다. 좋아, 제대로 상상한 대로의 표정이 나왔어.
"대단하네, 츠구미쨩. 이런 연기도 하는구나......"
"에헤헤, 고마워요, 히메 씨."우후후, 미소가 나와버려.
"흠, 흠, 과연. 백점이다. 역시 대단해, 츠구미."
"카이 씨까지......""본심이야."
칭찬받다 죽을 것 같다. 왠지 쑥스러워.
스태프들도 제각각 칭찬해줬기 때문에, 생각한 대로의 연기를 했다는 실감이 들면서 왠지 기뻐졌다. 이럼 안 돼. 오늘은 히메의 힘이 되어야 하는데.
"그래도."
그런 우리들의 목소리가, 멎는다.
카이 씨는 떠들썩한 사이에 끼어들더니, 방금 전까지와는 다른...... 아니, 그게 아냐. 오늘, 처음 여기서 인사했을 때 같은 도전적인 표정으로, 대담하게 미소 지었다.
"다시 핸번, 해볼래?"
"카이 군? 다시 한번이라니?"
"그 말대로의 의미입니다, 아베 씨."카이 씨는, 놀라서 올려다보고 있던 내 앞에 무릎을 꿇어서 눈높이를 맞추었다.
"츠구미. 전의 승부를 기억하고 있어?"
".......네."처음에 에밀리와 승부를 했던, 그날의 광고 촬영. 그것을 잊지는 않았다.
"그 작품은 경쟁 속에서 태어났다. 그날, 너는 도전자였다. 가난한 챌린저였다. 당했다고 생각했고, 솔직히 경의도 품었다. 그러니."
경의.
그렇게 고하는 카이 씨의 눈동자는, 저돌적인 육식동물 같았다.
"다시, 네 힘으로 날 놀라게 해보지 않겠어?"
"그, 건."
"물론, 무리하게 말하지는 않겠지만."무리.
무리, 라.
"아~ 카이 군, 아무리 그래도 그건ㅡㅡ"
"아니요, 괜찮아요, 아베 프로듀서."
"ㅡㅡ뭐? 츠, 츠구미쨩?"눈을 감는다. 그러자,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아스팔트 위에서 우뚝 서 있는 키리오 츠구미의 표정은, 분명 지금의 나와 같은 것이다.
"후후ㅡㅡ맡겨만 주세요."
좋다, 덤비라고 키리오 츠구미를 향해 고하자, 그녀는 싱긋 미소를 지으면서 엄지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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