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Interval3 두근×두근=진화←Joule scene1
    2022년 05월 16일 15시 55분 4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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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150/

     

     

     

     촬영 현장에서 벗어나서, 다음 현장으로 이동한다.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에서, 나는 옆을 걷는 히메를 훔쳐보았다. 옅은 색조의 갈색 머리카락. 포니테일로 묶어둔 그것이 바람에 휘날린다. 히메는 역시 아이돌이라서 그런지, 정말 예쁜 분이다.

     상냥해보이는 이목구비와 160 후반대는 될 높은 키. 반면, 눈가가 부드러운 덕에 표정이 정말 상냥하게 보인다. 슬렌더한 몸매는 표범 같지만, 이목구비는 귀여운 아기 고양이 같아서 그것이 불가사의한 매력을 내뿜고 있다.

     

     "히메 씨, 저기, 다음 현장으로 가기 전에 어디 좀 들러도 될까요?"

     

     해바라기 같은 미소가 잘 어울리는 사람. 그것이 내가 그녀를 봤을 때의 인상이지만..... 지금은 그 미소에도 그늘이 보인다.

     

     "예, 물론 괜찮아...... 나는 오히려 따라가는 쪽이니까...... 하하하."

     내리깐 눈. 힘들게 들어올린 입가. 한숨과 함께 내뱉은 말은, 어딘가 딱해 보였다.

     

     "그런데, 어딜 들르려고?"

     "가는 중에, 따로 용건이 있는 친구를 태워주기로 약속했어요."

     "태워준다니...... 아아, 업무용 차로?"
     "네."

     오늘은 평소에 타던 센츄리가 아니다. 린과 코우 군을 태우는 약속이 있어서, 편히 탈 수 있는 리무진이다.

     

     "이쪽입니다."
     "저건...... 리, 리무진...... 허, 허얼, 처, 처음 타보네~"

     

     마카베 씨(노신사 쪽)가, 살짝 문을 열어준다. 나, 히메, 코하루 씨의 순으로 타자, 히메는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보이는) 코하루 씨의 모습에 매우 놀랐다.

     

     "힉...... 어, 어라? 어느 사이에."
     "저는 신경 쓰지 마시고, 부디 편히 쉬세요."

     "아, 네."

     왠지 오늘은 히메의 여러 표정이 보이네...... 아하하...... 미안해요.

     

     "친구란 것은, 그, 린쨩?"
     "네, 맞아요! 그리고 린쨩의 오빠도."
     "오빠...... 아~ 요루하타 코우 군, 맞나?"

     "예!"

     

     린도 [사야]의 출연자니까, 히메도 눈치챈 모양이다.

     

     "아, 뭔가 마실래요?"

     "아, 아니, 괜찮아~ 아하하."

     

     긴장 탓인지, 딱딱하게 굳어버린 히메. 

     나는 가사를 써본 일이 한 번도 없다. 키리오 츠구미도 마찬가지. 그래서 히메가 가사와 어떻게 마주 봐야 할지,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이, 연기와 맞서는 것과 같은 마음이라면?

     그렇다면 내게도 가능한 일이 있을지 모른다. 다름 아닌 에마 씨가 지시한, '연기를 하는 나를 옆에서 보고 있기' 라는 방법으로.

     

     "아."
     "음?"
     "린쨩의 집, 도착한 모양이에요."

     

     차가 멈춘다. 히메가 있다는 건 사전에 전화로 전해둬서, 문을 열고 안을 엿보는 남매는 동요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실례합니다."

     "오빠, 갑자기 얌전해지다니 왜 그래?"
     "어이, 린. 오늘은 다른 분도 있으니까."

     쭈뼛거리며 들어오는 두 사람. 

     

     "......츠구미, 츠구미. 이런 오빠는 어떻게 생각해?"
     "이상해."
     "어이 임마 뭐라 말했냐."

     음음, 역시 이래야지. 그런 식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자, 코우 군은 삐진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하지만 나도 린도 있는 앞에서, 눈에 띄게 시치미를 떼면 실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뭐라 말했냐.' 라고 말한다면.

     

     

     "......농담이 즐거운 것은, 제 귀 덕분이지 코우 군이 달변인 이유가 아닌데요."

     

     

     암암리에 '나쁜 농담이다' 라고 말한다. 아니면, 본성을 숨긴 코우 군을 놀리는 것처럼.

     내 말의 의도를 재빨리 파악한 코우 군은 "호오?" 라고 말하며 입가를 경직시켰다.

     

     

     "네 감정의 색안경으로 보고 있으니, 질 나쁜 농담으로 들리는 거겠지. 어때? 물거품이 되기 전에 조금 더 옅은 색의 안경이라도 써보면 좋지 않을까?"

     

     

     나는 내 입가에 경련이 일어나는 걸 느꼈다. 흥...... 그렇게 말하면, 이렇게 대답해주마!

     

     

     "그렇게 하면 이렇게 말하다니, 정말 감정적이고 자신을 숨기려 해. 그래서 하고 싶은 일을 못하는 사람도 많이 있는걸."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행동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는 변태의 꼬리표가 필요하냐? 결과만이 아냐. 무언가를 이루는 과정에서도 만족감은 들어. 나는 내 과정을 이룰 뿐이라고."

     

     나와 코우 군의 설전에 끼어들지 못하고 있는 히메. 린은 그런 히메를 보며 질렸다는 표정으로 말을 걸었다. 잠깐 린쨩, 왜 그런 '이것 참 어쩔 수 없네' 라는 몸짓이야?

     

     "처음 대사가 셰익스피어, 다음이 안데르센. 그리고 존 레논을 제임스 딘으로 대답했어."
     "아, 둘 다 머리 좋네. 아, 물론 린쨩도."
     "......츠구미는 평소에 더 똑똑해. 하지만 오빠랑 이야기할 때는 어린애 같애."

     "어린애라니...... 그렇지 않아~ 응. 둘 다 제대로 공부하고 있어서, 대단하네~ 하고 생각해~"

     "히메 씨는, 공부 싫어해?"

     

     린쨩이 그렇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어보자, 히메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진 않아. 아하하. 그냥 좀, 헛도는 일이 많을 뿐. 응. 그것뿐."

     "그래?"
     "응."

     

     그것뿐이라고 말하는 히메의 표정은, 어둡게 가라앉아있었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으려 할 모습. 하지만 내몰린 탓인지, 표면으로 드러나고 있다. 에마 씨는 이렇게까지 해서ㅡㅡ히메의 '무엇'을 이끌어내고 싶은 걸까.

     

     "아...... 모두는. 모두는~ 왜 이 길을 골랐어?"

     주제를 바꾸려 하는지, 히메는 잠시 동안의 망설임 끝에 그렇게 고했다.

     

     "난 오빠가 즐거워 보여서."
     "전 내 재능을 가장 잘 살리는 장소가 여기라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자신만만하게 내뱉는 코우 군은, 왠지 정말 '그 다운' 느낌이 들어서 약간 미소가 들고 만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어느 사이엔가 내게로 시선이 모여들었다. 앗차. 그래, 왜 이 길을 골랐냐였지. 처음에는 물론 기억을 따라서. 하지만, 그걸 말할 수도 없으니, 그다음으로 파생된 이유.

     

     "ㅡㅡ꿈을."
     "꿈?"
     "음...... 꿈을 꾸는 게 힘들어진 사람이나, 꿈을 잊어버린 사람한테 다시 한번 꿈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연기가 하고 싶어서요."

     이번에야말로 '둘이서' 헐리웃에.

     그 꿈을 잊을 생각도, 바꿀 생각도 없다.

     

     "그러고 보니, 츠구미의 이유 처음 들었어. 어제부터 그런 식으로 생각한 거야?"

     "후후후...... 비밀."

     내가 입술에 손가락을 대며 대답하자, 린은 "힝~" 하며 아쉬워했지만, 깊게 물어보지는 않았다. 코우 군도 그런 린의 모습을 보고 열었던 입을 닫았다.

     

     "그렇구나. 모두들 제대로 된 이유가 있네."

     그 왠지 침울한 히메의 목소리에 반응한 린.

     

     "......히메 씨한테는 계기가 없었나요?"

     

     걱정스러운 듯 히메를 바라보는 린.

     

     "계기는 가족이 멋대로 보낸 응모 때문이었는데...... 그래도 아이돌은 즐겁고 보람도 있고, 만족하고 있어..... 아하하하."

     

     멋대로 보냈다니...... 뭐지. 히메는 귀여우니 아이돌이 되어 천하를 주름잡자! 라고 부모가 생각해도 무리는 아니려나.

     

     '어쩌면, 에마 씨의 과제도 이런 사정에 힌트가 숨겨져 있을지도.'

     

     예를 들면, 그래.

     

     "저기, 히메 씨."
     "뭐니?"

     만일, 아이돌이 되지 않았다면.

     

     "히메 씨는, 뭐가 되고 싶었나요?"

     "뭐ㅡㅡ?"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었을까.

     

     "너무 파고들지 마, 츠구미."

     

     갑자기 코우 군이 말을 걸었다. 서둘러 히메의 기색을 엿보니, 약간 동요하는 모습이었다.

     

     "어, 앗, 죄송합니다!"

     

     이럼 안 돼, 몰아세우려는 게 아니었는데...... 으으, 나는 바보.

     

     "아, 아하하, 괜찮아, 신경 쓰지 마~"

     

     히메는 그렇게 말하며 부드러운 표정으로 돌아갔다. 그냥도 엄청 고민하고 있는데, 고민거리를 늘리게 해서 어쩌려는 거야......

     

     "코우 군, 가르쳐 줘서 고마워."
     "뭐, 네가 때때로 분위기를 못 읽는 게 오늘만의 일은 아니니까."

     "윽."
     "오빠. 오빠도 지나쳤어."

     그러고는 린이 날 달래며 등을 쓰다듬어줬다.

     

     

     "이유, 라."

     

     ㅡㅡ작게 중얼거리는 목소리. 이번에야말로, 못 들었던 걸로 하자. 만일 히메의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거리낌 없이 말해줬으면 하지만...... 내가 정말로 히메의 힘이 될 수 있을지, 조금 불안해졌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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