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erval2 요정=클라이맥스≠버라이어티 opening/First half2022년 05월 14일 13시 09분 5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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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에 설치된 세트장. 조명과 카메라로 둘러싸인 콘크리트 위에서 무릎 꿇은, 어여쁜 은발 소녀. 내가 감독으로서 메가폰을 잡은 이 드라마도, 드디어 오늘의 촬영이면 끝난다.
현장의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이다음의 '병실'의 장면도 한꺼번에 찍는다. 그를 위한 밑준비는 해놓았다. 그리고 그런 노력을 들일만한 가치가 있는 대본과 배우다. 멋지게 끝내 보이겠어.
"삼, 이, 일."
카운트다운. 숨을 멈추는 스태프. 옛날에 리리를 유괴해서 교도소에 갔지만 탈옥한 범인, 후지마키를 연기하는 쇼지 씨가 제 위치에 섰다. 쇼지 씨는 폐허의 복도에서 나와 우측 계단 위로. 리리와 카에데가 실내. 계속 주된 인격인 리리야를 '공격'이라는 수단으로 지켜왔지만, 괴롭힘의 주범이기도 했던 리리다.
"신ㅡㅡ액션!"
가장 먼저 움직인 자는 리리다. 리리의 팔에는 자상의 흔적을 그려놓았다. 리리는 피부가 베이면서도 깨진 유리(사탕 유리)로 구속을 풀고는, 숨을 헐떡이면서 일어섰다. 옆에 누운 사람은 이번 유괴에 휘말렸던 카에데다.
리리는 카에데를 잠시 바라보고는, 복도 쪽을 노려본다. 그러고는 주변을 빙 둘러보다가, 유리가 깨진 창문 쪽으로 다가갔다.
"도망칠 수 있어 보여."
바깥쪽 가장자리를 타고 가면 빌딩 뒤의 주차당으로 나오는 입지다. 다만, 도랑에 물이 고여있어서 자칫 발이 미끄러지면 떨어질 것이다. 리리 혼자라면 그래도 도망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리리는 그 선택지를 고르지 않는다.
"안 돼. 발이 미끄러질지도 몰라."
복도로 나가면 후지마키와 만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카에데를 데리고 도망치려면 그 수밖에 없다.
"정말, 우스워."
고개를 숙이고는 입술을 비트는 리리. 그녀는 유리 파편을 손에 들고, 카에데의 손을 묶은 비닐 테이프를 잘랐다.
"아얏....... 일어나, 빨리 가자."
"리, 리?"
유리에 베였을 것이다. 피가 번진 손가락을 핥으며......피? 저건 애드립일 것이다. 팔에 그린 상처에서 피를 손에 묻힌 것인가. 하지만, 무얼 위해서?
ㅡㅡ그래. 리리는 주 인경을 지키는 일만이 전부였다. 그런데도 카에데를 위해 자기 몸을 상처 입혔다. 그것은, 모순이다.
'그래,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인정한 아역배우다. 자, 더 살려봐, 츠구미......!'
카에데한테 어깨를 빌려주며 복도로 나간다. 계단은 좌우에 있지만, 오른쪽 계단 위에는 후지마키가 있다. 미세하게 들려오는 후지마키의 콧노래에, 리리는 벌레씹은 표정을 짓는다.
"리리, 안 돼, 날 놔두고 가."
"흥. 네가 없으면, 누가 내(리리야) 친구를 해줘? 넌 평소대로 바보처럼 옆에 있으면 돼."
"하지만, 그럼 따라 잡힐 거야."
"그럼 뛰지 그래......윽."입술을 깨물며, 엉망진창인 몸을 재촉한다. 서툰 2인 3각이다. 카에데는 리리의 각오에 숨을 삼켰다. 그러고 나서, 이번에는 제대로 리리의 몸통에 손을 둘렀다.
"그럼, 같이 도망치자. 함께 살아서 돌아가자."
"처음부터, 난 그렇게 말하고 있었어."두 사람은 몇 차례나 비틀거리면서도 앞으로 나아갔다. 카메라도 그 옆을 따라서 나아갔지만, 그녀들의 눈에는 마치 카메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오? 나비 두 마리가 도망친 모양인데!?"
"왔어. 서두르자, 카에데."
"응!"
"하하하, 알겠다. 술래잡기네. 좋아...... 계속 내가 술래다! 히야하하하하하하하!"어차피 도망치지 못할 거라면서, 후지마키의 발걸음은 느긋했다. 도망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엉망진창이 된 리리와 카에데는 그렇게 빨리 달릴 수 없다. 숨을 헐떡이면서 달린 끝에 있던 것은, 허물진 복도와, 이제 어디에도 갈 수 없는 길 뿐이었다.
"세, 상에."
"잠깐, 리리, 저거!"허물어진 복도의 앞은 3층으로 연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2층 높이인데 더해 그물을 쳐놓았다. 조금 무섭겠지만, 리허설에서도 안전검증을 해놓았다.
하지만 연기자인 두 명의 눈에는, 현재 다른 것이 비치고 있다. 다른 촬영으로 맞추겠지만, 밑에는 구호용 매트를 든 쿠로세키, 미즈키, 키누카타, 그리고 아카리와 미나호의 모습이 있는 것이다.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구조용 도구를 갖고 온 키누카타와, 복도에서 도망치는 둘의 모습을 찾아낸 미나호. 모두가 협력해서 미리 와 있었다는 장면이다.
"좋아, 컷! 준비해!"
"예!"
장면을 일단 끊고 연기자의 화장을 확인하면서 카에데의 허리에 가느다란 밧줄을 세팅. 나중에 편집으로 지우겠지만, 안전대책에 필요한 것이다.
"좋아. 삼, 이, 일, 스타트!"
다시 카메라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두 사람은 그 사이 한 마디도 말하지 않았다. 마음이, 배역이 조금도 빠지지 않은 것이다.
"리리, 먼저 가! 난 다음에 따라갈 테니까!"
후지마키의 모습이 가깝다. 하지만 동시에 몸을 던지면 따라 잡혀서 누군가가 다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가 이곳에 남으면 미끼가 될 수 있다. 미끼 이외에는 누구도 다치지 않고 끝난다. 리리는 그럼에도 자신을 우선해주는 카에데의 모습에 감명받고서, 카에데를 밀쳐버리고는 웃는 것이었다.
대본에는 그냥 그렇게 쓰여있다. 대본을 쓴 아카사카 선생은 '리리야의 표정으로 웃으면 좋을지도 모르겠지만,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그래도 상관없어.' 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나와 연출가인 우라베 씨는, 개심의 의미를 담아서 리리로서의 표정으로 웃는 편이 좋지 않을까 제안했었다.
'자, 츠구미. 너는 어느 쪽을 고를 테냐?'
그리 시간은 없다. 하지만 연출상, 약간의 말을 나눌 수는 있다. 리리는 아주 약간 카에데한테서 몸을 떼었다.
"카에데."
"리리?"
"특별해. 정말, 너만은 특별."
"리리? 뭐하려고? 서두르지 않으면ㅡㅡ"카에데의 어깨를 강하게 미는 리리.
"특별히, 날 잊어도 돼. 그러니 행복해야 해, 카에데."
부드럽게 미소 짓는 입가. /플래쉬백.
화사하게 미소짓는 눈동자. /꽃밭에서 나누었던 말들.
상냥하게 자아내는 온화한 목소리. /그것은, 리리도 리리야도 아닌.
"바이 바이."
더러운 폐허 속. 무심코, 서 있는 그녀에게 손이 뻗어온다.
"리, 리......?"
그 미소는, 그녀가 둘로 나뉘기 전ㅡㅡ단순한, 아무것도 모르는 평범한 여자아이였던 시절의, 순진무구한 그녀의 미소였다.
"히, 히히히, 붙잡았다."
"날 만지지 마."
"뭐?"리리의 표정이 변한다. 이번에는...... 이번에는, 누구지? 리리도 리리야도, 순진한 그녀도 아니다. 한 차례 성장을 이룩한 모습. 어린 몸에 새겨진 트라우마가, 그녀가 깨트린 유리처럼 소리를 내며 깨진 것만 같은.
아냐. 융합이다. 인격의 총합이다. 지금 이 순간,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공격성을 습득했다. 다음의 전개와도 이어지는 절묘한 연출.
'리리와 리리야가, 하나가 되었는가......!'
예전에 리리야가 선보였던 스탭으로, 후지마키의 옆을 지나치는 리리. 여기서 자신이 쉽게 당한다면, 다음 표적은 동료들이다. 이 미친놈한테서 친구를 구해야만 한다. 도망칠 시간을 벌어야만 한다. 그래서 리리는 도망칠 길이 없는 '위'를 향해 달려갔다.
"음~ 좋아, 그런 취향도 싫지 않다고오오오!"
계단의 장면을 카메라로 쫓는다. 후지마키의 추격을 피하면서, 위로 위로 달려 나간다.
그리고, 장면은 옥상으로 바뀐다. 내몰린 리리. 하지만 각오를 다진 그녀의 눈에서는, 빛이 사라지지 않았다.
"이제 도망칠 곳은 없어. 자아, 나랑 즐거운 일을 하자. 전보다도 더 많이!"
"싫어. 이제 너 따위한테 사로잡히지 않아. 내 마음은, 언제나 나만의 것이니까."
"뭐어? 무슨 말을ㅡㅡ설마!"울타리의 틈으로 몸을 내미는 리리. 그 밑에 설치해놓은 매트는, 편집에서 지울 예정이다. 하지만 리리는 마치 매트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행동한다.
"이번에는 살인이야. 분명, 이제 평생 바깥으로 나갈 수 없을 거야."
"잠깐ㅡㅡ"그렇게 말한 리리는 몸을 던졌다. 공중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명랑한 미소로.
"ㅡㅡ컷! 그대로 이어가자!"
마음이 두근거린다. 그 순간, 확실히 우리들은 리리의 미소에 빨려 들었다. 리리의 표정에 삼켜졌었다. 아아, 그렇다면, 이 자리에 남은 이 열기를 끊기게 하고 싶지 않아!
츠구미를 끌어올려서 그녀의 몸상태를 확인한 다음 바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 추격전이 벌어지는 동안 옥상의 밑으로 이동했던 키누카타가, 휴대전화로 미즈키 일행한테서 지시받은 포이트로 이동. 재빨리 양손을 뻗어서 떨어진 리리를 받아내는 장면이다.
받아내는 부분은 나중에 합성할 것이기 때문에, 리리를 팔로 안은 키누카타를 찍는다.
"좋아, 삼, 이, 일, 스타트!"
카메라가 돌아간다. 숨을 헐떡이며 팔에 안은 것은, 수년 전에는 구하지 못했던 소녀의 모습이다.
"ㅡㅡ아아, 다행이다. 다행이야, 정말."
리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굳게 눈을 감고 있지만, 미세하게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한다. 키누카타는 그녀를 부드럽게 안아올리고서, 흔들리지 않게 신중하게 폐허에서 나갔다. 그곳에는 이제 겁먹은 눈의, 후회로 점철된 교사의 모습은 없다. 굳게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은, 키누카타 또한 변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컷! 이야, 완벽합니다. 역시 카키누마 씨! 자 모두들, 이동이다!"
나의 호령에 스태프들이 움직인다. 카키누마 씨의 손에서 내려온 츠구미가 전속 스타일리스트한테 이끌려 촬영 버스로 돌아가면서 순서의 재확인을 한다.
"남은 부분은 클라이맥스다! 모두들, 기합을 넣자!"
『오~!』
일치단결. 반년 동안 함께 작품을 만들어 온 동료들의 목소리.
모두의 마음의 불길이 꺼지기 전에, 어서 다음 장면을 촬영해야. 라는 오랫동안 느끼지 못했던 풋풋한 정열이, 나의 마음을 빼앗은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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