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194――2022년 05월 07일 02시 13분 0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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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그때 음식이 나와서 일단 그 이야기를 중단. 아무래도 내가 올 때까지 식사를 주문하지 않았던 모양이라 미안하다.
역시 비밀스런 이야기만 계속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웨이터가 요리를 나르는 동안에는 무난한 화제를 나누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자작은 구 트라이오트에서 유명하더군요."
"뭐?"순간적으로 나와버린 에리히의 대사에, 무심코 표한 표정을 짓고 만다.
자세히 물어보자, 구 트라이오트에도 가까스로 무사한 마을이 몇 곳 있는데, 그런 곳에서 트라이오트의 마장을 쓰러트린 바인 왕국이 호평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어째선지 내 이름이 널리 퍼진 모양이다.
"그레르만 자작과 자벨 남작을 중심으로 그런 무사한 마을을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만, 그때 자작의 이름이 나온다고 합니다."
"아니, 저는 지원에 아무것도 관여하지 않았는데요."
"그들로서는 지원과 동시에, 외부에서 정보가 들어오게 된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예요."
에리히와 라우라의 그런 말을 듣자, 반응하기 곤란하다.
"마장이 있던 시절에는 마을의 결계가 있음에도 공격받는 걸 두려워했지만, 마장이 쓰러진 뒤에는 적어도 그럴 걱정만큼은 사라졌으니까요."
"왕도에 있으면 그런 걱정이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작은 마을에서는 밤에 편히 잠드는 것도 힘들다고."에리히 다음에 이어서 말한 루겐츠의 대사에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과연, 확실히 주민들한테는 그것만으로도 많이 다르겠구나. 확실히 이해가 간다.
"안하임에서의 지원도 있으니, 그 부근부터 자연스레 호평이 퍼져나갔을 겁니다."
"성가시다는 게 본심인데요."에리히한테 진지한 표정으로 그렇게 대답하고 말았다.
"안하임의 주민으로서는 오히려 자랑거리겠습니다만."
"일단 저는 잊기로 할게요."이것은 현실회피입니다. 알고 있어요.
"그보다, 백작가 당주는 아버지니까 내 평판이 너무 높아지면 곤란한데."
"그래?"페리가 끼어든다. 이런 추악한 이야기는 여기서 하기에 좀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이 이상 출세하게 되면 곤란해져. 지금 아버지는 대신이니까 백작가 당주의 지위를 바꿀 수도 없어. 백작가의 세대교체를 하려면 대신직까지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아아, 그래서."
"그렇다고 해서 나를 다른 가문의 귀족으로 만들려고 하면, 내게 가신단이 없다는게 문제야.""상대가 형님이라면 내가 가신이 되어도 좋은데."
"그때는 급료 많이 줄게."
"약속이다?"페리와 농담을 하면서 시간을 때우다가, 식사를 끝마치고 웨이터들이 나간 뒤에 다시 본론으로 돌아간다. 이쪽에서는 현재 상황의 설명을 해줬다.
"중요한 부분은 지하의 조사가 진행되지 않으면 모르겠다는 말인가."
"거기다 간단히 끝낼 일도 아닌 것 같아 보이고."
"장소가 장소니까요."우베 할배의 말에 루겐츠와 에리히도 수긍했다. 설명하던 중, 잠시 라우라의 눈이 진지해졌던 것은 깨닫지 못했다.
"베르너, 왕도습격의 가능성이 있다면 나도 왕도에 있는 편히 좋을까?"
"아니, 아마 너희들이 왕도에 있을 때는 녀석들이 안 올 거야."마젤이 없을 때 공격하는 게 상대의 계획일 테니, 마젤이 여기 있는 한 왕도는 무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장소의 피해가 커지고, 최악의 경우 폐허가 늘어나게 된다.
"조사에 관해서는 조금 실험해보고 싶은 일도 있어서 오늘 이제부터 할 예정이었는데."
"그랬구나. 불러서 미안해."
"신경 쓰지 마."마젤 일행을 만나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니 그건 뭐 신경쓰지 않기로 하자. 아아, 이참에 말해둘까.
"직접 관계는 없지만, 하나 소식이 있는데."
"음?"
"리리와 사귀기로 했어."내 대사에 마젤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쓴웃음. 그리고 옆의 라우라가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 여자는 정말 이런 이야기 좋아하나 보네. 페리와 루겐츠도 재밌어 보인다는 표정이다. 에리히는 미소 짓고 있고 우베 할배는 흥미 없어 보인다.
"......그래, 알았어."
"별 반응이 없네?""베르너 이외랑 사귄다고 했으면 다른 태도였다고 생각해."
루겐츠의 딴죽에 마젤이 다시 쓴웃음을 짓는다.
"하지만, 베르너라면 의심할 이유가 없으니까."
오빠건 여동생이건 이렇게 무조건적으로 사람을 믿지 말라고.
"그래서, 대체 어떤 경위로 그렇게 되었나요?"
음~ 일단 들이대려는 기색의 라우라를 어떻게 해야 할까.
정보교환을 끝내고 먼저 일어나기로 했다.
왕도의 밤길을 걷고 있자, 노이라트와 슌첼이 주변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면서 내 주위를 경계하기 시작한다.
"인적이 없는 곳으로 갈까. 방해될 테니."
"알겠습니다."노골적으로 우리의 뒤를 쫓는 것을 확인하고서, 둘과 함께 일부러 뒷골목으로 통하는 길로 접어들었다. 주변에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그리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베르너 판 체아....."
날 부르려던 상대에게, 마법 가방에서 창을 꺼내 듦과 동시에 찔렀다. 말이 도중에 끊긴 상대가 그 자리에서 피분수를 일으키며 쓰러졌다.
우릴 포위한 상대는 잠깐 절규하면서 멈춰 섰고, 그 틈에 노이라트와 슌첼이 1명을 더 베었다.
"1대1이 되지 마. 확실하게 한 명씩 쓰러트려."
"예."
"알겠습니다."살기를 내뿜고 있는 상대한테는 봐줄 필요도 필요 없다. 포위당한 이상 상대가 수가 많을 터. 선공으로 대응한다.
상대가 검을 휘둘렀지만, 그걸 쳐내고서 연속으로 창끝을 찔러서 1명을 쓰러트린다. 충분히 찔렀으니 이 녀석은 죽었을 것이다.
그 옆에서 슌첼이 상대와 검을 겨루면서 교묘하게 위치를 뒤바꾸자, 그 틈을 파고든 노이라트의 일격이 상대의 팔을 잘라내었다.
"거, 겁먹지 마, 한 명씩......"
"늦어!"창을 찌르는 속도도 강함도 진심이다. 어차피 별것 아닌 녀석일 것은 틀림없다. 구속할 생각도 없어서 전력으로 창을 휘둘러, 3명째를 쓰러트린다. 노이라트와 슌첼도 총 3명을 베었고, 그제야 상대는 몸을 날려 도망쳤다.
"쫓을까요."
"아니, 필요 없다."쫓다가 매복을 당할 가능성도 있다. 그보다는 소란을 일으키는 게 목적일 것이다. 쓸데없이 소란을 키우면 오히려 상대의 수에 걸려드는 꼴이다.
"이 녀석들은 내가 공격받았다는 사실만 생기면 되는 거겠지. 그러니 오늘은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한다. 알겠지."
"예."
"알겠습니다."어차피 신원을 확인할만한 것은 없을 테니, 상대가 든 무기만을 확인. 뭔가 칠해져 있는 것은 확실하다. 1자루만 가져가서 내일 나라에 제출할까.
"어디서 알았을까요."
"글쎄~"체아펠트 저택의 주변 건물은 안전하지만, 저택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도로라면 망을 보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으니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당분간은 방심만 하지 않게 해 두자.
"너희들도 오늘은 저택에서 머물러."
"신세 좀 지겠습니다."나중에 할 예정인 실험장에 가야 할까 말까. 나중에 생각하기로 할까. 먼저 무사히 저택으로 돌아가는 것부터다.
덤으로 마젤 일행을 대신해 선물도 해주기로 하자. 신경 쓰고 있을 테니까.
728x90'판타지 > 마왕과 용사의 싸움의 뒤편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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