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191――
    2022년 05월 06일 07시 19분 2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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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195/

     

     

     

     오늘은 오랜만에 표면 업무. 세이퍼트 장작과 왕도의 방위체제에 관한 의논하게 된다. 전에 부탁했던 일의 진척상황도 할 수 있으니 마침 잘 됐다.

     그래서 노이라트와 슌첼만 데리고 왕성으로 출근했는데, 들어가자마자 복도에서 기다리는 사람을 발견했다. 그 사람이 곧장 나를 향해 오는 것을 확인하자, 노이라트와 슌첼이 미묘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왕성이다. 일단은 진정해."

     "예......"

     

     그렇게는 말했지만 나도 봤던 기억이 없다. 몸가짐으로 보면 무인 같고 키도 크다.

     

     "경이 베르너 판 체아펠트 자작 공인가."
     "그렇습니다만, 어느 분이십니까."

     "실례. 나는 안스헬름 지글 예링이라고 한다."
     "백작 각하셨습니까. 실례했습니다."

     

     이 녀석이 대를 이은 새 예링 백작인가. 차가운 느낌의 핸섬가이다. 나보다 10살은 위인가.

     상대가 격상이니 일단 인사.

     

     "경과는 한번 대화해보고 싶었지."
     "송구하옵니다."

     기다렸으면서 무슨 말을 하는 거냐.

     

     "단적으로 묻겠는데, 나와 함께할 생각은 없는가."
     "예?"

     "경은 부디 내 오른팔이 되어줬으면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경의 나이에 그 역량은 정말 우수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지."

     "......."

     

     내가 절규한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니, 차라리 이 정도는 뻔뻔해야 귀족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건가.

     그렇다 해도 이렇게까지 태도를 뒤집어서 날 스카우트할 수 있는 건가.

     

     "각하는 콜트레치스 후작가와 연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썩은 마차를 계속 탈 이유는 없어."

     우와. 썩은 마차는 전세의 썩은 동아줄이라는 의미지만, 그건 그렇고 말해버렸다고 이 사람. 노이라트와 슌첼도 약간 질린 듯한 기색이다.

     

     "그래도 괜찮습니까."
     "파벌보다 가문이다. 아부하면 자금을 주는 건 고맙지만, 이 정도까지 내몰리면 장래가 어두워."

     돈 떨어지면 정도 떨어진다는 이야기네. 그보다 지금까지 콜트레치스 후작가에 기생하고 있었냐고. 진짜 돌직구를 날려주시는구만.

     

     "나는 경을 높이 평가한다. 같은 편을 고른다면 앞날이 창창한 사람을 선택하는 게 당연하지."
     "그건 이해하겠습니다만."

     

     그 점만은 동감이다. 하지만 그것은 이쪽도 마찬가지다. 내쪽은 당신한테 장래성을 느끼지 않는데.

     

     "마왕 정벌 후에는 경도 바빠지겠지."
     "......무슨 의미입니까."

    "경과 손을 잡으면 용사가 따라온다. 용사를 선두에 세운다면 적국과의 싸움은 압도적으로 유리해진다. 이후, 경은 각 방면에 전선으로 파견될 테니 마음껏 무공을 세울 수 있을 거다."

     

     리리가 여기 없어서 다행이다. 자연스럽게 마젤을 병기 취급하는 상대에게, 포커페이스를 실패해서 시선이 험악해지는 자신을 느낀다.

     내 시선을 눈치챘는지, 예링 백작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우리나라는 거기까지 고려하고 있는 거다. 평민인 용사는 우리나라를 위해 일할 의무가 있는 게 당연하지. 경도 너무 평민을 편들지 않는 편이 좋다."
     "충고 감사합니다."

     

     이 세계의 귀족적 발상으로서는 합당한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바인 왕국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있잖아.

     

     "죄인한테도 구원의 손을 내미는 경의 기질은 이해하고 있다. 아아, 오해하지 마라. 용사의 여동생한테 손댈 생각은 없다. 경도 귀족이니, 첩 한둘은 있어도 당연하지. 오히려 좋은 수라고 생각한다."

     내가 리리를 이용하려고만 생각하는 모양이다.

     

     "저는 마왕을 쓰러트린 후에 당분간 영지에 관여할 셈이니,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무공을 세울 기회를 버린다는 말이냐."

     

     매우 이상하다는 듯 물어봤다. 제정신인가. 성격 나쁜 사람은 항상 있는 법이구나.

     

     "체아펠트는 반복해서 출병할 수 있을 정도로 풍족하지 않아서요. 실례했습니다."

     비켜 새꺄 라고 말하지 않았던 나의 자제심이 자랑스럽다.

     

     

     

     

     그 후, 집무실에서 내 이야기를 들은 장작은 오히려 흥미롭다며 웃었습니다.

     

     "예링 백작도 기대가 어긋났구먼."
     "무슨 의미죠?"

     

     약간 어조가 퉁명스러워진 것을 자각하고, 일단 쿨다운. 장작은 다시 눈웃음을 친다.

     

     "그는 경을 라이벌로 보고 있었네. 설전을 벌이는 모습을 주변에 보여준다면, 경과 정치적으로 먼 귀족들이 접촉해 올 테니까."

     "아하."
     "아직도 경이 라우라 전하의 남편 후보라고 생각하는 자들도 있네. 그 때문에 경의 단점을 찾아다니는 자도 많고."

     하지만 경을 오른팔로 삼고 싶다는 생각은 본심이겠지만, 하고 추가.

     

     "그런 녀석한테는 그냥 지나치는 게 제일 곤란하거든. 도발에 응하지 않은 건 올바른 태도라고 보네."
     "합격점 감사합니다. 결국 그건 연기였다는 건가요?"

     "마젤 군을 전장에 데리고 다닌다는 점은 본심일지도 모르겠구먼."

     

     요 며칠 동안, 국가의 상층부에서 그 문제로 옥신각신했다고 듣고는 놀랐다. 전혀 몰랐었다고 말하자 시치미 뗀 표정으로 대답한다.

     

     "경한테 국가 중추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쪽이 훨씬 이상하지 않은가."
     "지당하십니다."

     

     음, 학생의 나이니까.

     

     "마젤 군을 국가에서 포섭하는 형태가 되자 예링 백작 같은 생각을 가진 자들도 많네."
     "그런 짓을 하면 반대로 꺼려하거나 경계하게 되지 않을까요."
     "그 말대로라네. 폐하와 전하는 용사를 전장에 데리고 나가면 모든 나라에서 경계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네. 하지만 눈앞의 이익에만 눈이 먼 사람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네."

     그러한 귀족들에 대한 배려와 설득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고 말하며, 넌더리 난다는 표정으로 장작이 어깨를 움츠렸다. 거기다 다른 문제도 생겼다고 한다.

     

     "데리츠담의 일부 귀족이 밀사를 보냈네."
     "데리츠담의?"

     "라우라 전하를 데리츠담의 여왕으로 추대하고 싶다지 뭔가."

     "예에?"

     

     무슨 말 하는 거냐고 말할 뻔했지만, 설명을 들어보니 사태는 내 생각보다 심각했다.

     

     "다시 말해 데리츠담의 왕족이 바보들 뿐이라는?"
     "오늘의 경은 꽤나 기분이 나쁜 모양이구먼."

     

     죄송합니다, 그만 본심이. 하지만 장작도 부정은 하지 않았네요.

     

     "누가 다음 왕이 되어도 혼란스러울 테니, 차라리 바깥에서 맞이하자는 겁니까."
     "거기다, 용사 일행과 동행하던 전하한테 반한 귀족도 있던 모양이라서."

     콩깍지 쓰였냐고. 아이고 머리야.

     

     "우리나라의 원망을 샀다고 경계한 데리츠담의 일부 귀족이 바인 왕국에 아부한다는 뜻이라네. 전하가 왕위에 오른다면 바인 왕국의 남매국이라는 입장이 되니까."

     "그걸로 수습될까요."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누구도 수습된다고 생각하지 않네. 외국에서 보면 바인 왕국이 데리츠담을 흡수한 걸로만 보이겠지. 그렇게 되면 외교문제가 심각해질 뿐이라네. 하지만 한편으로, 옆 나라가 너무 혼란스러우면 곤란한 것도 사실."

     "그건 이해합니다."

     

     나라가 둘로 쪼개지기라도 하면 여기로 불똥이 튀어버리니까.

     

     "우선순위의 문제는 있지만, 경한테도 부담을 지게 만들겠구먼."
     "아뇨."

     국가의 정치적 관점에서 보면 그쪽을 우선하는 건 어쩔 수 없다. 빨리 해결되기만을 빈다.

     

     "다음으로, 경이 신경 쓰던 문제 말인데."
     "예."

     외교문제는 어떻게든 되라고 하고, 저와 직접 관계가 있으면서 제가 모르는 정보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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