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193――2022년 05월 06일 19시 30분 5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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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먼저 인사치레. 그다음 페리가 손을 흔드는 것에 손짓으로 인사.
"노이라트, 슌첼, 둘도 옆방에서 쉬어도 돼."
이런 귀족이 밀담에 쓰는 방에는, 고용인들이 대기하기 위해 인접한 방이 있으니 그쪽에서 쉬어도 상관없다는 지시다.
"괜찮습니까."
"말하긴 뭣하지만 마젤 일행이 웬만한 놈들한테 당할 거라 생각하냐고."그렇게 다시 한번 권하자 두 사람도 납득했는지 자리를 떴다.
"웬일로 이런 곳에 다 있대."
"왕도에서 돋보이면 오히려 문제가 될 것 같아서."마젤의 대답에 납득. 확실히 지금 우리 집에 발을 들이면, 왕궁이나 귀족의 사자가 심야에도 들이닥치겠지. 그런 점에서 이런 고급점은 손님의 정보를 지켜주니 좋다.
자리에 앉아서 한숨 쉬자 마젤이 고개를 숙였다.
"미안, 베르너. 이번 일은 정말."
"전혀 민폐가 아니라고."
그러니 사과해도 곤란해.
"애초에, 내 쪽이 참을 수 없었어.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문."
"그럼 이렇게 말할게. 고마워."
"그 말이라면 받아들일게."사실은 그것도 필요없지만.
"일부러 그런 말 하러 돌아온 거야?"
"꼭 그런 것만은 아니지만, 내 목적을 그것이려나."
"너무 고지식하다고."무심코 따지고 말았다. 헛기침을 하고서 다시 말한다.
"그래서, 그쪽은 지금 어떤 상태인데?"
"데리츠담을 나온 다음 구 트라이오트를 경유해서 잘츠나하 국의 스플릿츠 부근에 있는 포암에서 하룻밤 묵고 있어."
잘츠나하는 바인 왕국의 서부에 있는 나라다. 스플릿츠라는 곳은 최초로 마군에 의해 멸망한 마을인데, 내부의 폐허에 이벤트가 있지만 포암이라니 처음 듣는다. 적어도 내 기억 속에는 없다.
"베르너는 여러 가지로 잘 아니까, 잘츠나하에서의 정보를 뭔가 얻을 수 없을까 싶어서 말야."
"아~"우베 할배 쪽을 봤더니 시치미를 떼고는 차를 마시고 있다. 쓸데없는 말을 했구만 저 노인네.
"분명, 잘츠나하에 있는 건 화염의 사천왕이었다고 생각해. 아마 불계열 공격은 상처를 회복시킬 뿐이니 쓰지 않는 편이 좋을 거라 생각해."
"그랬던 거냐."루겐츠가 끼어들었다. 아아 그런가. 데리츠담의 던전에서 화염의 마검을 손에 넣은 참인가. 보스전 직전까지는 쓰기 좋지만.
"나중에 잘츠나하의 왕도는 안전할 거라 생각하지만, 왕도로 향하는 도중의 숲이 미로처럼 되어있다면 조심해."
"알았어. 그쪽은 가면서 안내인을 고용하도록 할게."
그런 일이 가능한 것이 게임과의 차이겠지. 그 외에도 몇몇 주의사항을 설명해뒀다.
왠지 요즘 기억력이 저하된 느낌이 드는 것은 할 일이 많기 때문일까.
"여러 가지로 고마워. 조심할게. 그리고 문제는 이것인데."
내 이야기가 일단락된 시점에서 마젤이 뭔가 상자 같은 것을 꺼내 들었다. 상자를 열자 안에는 검은 수정이 들어있었다. 마장의 핵을 보았을 대처럼 정체모를 기분 나쁨이 느껴진다.
"이건?"
"기억해? 마물폭주 때, 내가 마족을 쓰러트렸던 거."
"잊을 리가 없잖아."
"그때 마족이 지녔던 수정과 아주 비슷해."무심코 마젤의 얼굴로 시선을 향했다.
"나도 그때 봤으니 틀림없다. 그때의 것은 부서졌지만, 분위기까지 아주 비슷하더라."
"루겐츠도 같은 거라고 생각하는 거구나. 이걸 어디서?""스플릿츠의 마을 안. 우베가 이것에 대해 베르너한테 말하고 싶은 일이 있대서."
마젤의 그 대사에, 우베 할배 쪽을 바라보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이것과 비슷한 것을 본 적이 있지. 먼저 상자 말인데."
"상자?""이 상자는 마를 쫓는 결계를 만드는 게다. 마을에 마물이 침입하는 걸 막는 마도구. 엄밀히 말하자면 상자에 그려진 마법진이 결계를 만드는 게다."
내부의 수정은 그 동력원이라고 한다. 그 동력원이 다른 물건이 되어버렸다는 건가. 아니 다른가.
"이 흑수정에 의해 역전현상이 일어났다는 뜻입니까?"
"아마도. 이 흑수정이 마물을 조종하는 것이라면, 마물을 멀리하는 게 아닌 끌어당기게 되겠지."
".......비슷한 물건을 보셨다고 하셨는데, 그걸 결국."
"맞네. 이 수정의 본래의 모습을 거대화시키면 왕도 지하에 있는 결계가 되지."찬찬히 흑수정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전의 정보와 합쳐보면.
"마를 쫓는 결계도 고대왕국의 유산이었습니까."
"그 말대로다. 적어도 이런 타입은.""다른 것도 있습니까."
"지금의 기술로 간이적인 결계를 구축한 것도 있긴 하지. 효율도 범위도 고대왕국 것에 비하면 뒤처지지만. 현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것만 알고 있을 게다."그렇군. 점점 연결된다. 증거는 아무것도 없는 가설이지만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저는 왕도의 그걸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왕도 지하에 있는 마를 쫓는 결계를 개조해서 마물을 조종하는 이 흑수정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전부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상당한 수의 마물을 수족처럼 조종할 수 있을 게다."세이퍼트 장작이 왕도습격을 예상한 이유를 알았다. 장작이라면 마를 쫓는 결계를 만드는 수정을 알고 있을 터. 마젤이 회수한 수정과 비슷한 것도 눈치챘을 것이다. 왕도습격은 결계 그 자체가 목적이었다는 말인가.
"사실은 말이죠, 그 왕도의 지하에 숨겨진 방이 있는데요."
"네?'"뭐라고?"
마젤과 라우라는 물론 우베 할배까지 깜짝 놀랐다. 꽤 레어한 표정이잖아.
"대외비로 부탁드립니다만, 순서대로 설명하자면."
숨겨진 통로의 존재와 그 앞에 묘지 같은 무언가가 있을 것 같다는 예상. 천장이 무너져서 앞은 조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럼 그 앞은 누구도 조사하지 못했다는 말이로구먼."
"조사할 방법이 없다고나 하락요. 뭔가 방법이 있을까요."
"나라면 마법으로 날려버리고 앞으로 나아가겠지만."그러다 무너지면 어쩔 거냐고. 우베 할배의 대사에 머리를 감싼다. 이 할아버지, 그러고 보면 평소에도 과격했었지. 두통을 느끼고 있자 라우라가 고개를 기울이면서 입을 열었다.
"숨겨진 통로인가요. 그러고 보면, 그 보물고도 부자연스럽긴 했어요."
"부자연?""저는 한 번만 들어가 봤지만, 뭐라 해야 할까요. 난잡해서 원래는 보물고가 아니었던 듯한..... 창고에 선반을 세우고 그곳에 보물을 놓아뒀다고 말해야 할까요. 다른 장소가 없어서 일단 그곳에 둔 것처럼 보였어요."
어라. 서고도 그런 느낌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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