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Theater14・second half 실→계←반=Ignition! scene1
    2022년 05월 02일 09시 58분 1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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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114/

     

     

     

     "엥? 방송국?"

     

     

     

     갑자기 루루가 꺼낸 말에, 응접실에서 스케줄 확인을 하던 나와 코하루 씨는 함께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날, 내가 너무 깊이 들어갔던 일은 '피로'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업무 중이던 대디와 마미를 부르게 되어버린 모양이라서, 생각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일단 하루 입원해서 상태를 지켜본 다음, 이튿날에는 퇴원 허가를 받았다.

     결구 그 후로는 자신의 내부로 잠겨 들지 않았다. 뭐라고나 할까, 여러 가지로 알고 싶은 것투성이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니까, 오늘도 일어나서 밥을 먹고 힘 내보자......라고 생각했더니, 드물게도 집까지 온 루루가 우리들한테 "함께 와줘." 라고 말을 꺼낸 것이다.

     

     "갑작스럽네요. 당신답지 않ㅡㅡ지는 않네요."
     "잘 알잖아, 코하루. 그래서, 어때? 츠구미."

     루루는 거리낌없이 자연스러운 말로 물어보았다. 이렇게나 대등하게 대해주는 건 좋은 일이지만.

     

     "나는 상관없지만...... 코하루 씨, 오늘은 스케줄 있나요?"

     

     확인을 안 할수도 없어서, 코하루 씨한테 물어보았다.

     

     "오늘은 토키 가을 모델에 대한 회의가 있네요. 오후부터는 시간이 남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랬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또 카이 씨와 둘이서 촬영하게 될 가을의 신상품에 대한 회의에 참석하게 되어있는 것이다. 오늘은 기획단계부터 참가해서 어떤 CM으로 만들지 모두와 의논하게 된다.

     루루는 내 말에 잠깐 망설임을 보이고서, 어딘가로 문자를 보냈다. 의논하고 있었는지 곧장 답장이 온 모양이다. 루루는 내키지 않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그렇네ㅡㅡ그래, 오후부터 가도 문제없어."
     "응, 알았어. 하지만 루루, 왜 방송국에 가는 거야?"

     "글쎄?"

     

     글쎼라니......

     

     "그럼 그런 일로. 나중에 방송국에서 합류하자."

     "아......응."

     "합류라니, 잠깐, 루루아ㅡㅡ아니 정말. 어쩔 수 없는 애네요. 루루아가 실례했습니다, 츠구미 님."

     

     코하루 씨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이지만, 나로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고개를 저었다.

     

     "아하하, 괜찮아."

     할 말만 하고서 재빨리 사라지는 루루. 거리낌 없이 바람을 가르며 떠나는 모습이 멋있어.

     

     "폭풍 같았네요."

     "......응."

     

     코하루 씨의 지친 목소리에 쓴웃음을 짓는다. 루루는 여전한 마이페이스이며, 그런 점도 좋아하는 부분이지만..... 언젠가, 내가 루루를 다뤄보고 싶어.

     

     

     

     

     

     

     

     

     

     

     주식회사 [레리모]는 전과 마찬가지로 광고주한테서 촬영을 위탁받는 영상회사다. 우리들은 지요다구에 있는 [레리모]의 사무실을 빌려 '토키 몽블랑(정식명칭 미정)'의 CM에 관한 회의를 하게 된다.

     이번에는 연기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레리모]와 광고주의 의향으로, 나뿐만 아니라 카이 씨도 오게 되었다.

     

     "오랜만이에요, 카이 씨."
     "오랜만, 츠구미. ㅡㅡ[사야] 에서 만나게 될 꺼라 생각했는데, 조금 빨랐네."

     

     완만한 웨이브를 한 갈색 머리, 길고 샤프한 눈매. 트레이드 마크인지, 안경은 얇은 군청색 테두리다.

     

     "저는 오디션 조인데요?"

     "응? 그랬어? 뭐, 상대도 운이 없네."

     "아직 정해진 건 아닌데요?"

     "그래그래."

     ......왠지, 전에 볼을 주무르던 때부터 생각했었지만, 조금 내 취급이 거친 것 같다. 모처럼이니, 그쪽도 CM을 통해 개선시켜보자. 첫사랑의 다음이니까ㅡㅡ음.

     

     "오늘은 모여주셔셔 감사드립니다. 저는 프로듀서인 아베입니다. 여러분,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전과 마찬가지로, 아베라는 분이 프로듀서가 되어 우리들한테 인사했다. 그다음은 상품 설명. 발매 예정일은 9월 후반이며, 오늘은 처음부터 CM내용을 포함해 패키지도 결정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오늘의 회의는 CM내용뿐만 아니라 상품명도 정하는 것이다.

     

     "ㅡㅡ이번의 토키는 몽블랑의 초콜릿 코팅을 입혔습니다. 쿠키는 코코아 맛이고, 중심에는 비터 초콜릿이 들어가 있습니다."

     

     비터. 그렇구나, 비터라. 전에는 첫사랑 에몬. 다음은 비터. 흠흠.

     턱에 손을 대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자, 그런 내 상태를 눈치챈 카이 씨가 도전적인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츠구미, 뭔가 생각났어?"

     "음......"

     

     머뭇거리자, 아베 프로듀서가 기대의 눈초리로 날 바라보았다. 으으, 중압감이 느껴져. 역경을 맞이하면 즐거워지는 자신이 원망스럽다.

     

     "음, 저기, 이렇게."

     

     시제품의 토키를 손에 든다. 동경하는 오빠. 첫사랑. 애태우는 감정은, 언제나 상상에 그쳤다. 하지만ㅡㅡ나의 기억이 가르쳐 준, 갈 곳 없는 불타는 듯한 감정이 사랑이라고 한다면.

     벽을 등지고서, 입맞춤을 한 토키를 깨문다. 입안에 퍼지는 씁쓸한 단맛이 내 마음을 표현하는 거라면, 정말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눈물도 흐르지 않는데, 마음의 응어리를 닦아내려는 것처럼 눈가를 훔쳤다.

     

     "써."

     씁쓸한 마음을, 달콤한 마음으로 뒤덮는다ㅡㅡ

     

     "...... 어떤가요?"

     "아~ 역시, 오디션 상대가 불쌍하다고 생각해."

     카이 씨는 이마에 손을 대고서 볼 것도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직 빠르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방금 전 연기의 감상은?

     

     "ㅡㅡ다."

     "응? 아베 프로듀서, 지금 뭐라고 하셨죠?"
     "연심 비터 몽슬랑이다! 이걸로 가자! 이야~ 츠구미쨩을 불러서 다행이다! 자자 세부 사항을 결정하자!"

     

     희희낙락하며 세부 사항을 정하기 시작하는 스탭들의 모습을, 무심코 입을 떠억 벌리며 보고 말았다. 이런 어린이의 의견을 똑바로 들어주는 사람들과 처음부터 함께할 수 있는 것은 행운이 아닌가.

     그런 스탭들의 열의가 닿았는지, 카이 씨 또한 그 무리에 가담했다.

     

     질 수 없다는 듯 자신의 연기 방법에 적절한 주석을 넣는 카이 씨. 정말 '열의'가 느껴지는 현장에 괜히 기뻐져서, 나도 그 무리에 뛰어들었다.

     

     "저기, 그렇다면ㅡㅡ!"

     

     일체감이라고 말해야 할까. 모두의 열의가 높아지는 것이 느껴진다.

     이거, 어쩌면 꽤 대단한 작품이 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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