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ater13 Lane+우정≒사랑+Line scene52022년 04월 28일 02시 22분 3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101/
응접실에 들어선다. 선반에는 몇몇 잡지와 소속된 연예인들의 명부가 늘어서 있다. 카키누마 씨는 그걸 책장에서 빼내더니, 흰 탁자 건너편의 우리들한테 앉도록 권하고서 반대편 소파에 걸터앉았다.
"그래서, 어떤 연예인을 알고 싶은데?"
레오와 대화하면 목소리 때문에 들킬지도 모른다. 신호로 레오의 손등을 부드럽게 긁자, 레오가 어깨를 움찔거렸다. 응......? 뭐 좋아.
"카자마 츠바키 씨요."
"카자마...... 아아, 카자마 츠바키인가. 다행이군, 나도 아는 사람이지. 다만, 여기에는 실려있지 않아서."그렇게 말한 카키누마 씨는ㅡㅡ다시 일어서더니 명부를 책장으로 되돌렸다. 그러고 나서 넘버링이 오래된 것으로 바꿔 들고 돌아왔다.
"여기있군. 어려운 한자도 많을 테니 읽어주마."
카키누마 씨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 옆에 앉았다. 그래, 맞은편에서 읽어주기는 어렵겠지.
"카자마 츠바키. 1979년 3월 24일생. 14살 때 수목드라마 '백야와 월향'으로 데뷔해서, 순식간에 두각을 드러냈다ㅡㅡ"
자신에게 엄격하고 정열적.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연기에서는 누구보다도 진지했다. 꿈은 칸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는 것. 왠지 조금 키리오 츠구미와 비슷하다.
사야의 촬영 후에는 공포영화 뿐만이 아닌 다른 장르에서도 일을 하게 되었다. 그걸 망설였지만 확실히 받아들였다던가. 어라?
"망설였지만?"
"그래ㅡㅡ그 영화에서 자신과 사쿠라만 수상한 것은 불공평하지 않냐고 말했었지. 매스컴에는 말하지 않도록 매니저가 입막음했지만..... 『그때 누구보다도 사람의 마음을 뒤흔든 사람은, 키리오 츠구미였는데』 라고 했었다."가슴이 철렁거린다. 동시에, 레오의 표정이 조금 흐려졌다. 아랫입술을 깨물고는 짙푸른 색의 눈동자를 약간 내리깔다가ㅡㅡ곧장 되돌린다.
"그 후에도 여러 곳에서 연기를 계속해서, 세간ㅗ 회사도 우리들도, 그녀한테는 수많은 기대를 보냈었다. 하지만."
카키누마 씨가 가리킨 항목. 그곳에 쓰여진 문장에, 숨이 멎는다.
"은퇴......?"
2003년, 연예계에서 은퇴. 카자마 츠바키라는 명배우는, 벌써 17년이나 전에 은퇴한 것이었다.
"너희들은 '도화' 라는 작품을 알고 있나?"
"음~ 츠구미, 알아?"
"음...... 아, 그래, 오우카 씨의!"
분명 이전에, 린과 경쟁하던 오디션 때에 들었다. 사쿠라가 키리타니 오우카로 개명한 뒤에 찍은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모처럼이니, 간단히 설명해볼까."
'도화(徒花)'. 2002년에 공개된 영화이며, 장르는 연애. 주연은 2명. 한쪽은 츠바키, 씨. 또 한 명은 오우카 씨. 내용은, 나이 차이를 그린 삼각관계. 오우카 씨는 이 작품에서, 소녀에서 여성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멋지게 연기하여 칸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얻었다. 이 쾌거에 세간이 들끓었다고 한다.
"ㅡㅡ카자마 츠바키는, 이 작품을 자신의 최고걸작이라고 말했다. 이 이상을 연기하기는, 분명 못할 거라더군. 그런데다 키리타니 오우카의 연기를 보고 느끼고 만져서...... 마음이 꺾였다고도 한다."
"세상에......"
이제 연기가 싫어진 걸까. 그렇게나ㅡㅡ그렇게나 즐겁게 연기했었는데, 사실은 괴로웠던 걸까.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키리오 츠구미라면 더 잘 이해했을까.
내가 츠바키 씨를 이해할 수 없다면, 나라면 츠바키쨩을 알 수 있을 터ㅡㅡ
『자, 스톱』
ㅡㅡ응, 뭐지. 어라?
"츠구미?"
"레오ㅡㅡ저기, 아하하, 너무 생각해버렸어."
위험했다. 음~ 그래. 츠바키 씨였다. 키리오 츠구미의 생전에서도 그렇게 마음이 꺾이는 사람은 몇 명이나 보아왔다. 그런 사람을 이해해준다......는 것은, 그 사람이 선택한 인생과 붙잡은 선택지에 대해 실례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지. 응.
"하하, 아직 너희들은 이해하지 못할 일일지도 모르겠구나."
"저기, 네.....그래서 그, 츠바키 씨의 근황은요?"
"그래. 음~ 지금 그녀는 새로운 꿈을 찾아서 그에 매진하고 있다."새로운 꿈. 그래, 그랬구나.
"만일 그녀한테서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찾아가 보는 게 좋을 수도 있겠다. 분명 길을 헤매 봤던 선배로서 상담해줄 거다."
"찾아간......다고요?"그렇다면서, 카키누마 씨는 의젓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린도 대학 예능과. 그곳에서 연기지도의 강사를 하고 있지."
그 말에, 무심코 입을 떠억 벌리고 말았다.
"자신의 지도로, 마음이 꺾일 것 같은 햇병아리의 날갯짓을 도와준다더라."
대단해, 대단한 꿈이다.
"시간이 확실히 남는다면, 같이 가도 좋겠지만......"
그렇게 말하면서 카키누마 씨는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한숨을 지었다.
"만날 사람이 있는데, 이제 곧 도착할 모양이다. 뭐, 시간은 또 생길 테지. 출구까지는 바래다주마."
"아, 그랬네요. 저기, 정말 감사합니다!"
내가 일어나서 감사를 표하자, 곧장 레오도 서둘러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고맙습니다."
"하하. 됐다. 정문으로 나가면 소란스러울지도 몰라. 뒷문으로 나가서ㅡㅡ"
그렇게 일어선 카키누마 씨가, 무심코 걸음을 멈췄다. 누군가가 응접실 앞에 서서는 문을 연 것이다.
"ㅡㅡ기다리게 만들었네요."
문을 열면서 곧장, 가슴속을 저릿하게 만드는 것처럼 울리는 목소리. 어딘가에서 느껴본 듯한 기시감.
"당신은......"
윤기 있는 흑발은, 목덜미를 가릴 정도의 길이. 훤칠한 키와 회색 기운이 있는 검은 눈동자. 연보라색 셔츠와 검은 바지에, 회색 넥타이. 남장여자라고 하면 좋을까. 부드러운 미소 안에 송곳니를 감춘 듯한, 가슴 떨리게 하는 분위기.
"이렇게 대면하는 건 처음이네요. 저의 이름은, 에마."
공손히 고개를 숙이는, 어딘가 언짢은 모양인 여성ㅡㅡ에마는, 잠깐 날 보고 웃었다. 도전적으로......아니, 달라. 가열찬 미소라는 표현이 올바를지도 몰라.
"오늘은 '사야'의 리메이크에 대해 상담하러 왔습니다."
충격적인 대사가 튀어온 듯한 기분이 드는데...... 그것은 일단, 놓아두자.
당당하게 고하는 에마 씨의..... 뒤편. 어째선지 머리를 감싸며 한숨을 쉬는 코우 군의 모습. 저기, 그, 왜 여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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