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ater12 Trance\진≠기/nimble scene62022년 04월 23일 12시 32분 5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92/
덕트 안을 이동한다. 하지만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애초에 이곳이 지하라면 2층만큼을 직각으로 이동할 필요가 생기는데, 어렵다. 그 때문에 먼저 덕트 안에서 계단의 위치와 우카이의 위치를 어느 정도 파악한 다음, 한 번은 내려갈 필요가 있다.
『어~디일까~ 나와보렴~ 하하하하하하!』
건물에 반사되어 목소리가 울린다. 적어도 큰소리를 내어도 문제없는 위치에 있는 폐공장일 것이다. 도움이 올 거라고는 기대할 수 없다. GPS가 파괴된 것이 뼈아파.
『그래, 잠시 이야기 좀 해주마』
"츠나기, 아마 '범행수법'을 말해서 무섭게 할 거야. 제대로 받아들이면 안 돼."
"아, 알았어."자기가 어떤 식으로 상대를 굴복시켰는지 말하는 것으로, 이쪽의 희망의 끈을 놓아버리게 하려는 모양이다.
......말한다는 뜻은, 우리를 살려 보낼 생각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건 말하지 않는 편이 좋겠지. 여태까지의 폭행사건에서 사망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분명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난 원래 성실한 형사였지. 사람들의 신뢰를 얻는 것을 기쁨으로 삼고 있었다. 가정에서도 좋은 남편이었고. 하지만 부인이 불임이 되자, 갑자기 그 여자를 원망하게 되었다. 고민했다고. 왜 이런 불합리한 감정을 얻고 마는 건가 하고. 동생 부부가 조카를 데려오자, 그 생각은 더 심해졌지』
우카기의 이야기를 잘 들어둔다. 목소리의 크기로 대략적인 거리를 파악할 수 있으니까.
『친근히 달라붙는 그녀를 사랑스럽게 생각할 때마다, 내 안의 위화감은 부풀어 올랐지. 왜 이 아이의 우는 얼굴이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아, 그래서, 그날의 일은 그야말로 운명이었다!』
말없이 덕트를 나아간다. 실내, 그리고 목소리한테서 그런대로 멀어진다. 숨소리를 죽이고 나아가서, 덕트 출구의 테두리가 떼어지지 않으면 바로 포기한다.
『그건 거센 비가 오는 날이었다. 친구와 놀러가서 돌아오지 않는 조카를 걱정해서 마중하러 갔는데, 도로에 쓰러진 그녀를 봤다. 옆에 서 있었던 건 그 남자였다. 그 남자는, 폭행의 목적으로 충동적으로 조카를 덮쳤지만, 쓰러져서 움직이지 않게 되자 주저앉아 있었다. 다행히 조카의 목숨은 아직 붙어있었다. 정신을 잃었을 뿐이었다. 다만, 자랑하는 검은 머리를 아스팔트에 흩뿌리면서 빗속에서 고통의 표정을 지은 그녀의 모습은 무엇보다 아름다웠다!!』
하나 발견했다. 테두리가 느슨한 방. 출입이 많은 방은 노화도 빠르다. 츠나기와 눈을 마주친 다음 고개를 끄덕이고서, 덕트 출구의 테두리를 뗀다.
『그래서 난 그 남자와 거래를 했다. 내가 교란시킨다. 그는 납치한다. 다음은 눈을 가리고서 내게 건네고, 나는 그한테 폭행의 사진을 건넸다. ㅡㅡ그는 어리석고 딱한 남자다. 자신을 버린 엘리트 아버지한테, 자신이 범죄자가 되는 것으로 상처 입히고 싶었다. 한편 아버지와 비슷한 모습의 내게 칭찬받는 걸 기뻐하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목적은 폭행의 사진이 아닌 내게 칭찬받는 일로 바뀌어갔다. 큭, 흐흐흐, 정말 다루기 쉽고 순종적인 남자 아닌가!』
테두리 바로 밑에는 마네킹이 있었다. 그 마네킹을 재주껏 발판삼아 내려갔다. 츠나기도 마찬가지로 내려오게 하고서, 곧장 방을 둘러보았다.
'윽, 뭐야, 여기.'
늘어선 다섯 개의 마네킹. 왼쪽 네 개는 옷을 입었지만, 가장 오른쪽 마네킹에는 아무것도 없다. 다만 명찰이 새겨져 있었는데ㅡㅡ제일 왼쪽의 노란 우비의 마네킹에는 '우가키 아오바'의 글자가. 그리고 가장 오른쪽, 아무것도 입지 않은 마네킹에는 '소라호시 츠구미'의 글자. 빠득, 하고 바로 옆에서 이를 악무는 츠나기의 모습이 묘하게 인상적이었다.
『그는 내 지시대로, 유치장에서 빠져나오겠지. 그리고 이 자리에서 너희를 죽이고, 내게 사살당하는 거다! 정의의 경찰관님의 손에 의해서!』
목 안에서, 작은 비명이 흘러나온다. 아아, 역시 그래. 살려보낼 생각이 없어. 어차피 이 자리에서 죽일 셈이었구나. 그 죄를 그 남자한테 뒤집어 씌우고서.
『술래잡기도 슬슬 질리는데...... 아아, 그래. 이런 것은 어떨까? 한쪽을 내놓으면, 다른 쪽은 살려주마』
"그럴 생각도 없으면서..... 츠나기, 믿으면 안 돼. 붙잡히면 죽어."
"안 믿는다구. 저런 쓰레기의 말은."
우가키의 발소리가 멎는다. 기다리고 있는 것이리라. 그 사이에 탈출구를 찾고 싶지만, 어떻게 할까. 꽤 넓은 방이다. 분명 10평은 된다. 작업대도 놓여있는 걸 보면, 부품의 조립 등에 쓰던 방일지도 모른다.
『......흠. 역시 똑똑하네. 아! 그래, 그럼 이런 이야기는 어떨까? 츠구미쨩, 네 옆에서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는, 그 아이의 일이다』
"엥......? 나, 나의?"
떨리는 목소리로 츠나기가 중얼거린다. 하지만 그것은, 언젠가 츠나기의 입으로 직접 들으면 되는 일이다.
"츠나기, 귀를 기울이면 안 돼ㅡㅡ"
『계속 의문으로 생각했었다. 피부를 드러내지 않는 복장, 한걸음 물러선 태도, 타인과의 거리. 처음에는 학대라고 생각했다. 몸에 상처가 있어서 숨기려 할 거라는. 하지만 코즈시마에서 눈치챈 것은, 드러난 두 팔이 아니라... '목'이었다. 목에 상처가 있던 게 아냐. 그럼, 어째서 목의 음영이 보이지 않도록 화장을 해놨을까? 대답을 알아챘을 때는, 추리소설에서 탐정이 사건을 드러내기 전에 범인을 찾은 것 같은 흥분을 느꼈었지』
무엇을,
무엇을, 말하고 있는 거람. 의문과, 그리고 불안. 이런 것을 듣고도, 츠나기는 괜찮을까. 옆의 츠나기를 보니, 츠나기는 얼굴을 새파랗게 물들이며 떨고 있었다.
『분명, 츠나기, 너는 공개된 기록에서는 얼마 전 여섯 살이 된 참이었다지. 여섯살 전후에 갑자기 몸의 특징이 변화하는 일이 있다. 그것을 성조숙증이라고 한다. 그중에는 급격한 연골의 성장도 있지. 아아, 그리고 그것은, 게이 스타일리스트를 고용한 것과도 일맥상통해. 같은 이해자면서, 의상과 화장을 조절해줄 사람이 필요했던 거지?』
우가키의 말은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머릿속에서 여러 퍼즐이 이어진다.
어른스러운 사고. 그런 것치고는 성별 차이를 느끼지 않는 듯한 거리감. 고즈시마에서 츠지구치 씨와 같은 방을 써도 태연했던 것처럼.
중성적인 사고방식. 말투가 원래대로 돌아오는 순간에는, 그다지 여성스러움이 없었다.
코우 군과의 거리감과 린과의 거리감의 차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것들을 뒷받침해버리는 것만 같은.
『그렇게 되면, 이제 알겠지?』
"그만해."
『츠나기는 거짓말을 해왔다. 그것은, 츠구미 양과 함께 지내기에는 너무나 비겁한 거짓말이었다』"말하지 마."
『왜냐면, 인간의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숨기고 있었으니까』"말하지 마."
『츠나기쨩, 너는, 츠나기를 감싸줄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말하지 마아."
츠나기는 자신의 몸을 부둥켜안고는, 정말 싫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내가 말리는 것보다, 우가키의 말 쪽이 훨씬 빨랐다.
『츠나기는, 남자니까......!』
"말하지 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목소리가 울린다.
절망과 고통으로 채색된 목소리가, 비탄과 함께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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