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관으로서~통치와 군무~ ――127――2022년 04월 12일 06시 58분 2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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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의 수괴 중 1명인 그라낙은, 이동하면서도 안하임에서 벗어나야 할지 아니면 대관의 군에 맞설지 고민하고 있었다.
같은 트라이오트에서 산적질을 하고 있지만, 그라낙은 다고파와는 약간 다르다. 너무 지나치면 정벌대가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던 그라낙은, 주로 낙농업을 하는 촌락 등을 덮쳐서, 사람에게 직접 피해를 끼치는 일은 삼가했으며 공격할 때도 보석금을 노리는 편이 많았다.
적극적으로 인명을 앗아가게 된 것은 바인 왕국에 들어선 뒤부터다. 그것도 어느쪽이냐고 하면 새로 모은 자들이 공격한 일에서 시작되어, 도미노 현상처럼 그라낙도 그에 따르게 되었다는 편이 가깝다.
그라낙은 힘도 있고 어느 정도 인망도 있지만, 흐름에 따르기 쉬운 성격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번에도 안하임에서 대관의 군이 출격했을 때부터 이동을 시작했지만, 멀리 이동할지 유리한 지점에서 맞설지를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태는 그라낙의 결단보다도 빠르게 움직였다.
군대와는 다르게 이동 중의 야영도 혼숙으로 때우던 그라낙은, 보초가 내지른 큰 목소리 눈을 떴다. 동쪽의 하늘이 약간 밝아와서, 얼굴의 구별에 고생은 안 하는 시간대였다.
"두목님."
"뭐냐, 소란스럽기는."
달려온 부하에게 그라낙이 호통친다. 그 목소리에 놀란 다른 자들도 눈을 뜨기 싲가했다.
"그, 그게, 다고파 녀석이......"
"녀석이 왜?"
"다고파 녀석이 져버린 모양입니다. 생존자가 방금 전부터 우리 집단에 달려와서 도움을 청하고 있지 뭡니까!"
"자, 잠깐, 뭐라고?"
"그러니까, 다고파 녀석이 져서, 그 잔당이......"
그라낙이 놀란 원인을, 부하는 이해하지 못했다.
"바보 녀석! 전부 깨워! 무기를 들어라!"
"두, 두목?"
"적이 다가왔다는 말이라고! 빨리......"
"적습~!"
그라낙의 말이 끝나기 전에 절규가 울렸다. 도망치는 다고파 세력의 잔당을 몰래 뒤쫓던 홀츠데페의 기병이 돌입해온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 채 달려가는 자, 재빨리 무기를 찾는 자, 집단에 통일성이 없이 단지 눈앞의 상황에 농락당하기 시작한다. 그 상황하에서 기병의 돌입을 허락한 것이다. 순식간에 집단 전체에 혼란이 확대됐다.
"당황하지 마라아! 녀석의 수는 적다!"
그라낙이 호통을 치지만, 이제 본인조차도 그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공포의 비명, 동요의 절규, 도망치는 발소리와 터져 나오는 절명의 목소리가 주변을 압도하여, 혼란스러운 자가 아무렇게나 무기를 휘둘러 아군을 다치게 할 정도다.
기병은 도중에 서는 일 없이 산적 집단을 중앙 돌파했고, 돌파된 것으로 혼란이 깊어진 와중에 뒤늦게 도착한 베르너의 보병이 한데 모여 돌입했다.
"확실하게 끝장내라!"
베르너가 날카로운 지시를 내리자, 3인 1조인 병사 1조가 산적 1명에게 세 자루의 검을 꽂아서 차근차근 시체로 변화시켜간다. 여기까지 쉬지 않고 다고파의 잔당을 추격해 온 병사들은 그 도중에 창을 버리고 검으로 바꿔 들고 있다. 몸이 가볍지 않다면 추격이 어렵기 때문이다. 아직도 창을 쓰는 자는 베르너 정도일 것이다.
혼란이 확대된 차에 시간차로 도착한 겟케의 용병대가 가장 커다란 산적 집단으로 돌입해서, 연이어 쓰러트려나갔다. 이제 산적 집단은 사분오열되어 도망칠 뿐이다. 망연자실한 그라낙이 살기를 느끼고 몸을 피한 것은 오히려 대단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 녀석!"
몸을 피한 그라낙이 검을 휘두르지만, 창자루에 튕겨 난다. 그라낙의 눈에 비친 것은, 외모만으로 보면 학생 정도의 나이였지만 나이에 안 맞게 대담한 미소를 짓는 베르너의 얼굴이었다.
그라낙은 다시 한번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베르너는 창의 길이를 살려 견제하여 좀처럼 검의 간격에 들어가지 않는다. 내딛으려 하면 창의 끝이 옆으로 휘두르면서 공격해오기 때문에 반대로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고, 창자루를 쳐내려 하면 창을 끌어당기더니 오히려 찔러든다.
"시발놈이 치사하게."
"도적인 네가 할 말이냐."
베르너가 빈정대면서 대답하더니, 몇 번 연속으로 찌르기를 자아냈다. 미묘하게 찌르기 속도를 바꾸는 것으로 그라낙을 농락한다. 그 상황에서 한 발짝 사이가 좁혀진 그라낙은 도망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아마 몸을 피한 순간, 등에 창끝이 파고들 것이 틀림없다.
그라낙은 베르너가 수중의 창을 되돌리는 타이밍을 보고 맹렬히 앞으로 나섰다. 만일 그가 조금 더 냉정했더라면 그런 유도에는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른 아침부터 일방적으로 농락당하고, 주변에서는 비명이 들리고, 자신도 내쫓기고 있다. 냉정하지 않음은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단번에 거리를 좁히려 한 그라낙을 보고 있던 베르너는, 창을 되돌린 움직임 그대로 자루의 중간 정도를 들고는 창의 반대쪽을 밑에서 건져 올리듯이 휘둘렀다. 아래턱을 공격당한 그라낙이 무심코 몸을 젖히듯이 자세를 무너뜨렸다.
그 직후, 베르너는 치켜든 창을, 이번에는 온몸의 힘을 써서 휘둘렀다. 둔탁한 소리와 확실한 느낌이 팔에 전달된다.
어깨가 으스러뜨릴 기세로 창을 내리치자, 그라낙이 격통을 견디지 못하고 그 자리에 허물어졌다. 주변에서 다른 적이 오지 못하게 견제하고 있던 노이라트가 재빨리 구속시킨다.
"훌륭하십니다."
"아니, 검으로 싸웠다면 아마 이 녀석이 나보다 강했다고."
"베르너 님, 적을 추격하시겠습니까."
"일단 이쪽의 병사를 모아. 부상자가 있다면 치료해. 안 그래도 하루 종일 달려왔으니까."
"알겠습니다."
안하임에서 나올 때 연락을 취해두었던 자벨 남작이 이끄는 군이 흩어진 산적의 잔당도 거의 괴멸시켰다고 베르너 일행이 들은 것은, 그날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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